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정진의 저자의 에세이. 균형 잡힌 삶의 감각이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다. 치우치지 않는 삶의 균형을 이루어가는 모습은 차라리 온전하다는 표현을 연상시킨다. 이러한 살아 있는 삶의 감각은 삶을 더듬어 느끼게 하고 바라보게 하며 소망하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출판사 리뷰
정진희 작가의 글은 균형 잡힌 삶의 감각이 놀랍도록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다.
치우치지 않는 삶의 균형을 이루어가는 모습은 차라리 온전하다는 표현을 연상시킨다. 이러한 살아 있는 삶의 감각은 삶을 더듬어 느끼게 하고 바라보게 하며 소망하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그렇다. 살아가다 보면 실패도 있고 좌절도 있기 마련이다. 그 가운데서도 자신의 분복을 잃지 않고 오롯이 누리며 산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아픈 상처들은 시야를 왜곡시키고 왜곡된 시야로 삶을 바라보면 보이는 모든 것이 왜곡되기 십상, 마음은 갈래갈래 찢겨져 결국 삶이란 하루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고단한 작업이 되고 만다.
그뿐이 아니다. 순리를 순리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인생이란 거대한 역풍을 거슬러 가려는 낙엽 같은 존재가 된다. 그의 삶이란 우산도 없이 쏟아지는 비를 고스란히 맞고 있는 것과 흡사하다. 언제 비가 갤 거라는 기약도 없이 말이다.
보이는 것, 들리는 것, 그리고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많은 일들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며 자기에게 주어진 분복의 기쁨을 누리는 삶, 그것이 작가의 글에서 느끼는 작가의 삶이다. 살아 있는 감각이 섬세하게 사물을 느끼며 방향성을 진단하여 거침없는 생의 한복판에 서도록 하는 이러한 삶이 진정 누리는 삶, 자유 하는 삶이 아닐까.
작가의 글머리는 전체 글을 위해 치밀하게 디자인되어 있다. 일반적 수필에서보다 더 강한 정치색을 띠고 있다고나 할까. 능청스럽게 깔려 있는 복선이 아름답다. <봄날을 닮은 나>, <초록의 향기>, <내 속에 또 다른 나> 등이 특별히 그러하다.
정진희 작가는 사건과 매개된 뛰어난 심리 묘사로 글과 그의 삶을 더욱 생생하게 생동하도록 한다. 즉 표현하고 싶지만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그 심리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꼭 집어낼 수 없어 단면적으로 스쳐갈 수밖에 없는 내면의 세계를 작가는 마치 누에고치가 실을 풀어내듯, 뭉뚱그려져 있는 혼돈된 감정을 한 줄기 한 줄기 빛으로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작품 전체에 동맥이 뻗어가 피가 돌게 하는 것과 같은 생생한 현장감이기도 한다.
수필이 어떤 것인지, 난만하게 펼쳐내는 나의 이야기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정진희 작가의 글을 읽으며 다시금 느끼게 된다. 수필이 교훈적인 필요까진 없더라도 적어도 삶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할 때 그 진솔함에는 작가의 사물에 대한 관觀, 작가의 시야가 드러나야 한다. 지향성이 없는 글이란 신변잡기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글의 바탕이 되는 삶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글의 일부가 된다. 아무리 잘 가공되어진 글일지라도 글의 원석이 되는 작가의 삶이, 금이 은이 되거나 자수정이 홍보석이 되는 법은 없기에 건강한 삶의 영역들에서 좋은 글이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삶의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정서적이며 철학적인, 때로 보이지 않게 녹아있을 작가의 신앙까지 버무려져 하나의 완성된 작품으로 탄생되어진 작가의 글은 진정 감격일 수밖에 없다.
삶의 균형 잡힌 아름다움이 들숨과 날숨 같이 자연스럽게 호흡되어지고, 살아 있는 감각들이 삶의 깊은 내면들을 더듬어 가도록 이끌고 있는 정진희 작가의 한 편 한 편의 수필에 그저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중독, 그 외로움
역시, 이 맛이야! 전업 주부였던 나는 한동안 사우나에 빠졌었다. 몸을 말끔히 씻고 소금사우나방에 들어가 가만히 눈을 감고 마음을 비운다. 보통 여성들이 이용하는 사우나는 무리들끼리 둘러앉으면 금세 수다삼매경의 현장이 되곤 한다. 나는 비록 혼자일지라도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기엔 안성맞춤인 것 같아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는 사이 이마에서부터 땀이 송골송골 맺혀 가슴골을 타고 내려갈 때쯤이면 최고의 기분 상태가 된다.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다보면 왠지 내 속에 묵혀 있는 노폐물의 찌꺼기가 다 빠진 듯 개운함이 느껴지곤 한다. 그 맛에 이미 중독이 된 지 오래였다.
