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심명옥 수필집. 시의 언어를 닮아 있다. 구구절절 설명하려들지 않는다. 절제된 묘사와 담백한 언어가 그의 특장점이다. 그의 글의 소재는 특별한 것에 있는 것이 아니다. 수필에 특별한 경험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일상의 삶을 담고 있지만, 삶의 모습을 어떻게 담을까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어떻게 감정을 절제해야 하는지를 고민한다. 삶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따스하다. 죽음을 말할 때조차도 그의 시선은 깊고 따뜻하다.
출판사 리뷰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그리고 시처럼 읽히는 수필의 힘
심명옥의 수필집 『금요일 오후잖아요』는 시의 언어를 닮아 있다. 구구절절 설명하려들지 않는다. 절제된 묘사와 담백한 언어가 그의 특장점이다. 그의 글의 소재는 특별한 것에 있는 것이 아니다. 수필에 특별한 경험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일상의 삶을 담고 있지만, 삶의 모습을 어떻게 담을까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어떻게 감정을 절제해야 하는지를 고민한다. 삶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따스하다. “나무 냉장고에 환한 꽃등으로 매달린 저기 저 마음을 뚝 따 보낼 이 어디 있나. 오늘도 그리운 이름 하나 더 찾으려 두릿거린다.(「감 익는 마당」)”, “꿈꾸는 날들에 항상 꽃이 피어나요. 어느 날일지는 모르겠어요. 시간이 좀 더 지나면 타샤처럼 자유롭게 살고 있겠지요. 흙 묻은 손으로 이마의 땀을 닦아내며 ‘지금이 제일 행복해요.’라고 말하며 웃고 있을래요.(「꽃이라면 다 좋아요」)”라는 대목들은 삶을 바라보는 작가의 따스한 시선이 느껴져서 읽는 이의 마음까지 따뜻해지게 한다. 죽음을 말할 때조차도 그의 시선은 깊고 따뜻하다.
평범한 일상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 비유와 절제, 담백한 묘사가 주는 울림
“사서 먹는 감보다 백배는 더 맛있다고 좋아하던 어머니는 신장암을 앓고 난 뒤에는 아예 가져오지 말라 하셨다. 신장에 무리를 준다는 소리에 딱 끊으면서도, 어머니는 매년 감은 잘 달렸더냐 물으며 아쉬움을 달래셨다. 시어머니는, 넌지시 다시 가져다 드린 감을 두 해 더 드시고 떠났다.(「감 익는 마당」)” “청력이 끝까지 살아 있다는 말을 믿고, 조용히 어머니 한쪽 귀에 이어폰을 꽂아 드렸다. 나머지 한쪽은 내 귀에 꽂았다. 그리곤 산울림의 노래 ‘그대 떠나는 날에 비가 오는가’를 같이 들었다. 애달픈 시간은 그렇게 흘렀고, 두고두고 기억할 거라는 내 고백을 어머니가 잘 안고 가셨으리라 믿는다.(「그대 떠나는 날에 비가 오는가」)”라는 구절들은 절제된 감정이 우리 가슴에 훨씬 더 큰 슬픔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감정의 언어가 배제된 담백한 묘사가 오히려 울컥하다. ‘색 바래고 바싹 마른 겉모양에 한때는 푸르렀던 시간을 박제해’ 놓은 시래기에서 찾아낸 삶의 모습은 절절하다. 설명하지 않고 비유와 묘사를 통해 독자가 직접 느끼게 한다. 심명옥 수필의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사내는 천 원짜리를 깨끗이 모아 영정 사진 밑에 엄청 쌓아놓았다. 자식들이 사내를 배웅하는 동안 손님들이 고스톱을 칠 용도란다. 울컥 올라오는 감정을 오지랖이라고 에둘러 표현하면서도 셋째의 눈가엔 어느새 눈물이 맺힌다.
우리 집 마당은 길고양이들의 쉼터나 마찬가지였다. 캣맘이나 캣대디처럼 일일이 찾아다니며 보살피지는 못하지만 마당 정도는 기꺼이 양보했다. 해가 잘 들어서 그런지 고양이들이 우리 집 마당을 좋아했다. 덩달아 나도 까맣거나 회색이거나 갈색이거나 줄무늬거나, 색깔도 덩치도 다른 녀석들이 마당에서 거니는 모습을 보는 게 좋았다. 슬쩍 깔아놓은 방석 위에서 해바라기를 하거나 오수를 즐기고 가는 모습이 귀여웠다. 내놓은 먹이를 먹고 가면 안심이 됐고, 비쩍 마른 고양이가 다녀가면 안타까웠다.
사람 사이의 관계 맺음도 어쩌면 풀만 무성히 자라는 맨땅을 가꾸는 일과 같다. 돌을 골라내고 거친 흙을 매만지며 꽃을 심어 피워내는 일이 좋다. 땀을 뻘뻘 흘리며 괜한 짓을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은 잠시, 해마다 피어나는 꽃을 보며 환히 웃는 것처럼, 사람 사이에서 피어나는 꽃을 보며 마음이 밝아질 때가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심명옥
-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안산여성문학회 회원-『경기문학』 수필 등단-『에세이문학』 초회 추천- 제3회 전국성호문학상 신인상 수필 부문 수상- 제2회 경기수필 공모전 우수상 수상- 제2회 길 위의 꿈 여행수필상 소풍상 수상instagram.com/mog_sim blog.naver.com/oggusul
목차
수필집을 엮으며
마당 하나, 작은 새 이야기
봄이 오는 마당에서 | 나의 정월대보름 이야기 | 작은 새 이야기 | 언니 얼굴이 봄이다 | 다이어리 | 침입자들 | 장롱의 추억 | 다시 아이들 앞으로 | 아버지의 밥그릇 | 미디어 아트에 반하다 | 너에게 가는 길에는 | 사총사 | 봄날이 간다
마당 둘, 그해 여름
모내는 날 | 자두 | 그해 여름 | 은잔화를 옮겨 심으며 | 이중주 | 소소원 연가 | 꽃이 핀다, 활짝 | 넌 어떤 기억을 가져갈래? | 아주 특별한 그림, ‘그날에’ | 흔하디흔한 명옥 | 그대 떠나는 날에 비가 오는가 | 큰 나무 그늘 | 꽃이라면 다 좋아요
마당 셋, 금요일 오후잖아요
손 | 금요일 오후잖아요 | 카디건의 전언 | 원숭이 꽃신 | 너 같은 딸 하나 | 아름다운 이별 | 질투도 사랑이다 | 당신 참 예쁘다 | 사랑도 파나요? | 꼭두의 노래 | 네 마음속 번지수 | ?지금은 제2 성장기 | 당신의 기억은 안전한가요
마당 넷, 감 익는 마당
시래기를 만들며 | 엄마의 꽃밭 | 감 익는 마당 | 사랑은 장작불을 타고 | 외투 입혀 주는 남자 | 이젠 편하게 기대 | 전단지를 든 남자 | 크리스마스 단상 | 망상교향곡 | 인사동에서 | 이별 후愛 | 마른 꽃잎을 정리하며 | 발길 닿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추천의 글 | 시처럼 읽히는 수필의 힘 - 박상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