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독특한 시선을 담은 솔직한 글과 개성 넘치는 그림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가 사노 요코. 우리가 그의 에세이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이 사람 때문일지도 모른다. 베를린 유학 중 만나 사노 요코 문장의 매력을 누구 보다 먼저 발견, 필력을 극찬하며 글 쓰기를 독려한 한국인 친구가 있었다. 사노 요코 에세이를 좋아했던 독자라면 낯설지 않은, 글에 빈번히 등장하며 궁금증을 자아냈던 한국인 미스터 최, 바로 최정호다.
한국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 베를린으로 떠나 철학을 공부하던 최정호가 사노 요코를 만난 것은 1967년, 그 후 두 사람은 40여 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았다. 이 책에는 단 한 사람의 독자를 향해 내밀하고도 솔직한 언어로 일상과 인생을 풀어낸 사노 요코의 글이 담겨 있다. 그 거리낌 없는 편지를 엿보는 재미가 결코 가볍지 않다.
스스로도 주체할 수 없는 감성이 담긴 청춘의 언어부터 각자의 나라에서 예술가와 석학으로 인정받으며 인생의 무게와 즐거움을 모두 경험한 노년의 문장까지,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를 읽다 보면 어느새 한생을 지나온 기분이 든다. 오랜 벗 사이에 오가는 허물없고 유쾌한 언어유희에 웃다가 또 서로의 인생을 향한 존경과 응원을 담은 묵직한 대화에 가슴 찡한 순간이 수시로 교차한다. 그동안의 사노 요코 에세이와는 또 다른 매력을 만날 수 있다.
출판사 리뷰
작가 사노 요코가 누구 보다 마음을 열었던 사람, 미스터 최
작품과 인생의 원동력이 되었던 우정, 그리고 편지반 고흐에게 동생 테오, 이중섭에게 아내 남덕이 있었다면, 사노 요코에게는 한국인 벗 미스터 최가 있었다. 서른을 앞두고 나이 먹는 게 싫다며 베를린으로 유학을 떠난 이십 대의 사노 요코는 한 송년파티에서 한국인 유학생 미스터 최를 만난다. 외로운 유학생활 가운데 만난 마음이 통하는 친구, 그러나 함께한 시간은 짧고 떨어져 있는 시간은 길었기에 사노 요코는 그에게 수시로 편지를 보냈다. 그리고 미스터 최는 편지 속에서 사노 요코 문장의 매력을 누구보다 먼저 발견하고, 더 많은 글을 쓸 것을 독려했다.
“시시한 글에 그림을 붙이고 시시한 그림책을 출판하고 시시한 글을 썼습니다. 그리고 시시한 에세이에 미스터 최 이야기를 써서 복수했습니다. 제 글을 맨 먼저 인정해 준 미스터 최를 위해, 저는 언젠가 소설을 쓰고 싶어요.
생각해 보니까 미스터 최는 저에게 현실의 사람이 아닐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가끔 허깨비인 미스터 최를 위해 분발하기도 합니다.”
-사노 요코
때론 유쾌한 언어유희로 때론 묵직한 진심으로
서로의 삶을 응원하고 존경을 표하는 두 지성,
그 인생의 대화가 펼쳐진다!사노 요코 에세이에도 빈번히 등장하며 궁금증을 자아냈던 미스터 최의 본명은 최정호, 연세대에서 오랫동안 교수 생활을 하며 여러 언론 논설위원으로도 활동했던 한국의 석학이다. 서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믿음직한 벗에게 보낸 사노 요코의 편지 속에서는 독백 같은 솔직한 속내를 엿볼 수 있다. 더불어 한국과 일본에서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간 두 사람의 인생이 그려진다. 데뷔 전 이십 대에 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청춘의 문장부터 인생의 희로애락을 적당한 농담과 함께 여유롭게 전하는 노년의 글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편지를 읽다 보면, 생경한 예술가의 감성에 주춤할 때도 있지만 가벼운 발걸음으로 진정 인생을 즐긴 사노 요코의 모습에 공감과 위로를 얻게 된다. 서로를 향한 응원과 존경을 표하는 두 지성의 인생의 대화, 오랜 벗이 주고받은 유쾌하고도 가슴 찡한 편지를 담은 책 <친애하는 미스터 최>에서는 그 동안 미처 볼 수 없었던 사노 요코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사노 씨의 편지들이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나오기 훨씬 전인 40여 년 전, 서울의 한 잡지에 편지를 번역해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사노 씨가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무명인 시절이었습니다. 그 무렵 이미 나는 사노 씨의 모든 편지 가운데서 가장 긴, 그리고 가장 재미있는 편지를 10여 편이나 가지고 있었습니다. 혼자 읽고 그냥 사장해 버리기엔 너무나 아까운 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오랜 유럽생활 뒤 귀국한 다음 여러 친구들에게 사노 씨의 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그 반응은 하나같이 예상했던 대로였습니다. 혼자만 보기엔 너무 아까운 글이라는 것입니다.
회상의 사노 요코: 최정호
학교에서 인쇄한 첫 석판화의 왼쪽 상단 6분의 1을 보내 드립니다.
봉투에 안 들어가면 자르는 게 합리적이지요.
1967년 6월 13일
작가 소개
지은이 : 사노 요코
일본의 작가, 에세이스트, 그림책 작가. 중국의 베이징에서 7남매 중 장녀로 태어나 유년 시절을 그곳에서 보냈다. 어린 시절 어머니와의 불화, 병으로 일찍 죽은 오빠에 관한 추억은 작가의 삶과 창작에 평생에 걸쳐 짙게 영향을 끼쳤다. 무사시노 미술대학 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백화점의 홍보부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1966년 유럽으로 건너가 독일 베를린 조형대학에서 석판화를 공부했다. 1971년 그림책 작가로 데뷔했다. 일본 그림책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100만 번 산 고양이』를 비롯해 『아저씨 우산』 『하지만 하지만 할머니』 등 수많은 그림책과 창작집, 에세이집을 발표했다. 그림책으로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 고단샤 출판문화상, 일본 그림책상, 쇼가쿠간 아동출판문화상 등을 수상했고, 어렸을 적 병으로 죽은 오빠를 다룬 단편집 『내가 여동생이었을 때』로 제1회 니미 난키치 아동문학상, 만년에 발표한 에세이집 『어쩌면 좋아』로 고바야시 히데오상을 수상했다. 2003년 일본 황실로부터 자수포장을 받았고, 2008년 장년에 걸친 그림책 작가 활동의 공로로 이와야사자나미 문예상을 받았다. 2004년 유방암에 걸렸으나 여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자각하고도 『사는 게 뭐라고』 『죽는 게 뭐라고』 『시즈코 씨』 등 말년까지 에세이집을 왕성하게 발표했다. 2010년 11월 5일 도쿄의 한 병원에서 만 72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지은이 : 최정호
1933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기자 생활을 하다 베를린으로 유학을 떠났다.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고 돌아와 1968년부터 성균관대, 1976년부터 연세대에서 교수로 강단에 서는 한편 동시에 여러 언론사에서 논설위원으로 사설과 칼럼을 썼다. 정년퇴직 후 1999년부터 울산대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언론과 대학에 몸담으며 숱한 예술가와 깊이 교류하고 <한국의 문화유산>, <복에 관한 담론>, <사람을 그리다>, <편지> 등의 책을 펴냈다.
목차
회상의 사노 요코 : 최정호
제1장 1967년
제2장 1971년
제3장 1977 ~ 1982년
제4장 1989 ~ 1994년
제5장 1996 ~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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