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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과학 104호 - 2020.겨울
확장하는 페미니즘
문화과학사 | 부모님 | 2020.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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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문화/과학』104호는 '확장하는 페미니즘'를 특집으로 한 계간지다. 2020년 코로나 19 사태 속에서도 끈질기게 이루어져온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의 여성에 대한 성 차별과 성 폭력 현상에 대해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이러한 현상을 지탱하는 한국과 동아시아에서의 남성중심적 위계서열 구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보다 확장적인 사회변혁 운동 촉구한다.

  출판사 리뷰

- 2020년 코로나 19 사태 속에서도 끈질기게 이루어져온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의 여성에 대한 성 차별과 성 폭력 현상에 대해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이러한 현상을 지탱하는 한국과 동아시아에서의 남성중심적 위계서열 구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보다 확장적인 사회변혁 운동 촉구
- 2010년대 중반 이후 한국사회에서 대유행한 페미니즘 담론과 운동 속에서 아이러니하게 등장한‘펨’과 같은 배제적 페미니즘의 조류에 대해 비판적으로 성찰하며 사회적 소수자로서의 여성과 성 소수자, 이주노동자, 이민자, 빈민, 난민 등 다종다양한 소수자의 연대 필요성 강조

* 특집《확장하는 페미니즘>(Stretching Feminism)

이윤종은 페미니즘이 ‘생물학적’ 혹은 ‘본질주의적’ 여성주의를 넘어서 여성을 포함한 다종다양한 소수자들이 함께 연대하고 결속하여 사회변혁을 지향하는 사상이자 운동임을 주장하며, 이들 모두를 억압하는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제국주의의 3중 연쇄고리를 복합적으로 타파할 수 있도록 ‘확장적 페미니즘(stretchy feminism)’의 자세를 취할 것을 제안한다. 2015년 ‘페미니즘 리부트’ 담론을 주도했던 손희정은 2020년 일어난 사건들을 중심으로 한국 페미니즘의 곤란을 설명하고, ‘온라인 페미니즘’과 구별되는 ‘디지털 페미니즘’을 제안하며 디지털의 물질성을 경유하여 수많은 차이들을 연결하고, 그 관계성을 새롭게 설정하는 정치적 기획을 준비한다. 김보명은 페미니즘 제 2물결의 급진적 페미니즘이 발본적으로 남성지배와 가부장제를 뒤엎고자 했지만 때로 생물학적 본질주의로 회귀하면서 한계에 직면하기도 했음에 주목하고, 2010년대 페미니즘 대중화 이후 한국에서 등장한 ‘펨’의 정치적 퇴행성을 분석한다. 박자영은 2012년 이후 등장한 중국의 영 페미니스트 운동을 ‘가시성의 정치’라 부르며 이 운동이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체제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중국 사회와 역사에 어떻게 개입해 왔고 개입해 갈 것인지에 주목한다. 조경희는 1990년대 재일여성들의 포스트 식민적 행위성에 주목하여 한일여성담론을 역사화하고 탈중심화함으로써 일본의 공론장에서 한국여성문학과 K페미니즘이 일으키고 있는 동시대적인 정동의 문제를 논한다. 김대현은 퀴어들도 이원 젠더 구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게이가 가부장제의 정상성의 규범 안에서 어떻게 ‘제도적 남성성’과 다른 존재로 살아가는지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게이가 (비규범적) 여성성의 당사자들임을 밝힌다. 허윤은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 사건을 계기로 한국사회가 확인하게 된 586 남성들의 젠더 감수성을 분석하며, 기득권-엘리트 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586과 스스로를 ‘박탈된 자들’로 규정하는 20대 남성이 여성혐오에 있어서 같은 태도를 보인다는 점에 주목한다.

