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불교가 이 땅에 들어온 지 대략 1,700년이 흘렀다. 그간 불교는 신앙으로, 왕권의 버팀목으로 혹은 호국의 방패로 우리 역사의 영욕을 함께했다. 그런 만큼 불교를 빼놓고는 한국사를 이야기할 수 없다. 비단 역사만이 아니다. 지금도 쓰이는 '이판사판'이니 '야단법석'이니 하는 말에서 보듯 불교문화는 알게 모르게 우리 곁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불교를 잘 모른다. 2011년 현재 불교 종단 수는 265개,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만 조계종을 비롯해 20여 종단이 소속되어 있지만 그렇다. 이들 종단이 어디서 유래했고, 그 진체는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이는 드물다. 지금 우리가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는지 알려면 역사를 아는 게 필수다. 불교를, 불교사를 이해해야 할 이유다. 그런 점에서 한국 불교의 1,700년을 정리한 이 책은 반갑고 귀하다.
출판사 리뷰
고구려에서 20세기까지, 대덕의 사상에서 명찰의 문화까지
한국 불교 1700년의 흐름과 진수를 한눈에
불교가 이 땅에 들어온 지 대략 1,700년이 흘렀다. 그간 불교는 신앙으로, 왕권의 버팀목으로 혹은 호국의 방패로 우리 역사의 영욕을 함께했다. 그런 만큼 불교를 빼놓고는 한국사를 이야기할 수 없다. 비단 역사만이 아니다. 지금도 쓰이는 ‘이판사판’이니 ‘야단법석’이니 하는 말에서 보듯 불교문화는 알게 모르게 우리 곁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불교를 잘 모른다. 2011년 현재 불교 종단 수는 265개,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만 조계종을 비롯해 20여 종단이 소속되어 있지만 그렇다. 이들 종단이 어디서 유래했고, 그 진체는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이는 드물다.
지금 우리가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는지 알려면 역사를 아는 게 필수다. 불교를, 불교사를 이해해야 할 이유다. 그런 점에서 한국 불교의 1,700년을 정리한 이 책은 반갑고 귀하다.
우리 세대 다시 보기 어려운 노교수의 역작
‘통사通史’는 쓰기 어렵다. 유구하고도 다양한 흐름을 한 줄로 꿰어내는 자체가 간단한 일이 아니다. 특히 한 개인이 전 시대를 통틀어 정치.사회.문화를 아우르는 조망을 하기란 버겁다. 더구나 최근의 학문 경향은 거대한 개념이나 전체적인 통찰을 요하는 연구보다 미시적이고 구체적인 주제를 다루는 것이 일반적이기도 하다.
불교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김영태 선생의 《한국불교사개설》의 마지막 판이 나온 것이 1987년이다. 이후 특정 시대, 특정 주제를 다룬 불교사 관련 책은 있었어도 한국 불교사 전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불교통사’는 접하기 힘들었다. 이 책은 시대와 분야를 포괄하는 불교사를 다룬 책으로선 30여 년 만에 선보이는 것이니 그 자체로도 값지다.
이는 오로지 지은이이기에 가능했던 저술이다. 지난해 정년을 맞은 정병삼 교수는 그간 신라 불교 연구에서 시작해 조선시대 승려들의 문집 전반을 검토하고, 고려 고승들의 비문과 고려대장경판의 정리 작업을 맡기도 했던 불교 전문 역사학자다. 사료 분석과 현장 경험, 학계의 연구를 취합할 수 있는 학문적 역량이 뒷받침되었기에 이 책은 그만큼 믿음직하다.
시대를 꿰고 사상.정치.문화를 아우른 입체적 서술
책은 촘촘하다. 1부 ‘삼국시대-불교의 수용’에서 8부 ‘현대 한국 불교-산업사회시대 불교의 지향’까지 시대를 나눠 불교와 왕실, 정치적.사회적 역할을 꼼꼼하게 정리했다. 예컨대 백제 무령왕이 겸익을 인도에 보내 계율학을 배워오도록 했다든가(71쪽), 신라 법흥왕과 진흥왕이 일시적으로 출가하는 사신捨身을 행한 사실 등, 어지간한 한국사 마니아라도 접하기 힘든 사실이 실렸다.
그런가 하면 입체적이다. 사상과 경제, 문화 다양한 측면에서 불교사를 다뤘다. 한국 불교의 거목 원효의 일심사상, 화쟁의 원리를 풀어주는가 하면 “7세기 전반의 활력 넘치던 신라 불교계를 이끈 자장慈藏은 …… 고요한 곳에서 홀로 수행하고 마른 뼈를 관찰하여 인생의 무상함을 깨닫는 고골관枯骨觀을 닦는 등 전통사상에서 출발하여 계율 중심의 불교로 나아갔다”(93쪽) 같은 대목은 사상사적 접근이 대종이긴 하다. 여기에 마애불과 반가상 등 불상과 괘불과 탱화 등 불화를 포함한 불교문화는 말할 것도 없고 “사찰계는 17세기의 8건이 확인되는데 18세기에는 40건으로 늘어났다. …… 불량계는 승려와 신도가 함께 참여하여 사원 유지에 도움이 될 토지를 매입하여 기부하는 것으로서, 18세기에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사원 유지의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599쪽) 등 경제사적 접근도 놓치지 않는다.
이 책이 고승의 행적과 명찰의 해설만 다루는 평면적 종교사를 넘어 ‘불교’라는 한국사의 키워드를 천착한 의미 있는 저술로 평가할 만한 이유다.
