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프랑스 현대 문학의 대표적 여성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공쿠르 상 수상작이자, 뒤라스 자신이 겪은, 베트남에서의 가난한 어린 시절과 중국인 남자와의 광기 서린 사랑을 섬세하고 생생한 묘사로 되살려 낸 자전적 소설이다. 가난한 환경에 대한 절망으로 무기력해진 어머니, 어머니의 편애를 받으며 마약과 노름에만 빠져 있는 난폭한 큰 오빠 그리고 늘 큰 오빠에게 시달리는 나약한 작은 오빠. 이 비정상적인 가족에 대한 혐오가 더해 갈수록 소녀(\'나\')는 중국인 남자와의 관계에 더욱 몰입하고, 그 관계는 점점 광적인 욕망과 공허한 사랑으로 치닫는다.
출판사 리뷰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결코 잊거나 배신하지 않을 연인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인생의 열정, 자신의 작가적 재능 그리고 경이로운 언어 구사를 통해 이루어 낸 자신의 작품들일 것이다. - 《라 누벨 옵세바퇴르》
뒤라스의 작품에서는 죽음과 고통이 텍스트의 거미줄이다. - 줄리아 크리스테바
베트남에서의 가난한 어린 시절과 중국인 남자와의 광기 서린 사랑
그 아련한 이미지들을 섬세하고 생생한 묘사로 되살려 낸 자전적 소설
프랑스 현대 문학의 대표적 여성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뒤라스가 노년에 찾아온 간 경화와 알코올 중독의 고통을 이겨내고 발표한 이 작품은 \'베트남\'이라는 이색적인 환경에서 겪은 어린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로, 1984년 출간되자마자 문단의 화제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프랑스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공쿠르 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984년 당시 여성의 감성을 가장 가깝게 소화해 낸 번역으로 『연인』을 국내에 소개한 바 있던 김인환 교수가, 20여 년간 프랑스 여성 작가들을 연구해 오면서 다듬어진 내공으로 2007년 이 시대의 『연인』을 다시금 선보였다.
1992년 장자크 아노 감독의 동명영화로 제작되어 더욱 유명해진 이 \'관능의 작품\'은, 뒤라스 특유의 독특한 글쓰기로 프랑스 문단에서 \'누보로망의 작품\'으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대 문학사에서 중요한 작품으로 연구되고 있다. 영화의 여운을 좀 더 음미하고 싶었던, 영화 이상의 뒤라스를 좀 더 맛보고 싶었던 허기진 독자들에게 이번 출간은 반가운 소석이 될 것이다.
고통의 순간 떠오른 어린 시절의 기억
『연인』은 간 경화와 알코올 중독에 시달린 뒤라스가 건강을 되찾은 후 첫 번째로 발표한 소설이다. '아주 어린 나이에, 열여덟 살이던가 열다섯 살 때부터, 내 얼굴은 이미 중년이 되면 알코올 때문에 형편없이 이지러질 전조를 보이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것을 입에 대기 시작했는데, 호기심이 강해서 너무 일찍 시작했다.'라는 말들이 『연인』에 등장할 만큼, 뒤라스는 매일을 술과 가까이 지낸 작가였다.
1982년 결국 더 이상 글을 쓰지 못할 지경에까지 이른 뒤라스는 뇌이(Neuilly)의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고통의 순간을 겪는 동안 인생에서 가장 그리운 기억으로 떠오른 것은 50여 년 전의 아련한 어린 시절이었다. 그 시절은 뒤라스에게 슬프지만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기억이었고, 아름답기에 더욱 슬픈 그리움이었다.
회복 후 재기하자마자 뒤라스는 베트남에서의 가난했던 생활과 중국인 남자와의 첫사랑에 대한 기억을 『연인』이라는 제목으로 탄생시켰다. 그녀에게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이기도 했던 이 작품은 발표된 그해 공쿠르 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35개 국가에서 번역되는 등 그녀를 전 세계적인 작가로 부상시켰다. 언제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 활동을 해 오던 뒤라스는 『연인』을 통해 자신의 인생사에서 뿐만 아니라 작품 경력에 있어서도 새로운 인생을 맞이하였다.
