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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지침서
아고라 | 부모님 | 2011.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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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두 살짜리 아들을 둔 평범한 샐러리맨, 양보. 그가 어느 날, 이렇게 선언한다. “나 이혼할래!” 그러나 이혼의 길은 멀고도 멀다. 그때 그의 앞에 나타난 『이혼 지침서』! ‘한 번만 읽으면 90퍼센트는 이혼에 성공할 수 있다’는데……. 이제 그는 무사히 이혼할 수 있을까?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작가, 쑤퉁의 중편집. \'20세기 중국 문학 베스트 100\', 중국 대학생들이 뽑은 \'가장 잠재력 있는 작가\'에 선정된 쑤퉁의 소설과 만난다. 이 책에는 장예모가 감독하고 공리가 주연한 영화 <홍등>의 원작 \'처첩성군\', 표제작인 \'이혼지침서\', 전쟁터에서 만난 바보 소년과 떠돌이 소녀의 사랑을 담은 \'등불 세 개\'의 세 작품이 실려 있다.

  출판사 리뷰

“이혼은 바로 삶이자 죽음이에요!”
이혼이 지상 최대의 과제가 된 한 남자의
멜랑콜리 요절복통 이혼 수행기

중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쑤퉁의 문학을 만난다!


중국의 대표 작가인 쑤퉁(蘇童)의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쑤퉁은 현재 중국 문단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다.
중국 문학은 공산주의 체제하에서 수십 년간 억압받다가 1970년대 말, 80년대 초부터 되살아났고, 8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성숙하기 시작했다. 1983년에 등단한 쑤퉁은 같은 해에 작품 활동을 시작한 위화(余華, 『허삼관 매혈기』의 저자)와 함께 중국 문단을 이끄는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중국 제3세대 문학의 대표자’로 불리며 중국 문학의 발전을 이루었고, 90년대 이후 자신의 작품 세계를 더더욱 성숙시켜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다. 《아주주간》이 중국, 홍콩, 대만의 문학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20세기 중국 문학 베스트 100’을 발표했을 때는, 그의 작품이 당당히 선정되어 쑤퉁이 루쉰(魯迅)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대가임이 입증되었다. 쑤퉁은 중국 내에서는 명실상부한 중국의 대표 소설가로서 위화보다 한 단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 네덜란드, 덴마크 등지에서도 작품을 출간해 호평을 받았다. 아직 중국의 문학작품이 많이 소개되지 않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과 유럽에서는 모옌(莫言,『붉은 수수밭』의 저자)-쑤퉁-위화를 삼두마차로 기억하며 그 작품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쑤퉁은 우리나라에서도 중국 문학 전공자들에게는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1991년 장이모우(張藝謨) 감독이 그의 작품 「처첩성군」을 〈홍등〉으로 영화화한 후에는 많은 이들이 중국어 원본을 구해 읽으려 했고, 엉성하게 번역한 해적판이 나돌기도 했다.

기발한 발상과 넘치는 해학, 그리고 인간과 삶에 대한 진정성

『이혼 지침서』는 쑤퉁의 문학을 국내 최초로 정식 계약, 소개하는 책으로, 그의 대표작 세 편이 담겨 있다. 네 명의 처첩을 둔 천씨 가문을 무대로 축첩제도의 현실과 그 속에서의 여성의 정체성의 변화를 담은 「처첩성군(妻妾成群)」, 이혼을 매개로 하여 무기력한 현대인의 자화상을 그린 「이혼 지침서(離婚指南)」, 전쟁터가 된 마을에서 바보 소년과 떠돌이 소녀가 나눈 짧은 사랑을 서정적이면서도 우스꽝스럽게 풀어낸 「등불 세 개(三盞燈)」가 수록되어 있다.
쑤퉁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현실에 대한 비판 정신과 사회성을 겸비하고 있으면서도, 강한 정치성이나 국수주의적 성격에서 벗어나 개인들의 일상, 약자들의 삶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집안이 몰락하여 중늙은이의 첩이 된 「처첩성군」의 여주인공, 가정과 사회 어디에서도 설 곳을 찾지 못하는 「이혼 지침서」의 소시민, 「등불 세 개」의 부모 없는 바보 등 그의 소설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모자라고, 기댈 곳 없는 존재들이다. 다른 등장인물들 또한 첩, 동성애자, 먹고살기 위해 학문적 신념을 버린 수박 장수, 조직의 부속물인 회사원, ‘가정’이라는 허울 아래에서 존재가치를 찾을 수밖에 없는 주부, 이름 없는 병사 등 모두 평범하고 소외된 자들이다. 또한 쑤퉁은 항상 역사적 배경을 차용하고 있으면서도, 결코 시대 상황과 사건에 대해 설교를 늘어놓거나, 이데올로기를 강요하지 않는다.
그는 다만 개성 있는 캐릭터, 생동감 넘치는 묘사, 강렬하고 아름다운 이미지 속에 어디선가 있었을 법하고 누구에게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때로는 서정적이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풀어내 더 큰 진정성을 획득하고 있을 뿐이다. 그의 작품들이 국가와 민족을 뛰어넘는 보편성을 획득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거기에 덧붙여 탄탄한 구성력 위에 기발한 발상, 넘치는 해학으로 가득한 그의 작품들은, 우리에게 ‘이야기’가 가질 수 있는 최고치의 재미와 상상력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이 책, 『이혼 지침서』는 쑤퉁의 대표작들 가운데에서 우리 독자들이 가장 매력을 느낄 만한 세 작품을 선별해서 엮은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의 출간을 통해 독자들은 쑤퉁 문학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며, 한국에서 중국 문학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한층 높아지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쑤퉁의 다른 대표 작품들은 이후 도서출판 아고라에서 계속 출간될 예정이다.