한국 불교에 관한 고정관념 깨뜨리기
지은이는 ‘서설’에서 유교.도교.토착신앙과의 관계, 국가와의 관계, 한국 불교의 특성-조화와 융합, 종파, 오교-양종 등 이 책이 다룬 굵직한 주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책은 역사학자의 저술답게 한국 불교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사관史觀을 제시한다. ‘호국불교설’, ‘기복불교설’, ‘통불교설’에 대한 반론이 그것이다. ‘호국불교설’은 전근대사회의 시대별 시대의식과 역사적 과제와 연관한 이해 없이 불교의 광범위한 역할 중에 한 면모만 취한 것이고, ‘기복불교설’은 개인과 사회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종교의 기본 성격을 고려하면 이해된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한국 불교의 특성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통불교설’ 역시 현상적인 통합적 성격만을 강조하여 규정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한국 ‘통불교’의 대표로 거론되는 원효와 지눌과 휴정은 그들이 활동했던 시대가 달랐기 때문에 그들의 사상체계의 구체적인 성격도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신 원효의 교학 내의 사상끼리의 조화, 지눌의 교와 선의 조화, 휴정의 교.선.염불을 조화를 들어 한국 불교의 핵심 원리로 조화와 융합의 논리를 제시하며 시대별로 이를 좇아간다.
출판계에는 ‘마더북’이란 신화가 있다. 이는 특정 분야를 연구할 때 빠뜨리지 않고 읽고 참고해야 할 권위 있는 책을 가리킨다. 말하자면 정전正典인데 이런 책을 내는 것이 학술서적 출판사로서는 꿈이자 목표이다. 감히 말하자면, 정병삼 교수의 이 책은 한국사와 불교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선물’이자 오래도록 한국 불교사 분야의 ‘마더북’이 될 것이라 자부한다.
불교는 처음 시작될 때부터 다른 종교를 배척하기보다 상호 조화를 도모하는 경향이 강했다. 불교는 다른 사상이나 종교와 달리 새로운 지역에 수용되는 과정에서 기존의 전통사상이나 종교와 크게 마찰을 일으키지 않아 ‘순교殉敎’ 사실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눌은 직접적인 깨달음을 추구하는 선이 가장 뛰어난 체계이기는 하지만, 이론적 토대를 마련해주는 교학도 무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런 모색의 결과 지눌이 교학과 선을 융합하여 정립한 정혜쌍수론은 동아시아 불교사상에서 손꼽히는 사상체계로 정립되었다.
한국 불교사에서 위와 같은 조건을 갖춘 종파는 7세기부터 등장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의상이 이끈 화엄종華嚴宗이다. 의상은 화엄사상을 체계화하고 부석사 등에서 수행하며 미타신앙과 관음신앙 등을 실천했고, 제자들과 일반인들에게 지속적으로 계승되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정병삼
숙명여대 역사문화학과 명예교수. 1977년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3년부터 1991년까지 간송미술관 수석연구원을 지냈고 1991년부터 2019년까지 숙명여자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신라 불교사상과 문화를 비롯한 한국 불교사와 한국 문화사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의상화엄사상 연구》, 《그림으로 보는 불교이야기》, 《나는 오늘 사찰에 간다》, 《일연과 삼국유사》, 공저로 《우리문화의 황금기 진경시대》, 《신앙과 사상으로 본 불교전통의 흐름》, 《한국 불교사 연구 입문》 등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 〈의상 화엄사상의 사회적 의의〉, 〈고려대장경의 사상사적 의의〉, 〈8세기 화엄교학과 화엄사찰〉, 〈혜초가 본 인도와 중앙아시아〉, 〈佛典 간행과 高麗 인쇄문화〉, 〈조선 후기 사원의 문화적 특성〉 등이 있다. 문화재청 사적분과 문화재위원, 대한불교조계종 삼보보존위원회 위원, 한국의 전통산사 세계유산 등재추진위원회 전문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목차
책을 내며
한국 불교사의 이해를 위하여
연표
1부 삼국시대-불교의 수용
1. 선사시대 이래의 토착신앙
2. 불교의 전래와 수용
3. 고구려 사회와 불교
4. 백제 사회와 불교
5. 신라 사회와 불교
6. 사원 운영과 불교문화
2부 통일신라-불교사상과 신앙의 정립
1. 통일신라와 발해의 불교
2. 중대 교학불교의 발달
3. 신앙의 실천과 불교문화
4. 사원과 교단 운영
5. 선불교의 수용과 신라 불교의 변화
6. 불교의 대외교류
3부 고려 전기-사상의 다양성과 불교
1. 고려 전기 귀족불교
2. 선교 융화
3. 교단 운영과 신앙의례
4. 대장경과 교장
5. 사원의 운영과 사원경제
4부 고려 후기-사회변동과 불교
1. 고려 후기 불교계의 변화
2. 수선사와 백련사
3. 재조 대장경과 인쇄문화
4. 불교신앙과 불교문화
5. 성리학의 수용과 척불론
5부 조선 전기-성리학 사회와 불교
1. 불교 교단의 위축
2. 불교신앙의 지속과 의례
3. 불서 간행의 성행
6부 조선 후기-산사 불교의 독자성
1. 문파 형성과 삼문 수학
2. 조사선의 추구와 강학의 성행
3. 산사의 정착과 불교문화의 확충
7부 일제의 국권 침탈과 불교 근대화
1. 조선 말기의 불교
2. 일제강점기의 불교
3. 근대의 선풍
8부 현대 한국 불교-산업사회 시대 불교의 지향
글을 마치며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