* 동시대 분석 : 총 네 편의 글이 실렸다. 먼저 이동연은 지난 호에 이어 게임 규제 정책에 관해 논의하며 이번에는 게임 중독법 제정 시도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정원옥은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논란의 진위와 쟁점을 파악하고 남겨진 과제를 살피는 데 주력한다. 조익상은 최근 몇 년간 웹툰 분야에서 반복해 발생한 여성 혐오 논란을 플랫폼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구조적 문제로 진단한다. 마지막으로 이효민은 한국의 영 래디컬 페미니스트인 ‘펨’ 중에서도 TERF가 여성과 퀴어, 트랜스젠더 및 난민등과의 소수자 연대를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것을 문제화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TERF의 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현실에서 실천되는 방식을 예증한다.

* 텍스트의 발견 : 두 권의 책을 소개한다. 하승우는 심광현·유진화가 공동집필한 『인간혁명에서 사회혁명까지: 문명 전환을 위한 지식순환의 철학과 일상혁명 스토리텔링』을 현재의 인공지능 자본주의를 넘어서기 위한 아래로부터의 혁명이 도정하는 문명전환을 역설하는 저서로 읽는다. 안용희는 최진석의 『불가능성의 인문학』을 혁명과 그 이후에 대한 재사유로 관통하여 분석한다.

* 특별대담 : 104호에서는 2020년 아시아문화포럼의 한 세션으로 이동연이 진행한 「촘스키 교수 특별대담: 재난사회와 문화적 연대」를 실어 코로나19 이후 ‘인류역사의 주목할 만한 순간’에 처한 우리에게 문명의 전환과 자본주의 이행, 기후위기, 민주주의와 문화 연대의 가능성에 대해 사유하도록 한다.

* 이론의 재구성 : 이탈리아 철학자 로베르토 에스포지토의 「생명철학과 정치」를 김상운이 번역하여 소개한다.

특집 : <확장하는 페미니즘> (책임편집: 이윤종·손희정·박자영·최호랑 편집위원)

이번 104호 특집 ‘확장하는 페미니즘’에는 일곱 편을 실었다. 『문화/과학』은 2015년 83호에서 ‘페미니즘 2.0’이라는 특집 기획으로 이미 ‘페미니즘 리부트’ 관련 담론 형성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바 있고, 2018년 93호에서 ‘혐오효과’, 2018년 95호에서 ‘미투정치’를 특집으로 다루는 등 2010년대 국내의 굵직굵직한 페미니즘 담론을 이끌어가고 형성하는 공론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2020년대와 함께 시작된 『문화/과학』의 페미니즘 담론은 이제 ‘페미니즘 리부트’로 촉발된 국내의 페미니즘 담론과 운동을 성 소수자는 물론이고 다양한 국내외의 사회적 소수자와 함께 연대하기 위한 확장성을 표방하기 위해 준비되었다. 남성의 여성에 대한 다종다양한 성 차별주의적 폭력에 가열차게 대응할 필요성도 있지만, 올해 초 숙명여대에서 ‘생물학적 여성주의’를 명분으로 트랜스젠더 학생의 입학허가를 좌초시켰던, 소위 국내 래디컬 페미니스트라는 ‘펨’의 움직임에도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서이다. 『문화/과학』 104호는 이에 따라 ‘확장하는 페미니즘’이라는 제하에 국내외 페미니즘 담론과 운동의 다양한 현재적 양상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페미니즘을 통해 넓은 의미의 사회변혁에 깊숙하게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보고자 했다.

<특집>
페미니즘의 확장성을 지향하며 / 이윤종

이윤종의 글은, 페미니즘이 생물학적 여성의 권익과 해방을 위한 운동으로 축소될 것이 아니라 계급, 인종, 젠더적으로 억압받는 다층위의 여성들이 다종다양한 사회적 소수자들과 함께 연대해 그들을 억압하고 그들에게 고통을 가하는 사회적 위계구조를 타파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도록 확장(stretch)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이윤종은 복잡하고 다각적인 차원으로 펼쳐지고 뻗어나갈 수 있는 ‘확장적 페미니즘(stretchy feminism)’을 제안하며, 확장적 페미니즘이 급선무로 삼는 의제로서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제국주의라는 삼중 연쇄고리의 철폐를 제시하여 이를 통한 사회변혁을 꾀하고자 한다.

