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이씨 장편소설. 열두 살 어린아이를 내면에 가둔 채 어른이 되어 버린 김 씨. 열두 살 기억에 멈추었던 그의 시계가 "첫눈이라도 내릴 듯 검은 구름이 낮게 가라앉은 십일월 하순, 저녁 여섯 시 반 무렵" 어느 오피스텔 앞에서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김 씨는 오랜 세월 쌓았던 두터운 담을 허물고 세상으로 다시 나온다. 두렵고 내키지 않는 일이지만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춘자를 만난다.
춘자 삶 언저리에 발을 걸친 김 씨는 야금야금 자리를 넓혀 결국 마음을 훔치고, 그녀를 나락으로 밀어 넣으려 음모를 꾸미는데…….
출판사 리뷰
- 이 세상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싶었던 사람 이야기
열두 살 어린 시절 가슴에 찍힌 화인火印을 끌어안고 사는 김 씨는 이 세상에서 하느님을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원했던 사람이다.
춘자는 가난하고, 배움도 짧고, 호떡 장사로 먹고사는 보잘것없는 사람이지만, 베풀고, 나누고, 보듬고, 이웃을 사랑한다. 마음은 충만하고 늘 행복해하며 하느님께 의탁한 삶을 살고 있다. 그렇지만 김 씨는 가혹하다. 온전한 믿음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 끊임없이 묻고 있다.
깊은 절망 속에서도 원수 같은 사람을 용서할 수 있는가? 죽은 다음에 하늘나라에 들겠다는 바람도 없이 아무 대가도 없는 사랑을 베풀 수 있는가?
김 씨는 춘자가 스스로를 가둔 껍질을 벗고 나비가 되어 훨훨 날기를 바란다. 춘자가 나비가 될 수 있다면 더 자라기를 거부하고 옹골차게 버티고 있는 어린아이도 마흔 살 김 씨에게 작별 인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춘자가 흘린 눈물에 김 씨 화인도 씻길 것이기에…….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씨
이 소설은 이 씨가 썼다.우리글 띄어쓰기는 꽤 까다롭다. 한 예로 ‘이씨’와 ‘이 씨’는 의미가 다르다. 그 차이를 단순하게 정의하면 전자는 무리, 후자는 개체다.이씨 속에서 이 씨로 살아가는 것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 쉽고 편안함이 추구하는 삶의 전부가 아닐뿐더러, 무리에 매몰되면 개체의 존재가 무의미해지기도 한다. 조화를 이루는 일은 주체가 무엇이든 쉽지 않은 일이다.이 씨는 문예지를 통해 필명을 얻은 적이 있지만 글솜씨도, 치열함도 적어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름은커녕 그 사실을 말하는 것조차 민망하다. 그러면서도 글쓰기를 이어 가는 것은 그게 이 씨로 사는 한 방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