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감사의 마음, ‘큰활자본’으로 더 크게 전하세요
124% 커진 송년 에디션 출간사라져서는 안 될 진짜 이야기 『내 어머니 이야기』의 큰활자본이 출간되었다. 2018년 말 TV 예능 <알쓸신잡>에 소개되며 주목받았던 『내 어머니 이야기』는 김은성 작가가 그린 팔십대 실향민 어머니의 일대기이다. 방송이 나간 직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큰 관심을 받았지만 2014년 완간 이후 절판 상태로 책을 찾는 독자들의 안타까움이 컸었다. 그러던 중 2019년 1월 만화전문출판사 애니북스에서 새로운 편집과 디자인으로 개정판을 출간하며 다시 세상에 나와 독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애니북스의 개정판은 출간 직후 인터넷 서점 판매 1위, 누적 판매부수 14만 부를 달성하는 등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해온 함경도 출신 노모의 굴곡진 일생은 남녀노소 모든 독자층에게 큰 감동을 안겼고, 특히 부모님을 생각나게 한다는 독자평이 쏟아졌다. 평소 만화와 거리가 있는 어르신 독자층에서도 이례적인 반향을 얻었다.
인터넷 서점과 SNS 등에 올라온 수많은 소감 중에 글씨 크기가 작아서 읽기에 어렵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부모님께 책을 선물해드리고 싶은데 보다 편히 읽으실 수 있도록 큰활자본을 내달라는 요청이 출판사로 오기도 했다. 이에 애니북스에서는 큰활자본을 한정 수량으로 제작해 선보이기로 했다. 일반판보다 124% 확대되어 글과 그림이 한결 시원하게 들어온다. 새로운 표지 디자인으로 색다름까지 입혔다.
한정수량으로 제작되는 큰활자본은 전용 케이스에 담긴 ‘송년 에디션’ 세트로만 출시된다. 전용 케이스에는 큰활자본 출간에 부쳐 김은성 작가가 독자들에게 보내는 친필 편지가 인쇄되어 있어 특별함을 더했다. 특별 사은품 <2020년 벽걸이 달력>도 포함되어 있어 다가올 연말연시의 선물로도 손색이 없다. 소중한 분들에게 전하고픈 진짜 이야기의 감동을, 큰활자본으로 더 크게 전해보자.
엄마의 입에서 딸의 손을 거쳐 되살아난
한국 근현대 백 년의 장면들
“나 같은 사람을 그린 것도 만화가 되냐?” 마흔에 처음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딸은 어느 날 문득 엄마가 궁금해진다. 큰 기대 없이 청한 엄마의 과거 이야기는 ‘놀라운’ 것이었다. 타고난 이야기꾼이자 대단한 기억력의 소유자인 엄마의 얘기를 들을수록 엄마의 얘기도 ‘역사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점점 확고해진다. 우리의 역사 중 가장 격동의 시기에 태어나서 자란 평범한 엄마의 생애가 기록되는 것의 가치는 평범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객관적인 역사와 엄마가 체험한 역사는 달랐지만, 두 가지 역사는 어느 외길에서 만나기도 했다. 그렇게 엄마의 팔십대와 딸의 사십대, 꼬박 십 년 세월을 바쳐 완성된 한국 근현대사 백 년의 장면들이 네 권의 만화 속에 놀랄 만큼 생생하게 펼쳐진다.
『내 어머니 이야기』는 총4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일제강점기의 함경도 북청을 배경으로, 당시의 생활상과 유년 시절 어머니(어린시절 호칭은 ‘놋새’)의 집안사가 그려진다. 2부에서는 놋새가 원치 않은 혼인과 동시에 광복을 맞이하고, 이윽고 6·25전쟁으로 인해 피난민이 되어 남한에 정착하기까지의 과정이 실린다. 3부에서는 거제 수용소에서의 피난민 시절을 거쳐 논산에 터를 잡은 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머니 놋새의 삶이 그려진다. 4부에서는 70년대 말 서울에 올라온 뒤의 가족사가 펼쳐지는데, 대학생으로 성장한 딸(작가)의 이야기가 어머니의 이야기와 맞물려 진행된다.
