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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시
그책 | 부모님 | 2011.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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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인간의 에로티시즘과 욕망을 이야기하는, 「에디션 D(desire)」 시리즈의 두 번째 책. 『크래시』는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 중 하나인 성적 본능, 그 중에서도 일반적인 경우에서 벗어나 있는 특별한 인물들의 기이한 성적 쾌감에 대해 다룬다. 작가는 정상적인 이성을 가진 이들이라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을 작품 곳곳에 배치해두고, 강력한 문체, 비범한 상상력, 기괴한 접근을 통해 일반적이지 않은 그들의 섹슈얼리티를 정면에서 다룬다.

주인공은 자동차 사고를 통해 오르가슴을 느끼고, 사고로 생긴 흉터를 보고 흥분한다. 또 교통사고로 왜곡되고 손상된 신체를 찾아 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그것을 보면서 희열을 느끼며, 직접 자동차 실험을 강행하는 설정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작가는 이 같이 자극적이고 적나라한 장면, 표현들을 사용하면서도, 그 속에 우리의 현실에 대한 은유와 상징을 담아낸다. 그는 인간과 테크놀로지와의 이종 결합을 통한 기이한 성적 쾌감 속에 테크놀로지, 기계 문명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추종을 보이는 지금의 현실을 반영하며 단순한 \'광기 어린 도착적 소설\' 이상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출판사 리뷰

에디션 D의 두 번째 책

‘에디션 D(desire)’는 인간의 에로티시즘과 욕망을 말하는 ‘그책’의 문학 시리즈로, 그중 첫 번째 책인 《데미지》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 책 《크래시》가 출간되었다. 오이디푸스 신화, 나보코프의 《롤리타》,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같이 원초적 욕망과 금기를 소재로 다룬 이야기는 시대를 초월하여 오늘날 불멸의 고전으로 남아 있다. 에디션 D는 이처럼 인간 내면에 숨겨진 은밀한 욕망의 세계를 탐험하고, 나아가 인간이라는 가장 불가해한 존재에 대해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작품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인간과 테크놀로지와의 이종 결합을 통한
기이한 성적 쾌감


인간이라면 누구나 기본적인 본능으로 식욕과 성욕, 수면욕과 배설욕을 가지고 있다. 성적 본능은 인류가 자손을 이어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기능을 한다. 그러므로 인간이라면 마땅히 가지고 있는 성적 욕구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끊임없이 이야기되고 그 신비를 파고들만 한 가치가 있는 대상이다. 성욕은 청각과 시각, 촉각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성적 본능의 에너지(리비도, libido)는 일생을 통해 일정한 순서에 따라 다른 신체부위에 집중되는데, 이를 가리켜 성감대라고 하였다. 《크래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일반적인 성감대의 자극으로는 쉽게 흥분되지 않는다. 자동차와의 충돌을 통해 기계와의 결합에서 성욕이 극대화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상대방의 외도를 상상함으로써 오르가슴에 이르기도 한다. 《크래시》를 단순히 특별한 인물들의 성욕을 해소하는 이야기로 치부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 작품의 느낌은 상당히 복잡 미묘하다. 정상적인 이성을 가진 이들이라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강력한 문체, 비범한 상상력, 기괴한 접근을 통해
섹슈얼리티를 정면에 배치한 문제작


《크래시》는 특이하게도 주인공의 이름이 작가의 이름인 제임스 발라드로 동일하다. 이것은 독자들에게 작가의 실제 체험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인지 모호한 요소로 작용될 것이다. 자동차로 대변되는 현대 테크놀로지와 그것을 페티시로 느끼는 섹슈얼리티와의 결합을 소재로 삼은 《크래시》는 강력하면서도 음란하다.

나는 여전히《크래시》가 테크놀로지를 근간으로 한 최초의 포르노그래피 소설이라고 여기고 싶다. 어떻게 보면, 포르노그래피는 가장 옥죄고 무자비한 방식으로 인간이 서로가 서로를 어떻게 이용하고 착취하는지를 다룬 가장 정치적 형태의 소설이기 때문이다. 거듭 말하지만《크래시》의 궁극적 역할은 테크놀로지가 판치는 풍토의 언저리에서 인간에게 마냥 그럴싸하게 손짓하며 잔인하고도 에로틱하고 눈부신 세상에 대한 훈계이자 경고이다. _서문 중

주인공은 자동차 사고를 통해 오르가슴을 느끼고, 사고로 생긴 흉터를 보고 흥분한다. 또 교통사고로 왜곡되고 손상된 신체를 찾아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그것을 보면서 희열을 느끼며, 직접 자동차 실험을 강행하는 설정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달리는 자동차와 세차기 안에서 벌어지는 정사, 충돌 사고를 통한 성적 쾌감, 이러한 작가의 비범한 상상력은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듯 파장을 일게 한다.

