출판사 리뷰
지속 가능한 생태적인 삶, ‘부엌’에서 시작되다건강하고 소박한 삶을 고민하던 중에 독일인 남편 다니엘을 만났다. 남편은 자연으로 돌아가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삶을 현실화 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품게 했다. 이들 부부는 결혼 후, 십여 년간 독일 전역을 돌며 생태 프로젝트를 실현하고 있다. 에너지 먹는 괴물인 냉장고를 없애고, 완전 채식을 하고, 텃밭을 일구며 자급자족하며 사는 동안 생태 부엌은 늘 그들의 삶의 중심에 있었다.
소박하지만 품격 있는, 우리 집 부엌을 소개합니다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하는 생태주의 작가 김미수 씨와 생태토양학자인 다니엘 피셔 부부. 두 사람은 지속 가능한 생태적인 삶을 위해 완전 채식을 하고, 부엌에서 냉장고를 없애기로 한다. ‘켈러’라고 부르는 지하 저장 공간을 냉장고로 활용하고, 그곳에 직접 만든 수십 가지 병조림을 보관한다. 또 텃밭에서 딴 갖가지 채소와 과일로 샐러드를 만들고, 독일인 시어머니에게 전수받은 레시피로 건강하고 소박한 밥상을 꾸리며 ‘에너지 제로’ 부엌을 실천한다. 이렇게 행복한 하루하루를 만들어 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MBC다큐멘터리 ‘세상의 모든 부엌’에 소개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생태적인 삶을 지향하는 두 사람의 철학과 소박하고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부엌은 자연이나 자기 자신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생활 방식을 나타내는 일종의 거울과 같습니다. 자연, 주변과 환경, 우리의 건강을 위한 배려라고 할 수 있습니다.”
-MBC 다큐멘터리 ‘세상의 모든 부엌’의 김미수, 다니엘 피셔 인터뷰 중에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첫 걸음
부엌에서 냉장고 없애기 최근 미세먼지로 숨 쉬기조차 힘든 날이 이어지면서 살기 좋은 환경 만들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녹색산업 발전을 독려한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몇몇 나라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마을 전체가 에너지를 절약하고, 생태적인 삶을 지향하는 친환경 공동체로 형성된 독일 북부 지역은 생태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성지와 같은 곳이다. 그곳들은 편리한 삶보다 자발적 불편을 감수하면서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소박한 삶에서 가치를 찾는다. 또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에너지 제로’에 도전, ‘냉장고 없이 살기’를 선언한 가정도 있다. 바로 이 책의 저자인 김미수와 그의 남편 다니엘 피셔다.
한국인인 저자가 독일 땅에 뿌리를 내리고 생태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에는 생태토양학자인 남편의 영향이 크다. 삶의 근본을 찾아 헤매던 저자는 남편을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생태적인 삶에 첫 발을 내딛는다. 생태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에는 여러 형태가 있지만, 저자는 자신의 생활환경을 바꾸는 것으로 시작한다. 완전 채식을 하고, 살림살이는 주변에서 쓰던 것을 물려받고, 꼭 필요한 에너지는 대체 에너지 단체에서 공급받는다. 그리고 부엌에서 냉장고를 몰아내면서 곡류를 제외한 식재료를 텃밭에서 길러 먹는 자급자족의 삶을 꾸린다.
생태적으로 살기 위해 부엌에서 냉장고를 몰아낸 삶이 상상되지 않다면, 그것은 현대 문명에 익숙해진 우리의 고정관념일 뿐이다. 독일과 한국의 기온 차라든가 환경적인 면에서 다른 점이 있겠지만, 저자는 주변 환경을 십분 활용하여 냉장고를 저장 창고인 켈러로 대체한다. 야채는 텃밭에서 직접 길러 먹는다든가, 장기 보관해야 하는 식재료들은 병조림이나 바싹 말리는 건조 등의 방법으로 그 활용도를 높인다. 저자는 자신들의 삶의 방식이 독일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도 충분히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텃밭을 꾸릴 때에도 남들처럼 비료를 주거나 밭을 갈아내지 않는다. 잡풀이 어우러진 야생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야생초들을 식탁에 올리고, 잘라 내 멀칭으로 쓰거나 액비를 만드는 등 적재적소에 활용한다. 끊임없이 식품 저장법을 개발하고, 병조림을 만들기 위한 레시피를 만든다. 또한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 부족한 자원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여 주변 사람들과 공유한다.
저자는 생태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자연에서 나오는 먹거리에 고마운 마음을 가지면서, 지속 가능하고 이상적인 모습을 찾아 실천한다. 저자의 실천은 생태계 전체로 봤을 때 굉장히 미미한 변화이고 완벽하지 않은 시도일지 모른다. 하지만 세상을 위해 생존에 꼭 필요한 부엌과 먹거리를 바꿨다는 것만으로 그들의 삶은 충분히 품격 있어 보인다.
‘에너지 사용 제로’
친환경 부엌에서 쏟아지는 건강 밥상 샐러드에 쓰디쓴 야생초가 들어가는데 맛이 있을까?
수프를 끓이는 데 고기 육수 없이도 깊은 맛이 날까?
하얀 쌀 없이 거슬거슬한 식감의 잡곡만으로 밥을 지어도 괜찮을까?
고기 없이 메인 요리를 만들 수 있을까?
치즈 없이 구운 피자가 맛있을까?
이 모든 질문에 대한 저자의 대답은 간단하다. ‘모두 맛있다!’ 심지어 만들기 쉽고 풍미도 배가 된다.
야생초의 쓴맛은 과일로 만든 샐러드드레싱을 곁들여 맛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 시어머니에게 전수 받은 채소 육수 레시피만 있다면 어떤 수프라도 뚝딱 만들어 낼 수 있다. 잡곡의 거친 식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하루 전에 발아시키거나 알갱이를 찧어서 밥을 짓는다. 꼭 고기가 있어야 메인 요리가 완성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면 각종 채소를 굽고, 찌고, 튀기는 조리법만으로 훌륭한 상차림이 완성된다. 빵의 나라로 불리는 독일에서 베이킹파우더 없이 시판되는 빵보다 훨씬 고소하고 건강한 통곡물빵을 만든다.
저자는 사람들이 식재료의 틀을 깨고 창의적인 요리를 한다면 세상에 먹거리가 넘쳐난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 소개되는 스무 가지의 요리에 열여섯 가지의 곁들임 음식은 기존의 요리책에서 소개되는 것들과 상당히 다르다. 레시피가 나오기까지와 과정을 소개하고, 저자가 직접 체험하고 연구하여 발견한 것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쌓인 레시피는 저자의 생태적인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양념이 되고 있다.

간혹 혼자서 세상을 위해 무엇을 바꿀 수 있겠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 지구 환경이라는 큰 틀에서 봤을 때, 우리 집 부엌에서 냉장고를 몰아내고 식단을 채식으로 구성하는 것은 아주 미미한 변화고 실천일 수 있다. 아니, 변화나 실천이라고 부를 수도 없을 만큼 미세한 움직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새벽을 일깨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해서 완벽한 인간이 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완벽하지 않은 그 어떤 시도도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프롤로그’에서소박한 삶, 생태적인 삶을 위해서는 부엌에서 식사 준비를 하는 경험이 중요하다. 실제로 장을 보거나 텃밭에서 직접 수확한 재료로 상을 차리고, 설거지와 뒷정리를 하는 과정은 생태적인 순환의 삶을 단적으로 잘 보여 준다. 이 과정에 삶에 대한 본인의 결정과 의지, 실천, 철학이 다 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생태적 순환의 삶’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