다시 물질 : ‘디지털 페미니즘’이라는 정치적 기획에 대한 노트 / 손희정
손희정은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5년 간 한국사회에서 펼쳐졌던 페미니즘 운동의 성과와 그를 둘러싼 논쟁을 2020년에 벌어진 사건들을 중심으로 정리한다. 그리고 기술(記述)적 의미를 가진 용어인 ‘온라인 페미니즘’과 구별되는 ‘디지털 페미니즘’을 제안한다. 이는 디지털의 물질성을 경유하여 수많은 차이들을 연결하고, 그 관계성을 새롭게 설정하는 정치적 기획이다.

급진 페미니즘의 과거와 현재 / 김보명
김보명은 각 시대에 등장했던 급진적 페미니즘은 시대적 상황과 문제의식, 그리고 각자의 진단과 대안에 따라 매우 고유하고 특정하며, 그런 페미니즘들을 연결하려는 담론적 시도 자체가 정치적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페미니즘 제 2물결의 급진적 페미니즘은 성(sex, sexuality)을 남성 지배와 가부장제의 정서적, 물질적 토대로 주목하면서 발본적으로 가부장제를 뒤엎고자 했지만 때로 생물학적 본질주의로 회귀하면서 여러 문제에 직면하기도 했다. 김보명은 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2010년대 페미니즘 대중화 이후 한국에서 등장한 터프의 정치적 한계를 분석한다.

거리의 페미니스트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 2010년대 이후 중국의 페미니즘 / 박자영
박자영은 우리에게 과소하게 알려져 있는 2010년대 이후 중국 페미니즘 운동의 지형과 의미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2012년, 중국에서 새로운 영 페미니스트 운동이 출현한 이후 중국 사회에 파장을 불러일으키면서 중국 페미니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이 흐름을 구체적으로 살펴봄과 동시에 이 운동이 갖는 의미를 중국 현대사와 페미니즘 역사 속에서 재위치시키고 있다. 박자영은 영 페미니스트 운동을 ‘가시성의 정치’로 명명하면서 이것이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얽혀 전개되고 있는 현단계 중국사회와 역사에 기입하고 있는 의미와 전망에 대해 밝힌다.

포스트 식민 페미니즘의 (재)소환 : 1990년대 재일여성들의 ‘위안부’ 운동과 정체성 정치 / 조경희
조경희는 한일여성의 페미니즘 순환의 선을 추적하는 대신 1990년대 재일여성들의 포스트 식민적 행위성에 주목하여 한일여성담론을 역사화하고 탈중심화함으로써 일본의 공론장에서 한국여성문학과 K페미니즘이 일으키고 있는 동시대적인 정동의 문제를 논한다. 조경희의 글은 특히 1990년대 초 일본에서 잠시 열린 탈냉전적 공론장에서 일본군 위안부 운동을 통해 혹은 다문화 정체성 정치를 통해 독자적인 페미니즘을 사유하고 실천한 재일여성의 논의들에 주목한다. 조경희는 동아시아 페미니즘의 교통은 위계를 따르거나 ‘역전’을 자부하는 것이 아니라 평평해진 담론적 고리를 역사화, 탈중심화하고 포스트 식민성을 몇 번이든 소환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역설한다.

