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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콩잎 가족
푸른사상 | 부모님 | 2020.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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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푸른사상 시선 132권. 이철 시인의 첫 시집. 자신과 가족과 이웃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과 슬픔과 안타까움에 대한 시인의 솔직한 토로는 달팽이가 지나간 자리에 남은 진액처럼 진한 여운을 남긴다. 인생을 사람처럼 살다가 가려고 하는 시인의 사랑이 그만큼 곡진해 기교를 뛰어넘는 묵직한 감동을 전해주는 것이다.

  출판사 리뷰

달팽이가 남긴 진액 같은 여운의 시편들

이철 시인의 첫 시집 『단풍 콩잎 가족』이 <푸른사상 시선 132>로 출간되었다. 자신과 가족과 이웃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과 슬픔과 안타까움에 대한 시인의 솔직한 토로는 달팽이가 지나간 자리에 남은 진액처럼 진한 여운을 남긴다. 인생을 사람처럼 살다가 가려고 하는 시인의 사랑이 그만큼 곡진해 기교를 뛰어넘는 묵직한 감동을 전해주는 것이다.

단풍 콩잎 가족

암포젤M으로 몇 년을 살다가

제초제로 생을 마감한

아버지를 뒷산 살구나무 아래 묻고

형과 누나와 나와 어머니와

우리는 그렇게 몇 달을

콩잎 가족으로 살았습니다

이제 집에는 선반 위 그 하얗게 달던

아버지의 암포젤M도 없고

아버지 윗도리 속의 세종대왕 백 원도 없고

찬이라곤 개다리소반 식은밥 곁에

돈다발처럼 포개진 삭은 콩잎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밥술을 대면

가만히 몸을 누이던

단풍 콩잎 가족

옴마가 다녀가셨다

철아, 옴마다
개줄에 자꾸 넘어지가꼬
고마 매느리가 사다 준 개 안 팔았나
서 서방하고 희야 왔다 갔다

철아, 듣고 있나
오늘 장날 아이가
빠마나 할라꼬

철아,
니는 댕기는 회사 단디 잘하고 있제
니 친구 영두 저그 아부지 죽었다
초상칫다
너그 옴마도 인자 울매 안 남았다

뭐라쿠노
시끄러바서 니 소리 잘 안 들린다
우짜든지 단디 해라
알긋제
끈는다이

나는 한마디도 안 했는데
회사 그만둔 지 석 달이 넘었는데
어머니가 편히 다녀가셨다

달팽이 9

인생을 풀처럼 나무처럼 살다 가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인생을 꽃처럼 새처럼 살다 가는 것은 참 힘든 일입니다

그래도 인생을 사람처럼 살다 가고 싶은 사람은 있어

황간면 황간역 무궁화호 상행 열차가 하루에 일곱 번 지나갑니다

당신도 인생을 바람처럼 이슬처럼 살다 가고 싶습니까

당신도 인생을 물처럼 구름처럼 살다 가고 싶습니까

아직도 인생을 사람처럼 살다 가고 싶은 사람은 있어

오늘도 황간면 황간역 무궁화호 하행 열차가 여덟 번 지나갑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철
경남 의령에서 태어났다. 2007년 『애지』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목차

서시

제1부 능소화에게 부재를 묻다
누나가 주고 간 시 / 단풍 콩잎 가족 / 능소화에게 부재를 묻다 / 달팽이 1 / 새똥과 된장 / 옴마가 다녀가셨다 / 달팽이 2 / 완행열차와 어머니 / 아버지와 국밥 / 시월은 내가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하는 달 / 생일 / 보수동 잠언 / 아버지와 니기미 / 산세비에리아와 애인 / 심층 면접

제2부 나와 북조선 시인 동무와 대동강 버들개지
구름 속에는 / 돼지국밥과 강아지풀 / 그림일기 1 / 북마산 김달곤 씨네 담벼락 아래 잉글랜드 양화 / 아버지와 뒷간 / 오늘 내가 한 일 / 그림일기 2 / 경부선 / 배호와 이희승 편저 국어대사전 / 나와 북조선 시인 동무와 대동강 버들개지 / 뜨개질하는 여자 / 가시나무새 / 해바라기와 노루와 슬픈 짐승 / 달팽이 3 / 잡부 안 씨

제3부 꽃밭에 앉아서
꽃밭에 앉아서 / 트로트 메들리로 도는 여리고성 / 사람의 아들 / 서울의 달 / 아버지의 기일인 나의 생일날 아침에 쓴 시 / 희망이와 신장개업 / 우 형 웅 현 주 솔 / 박용철 / 박미숙 / 달팽이 4 / 달팽이 5 / 똥물과 박하사탕 / 58년 개띠 / 달팽이 6 / 달팽이 7

제4부 달팽이
토마토와 별똥별과 정미정 / 강설기 / 달팽이 8 / 달팽이 9 / 하루 또 하루 / 모국어 / 이금석(李金石) / 구룡마을 7-B지구 부장품 / 고양이 가족과 안성탕면 / 독거와 행정 복지 센터 / 달팽이 10 / 나루터와 모래톱이 있는 밤의 암 병동 / 달팽이 11 / 달팽이 12 / 40년생 감나무

작품 해설:나는 개새끼로소이다 ─ 문종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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