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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예술이 된다  이미지

얼굴은 예술이 된다
셀피의 시대에 읽는 자화상의 문화사
시공아트 | 부모님 | 2018.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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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옥스퍼드 대학 출판사가 2013년에 선정한 올해의 단어는 바로 ‘셀피(selfie)’였다. 사진을 찍기 쉬운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자신의 모습을 직접 촬영하는 것은 일상이 되었는데, 이는 현대적인 문화 현상처럼 취급되었다. 하지만 과연 ‘셀피’는 이 시대의 새로운 문화 현상일까? 영국의 저명한 미술사가 제임스 홀은 <얼굴은 예술이 된다>에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중세부터 시작된 셀피의 현장을 우리에게 보여 준다.

이 책은 과거의 명작들을 선보이는 것보다는, 왜 예술가들이 자신의 모습을 화폭 위에 재현했는지 그 이유를 따라가는 것에 집중한다. 그러다 보면 각 시대의 사회·문화·역사적인 상황에 따라 ‘자신’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리고 오늘날 ‘셀피’가 하루아침에 생겨난 현상이 아님을 깨닫는 흥미로운 순간을 경험할 것이다.

  출판사 리뷰

예술가의 영혼을 담은
화폭 위의 자서전

중세부터 현대까지 ‘나’를 그린 그림은 어떻게 변해 왔는가?


“모든 화가는 자신을 그린다”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사진으로 찍는다는 것은 일종의 ‘자기 고백’이 아닐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자화상이란 화가가 자신의 얼굴을 화폭 전체에 그려 넣은 이미지를 말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이제까지 통용되어 온 자화상의 범위를 넓힌 것이다. 거울에 비친 본인의 얼굴을 그린 것만을 자화상이라고 생각해 온 우리에게 점심밥을 훔쳐 가는 쥐를 향해 스펀지를 던지는 자신의 모습을 그린 중세 시대 힐데베르투스나 예수의 옆에 엎드려 자비를 구하는 자신을 표현한 던스턴 성인은 생소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3세기의 철학자 플로티노스가 했던 말은 왜 이들을 자화상의 시작으로 볼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자화상은 거울에 비친 자신을 내다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행위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자신의 외형을 닮게 그리는 것만이 자화상의 목표는 아니다. 미켈란젤로는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장화를 그리는 고된 작업을 불평하면서 한껏 몸을 뒤틀며 그림을 그리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캐리커처를 통해 자신의 심정을 표현했다. 폭력적인 삶을 살았던 카라바조 또한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이라는 작품에서 속죄하는 의미로 다윗에게 목이 잘린 골리앗에 자신을 투영했다.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남기려는 목적의 자화상도 물론 있었지만, 반대로 자신의 아픔이나 후회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려는 자화상도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다양해졌을 뿐 자신을 드러내려는 욕구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존재한다.

인물의 영혼에 접근할 수 있는 특별한 열쇠
이 책은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려는 자화상이 중세 시대부터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하며 감히 ‘중세를 찬양하는’ 최초의 자화상 책일 것이라고 밝힌다. 중세의 자화상은 수도원에서 제작한 필사본에 많이 등장한다. 장식이 들어간 머리글자를 떠받치거나 글자 장식을 마무리하는 등의 모습으로 예술가의 중요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자기 인식이 거의 없던 고대에 비해 중세에 비로소 자신이 누구인지, ‘나’를 드러내도 될지에 대한 생각이 퍼져 나가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계속해서 현대까지 자화상에 담겨 표현되고 있는 생각이기도 하다.
시대순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는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자화상 자체의 변화도 흥미롭지만 시대적인 상황에 따라 예술가들의 자기 인식이나 예술가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15세기까지는 화가들이 자화상에 자신을 드러내더라도 주변 인물로 등장하거나 조그맣게 표현되거나 다른 인물로 위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예술가의 사회적 지위가 그리 높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1490년대부터 변화가 일어났는데, 자신의 재능을 뽐내며 업적을 자랑하는 예술가들이 늘어난 것이다. 후원자나 작품을 의뢰한 이들의 초상 사이에 당당하게 자신의 자화상을 끼워 넣으며 이름을 알리고 있다. 그중 예술가로서 자신의 모습을 성스럽게까지 표현한 알브레히트 뒤러는 그림 안에 자신의 이름과 제작 연도를 남김으로써 당시 예술가의 높아진 지위를 증명한다.
또한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여성 미술가들도 등장하는데, 그중 소포니스바 안귀솔라를 주목해야 한다. 16세기에는 화가 교육을 받는 여성들이 거의 없었지만, 그녀는 아버지의 지원을 받아 화가 수업을 받았다. 자신의 스승인 베르나르디노 캄피가 그녀를 화폭에 그리는 그림인 <소포니스바 안귀솔라를 그리고 있는 베르나르디노 캄피>에서 정작 스승보다 자신을 훨씬 크게 표현함으로써 ‘여자 거인’으로서의 자신을 당당하게 선보인다.