게이와 페미니즘 / 김대현
김대현은 게이 당사자로서 게이와 페미니즘이 맺어온 관계에 대해 탐색한다. 그는 ‘여성’이 단일하지 않은 것 이상으로 ‘퀴어’ 속 주체들이 단일하지 않음을 설명하면서, 그런 다양한 차이들 사이에서 연대를 추구했던 경험이 있는 퀴어라면 어떤 식으로든 페미니즘의 문제의식을 경험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퀴어들 역시 이원 젠더 구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게이가 가부장제의 정상성의 규범 안에서 어떻게 ‘제도적 남성성’과 다른 존재로 살아가는지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게이가 (비규범적) 여성성의 당사자들임을 밝힌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알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 허윤
허윤의 글은,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 사건을 계기로 한국사회가 확인하게 된 586 남성들의 젠더 감수성을 분석한다. 그는 ‘조국 사태’를 경유하여 586 세대의 자기긍정은 민주화 정신에 대한 부정으로 이어졌음을 지적하고, 이렇게 ‘아버지와 아들’의 쟁투를 중심에 둔 역사관이란 결국 ‘아버지의 딸 살해’에 기반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밝힌다. 기득권-엘리트 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586과 스스로를 ‘박탈된 자들’로 규정하는 20대 남성이 여성혐오에 있어서 같은 태도를 보인다는 점에 대한 분석이 날카롭다.

<동시대 분석>
2000년대 이후 게임 과몰입 규제 정책의 패러다임Ⅱ / 이동연

이동연은 지난 호에 이어 게임 규제 정책에 관해 논의한다. 전편의 글이 게임 콘텐츠 규제정책의 세 유형 중 ‘과몰입 규제’에 해당하는 사례로 셧다운 제도를 다루었다면, 이번 글은 같은 맥락에서 게임중독법에 주목한다. 그는 게임중독법이 게임의 존재 자체를 규제하는 메타규제이며, 게임과 중독을 질병의 대상으로 간주함으로써 게임, 나아가 문화콘텐츠 중독 규제정책의 패러다임이 문화정책에서 사회정책과 보건의료정책으로 이행될 것이라 주장한다. 이러한 시도에 대한 필자의 우려는 “질병이 아닌 것을 질병으로 현실화할 때 생기는” 규율권력 강화의 문제로 연결된다.

2019~2020년 도서정가제 논란의 쟁점과 함의 / 정원옥
정원옥은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논란의 진위와 쟁점을 파악하고 남겨진 과제를 살피는 데 주력한다. 글은 2019년 도서정가제 폐지를 주장한 청와대 국민청원부터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도서정가제 개정 ‘개선안’ 제시까지 이어진 일련의 사건들 이면에 ‘전자출판물 예외적용’의 문제가 있음을 밝힌다. 이어 전자출판물에 대해 도서정가제를 예외 적용하는 것이 ‘포털 집중 현상 심화와 중소형 플랫폼 도산’ ‘작가 수탈’ ‘불공정’ ‘다양성 파괴’ 등의 문제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며, 결국 도서정가제의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책이란 무엇인지 또 누구를 위한 것인지와 같은 근본적 질문과 닿아 있음을 지적한다.

웹툰의 현재 : 플랫폼 자본주의와 여성혐오 / 조익상
조익상의 글은 최근 몇 년간 웹툰 분야에서 반복해 발생한 여성 혐오 논란을 플랫폼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구조적 문제로 진단한다. 조익상은 ‘웹툰 전문 플랫폼’과 ‘포털 웹툰 플랫폼’ 간의 독점 경쟁, 그리고 ‘교차 보조 전략’의 두 차원에서 장려된 웹툰들 간의 순위 경쟁이라는 “플랫폼 자체의 관성”이 쉽게 여성 혐오로 연결된다고 지적한다. 당위성에 대한 언급을 넘어, 그는 “플랫폼들의 욕망을 향한 레이스에 대응하는 페미니즘 실천”을 통해 “플랫폼 자본주의의 작동을 내파”할 것을 주문한다.

