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고고학자가 들려주는 동·서양 아홉 곳의 무덤과 그 무덤을 통해 듣는 역사와 문화 이야기. 역사에 남을만한 업적을 남기거나 큰 권력을 휘둘렀던 인물이 자신의 삶을 후대에까지 전하고자 하는 욕망과 죽고 나서도 그러한 영광의 이야기가 전해지기를 바라는 욕심이 구현된 장소가 무덤일 것이다.
무덤에는 그 무덤에 안치된 인물의 서사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건축과 조각, 언어, 생활상 등 온 역사와 문화가 망라되어 있어 현재의 사람들은 그 과거의 흔적에서 행간을 읽고자 심혈을 기울인다. 이 책은 그런 무덤의 주인공이 전하고자 한 영광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 저변에 얽힌 진짜 역사의 이야기를 아우르고자 한 고고학자의 무덤 기행이다.
고고학자인 저자가 동·서양의 무덤 아홉 곳을 직접 찾아 살펴본 내용을 담았고, 죽은 자를 위한 영혼의 안식처이자 산 자들의 염원과 기원이 담긴 무덤이라는 공간을 통해 세계 여러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흥미롭게 풀어놓았다.
출판사 리뷰
그 시대 문화와 예술의 정수가 구현된
무덤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
이 책에서는 인도의 타지마할, 중국의 진시황릉과 건릉, 한국의 남연군 묘, 베트남의 카이딘 황릉, 터키의 에페소 유적지, 스페인 콜럼버스의 관 등 동·서양 아홉 곳의 무덤을 통해 무덤의 주인공은 물론 그 시대의 역사와 문화까지 두루 살펴본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무덤들은 왕과 왕비, 왕족과 귀족 등 주로 권력층의 무덤인데 분명 그 특수성으로 인한 한계도 있겠지만, 그 시대에 향유했던 문화와 예술이 고도로 정제되어 담겨있어 일반 대중의 무덤과는 또 다른 풍부하고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있기도 하다. 또한 여기서 다루는 무덤들은 어느 것 하나 빼놓지 않고 사랑, 야망, 탐욕, 허무, 열망 등의 생생한 인간의 정서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데, 과거의 흔적으로 남아 고요히 잠든 무덤들에서 그 모든 극렬했던 욕망의 서사를 짚어보는 의미 있는 경험을 독자들에게 선사할 것이다.
무덤, 죽은 자가 아무리 염원해도
결국 산 자가 마무리하는 것!
무덤은 죽은 자의 집이다. 무덤은 사람이 죽은 후 안식을 취하는 곳이라지만 그 어느 공간보다 산 자의 열망이 구현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 시대의 시대정신과 문화에 따라 무덤은 부활을 위한 장소가 되기도 하고, 사후세계를 위한 장소가 되기도 하고, 죽은 자의 부(富)나 권력을 과시하는 상징 혹은 후손의 발복(發福)을 비는 염원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그 모든 의미가 죽은 자가 살았을 때 구축하려 애쓴 것이거나 산 세상에 남은 자가 애도의 마음으로 정성을 쏟은 것이기도 했다. 죽은 자가 생전에 그 어떤 욕망과 욕심을 가졌건, 그것의 마지막을 완성하는 것은 결국 살아서 남겨진 자의 손이라는 것이 생(生)의 아이러니이다. 타지마할은 무덤의 주인 뭄타즈 마할이 아니라 자신의 영원한 사랑을 증명하고자 했던 샤 자한의 집념이라고 할 수 있고, 진시황릉은 열세 살 어린 나이부터 자신의 무덤을 조성하기 시작했던 진시황의 욕망에서 시작되었으나 결국 그 마무리는 아들인 진2세 황제의 손에 의해서였다. 또 우리나라 남연군의 묘는 무덤 주인의 뜻과는 전혀 상관없이 아들인 흥선대원군의 야심에 따라 이리저리 옮겨지고 도굴 될 뻔하는 등 명당으로 옮겼다는 사실이 무색하게 그 무덤 주인의 처지를 생각하면 그토록 처량할 수가 없다. 이 책에서는 한 인물의 종착역으로서가 아니라 또 다른 욕망의 시작점이 되었던 무덤들을 살펴볼 수 있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과거를 상상한다!
