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까막딱따구리와 2년 동안의 만남을 기록한 번식 생태 관찰일기이자, 그 숲에 둥지를 튼 새들의 치열한 삶을 보여 주는 자연 다큐멘터리. 자신도 자연의 한자락으로 스며들어 자연이 허용하는 공간과 조건 안에서 숲에 사는 생명들을 모질게 관찰하는 저자는, 까막딱따구리 숲에서 저들이 사랑하고 다투며 살아내는 치열한 삶의 모습을 마치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한 350여 컷의 사진과 저자만의 감성적인 필체로 전해 준다.
출판사 리뷰
까막딱따구리와 2년 동안의 만남을 기록한 번식 생태 관찰일기이자,
그 숲에 둥지를 튼 새들의 치열한 삶을 보여 주는 자연 다큐멘터리큰오색딱따구리와의 소중한 인연을 시작으로 지난 5년 동안 새들의 번식 일정에 동행하고 있는 김성호 선생님의 세 번째 이야기는, 강원도 화천의 작은 은사시나무 숲에 깃들어 사는 새들과 까막딱따구리가 그 주인공이다. 까막딱따구리는 온몸을 검은 깃털로 감싸고 머리 위 깃털만을 붉은색으로 물들인 멋쟁이 새로,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딱따구리 중 가장 크다는 이유 말고도 그저 외모에서 풍기는 포스가 여간 아니다. 숲이 잘 발달한 곳이면 우리나라 어디에서든 서식할 수 있는 새이지만, 이들이 살아낼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든 탓에 이제는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실정이다. 저자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딱따구리들과의 만남을 이어가면서도 까막딱따구리와의 만남을 맨 마지막으로 미룬 것은 까막딱따구리에 대한 예의였다고 말한다. 어느 노부부가 젊은 날 들어와 버섯을 재배하기 위해 일군 은사시나무 숲의 나무들이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쓰러지고 일부는 베어지면서 절로 새들이 깃들어 살기 적당한 숲을 조성하게 된 곳에서 까막딱따구리와의 생애 첫 만남이 이루어졌다.
저자는 2년에 걸쳐 까막딱따구리를 만나면서 그들을 보며 웃고, 울고, 번민하게 된다. 몸길이가 50센티미터쯤 되는 까막딱따구리의 한살이가 인간의 삶 못지않게 역동적이기 때문이다. 은사시나무에 둥지를 틀고,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아, 품고, 부화시키고, 먹이를 날라 먹이며 어린 새를 키우고, 둥지에서 떠나보내 독립시키는 번식 과정의 큰 틀은 여느 새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저자가 오랜 시간 모질게 이들을 지켜보는 이유는 이러한 과정이 새들마다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알고 싶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까막딱따구리는 둥지를 틀 때면 털이 잘 빠지도록 몸속 호르몬이 절로 분비된다고 한다. 사람은 추위에 그들의 털을 빌려 보온을 하는데 그들은 털보다 더 따뜻한 맨살로 제 알을 품기 위함이란다. 먹이를 배 속에 담아와 새끼를 기르는 과정에서는 어미 새의 역할이 급격히 줄어들더니 급기야 아예 나타나지 않아 아빠 새가 오롯이 새끼들을 키워내고 이소까지 시킨다. 이 과정은 수컷이 부화된 새끼를 돌보는 ‘가시고기’를 떠올리게도 한다. 이렇듯 까막딱다구리의 번식 과정을 하나도 빠짐없이 고스란히 옮겨 놓은 《까막딱따구리 숲》을 읽다 보면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자연의 속살을 엿보는 느낌’이라고 추천의 글을 써 주신 박진영 선생님의 마음에 공감하게 된다.
때로는 치열하고 때로는 눈물겨운 저들만의 세상,
그 숲엔 새들이 살고 있다.까막딱따구리가 둥지를 튼 은사시나무 숲은 사람이 자신의 생업을 위해 조성한 작은 숲이다. 세월이 흘러 바특하게 심었던 은사시나무들이 더러는 저절로 쓰러지기도 하고 더러는 베어내면서 숲 공간이 널러지자 재질이 무른 은사시나무에는 딱따구리들이 둥지를 틀기 시작했다. 오색딱따구리 둥지를 리모델링해 사용했던 동고비가 있었듯이 나무 위에 지은 딱따구리 둥지는 새들뿐만이 아니라 다람쥐 같은 동물들도 탐을 내는 멋진 주택이다. 이미 까막딱따구리가 알을 품는 둥지를 노리는 원앙과 파랑새가 있는가 하면, 한 둥지에 여러 개체의 원앙이 드나들며 알을 낳기도 하고, 자신의 알이 부화한 둥지를 지키기 위해 이웃에 사는 새들의 동선까지 예민하게 간섭하며 파랑새와 공중전을 불사하는 호반새도 있다. 물론 큰 덩치와 매서운 성격 덕(?)에 다른 새들의 방해를 전혀 받지 없으며 새끼를 길러내는 소쩍새와 큰소쩍새도 그 숲에 있다. 다람쥐는 새끼를 입에 물고서 보금자리를 옮기고, 천연기념물 하늘다람쥐까지 나와 날아다니면 움막 속에 숨어든 저자조차 정신이 하나도 없을 지경인 그들만의 숲이다.