여성의 섬세한 감성이 살아있는 번역
뒤라스가 공쿠르 상을 수상한 1984년 당시, 이화여대 김인환 교수는 여성의 심리를 이해하며 뒤라스 특유의 섬세하고 생생한 감성을 가장 가깝게 소화해 낸 번역으로 국내에 『연인』을 소개했다. 이후 『연인』 외에도 『온종일 숲 속에서』『복도에 앉은 남자』등과 같은 뒤라스의 작품들을 번역했으며, 뒤라스를 비롯한 프랑스 여성 작가들을 연구해 왔다. 이렇게 20여 년간 다듬어진 내공으로 김인환 교수는 2007년 원작의 감성을 한껏 살려 현대적인 감각으로 『연인』을 새롭게 선보였다.
70대의 나이에 『연인』을 집필한 뒤라스, 그리고 곧 70대를 바라보는 나이에 다시금 『연인』을 번역한 김인환 교수. 역자로서 뿐만 아니라 같은 여성으로서도 감성은 예전보다 더욱 가까워졌고 표현은 더욱 다채로워졌다.
관능 그 이상을 갖춘 누보로망의 작가
『연인』의 표지화로 사용된 소녀의 얼굴은 작품보다 더 유명하다. 무심한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이 사진은 1992년 장자크 아노 감독이 『연인』을 동명의 영화로 영화화하면서 사용한 포스터이다. 프랑스인 소녀와 중국인 남자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거침없이 표현한 이 영화는 원작자인 뒤라스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키며 그녀에게 \'관능의 작가\'라는 수식어를 붙게 했다. 하지만 \'관능\'이라는 수식어만으로는 \'뒤라스\'라는 작가를 설명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소설은 영화와 달리 여러 시공간을 넘나드는 짤막한 문단들로 가득 차 있다. 영화가 프랑스인 소녀와 중국인 남자와의 관계에 초점이 맞추어 순차적으로 사건을 진행시키고 있다면, 소설은 베트남에서의 어린 시절이, 프랑스로 귀국해 문단과 학계의 저명인사들과 교류하던 시절이, 늙어 쭈글쭈글해진 현재의 시간이 뒤섞여 있다. 뒤라스는 『연인』에서 여러 시공간을 넘나드는 짤막한 문단들로 흩어진 기억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맞추어 내면서 \'인생\'이라는 큰 그림을 완성하기를 바랐다.
그녀에게 인생은 \'사랑에 대한 갈망\' 그 자체였으며, 과거와 현재, 허구와 실재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글쓰기를 통해 그 갈망을 실현하고자 했다. 이러한 독특한 글쓰기로 뒤라스에게는 \'관능의 작가\' 뿐만 아니라 \'누보로망의 작가\'라는, 문학사적으로 중요한 수식어가 또 하나 붙게 되었다.
줄거리
'여러분에게 다시 한 번 하고 싶은 얘기는, 내 나이 열다섯 살 반이었을 때의 얘기다.'
1929년 프랑스령 베트남. 가족과 함께 방학을 보낸 프랑스인 소녀는 기숙학교로 돌아가기 위해 나룻배를 타고 메콩 강을 건넌다. 난간에 홀로 기대서서 강물을 바라보는 소녀의 모습은 남성용 중절모와 생사 원피스, 굽 높은 구두 차림에서 풍기는 조숙하고 독특한 분위기로 같은 배에 타고 있던 부유한 중국인 남자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남자의 제안으로 학교 앞까지 그의 자동차를 얻어 탄 이후, 어둠과 소음으로 둘러싸인 남자의 독신자 아파트로 안내된 소녀는 그곳에서 처음으로 욕망을 경험하고 해방감을 느끼는데...