고고학자의 무덤 여행
사람들이 강물에 몸을 담그고 목욕재계하는 생생한 일상의 현장 옆에서 죽은 자를 화장하는 연기가 무심히 피어오르고 뼛가루를 흘려보내는 광경이 공존하는 갠지스강의 강렬한 풍경과 순백으로 빛나는 화려하고 경이로운 타지마할 묘의 풍경은 인도의 죽음을 기리는 방식을 생각하면 동시에 떠오르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한 나라에서 이토록 다른 방법으로 죽음을 기리는 것은, 힌두교에서 ‘화장’의 방식으로 죽음을 기린다면 이슬람교에서는 거대한 묘와 건물을 만들어 죽음을 기리기 때문이다. 이처럼 종교, 계층, 나라, 시대 등에 따라 제각각의 이유와 명분으로 죽음을 기리는 장례와 제례의 방식은 다양하다. 고고학자는 그렇게 다양하게 조성된 과거의 흔적에서 시공간을 뛰어넘어 드라마를 상상하는 사람들이다. 이 책의 저자는 고고학자로, 진시황릉이나 측천무후의 건릉처럼 여러 현실적인 이유나 기술적인 문제로 발굴이 늦춰지고 있는 유적을 대하면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호기심에 마음이 조급해진다는 사람이다. 돌 하나, 흙더미 하나 앞에서 시공을 초월해 상상하고 추측하고 연구하는 고고학자들이 발굴한 유적을 통해 우리는 과거를 짐작하고 현재의 우리를 파악하며 미래를 대비한다. 이 책의 저자는 당대의 역사와 문화, 예술이 하나로 집약되어 있는 무덤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또 그 무덤의 주인이 가진 서사(역사)를 흥미롭게 풀어놓는다.
인도는 인구의 80퍼센트 이상이 힌두교도로 그들은 전통적인 화장법으로 장례를 치른다. 육신을 태워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믿음을 가진 이들은 죽음을 '목샤(मोक)' 즉 '해탈'이라고 부른다. 갠지스강에 뿌려지는 것만으로도 해탈에 이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기에 그들은 불타는 주검이 뿌리는 매캐한 연기 속에서도 몸을 씻고 웃고 노래할 수 있다. 인도의 성스러운 강 갠지스강이 흐르는 가장 오래된 도시이자 가장 신성한 도시 바라나시에서는 하루 24시간 내내 화장이 이루어지며 죽음과 삶이 공존한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나라의 시황제. 진시황은 늙지 않고, 죽지 않는 불로불사를 꿈꾸었다. 삶에 대한 집요한 욕망이 오히려 죽음을 재촉하였는지 그는 불과 50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1세, 2세, 3세... 그렇게 1만 세에까지 길이길이 이어질 왕조의 첫 황제라 하여 자신을 시황제라 스스로 칭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왕조는 3대에 단명하고 말았다. 영원불멸의 나라를 꿈꾸었지만 진시황의 진나라가 역사 속에 남긴 흔적은 15년(B.C.221~B.C.206)에 불과하고, 그가 죽고 겨우 3년을 넘기고 패망했다.
'묘(墓)'는 남연군 묘, 김종서 묘, 영규대사 묘 등과 같이 왕족을 비롯한 승려나 일반인들의 무덤을 모두 포함한다. '원(園)'은 왕이나 비의 자리에 오르지 못한 왕의 부모나 왕세자 내외의 무덤이다. '릉(陵)'은 왕과 왕비의 무덤으로 고종이 현륭원을 '융릉'이라 고친 것은 사도세자의 신분이 왕으로 격상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융릉은 조선 왕릉 중에서 능, 원, 묘라는 명칭을 모두 거친 유일한 능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조원창
공주사범대학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공주대학교 대 학원 사학과 문학석사, 상명대학교 대학원 사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원문화재연구원 및 기호문화재연구원 연구실장, 한양대학교 대학원 건축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얼문화유산연구원 원장, (사)국립공주박물관회 이사로 있다. 주요 저서로 『스토리가 있는 사찰, 문화재 1·2』(2014), 『백제 사원유적 탐색』(2014), 『고려사지와 건축고고』(2016), 『건축유적의 발굴과 해석』(2018) 등이 있다. 그 외에 30여 년 동안 공주 공산성 및 마곡사, 부여 무량사지, 서산 해미읍성, 당진읍성, 경주 안계리사지, 평창 월정사, 춘천 중도유적 등의 발굴조사에 직접 참여하였으며 다수의 논문과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목차
책머리에 4
01. 무굴제국 황제의 찬란한 사랑의 증거, 마할의 왕관
-인도 아그라, 타지마할 묘 8
02. 불로불사의 열망도 결국 이곳에서 잠들다
-중국 산시성, 진시황릉과 병마용갱 32
03. 내 비석에 한 글자도 새기지 말라
-중국 산시성, 건릉(첸링) 62
04. 죽어서야 함께한 애처로운 부자의 정
-한국 경기도 화성, 융릉과 건릉 86
05. 독일 상인 오페르트가 도굴을 시도한 무덤
-한국 충남 예산, 남연군 묘 118
06. 춤추는 듯 유려한 백제의 숨결이 느껴지는 무덤
-일본 다카이치, 이시부타이(석무대) 고분 146
07. 멸망하는 왕조의 끝에서 부질없이 빛나다
-베트남 후에, 카이딘 황릉 166
08. 산 자와 죽은 자들의 고대 도시
-터키 에페소 유적지, 네크로폴리스와 히에라폴리스 194
09. 네 명의 왕이 허공에 짊어진 무덤
-스페인 세비야, 세비야 대성당 콜럼버스의 관 218
글을 마무리하며 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