저자가 ‘이렇게 숲을 조성하면 우리나라의 딱따구리를 한곳에서 모두 볼 수 있는 꿈에 그리던 숲’이라 표현할 만큼 튼실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생각한 숲임에도 이곳도 주택난은 심각한 지경이다. 소쩍새가 새끼를 길러 나간 둥지에 불과 한나절 만에 원앙이 새로 들어와 둥지를 틀고, 원앙의 어린 새들이 떠난 둥지에 다음날로 다른 원앙이 알을 낳으러 들락거린다. 그런데 사람이 다소 불편하다는 이유로 전국의 숲에 있는 은사시나무가 베어지고 있다.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그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조금만 양보하자고 저자는 간곡히 부탁한다. 우리나라 어느 숲에 가든 강원도 화천의 은사시나무 숲에서처럼 때로는 치열하게, 때로는 눈물겹게 저들만의 세상을 꾸리며 살아가는 생명들이 살아 숨 쉬는 진정한 숲을 만날 수 있도록 말이다.
자신의 간섭을 세상이 문제 삼기를 바라는 건,
까막딱따구리를 이 땅에서 지켜내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다. 자신도 자연의 한자락으로 스며들어 자연이 허용하는 공간과 조건 안에서 숲에 사는 생명들을 모질게 관찰하는 저자는, 까막딱따구리 숲에서 저들이 사랑하고 다투며 살아내는 치열한 삶의 모습을 마치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한 350여 컷의 사진과 저자만의 감성적인 필체로 전해 준다. 저자는 이번 까막딱따구리 번식 생태를 관찰하면서 귀한 깨달음을 하나 얻었다고 한다. ‘직접 보았다고 하더라도 본 것이 전부가 아니며, 본 것이 전부라 믿고 서둘러 판단하는 것은 관찰의 세계에서는 오류가 되고 일상에서는 오해가 된다’는 것이다. 첫해 관찰에서 어린 새의 이소시기를 잘못 판단하여 어린 새의 이소 모습을 놓치고 얻은 아픈 깨달음이다. 그런데 그런 경험을 또 한차례하게 된다. 다친 어린 새를 다시 둥지에 넣어 주려 일명 ‘바가지 차’를 타고 올라간 까막딱따구리 둥지 앞에서 숲을 내려다보니, 지난 2년 동안 저자 자신이 까막딱따구리를 관찰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지독한 관찰광 저자를 내려다보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자연을 대함에 있어 인간 위주가 아니라 지독히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더불어 후에 저자는 그 순간 까막딱따구리 어린 새들에게 한 자신의 간섭이 세상에서 논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로 인해 자신이 어떤 제재를 받게 된다고 해도 이러한 논란이 이 땅에서 사라져가는 딱따구리들을 지켜내기 위해 사람들이 무엇인가 하는 작은 계기가 된다면 기꺼이 감수할 수 있겠노라고 했다. 그래서 자꾸 줄어드는 저들의 세상이 더는 줄어들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책과 함께 세상에 펼쳐 놓았다.

자연에는 다시 보여주기가 없습니다. 지나가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번식 일정에 동행하며 지독스럽다 할 정도로 몰입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러니 그 아쉬움이 다시 채워질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숲을 바로 떠나지는 못하겠습니다.
호반새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합니다. 까막딱따구리가 가장 취약한 순간은 둥지에 들어가기 위해 고개를 안으로 넣어 사주경계가 불가능할 때입니다. 매복하고 있다가 그 허점의 순간을 노리는 것까지는 좋은데 둥지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을 때도 공격을 개시합니다. 하지만 교병필패驕兵必敗라는 말이 있습니다. 교만하면 반드시 집니다. 둥지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수컷을 향해 돌진하던 호반새가 수컷의 부리에 정확히 찍혀 잡히고 맙니다. 까막딱따구리 수컷이 호반새를 마구 흔들어댑니다. 둥지 입구에다 메치기도 하고 아예 둥지 안으로 끌고 들어가려 합니다.
작가 소개
저자 : 김성호
자연에 깃들인 생명체에 대한 사랑에 이끌려 휘문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연세대학교 생물학과에 진학하였으며, 졸업 후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91년, 서남대학교 생물학과 교수가 된 뒤 본격적으로 지리산과 섬진강이 품은 생명에 특별한 시선을 두기 시작합니다. 식물생리학을 전공했지만, 새에 대한 각별한 사랑과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큰오색딱따구리의 육아일기> <동고비와 함께한 80일> <까막딱따구리 숲> <바쁘다 바빠 숲새의 생활>을 펴냅니다. <동고비와 함께한 80일>과 <까막딱따구리 숲>은 하루 종일 새에서 단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기 위해 학교를 휴직까지 하며 쓴 책입니다.그 밖에 지은 책으로 <나의 생명수업> <어여쁜 각시붕어야> <마을 뒷산에 옹달샘이 있어요> <관찰한다는 것> 등이 있으며, 어느 책에서든 과학자 특유의 예리하고 끈질긴 관찰력과 생명을 향한 감출 수 없는 사랑이 곳곳에 묻어납니다. 그동안 가슴에 품은 새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함께 나누고자 이 책 <우리 새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쓰게 되었습니다.2013년부터는 서남대학교 의과대학 기초의학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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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딱따구리를 만나러 가는 길에 _늦은 둥지 _여름 철새의 입성 _부화 _둥지 밖으로 흔들리는 꼬리 _둥지의 변화 _엄마 새는 보이지 않고 _어린 새의 노란 부리 _일찍 터뜨린 샴페인 _희망의 둥지 _숲을 떠나며
다시 찾은 은사시나무 숲 _짝짓기 _숲 속 작은 나의 집 _깃털마저 뽑아 버리며 준비하는 알 품기 _까막딱따구리와 원앙의 숙명 _까막딱따구리의 산란 _24시간 비지 않는 둥지 _4번 교대의 변화와 부화 _숲에서 쫓겨나는 암컷 _어린 원앙 10남매의 둥지 떠나기 _오지 않는 엄마 새 _까막딱따구리 어린 새 하나의 죽음 _어린 새를 떠나보내는 마음 _둥지를 나선 어린 새 암컷 _아픔의 둥지 _은사시나무 숲 그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