대상이 무엇이 되었든지 중독 수준이라면 다른 것에는 아예 무관심의 상태가 되고 자신의 완전한 자각이 없이는 쉽게 해결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사우나를 하던 중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그날따라 유난히 몸에 기운이 없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럽게 사우나를 향한 발걸음이 하마터면 황천길로 갈 뻔했다.
“아줌마, 정신 차리세요. 내 말 들리세요?”
“빨리 119에 신고해야 될 거 같아요.”
사우나를 하고 있던 사람들이 알몸 상태인 나를 끌고 나와 물을 끼얹고, 얼굴을 때리면서 정신 차리라고 했던 말들이 어렴풋이 들렸다. 그런데 입이 벌려지지 않아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사람이 숨을 거둘 때 청각 기능이 마지막까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우연찮게 확인하는 셈이었다. 결국 예상치 못한 끔찍한 경험을 하고서야 사우나 중독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었다.
그렇게 사우나 중독이 치료가 된 듯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음을 여행을 통해 알게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국내든 해외든 온천을 할 수 있는 여행지만 찾아다니고 있었다. 어쩌면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우울한 감정을 잊고 싶어 습관적으로 물과의 만남을 은근히 즐기는 건 아니었는지. 물속에 전신을 담그고 있을 땐 번개만큼 빠른 전류가 심장을 관통하는 짜릿한 희열을 느끼며 순간순간 몽환적 상태에 빠지곤 한다. 그로 인해 상한 마음이 치유되는 듯한 만족감은 냉온탕의 물높이를 뛰어 넘을 만큼 차오른다.
일본에서의 노천 온천은 내게 있어 천상의 낙원이 따로 없는 듯했다. 거추장스러운 더러운 것들을 벗고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상태로 누워 따듯한 온천물로 이불삼아 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금방이라도 천국에 오를 듯 평온해졌다. 때때로 처절한 고독과의 싸움에서 몸부림치던 나의 외로움의 흔적들도 모처럼의 평안을 누린 듯했다. 이제야 살맛나는 세상에 안주한 느낌이랄까. 이쯤이면 아무리 중독일지라도 혼자라는 쓸쓸함은 충분히 즐길 만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정진희
수필가, 시인,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서 해넘이에 걸터앉은 그리움을 따라생각의 길을 천천히 걷는 사람이고, 전문상담사로서 내면세계에 숨어있는 멍울을 어루만져 눌려 있던 감정들이 살아나도록 충분히 공감해주고 잘 들어주는 사람이며,그리고 언제부턴가 고요한 새벽시간에 깨어 있음이 익숙한 사람이다.
목차
| 1부 | 혼자의 시간
특별한 보상15
공감, 그거였다20
혼자의 시간26
마침내 꿈을 찾다31
달콤한 유혹36
봄날을 닮은 나41
퍼즐 맞추기47
최고의 여행 멤버53
나만의 작은 카페58
내 속에 또 다른 나63
파워스피치 강사 68
| 2부 | 중독, 그 외로움
뜻밖의 만남77
초록의 향기82
중독, 그 외로움88
어이할꼬93
바람 맞은 하루99
마침표를 찍다103
멍울109
보이지 않는 벽 115
그녀들122
해운대의 아침129
사랑 꽃, 그 아름다움에 반하다135
| 3부 | 노을이 물든 바다
마흔아홉 송이 장미145
보물 1호150
노을이 물든 바다155
이젠 울지 마요160
향기, 그 이름만으로도165
데이트 신청169
첫 사인174
침묵179
어머니의 기도185
멍때리기190
천등에 소망을 담아194
| 4부 | 버스를 타고
그대와 함께 춤을203
쉼209
버스를 타고214
지름신의 강림219
짜릿한 외출224
실패해도 괜찮아228
회심의 미소233
코코, 너로 인해239
프라하에서 소원을 말하다245
꽃섬에 안겨249
도전, 그 아름다운 유혹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