자동차에서 느끼는 강렬한 페티시
상징과 은유로 그려지는 에로티시즘


《크래시》를 ‘광기 어린 도착적 소설’로 치부할 수 없는 점은 바로 제임스 발라드의 필력이다. 내용 면에서는 도가 지나칠 정도로 외설적이고, 때론 포르노를 연상시키는 장면이 속속 등장하지만, 그의 글을 단선적으로 보면 안 되는 이유는 그런 난잡한 내용 속에 은유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링컨 자동차라는 물체를 내부와 외부로 설정한다. 내부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성행위에 몰두하고, 이를 지켜보는 제삼자가 경외하듯 지켜본다. 외부에서는 남녀의 애무가 격렬해질수록 자동차를 애무하는 세차기의 움직임도 강렬해진다. 이런 인간의 성관계를 자동차로 대변되는 기계 문명과 연결시키려는 작가의 의도는 등장인물들이 테크놀로지를 페티시로 삼고 그것에 쾌감을 느끼는 우리의 현실을 반영한다. 단지 ‘기괴하다, 불쾌하다’라는 부정적인 단어로 이 작품을 폄하할 수 없다. 이 작품의 적나라한 표현에 숨겨진 은유와 상징을 찾아내는 것이 이 작품을 읽는 묘미가 될 것이다. 제임스 발라드의 상상력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크래시》원작과 영화

《크래시》는 원작자인 제임스 발라드조차 자신의 글이 굉장히 선정적이고 파격적이기 때문에 영화로 만들 수 없을 거라며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을 말렸고, 제작사에서도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 자체가 도덕적인 위기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감독의 대리인조차 「크래시」를 찍는 것은 당신의 경력을 끝장내버릴 거라? 극구 말렸지만, 크로넨버그 감독은 이런 말에 쉽게 포기할 위인이 아니었다. 그는 보여줄 수 없는 것을 보여주고,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싶다는 이유로 기어이 영상에 담아내고야 말았다.

「크래시」는 96년 칸영화제에서 영화의 대담함과 독창성을 인정받아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당시 심사위원장이었던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은 「크래시」가 대상을 받지 못하자,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는 후문도 전해진다. 「크래시」는 이브닝 스탠다드의 영화 비평가, 알렉산더 워커로부터 “타락의 한계를 넘어선”이라는 실망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으며, 런던 영화제가 열리던 영국에서 첫 상영되는 날, 데일리 메일의 첫 페이지에 “자동차 충돌 섹스 영화를 금지하자”라는 기사로 도배되기도 했다. 「크래시」는 많은 논란과 파장을 일으켰으나 제임스 발라드의 ‘걸작품’으로 회자되면서, 그의 원작소설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추천의 글

* 대단히 강력한 독창성을 지닌 작품. 발라드는 우리 시대 최고의 소설가다._앤서니 버제스

* 영국이 배출한 진정한 초현실주의 작가이자, 섬뜩하면서도 흥분되는 상상력의 소유자._가디언

* 제임스 발라드는 광적이고 음울한 사지 절단과 변태 성욕을 반복적으로 연출한다. 《크래시》는 걸작으로서 마땅히 인정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 작품을 추천하는 건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사실 나는 강력히, 진심으로 읽지 말라고 하겠다. 내 말을 믿어라. 그 누구도 이렇게 심하고 불필요한 고통을 겪을 필요가 없다. _뉴욕 타임스

* 발라드는 화려한 평판을 가지고 있지만, 의도적인 자동차 충돌 사고를 통해 피가학적 변태 성욕에 대한 강박증을 그린 이 소설은 역겹다. 그가 글을 잘 쓰기 때문에 더욱 소름끼친다._타임스

*현존하는 영국 최고의 소설가._선데이 타임스

  작가 소개

저자 : 제임스 발라드 (James Graham Ballard)
20세기 영국 작가 중 가장 논쟁적인 작가로 알려진 제임스 발라드는 1930년에 태어났다. 그의 가족은 진주만 공격 이후 포로수용소에 머물다가 1946년 영국으로 송환됐다. 그 경험을 살려 내놓은 『태양의 제국(The Empire of the Sun)』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또 그의 대표적인 소설 『크래시(Crash)』는 파격적인 소재로 호평과 혹평을 동시에 받으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1996년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에 의해 영화로 제작되었을 당시, 선정적이고 외설적인 내용으로 다시 한 번 논쟁의 화두에 오르며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였다.

발라드의 대표작으로는 처녀작인『물에 빠진 세계(The Drowned World)』를 비롯하여, 『크리스탈 월드(The Crystal World)』, 『잔혹 전시회(The Atrocity Exhibition)』, 『초고층 아파트(High-Rise)』, 『무한한 꿈 회사(The Unlimited Dream Company)』, 『코카인의 밤(Cocaine Nights)』 등이 있다. 많은 작품을 남긴 발라드는 2006년에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으며, 투병 생활 끝에 2009년 타계하였다.

역자 : 김미정
서울여자대학교 영문과를 졸업,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MBC, EBS 등 영상 번역 작가를 거쳐,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한세대학교 영어통번역학과에 출강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사람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여자, 회사를 사로잡다》, 《내추럴》, 《서른 살의 여자를 옹호함》, 《나를 위해 산다는 것》, 《인생의 스위치를 다시 켜라》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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