줄거리

「처첩성군(妻妾成群)」(1989년 작)
여주인공 쑹렌은 열아홉 살 나던 해, 아버지가 부도를 내고 자살하는 바람에 천줘첸의 넷째 부인으로 들어오게 된다. 쉰 살의 중늙은이인 천줘첸에게는 쑹렌 말고도 부인과 두 명의 첩이 있었다. 불경을 읽는 것으로 외로움을 달래는 한편 정실의 권위로 첩들을 호령하려는 본부인 위루, 앞에서는 웃고 뒤로는 다른 첩들에 대한 모함과 비방을 일삼는 줘윈, 경극 배우 출신으로 남몰래 간통을 하고 있는 메이산, 그리고 대학을 다니던 신여성에서 애교스러운 첩으로 변신한 쑹렌. 이 네 명의 여인들이 밤이면 천줘첸이 누구의 처소로 가나, 누가 더 천줘첸의 총애를 받는지를 두고 암투를 벌이게 된다.
그러나 천줘첸은 너무 늙어 성행위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몸으로, 여인들의 등쌀에 괴로울 뿐이다. 여자의 힘을 빌려 남성의 능력을 회복해보려 안간힘을 쓰지만, 자신을 두고 다투는 아내들이 두렵고 귀찮을 뿐인 그 역시 나약하고 무능력한 존재였던 것.
그 속에서 기민하고 도도했던 쑹렌은 점점 천줘첸과의 하룻밤을 구걸하는 신세로 전락하고, 결국 자신이 노리개에 불과함을 깨닫게 된다. 그녀는 천줘첸의 큰아들 페이푸와 연정을 나누지만, 소심한데다 동성애자인 그에게서 탈출구를 찾을 수 없음을 알고 절망한다. 그 와중에 메이산이 간통 사실을 들켜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 장면을 목격한 쑹렌은 미쳐버리는데…….

「이혼 지침서(離婚指南)」(1991년 작)
두 살짜리 아들을 둔 양보는 현대 중국의 평범한 가장이다. 그가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이렇게 선언한다. “나, 이혼할래.” 여기저기 똥오줌만 싸질러놓는 아들, 교양이라곤 눈꼽만큼도 없고 혐오스럽기만 한 아내에게서 벗어나 새 삶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남의 눈’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아내는 이혼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녀는 양보가 도저히 마련할 수 없는 높은 위자료를 요구하고, 양보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어린 시절의 친구이자 고리대금업자인 다터우를 찾아갔다가 모욕을 당한다. 어쨌든 배금주의자 다터우에게 자존심을 팔아 돈을 꾸지만, 양보에게 돌아온 것은 이혼의 성공이 아니라 처남들의 매질뿐이다. 결코 이혼할 수 없다며 온갖 방법으로 양보를 압박하는 아내와 “봄이 되기 전에 이혼하라”며 닦달하는 기괴한 정부 위츙 사이에서, 양보는 이혼할 힘이 전혀 없다.
양보는 자신의 우상인 철학 강사 라오진을 찾아가는데, 라오진은 “이제 철학적 탐구는 하지 않는다”며 거리에서 수박을 팔고 있다. 그가 신념과 학문을 버린 데 대해 실망하는 양보에게, 라오진은 “사상보다 생존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한 술 더 떠 속임수를 써서 이혼하라고 음모를 가르친다. 그는 자신이 쓴 『이혼 지침서』를 권하며, 한 번만 읽으면 90퍼센트는 이혼에 성공할 수 있고, 이혼하는 사람에게는 20퍼센트 할인해서 팔겠다고 하지만, 양보는 고개를 젓는다. 그 와중에 양보는 회사에서도 보너스를 깎이고, 기차역, 전차 안, 목욕탕 등 가는 곳 어디에서나 무시 받고 수난을 당한다. 전형적인 소시민인 그는 이혼뿐 아니라 그 무엇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것. 과연 언젠가 그는 이혼을 할 수 있을까?