진정한 자기 고백의 이미지
예술가의 위상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높아졌고, 그들을 신화화하는 경지까지 이르렀다. 예술가의 자화상은 인기 있는 수집 품목이 되기도 했다. 18세기 후반이 되자 예술가들은 밀려드는 초상화의 수요를 맞추려 끊임없이 일하면서도 이젤 회화의 한계를 경험한다. 주문자의 취향에 맞추기보다는 자신의 고뇌하는 내면을 솔직하게 표현하려는 시도가 늘어나면서 일그러진 표정의 자화상이나 인생의 기로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그린 자화상이 제작되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러한 경향은 ‘잘 팔리는’ 그림에 반감을 가지고 예술의 진정성을 되찾기 위한 예술가들의 또 다른 자기 표현이었다. 프랑스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는 세로 3.6미터, 가로 6미터에 달하는 자화상인 <화가의 작업실>을 제작했는데, 이는 가운데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두고 양옆으로 약 서른 명의 인물들을 실물에 가까운 크기로 그려 넣은 대작이다. 그중에는 당시 실제 정치인들도 다수 그려졌는데, 그들은 모두 그림 속에서 유령 같은 모습으로 존재할 뿐이다. 이 그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림에만 집중하고 있는 화가 자신이다. 쿠르베는 자신 있게 이 작품을 자신의 전시회에 내놓았지만, 사람들은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그림에 당혹감을 느꼈고 전시가 끝난 직후 둘둘 말려 창고로 들어가는 취급을 받았다.
19세기에 반 고흐는 자신과 고갱을 의자로 표현한 일종의 정물 자화상을 그렸고, 이는 사물로 자신을 빗댄 자화상이 활발하게 제작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여성 해방 운동이 시작되면서 여성의 높아진 지위에 불안감을 느낀 남성 예술가들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자화상에 여성의 존재를 눈에 띄게 포함시켰다. 20세기부터는 사진, 조각, 영상 등 다양해진 매체를 활용해 자화상 역시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졌는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얼굴에서 몸으로 관심의 대상이 옮겨간 것이다. 과거에는 자신의 얼굴을 어떻게 표현하는지가 중요했다면, 현대에는 많은 예술가들이 얼굴 이외에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자화상은 단순히 자신을 그린 그림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얼굴은 예술이 된다』에서는 중세부터 현대까지 만들어진 자화상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재미도 있지만, 더 흥미로운 것은 사회가 예술가들에게 무엇을 요구했는지,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예술가들의 자기 인식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자화상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수많은 셀피들이 어떻게 현대인들을 대변하고 있는지,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소외감과 익명성의 문제를 셀피가 해결할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자화상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른바 ‘자기 고백의 시대’를 정의하는 시각 장르가 되었다. 현대 자화상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국적이 다양한 많은 사람들이 자화상에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자화상은 교회와 왕궁, 작업실, 아카데미, 미술관, 갤러리, 그리고 대좌와 액자를 훌쩍 넘어서 다양한 공간으로 이동해 왔다. 요즘 인터넷에는 사진이나 영상으로 제작된 자화상들이 넘쳐나고, 학생들은 그런 자화상을 만들라는 과제를 받는다. 많은 사람들이 가정하기를(그리고 바라기를) 자화상은 그 안에 담긴 인물의 영혼에 접근할 수 있는 특별한 열쇠이며, 그렇기 때문에 이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현대 도시 사회에서 겪는 소외와 익명성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_ ‘들어가며’ 중에서

12세기 채식사들은 책 속에 작업을 하는 그들의 모습을 미니어처로 그려 넣으면서 예술가의 작업의 막대함과 무한함에 대한 노골적인 주장을 제기했다. 이제 채식본에는 장식이 들어간 머리글자를 떠받치거나, 글자 장식을 마무리하거나, 혹은 다른 중요한 구성 요소들 속에 교묘하게 들어가서 작업을 진행 중인 화가들의 모습이 등장하게 되었다. 일부 화가들은 모서리에서 필경사들이 빠뜨린 글자들을 마치 집 짓기 블록처럼 동아줄로 정성스럽게 끌어당기고 있는 자신을 그려 넣기도 했다. 작품에서 예술가가 이토록 풍자적이고 의식적으로 예술 제작의 시시콜콜한 과정을 은근하게 보여 주었던 사례들은 17세기 그리고 특히 20세기 이전까지 등장하지 않았다.
_ ‘중세의 기원’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제임스 홀
미술사가로서 강연자 겸 방송 진행자로 활동 중이며, 현재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교 미술사학과의 연구 교수다. 런던 코톨드 미술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선데이 커레스폰던트Sunday Correspondent』와 『가디언Guardian』지에서 미술비평가(고정 필진)로 활동한 바 있으며, 『더 타임스 문학The Times Literary Supplement』, 『가디언』, 『월 스트리트 저널Wall Street Journal』, 『아트 뉴스페이퍼Art Newspaper』에 수많은 글을 기고하고 있다. 『조각으로서의 세상: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재까지 조각의 위상 변화』와 『왼쪽-오른쪽의 서양미술사』를 포함하여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은 네 권의 책을 저술했다.

  목차

들어가며

서막: 고대의 자화상
1 중세의 기원
2 거울의 신화
3 예술가와 사회
4 영웅이 된 르네상스의 예술가들
5 가짜 영웅의 자화상
6 예술가의 작업실
7 예술의 기로에서
8 집으로 가는 길: 19세기 속으로
9 성 그리고 천재성
10 얼굴 너머: 근현대의 자화상


참고 문헌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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