래디컬 페미니즘의 급진성에 대한 검토/ 이효민
이효민의 글은 한국의 영 래디컬 페미니스트인 ‘펨’ 중에서도 TERF가 여성과 퀴어, 트랜스젠더 및 난민등과의 소수자 연대를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것을 문제화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TERF의 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현실에서 실천되는 방식을 예증한다. 이효민은 “가장 억압받는 약자인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운동”임을 주장하는 TERF가 “이성애를 본질화하면서 동성애를 비정상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보수 개신교의 혐오 선동과 공명하는 것이 도대체 어떤 의미에서 급진적일 수 있겠느냐”를 질문한다.

<텍스트의 재발견>
혁명적 실천의 항해술 / 하승우

하승우는 심광현·유진화가 공동집필한 『인간혁명에서 사회혁명까지: 문명 전환을 위한 지식순환의 철학과 일상혁명 스토리텔링』을 현재의 인공지능 자본주의를 넘어서기 위한 아래로부터의 혁명이 도정하는 문명전환을 역설하는 저서로 읽는다. 하승우에 따르면 저자들은 “오늘날 지구가 처한 위기[를] 자연 생태계의 위기, 사회 생태계의 위기, 인간 생태계의 위기”로 규정하고 “이러한 3중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적-녹-보라 패러다임’”, 즉 “자연과의 공진화, 노동해방과 여성해방을 포함한 인간해방”을 제안하며 이를 통해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화의 세계화’라는 코즈모폴리턴 문명”을 주창한다. 하승우는 “새로운 문명 질서를 모색”하는 독자라면 “개인의 ‘다중지능 네트워크’와 정치·경제적 수준에서의 ‘다중 스케일 네트워크’의 우연하고도 복잡한 ‘마주침’을 역사/지리/인지생태학/철학적 분석의 방법론을 통해 살펴보는” 심광현·유진화의 저작을 통해 “최적의 항해 지도”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독을 권한다.

실패하는 현재와 이미 온 미-래의 접속에 대해/ 안용희
안용희는 최진석의 『불가능성의 인문학』을 혁명과 그 이후에 대한 재사유로 관통하여 분석한다. 그에 따르면 최진석의 저서는 혁명 이후, 혹은 인문학 이후 인문학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탐색의 결과로 ‘공산주의’ ‘감응’ ‘비인간’ 등을 가능성의 방향으로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안용희는 저서가 도달하는 사유의 핵심을 다음과 같이 갈음한다. “혁명은 완수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되어야 하는 것이고 ‘항구적인 싸움’이며 그리고 실패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혁명에 대한 믿음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생성하는 힘의 유일한 극, 즉 사멸하는 모든 것과 낡고 고루해지는 온갖 것들에 대립하는 하부에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특별 대담>
촘스키 교수 특별대담: 재난 사회와 문화적 연대 / 이동연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2020년 10월 개최된 아시아문화포럼의 한 세션으로 세계적인 언어학자이자 미국 내부에서 미국의 국내외 정치에 대해 가장 날카롭고 비판적인 논의를 개진해온 노엄 촘스키 교수와 온라인 대담을 진행한 바 있다. 특별 코너로 『문화/과학』 104호에 실린 이 대담은 코로나19 이후 ‘인류역사의 주목할 만한 순간’에 처한 우리에게 문명의 전환과 자본주의 이행, 기후위기, 민주주의와 문화 연대의 가능성에 대 사유하게 한다. 촘스키는 미국의 구체적인 상황과 국제적인 스케일의 분석을 적절하게 결합시키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례없는 ‘국제적인 규모로 발생’한 ‘위기의 합류지점’에 대한 의견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복구할 수 없는 재난을 향한 질주가 진행”되고 있지만 “문제는 우리가 기회를 잡아 활용할 것인가 아니면 그냥 무시할 것인가”에 있다고 진단하는 촘스키 논의의 세부에 대해서 주목하며 특별대담을 읽어야 하겠다.

