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생각하는 동물과 '사회'사람은 맨몸으로 사나운 맹수들을 이길 수 없습니다. 맹수가 날뛰는 아프리카 초원에 사람 혼자 남겨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하룻밤도 버티지 못하고 맹수들의 먹이가 될 테지요. 사람은 맹수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날카로운 발톱도, 송곳니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동물이 지니지 못한 아주 귀중한 걸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바로 '생각'이지요.
생각을 가진 사람은 외톨이가 되면 안전하지 않다는 걸 깨닫고 다른 이들과 모여 살기로 합니다. 생각하는 동물, 사람이 다른 이들과 힘과 지혜를 모아 함께 살게 된 것이 바로 '사회'입니다.
이 세상에 새롭게 태어난 사람들은 철학, 문학, 미술, 음악, 과학, 종교와 같은 모든 영역에서 위대한 창조를 하며 사회를 일구었습니다.
이 새로운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새로운 사회'는 어떤 곳일까요?
두 손의 신비한 힘네 발로 걷던 사람이 두 발로 서서 걷기 시작한 다음부터 인류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두 발로 걷기 시작하자 두 손이 자유로워진 사람들은 그 손으로 의미 있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으니까요.
사람은 자유로워진 두 손을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나무를 깎고 돌을 다듬어 사나운 맹수들을 고 금속으로 도구들을 만들어 철기시대와 청동기시대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손이 할 수 있는 일은 도구를 만들고 쓰는 일이 다가 아니었습니다.
사람의 손이 할 수 있는 다른 일은 서로의 손을 잡는 것이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손을 잡고 돕게 되자, 소통을 위한 언어가 발달하고 노동의 양도 훨씬 줄어들었습니다. 이렇듯 서로 손을 잡고 마음을 나누게 된 사람들은 위대한 문명을 창조하여 인류의 역사를 새로이 써 나가게 됩니다.
열두 살 슬기의 두 번째 물음 《왜 혼자서는 살 수 없을까?》에는 뜨거운 사막 땅속에 물길을 내 포도밭을 일군 투루판의 사람들 이야기가 나옵니다. 주인공 슬기는 손을 잡은 사람들의 협동이 얼마나 놀라운 기적을 이룰 수 있는지 깊이 깨닫게 됩니다. 또한 손을 잡은 사람들은 동물과 달리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마음을 일깨워 눈부신 문화를 창조하게 됐다는 사실도 알게 되지요.
사람의 손과 말, 사랑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떠받치는 신비한 비밀입니다.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들은? '사랑은 사회를 떠받치는 신비한 비밀이라며? 그런데 세상에는 왜 그렇게 나쁜 일이 많이 일어나지?'
슬기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사회를 받치는 비밀이 사랑이라면 서로 죽이는 전쟁은 아예 일어나지 말았어야 합니다. 또 유대 민족을 학살한 히틀러도 역사 속에 등장하지 말았어야 합니다.
물음의 답은 정치의 문제에서 찾아봐야 합니다. 정치는 공평한 분업과 평등한 분배를 결정하는 도구입니다. 그래서 사회를 유지하려면 정치는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을 제멋대로 부리고 싶은 나쁜 욕망이 발현되면, 전쟁이 터지고 히틀러 같은 독재자가 등장하게 되는 것이지요.
슬기는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노예제도를 만든 사람들, 즉 노예제도의 맨 꼭대기에 있던 왕과 왕비도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동화책에 등장하는 멋진 왕과 왕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지요. 왕과 왕비는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사람을 차별하는 제도를 만들어 끝까지 지키려고 했으니까요.
왕과 왕비의 허상과 마주한 슬기는 매우 실망하지만, 마음속 깊이 숨어 있는 나쁜 성품을 극복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알고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슬기는 모든 사람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며 헌신한 많은 사람들을 보며 나 자신이 바르게 살아야 공정한 사회가 유지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 세상을 일궈 온 것은 재능이 뛰어난 한 사람의 영웅이 아니라 생생한 역사 속에서 끝까지 제 역할을 다했던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들의 헌신과 노고가 없었다면 이 사회는 얼마나 삭막하고 어두웠을까요?
슬기는 올바른 사회를 위해 헌신한 그들이야말로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리즈 소개]
‘열두 살 슬기의 철학 놀이’는 어린이가 스스로 생각을 키울 수 있게 도와주는 철학책 시리즈입니다. 이 시리즈는 ‘생각하기’를 힘들어하고 자기 자신을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열두 살 남짓의 어린이들에게 생각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려 줍니다.
생각은 저절로 자라지 않습니다.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야 쑥쑥 큽니다. 생각하는 데 도움을 주는 가장 좋은 공부가 바로 철학입니다. 철학은 정답을 맞혀야 하는 학교 공부처럼 어렵고 지루하지 않습니다. 사실 어린이에게 철학은 재미있는 놀이처럼 즐겁습니다. 어린이라면 누구나 궁금한 게 알고 싶고, 작은 것도 지나치지 않고 자세히 들여다보는 힘, 호기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시리즈는 역사 속에서 길어 올린 풍부한 사례와 뚜렷하고 깊이 있는 관점, 어린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대화형 질문들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