추천평
『연인』의 아름다운 구절들은 소리를 내어 읽어 보아야 한다. 그래야만 작가가 작품 속에 비밀스레 숨겨 놓은 리듬과 운율, 문장의 호흡을 발견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 프랑수아 누리시에 (문학 평론가, 전 아카데미 공쿠르 회장)
작가 소개
저자 : 마르그리트 뒤라스
전후 프랑스 문학사에서 가장 문제적인 작가 중 한 사람인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1914년 프랑스 식민지였던 베트남에서 태어났다. 1932년 프랑스로 귀국하여 소르본 대학에서 법학과 정치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식민지 담당부서의 공무원으로 지내다가 1941년에 퇴직, 문학과 예술 분야의 지식인들과 교류하며 본격적인 문화 활동에 뛰어든다. 1943년 유년기 아시아에서의 체험과 가족애를 소재로 한 첫 소설 『철면피들Les Impudents』을 발표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이후 『태평양을 막는 방파제Un barrage contre le Pacifique』,『모데라토 칸타빌레Moderato Cantabile』, 『부영사Le Vice-consul』, 등 50여 년에 걸쳐 70편에 달하는 작품을 발표하며 20세기 프랑스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부상했다. 특히 1984년 공쿠르 상을 수상한 『연인L\'Amant』은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수백만 부가 팔렸고(35개국어로 번역) 장 자크 아노 감독의 영화로도 제작되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1950년대에 쓴 독특한 작품들로, 계열의 작가로 평가받기도 하였지만, 뒤라스 자신은 어떤 문학 그룹에도 속하기를 거부하고, 자유로운 글쓰기를 통해 계속 독자...적인 문학의 길을 모색해 나갔다. 2차 세계 대전 중에는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과 함께 레지스탕스 활동을 벌이기도 하였으며 이후 전쟁 포로들과 강제 수용자들의 정보를 다루는 신문 「리브르」를 발행하는 등 문학 외부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1955년의 알제리 전쟁 반대 운동에 이어 드골 정권에 맞서서 투쟁하며 여러 주간지와 평론지에 자신의 입장을 표명했다. 알랭 레네 감독이 연출한 「히로시마 내 사랑Hiroshima mon amour」의 시나리오를 쓰면서 영화와 연을 맺게 된 뒤라스는 1966년 「라 뮈지카La Musica」를 통해 본격적으로 자신의 영역을 영화로까지 확장시킨다. 이후 그녀의 대표작이 된 「인디아 송India song」을 비롯하여 「나탈리 그랑제Natalie Granger」, 「트럭Le Camion」, 「오렐리아 슈타이너」 등의 영화를 발표하였다. 국내에는 장 자크 아노 감독의 「연인」이나 소설 작품들을 통해 알려져 있지만 소설과 영화를 가로지르는 그녀의 작업들은 유럽 영화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장 콕토상, 공쿠르상 및 파리-헤밍웨이상 등을 수상했으며, 1989년 건강 악화로 혼수상태에 빠져든 이후 줄곧 치료를 받다가 1996년 세상을 떠났다.
역자 : 김인환
이화여대 불문과 및 동대학원 불문과를 졸업했다. 프랑스 소르본느대학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고, 이화여대 불문과 교수를 역임하였고, 옥조근정훈장을 수상하였다. KBS에서 10여 년간 프랑스어 강좌를 맡았다. 한국 불어불문학회 회장, 한불사전 편찬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정년 후 동 대학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프랑스어 보급에 대한 공로로 프랑스 정부로부터 Palmes Acdemiques 훈장을 수여받았다. 서정철의 고지도 사랑을 옆에서 바라보다가 어느덧 고지도의 매력에 함께 빠져버렸다. 고지도는 취미의 대상이기도, 학문의 대상이기도 하다는 그는 현재 동해연구회 홍보 담당 위원으로 여러 차례 국·내외 세미나에 참여했다.
지은책으로는 『핸드북불문법』, 『최신불어숙어사전』, 『방송프랑스어』, 『생활불어회화』등이 있고, 옮긴책으로는 졸라『나나』 『목로주점』, 게오르규『25시』, 줄리앙 그린『방황하는 영혼』, 라마르틴『호반의 연인』, 뒤라스『복도에 앉은 남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