<이론의 재구성>
생명정치와 철학 / 로베르토 에스포지토, 김상운 옮김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이탈리아 철학자 로베르토 에스포지토의 글은 미셸 푸코의 정치철학적 개념으로 유명한 ‘생명정치’가 고대의 플라톤(우생학)과 아리스토텔레스(조에, Zoe) 철학부터 시작하여 중세 철학을 거쳐 근대에는 홉스의 ‘리바이어던’ 정치까지 이미 스며들어 있었던 궤적을 추적한다. 그러나 그는 “진정한 생명정치적 성찰”은 근대와 현대 사이의 불연속성 사이에서 탄생했다며, 그 불연속성을 ‘삶으로서의 힘에의 의지’를 표방한 니체 철학과 나치즘과 스탈린식 소련 전체주의가 행한 죽음의 정치 사이의 간극에서 발견한다. 즉, 생명 정치는 언제나 죽음의 정치와 연결되어 있어, ‘감염’을 피하기 위한 ‘사회적 면역성’이라는 명분하에 반복되는 인종주의와 외국인 혐오는 오늘날까지도 카미카제의 형태로 자행되는 911 테러를 비롯한 각종 테러리즘과 함께 복잡하게 교차되고 있음을 논하며 ‘삶의 세계’가 아니라 ‘세계의 삶’의 다양체에 대해 성찰할 것을 주문한다.

<이미지>
102호부터 <이미지> 파트의 큐레이션을 맡고 있는 심소미는 이번 호의 특집 주제와 연관해 장지아와 랩삐(LabB)의 작업을 소개한다. 여성의 신체를 매개로 사회적 금기, 터부, 혐오에 대항하는 장지아의 작업과, “디지털 공간에서의 유동적, 다중적, 상호연대적 전략을 바탕으로 분할된 페미니즘 선언을 재조직”하는 랩삐의 웹사이트 작업은 미술의 영역에서 지속되어온 저항과 실천, 투쟁으로서의 페미니즘 활동에 주목한다.

장지아
장지아, Standing Up Peeing 1~6, 2006 / 장지아, P-Tree, 2007/ 장지아, 고정된오브제-유리병, 2007 / 장지아, 고정된오브제-해초, 2007

랩삐
랩삐(LabB), thelabb.net의 메인페이지, 2019 / 랩삐(LabB), thelabb.net의 선언문 게임 페이지, 2019

  작가 소개

지은이 : 문화/과학 편집위원회

  목차

발간사 - 104호를 내며 / 이윤종·손희정·박자영·최호랑

특집 / 확장하는 페미니즘
페미니즘의 확장성을 지향하며 / 이윤종
다시, 물질: ‘디지털페미니즘’이라는 정치적 기획에 대한노트 / 손희정
급진 페미니즘의 과거와 현재 / 김보명
거리의 페미니스트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2010년대 이후 중국의 페미니즘 / 박자영
포스트식민 페미니즘의 (재)소환: 1990년대 재일여성들의 ‘위안부’ 운동과 정체성 정치/ 조경희
게이와 페미니즘 / 김대현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알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 허윤

동시대 분석
2000년대 이후 게임 과몰입 규제 정책의 패러다임 II / 이동연
2019~2020 도서정가제 논란의 쟁점과 함의 / 정원옥
웹툰의 현재: 플랫폼 자본주의와 여성혐오 / 조익상
래디컬 페미니즘의 급진성에 대한 검토/ 이효민

텍스트의 재발견
혁명적 실천의 항해술―심광현·유진화의 『인간혁명에서 사회혁명까지』 / 하승우
실패하는 현재와 이미 온 미-래의 접속에 대해―최진석의『불가능성의인문학』 / 안용희

특별대담
촘스키 교수 특별대담: 재난사회와 문화적 연대 / 이동연

이론의 재구성
생명정치와 철학 / 로베르토 에스포지토, 김상운 옮김

이미지/ 큐레이터 심소미
장지아
랩삐(La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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