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연재 50주년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로 다시 읽다!1969년 연재를 시작한 <토지>는 “소설로 쓴 한국 근현대사”라 불린다. 1897년의 한가위부터 1945년 8.15해방에 이르는 작품 속엔 700여 명의 등장인물이 살아 숨 쉰다.
박경리문학 대표연구자 20인의 개성 있는 <토지> 인물 풀이윤씨부인, 최치수, 별당아씨, 구천이, 최서희, 김길상, 봉순이, 조준구, 조병수, 이상현
송관수, 이용, 공월선, 임이네, 강포수, 귀녀, 김두수, 유인실·오카타·쇼지, 주갑이, 심금녀
다양한 등장인물의 곡절 많고 드라마틱한 삶만큼이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다채로운 양식 또한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이다.
예컨대 등장인물의 전후좌우를 면밀하게 분석한 ‘신상 털기’에서부터 연구자의 시각으로 본 냉정한 분석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인물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다양한 접근이 시도되었다.
인물에게 보내는 서간문의 형식을 취한 경우도 있고, 등장인물이 자신을 창조한 작가 박경리에게 직접 편지를 띄우기도 한다. 인물을 가운데 두고 각계의 대표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며, 필자 자신을 인물과 동화시켜 고백체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역사학자의 시각에서 인물의 연보(年譜)를 작성하고 연대기적으로 인물의 관계망을 살피기도 하며, 몇몇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상상력을 발휘하여 새로운 소설 쓰기로 나아간 경우도 있다.
이 책은 매년 가을 원주 ‘토지문화관’에서 열리는 ‘박경리문학포럼’의 ‘인물열전’ 발표 원고들을 재구성하여 새로 엮은 것이다. 대학 강단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토지학회 소속 필자들은 박경리문학에 대한 애정과 소명의식으로 다년간 꾸준한 연구·집필 활동을 이어왔다. ‘인물열전’은 ‘박경리문학포럼’ 현장에서 일반 독자들과의 친숙한 만남을 위해 특별히 마련된 순서였다. 그런 만큼 이 책 역시 문학 연구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독자 각자의 해석으로 확장되는 새롭고 폭넓은 독서 경험<토지 인물열전>을 쓴 20인의 박경리문학 연구자들은 등장인물을 이해하는 각자의 독특한 방식을 보여준다. 『토지』라는 작품 안에서 숨 쉬는 각 인물의 인생 역정을 장마다 다양한 양식으로 다시금 톺아본다. 이를 통해 읽는 이들은 스스로 또 다른 독법과 자신만의 자유로운 해석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틀에 박힌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학이 가진 매력이라고 필자들은 강조한다. <인물열전>을 통해 큰 산처럼 품이 넓은 『토지』라는 작품을 저마다의 개성 있는 시각으로 읽는 즐거움을 누려보자.
저자 소개
토지학회 편저지은이(가나다순)
강은모(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강사)
김성수(연세대학교 학부대학 교수)
김승종(전주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
김연숙(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조교수)
문윤희(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문학박사)
박상민(강남대학교 KNU학부대학 조교수)
박은정(한국외국어대학교 KFL학부 강사)
서현주(평택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겸임교수,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강사)
양문규(강릉원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이덕화(평택대학교 명예교수)
이상진(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이승윤(인천대학교 기초교육원 초빙교수)
이인재(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역사문화학과 교수)
이태희(인천대학교 기초교육원 초빙교수)
이호규(동의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
장미영(숙명여자대학교 아시아여성연구원 책임연구교수)
정혜원(박경리문학공원 소장, 숭실사이버대학교 외래교수)
조윤아(가톨릭대학교 학부대학 조교수)
최유희(중앙대학교 다빈치교양대학 조교수)
함정임(동아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

『토지』의 인물 설정과 관련하여, “『토지』는 역사소설을 표방하면서도 역사가 단지 배경으로만 그려지고 있을 뿐, 뚜렷하게 하나의 역사적 사건이 부각되거나 역사적 인물이 조명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작가 박경리는 다음과 같이 응답한다.
“제 소설을 두고 역사를 많이 운운하지만 작가의 입장에서 저는 작품을 쓸 때 미리 어떤 역사적인 사실을 전제해 두고 거기에 개인을 맞추어 넣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저는 역사가도 아니고, 사상가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람 하나하나의 운명, 그리고 그 사람의 현실과의 대결을 통해서 역사가 투영됩니다. 열 사람이면 열 사람, 백 사람이면 백 사람을 모두 이렇게 주인공으로 할 경우 비로소 역사라는 것이 뚜렷이 배경으로서 떠오르게 되지요.”
인물열전의 기획은 여기서부터 출발하였다. 나름의 존재값을 지닌 “사람 하나하나의 운명”, 그들을 중심으로 『토지』를 읽어볼 수는 없을까? 『토지』는 명시적으로 1897년에서 1945년까지를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 안에서 치열한 삶을 살다가 죽어간 인물들의 못다 한 이야기는 무엇일까? 또 이전에 태어나 그 이후에도 살아갈 그들의 운명은 어떤 모습일까? 작품이 준 단서를 토대로 『윤씨부인傳』, 『임이네傳』, 『주갑이傳』을 구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
-<머리말>드라마로 먼저 『토지』의 서사를 접했던 사람들이 소설을 읽으며 당혹스러워하는 부분 중의 하나는 별당아씨의 존재감이 드라마에 비해 매우 미미하다는 사실입니다. (…) 이에 비해 20권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의 원작 소설 『토지』에서 현재진행형인 별당아씨의 목소리는 단 한 번도 들을 수 없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오직 서희와 구천(김환)의 회상 혹은 꿈을 통해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녀에 관련된 모든 정보는 주로 소문을 통해 주변 인물들의 목소리로 제시됩니다. 기억, 꿈, 소문이 갖는 불확실성, 게다가 그조차도 분량이 많지 않다보니 별당아씨의 서사가 소설 속에서 차지하는 물리적 자리는 생각보다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녀에 대한 기억과 행적은 『토지』의 주요 인물인 구천과 서희에게 상처와 치유, 사랑과 자유에 대해 재고해 보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토지』 안에서 존재감은 작지만 강렬한 인상으로 남게 되는 주요 인물 중 한 사람으로 별당아씨를 꼽을 수 있습니다.
-<꽃이 아니라 새(鳥)로 태어날 거요: 별당아씨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