「등불 세 개(三盞燈)」(1994년 작)
내전이 일어나 모두가 피난을 떠난 마을, 잃어버린 오리들을 찾느라 마을에 남은 오리치기 비엔진은 강에서 배 한 척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 배 안에서 다 죽어가는 중년 부인과 그녀를 돌보는 소녀 샤오완을 만나게 된다. 어디서 왔는지 모를 이 배는 항상 등불 세 개를 켜놓아야 한다고 해서 더욱 궁금증을 더한다. 어리숙해서 항상 바보라는 놀림을 받는 비엔진과 당돌하고 사나운 샤오완은 텅 빈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배의 등을 밝힐 기름과 오리에게 먹일 미꾸라지를 바꾸는 것을 계기로 친해진다. 그리고 비엔진은 소녀에게 군인이 다가왔을 때 흰 천을 흔들어 민간인임을 알리는 방법 등을 배우면서, 점점 애틋한 감정을 갖게 된다.
그러다 결국 이 마을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요행히 살아남은 비엔진은 전쟁의 참화를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왜 소녀의 배가 전투가 벌어지는 곳을 계속 따라다녔는지, 왜 등불 세 개를 계속 켜놓았는지 알게 되지만, 이미 소녀는 이 세상에 없다. 비엔진은 전쟁이 없는 좋은 곳을 향해, 그러나 그곳이 어디인지 모른 채 배를 흘려보내고, 그 배를 찾아 영원히 떠돌게 된다.

추천평

쑤퉁은 위화와 더불어 현재 중국 문단의 핵심 세대를 대표하는 소설가이다. 그의 소설은 비평가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을 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도 널리 사랑받는 드문 예에 속한다. 그러니 그의 소설이 영화의 원작으로 즐겨 채택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중편소설 「처첩성군」을 원작으로 하여 장이모우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영화 <홍등>은 세계적으로 수많은 관객들을 매혹시켰는데, 학술계나 언론계에서 ‘오늘날 중국이란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데 빈번히 주요 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원작 소설에 훨씬 못 미친다. 소설 읽기가 영화 보기보다 공이 드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 대신 그것이 가능케 하는 성찰은 더욱더 깊고 풍부한 것이다.
중국에서 수십 년간 억압받아온 ‘문학’이 되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말, 80년대 초부터였고, 본격적인 발전과 성숙은 80년대 중반 ‘뿌리 찾기 문학’, ‘선봉파 문학’, ‘신사실 소설’ 들을 통해 이루어졌다. 80년대에 그 중심에 서서 문학 활동을 시작한 쑤퉁은 90년대 이후 자신의 문학 세계의 넓이와 깊이를 한층 더해가며 중국 문학이 세계 문학의 반열에 당당히 올랐음을 힘있게 증명해왔다. 그의 소설은 삶의 부조리를 특유의 아이러니를 통해 통렬히 드러내는 데 놀라운 솜씨를 발휘하거니와, 이번에 번역 소개되는 「처첩성군」「이혼 지침서」「등불 세 개」의 세 작품은 쑤퉁의 그 놀라운 솜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 작품들의 번역 소개가 한국 문학에 대해서도 유익한 자양분의 역할을 하리라 기대된다.
_성민엽 (문학평론가, 서울대 중문과 교수)

  작가 소개

저자 : 쑤퉁 (蘇童)
1963년에 중국에서 태어나 1984년 베이징사범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했다. 1983년 단편 「여덟 번째 동상」으로 등단한 후, 중국 현대 문단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현재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그는, 평단의 인정과 대중들의 사랑을 모두 받고 있다. 장쑤문학예술상, 충칭문학상, 소설월보 백화상, 상하이문학상, 타이완 연합보 대륙단편소설추천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그의 작품들은 중국과 홍콩, 대만뿐 아니라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 네덜란드, 덴마크 등에도 번역, 출판되었다. 또한 홍콩의 《아주주간》이 ‘20세기 중국 문학 베스트 100’을 발표했을 때는, 그의 중편 「처첩성군」이 31위에 선정되어 76위의 『사람아 아, 사람아!』(다이허우잉 지음), 96위의 『살아간다는 것』(위화 지음) 등과 함께 이름을 빛냈다.

그의 작품들은 영화로도 여러 번 제작되었다. 그 중 장이모우가 감독하고 공리가 출연해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탄 〈홍등〉은 「처첩성군」을, 중국 여성영화의 대표작으로 일컬어지는 〈홍분〉은 「홍분」을, 장쯔이가 주연을 맡은 〈재스민 꽃이 피다〉는 「부녀생활」을 극화한 것이다.

역자 : 김택규
1971년에 인천에서 태어났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한 후 동대학원에서 중국 현대시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중국 인문학 분야의 다양한 양서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연인아, 연인아』『사흘만 걸을 수 있다면』『죽은 불 다시 살아나』『영국 연인』 등이 있다.

  목차

처첩성군
이혼 지침서
등불 세 개

옮긴이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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