마흔에 처음 만화를 시작한 딸이
꼬박 십 년을 바쳐 완결한 어머니의 삶이야기는 현재의 모녀와 과거 어머니의 기억(삶)이 교차하며 진행된다. 현재의 딸(작가)이 엄마와의 대화를 통해 과거의 기억을 불러오는 식이다. 자그마한 실마리만 있어도 고향을 생각해내는 노모는 놀라운 기억력으로 백 년 전 함경도 마을의 모습을 손에 잡힐 듯 실감나게 되살려낸다. 마을의 동서남북 지리부터 “이씨 성을 가진 40호 정도 되는 집들이 모여 농사를 짓는” 마을의 구성,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일과, 마을 행사와 결혼 등 관혼상제, 명태식해와 명태순대 등 먹거리에 이르기까지 당시의 풍습과 일상이 구체적이고도 생생하게 담겨 있다. 전갑섬 타령 등 북청 민요는 물론 일본을 빗대어 부르던 항일 노래까지 기록돼 있어 당시 사회상을 보여주는 민속지로도 손색이 없다.
개중에는 친가와 외가의 구분 없이 같은 호칭을 사용한다거나 사람이 죽으면 집에 체를 거는 풍습처럼 현대 한국의 독자들에겐 낯선 모습도 있다. 백년이라는 시간 차이는 둘째 치고, 분단으로 인해 이제는 갈 수 없게 된 북녘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대로 잊힐 뻔한 소중한 우리네 과거 모습을 『내 어머니 이야기』는 들려준다.
『내 어머니 이야기』의 백미는 철저히 재현된 함경도 사투리이다. 저자는 십 년에 걸쳐 어머니의 이야기를 녹취하여 이 만화를 그렸는데, 모든 대사와 내레이션에 구술자인 어머니의 입말을 최대한 살렸다. 입에 착 달라붙는 사투리는 함경도 마을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실감나서 독자의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한다. 작가는 녹취 외에도 어머니의 과거 사진과 가족의 편지 등 실제 기록을 이야기의 재료로 적극 활용하여 이야기에 숨결을 불어넣는다.
“우리 모두가 하나의 역사임을
만화로 보여준 정말 위대한 작품입니다.“ _ 소설가 김영하 무엇보다 『내 어머니 이야기』는 개인의 삶이 역사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걸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소중하다. 『내 어머니 이야기』는 농촌 출신 실향민 여성과 그 가족이라는, 가장 약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내고, 위안부로 끌려가지 않기 위해 원하지 않은 혼인을 했다가 6·25전쟁으로 고향을 잃은 어머니의 일생은 한국 근현대사 그 자체이다. 개인의 삶은 거대한 역사 앞에서 가볍게 치부되기 일쑤지만 그 개개인의 삶이 모여서 역사가 된다. 그리하여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재와 삶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이 만화는 보여준다.
놋새, 후쿠도조, 보천개 사램, 동주 임이…
시대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리며 운명을 헤쳐온 우리 엄마, 이복동녀
사라져서는 안 될 내 어머니의 ‘진짜’ 이야기작가 역시 『내 어머니 이야기』를 그리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어머니의 과거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고백한다. 처음 듣는 엄마의 과거 이야기는 그전에 알고 있던 역사와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였고, 엄마의 주관적 체험이지만 이 또한 ‘역사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다다른다. ‘놋새, 후쿠도조, 보천개 사램, 동주 임이, 그리고 우리 엄마, 이복동녀’. 엄마는 시대마다 다르게 호명되며 주어진 운명을 힘껏 헤쳐왔지만, 역사 속에서는 무명씨에 머물렀던 그녀의 삶은 이를 기록하려는 딸의 노력 덕분에 마침내 만화로 세상에서 빛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이자 딸인 김은성 작가는 엄마의 삶을 정리하면서 자신의 삶도 되돌아보게 된다.
『내 어머니 이야기』는 2008년 출판사 새만화책에서 첫 출간되었으나 2014년 4권 완결 이후 절판된 바 있다. 그러다 2018년 12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소설가 김영하의 강력 추천을 받으며 실시간 검색어 1위(온라인 포털과 서점)에 오르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 독자들의 복간 요청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애니북스에서 『내 어머니 이야기』의 개정판을 출간하게 되었다. 기존 판에 있던 오류를 바로잡았고 복간에 관한 소회와 어머니의 근황을 담은 개정판 ‘저자의 말’을 실었다. 개정판 표지는 복간을 기념하여 작가가 새롭게 그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