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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인 더 뮤지엄  이미지

클래식 인 더 뮤지엄
음악이 보이고 그림이 들리는 예술 인문 산책
예문아카이브 | 부모님 | 2021.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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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음악, 미술, 그리고 역사와 삶은 교차한다. 언젠가부터 그저 아름다운 예술로, 감상과 향유의 영역으로 분리된 듯한 클래식 음악과 미술은 서로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생각보다 우리 곁에 가까이 존재해왔다. 다빈치의 명작 〈모나리자〉는 현대미술가 뒤샹의 작품에서 수염을 달고, 보테로의 붓 아래 통통한 모나리자로 변신을 거듭한다.

그리스 신화 속 헤라클레스와 파에톤, 바쿠스, 프로메테우스는 생상스, 베토벤, 브리튼, 스크리아빈의 음악으로 되살아났다. 피아노의 시인 쇼팽과 천재 화가 들라크루아는 당대에 이미 예술가로서 교감하고 깊은 우정을 쌓았다.

미술 안에 숨어 있는 다양한 음악적 코드, 같은 시대에 탄생한 클래식 음악과 회화, 음악을 배경으로 해 태어난 수많은 미술 작품을 통해 저자는 우리 일상 속 예술을 다채롭고 깊이 있게 소개한다. 시대를 넘나드는 명작과 명화가 탄생한 당대의 사회상과 사상, 역사, 철학뿐만 아니라 예술가들에 대한 흥미로운 일화, 오랫동안 음악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해온 저자의 경험담까지 어우러진다.

<클래식 인 더 뮤지엄 Classic in the Museum>은 클래식 음악과 미술에 관심 깊은 독자뿐만 아니라, 문화와 역사에 흥미를 두고 더 깊이 들여다보려는 모든 이를 위한 인문 산책이다.

  출판사 리뷰

음악을 들으면 그림이, 그림을 보면 음악이 떠오르는 공감각적 인문 산책
음악과 미술은 어떤 다리를 오가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을까? 음악과 미술은 역사와 사회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또 발전해왔을까? 음악과 미술은 우리 일상에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 《클래식 인 더 뮤지엄Classic in the Museum》은 예술과 우리 삶에 대한 이러한 근본적인 질문에 다채롭고 풍성하게, 무엇보다 결코 어렵지 않게 답하는 책이다. 음악과 미술 두 장르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탄생된 작품들, 동시대의 산물인 음악과 미술, 시공을 넘어 유사한 주제로 변주되고 재탄생한 음악과 미술이 이 책에서 다시 만난다. 음악평론가이자 미술, 영화 등 다양한 문화 영역에 해박한 저자는 메시앙이나 스크리아빈 같은 작곡가가 소리를 들으면 바로 색을 떠올리는 공감각共感覺을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에서 음악과 미술을 연결하는 원고를 착상했다고 한다.
스트라빈스키와 피카소는 각각 〈봄의 제전〉과 〈아비뇽의 처녀들〉을 통해 새롭고 파격적인 시도를 함으로써 예술의 지평을 혁명적으로 넓힌 공통점을 지닌다. 당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 만큼 낯선 기법을 도입했으나 소재는 현대가 아니라 강렬하고 원초적인 원시주의에 입각했다는 것 또한 묘한 공통분모였다. 〈아비뇽의 처녀들〉에서 피카소가 표현한 처녀들의 얼굴은 아프리카 가면을 닮기도 했고 문명세계가 표방한 세련되고 우아한 미적 기준과는 매우 달랐다. 스트라빈스키가 작곡한 〈봄의 제전〉은 원시 부족의 야만적인 제사를 표현한 표제음악이다. 야만적이고 원시적인 폭력이 죽음을 부르지만 그 죽음이 또다시 대지의 생명력으로 되살아나는 세계를 그려낸 문제작이다. 가장 오래된 ‘팜므 파탈’인 살로메는 클림트와 모로의 탐미적이고 신비로운 그림으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로 되살아났다. 다채로운 봄의 아름다움에 대한 예찬을 담은 보티첼리의 〈봄〉, 그의 대표작인 〈비너스의 탄생〉, 보티첼리가 메디치 가문에 대한 경의를 담아 그린 〈동방박사의 경배〉에서 영감을 받아, 같은 이탈리아 출신 작곡가 레스피기는 관현악곡 〈세 개의 보티첼리 그림〉을 썼다. 다채로운 현악기와 관악기가 펼쳐내는 선율과 리듬을 통해 그는 음악성뿐만 아니라 소리의 색채감을 구현하는 데 성공한다. 마찬가지로 마치 음악을 통해 인상주의를 ‘그려낸’ 듯한 드뷔시의 〈야상곡〉과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등을 저자는 터너의 그림 〈빛과 색〉, 휘슬러의 신비롭고 고요한 그림 〈야상곡〉 시리즈와 연결하는데, 이 또한 ‘공감각적’으로 이어진 음악과 그림의 묘미를 독자에게 매우 직관적으로 일깨운다. 화가라면 피해 가기 어려운 주제인 ‘최후의 심판’ 즉 천국와 지옥에 대한 묘사는 미켈란젤로, 루벤스, 지오토, 반 에이크, 블레이크, 보쉬의 명작에서 때로는 사실적으로, 때로는 공상적으로 생생히 표현되었다. 그 강렬한 순간을 음악으로 재현한 베르디의 〈진노의 날〉과 현대음악가인 리게티의 〈그랑 마카브르〉에 대해 서술한 장 〈최후의 심판과 진노의 날〉을 읽고 나면, 독자는 방금 눈으로 ‘보고’ 읽은 부분을 바로 음악으로 ‘듣고’ 비교해보고픈 충동을 떨치기 어려울 것이다.

음악과 미술은 시대를 반영하며 확장하고 변주된다
음악과 미술은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예술은 인간과 사회가 역사와 더불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고전 예술인 클래식음악과 명화에는 당대를 대표하는 사상, 철학, 문화, 사회상이 예술가의 눈과 귀를 투과해 응축되어 있다. 클래식음악 해설서뿐만 아니라 미술, 영화, 여행, 인문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교양서를 출간해온 저자는 《클래식 인 더 뮤지엄》에서도 음악과 미술뿐만 아니라 그 안에 숨어 있는 역사, 인문 코드까지 펼쳐 보인다.
일본 풍속화인 우키요에는 프랑스 파리로 전해져 고흐, 마네, 모네, 드가, 로트렉 등 빛의 화가라 불린 인상파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우키요에의 강렬한 색채, 과감한 시점 처리, 빼어난 소묘력, 현대적인 화면 구성을 차용하고 변주했다. 동양 문화에 대한 서양의 매료는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 〈투란도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당시 예술가들은 새로운 소재에 대한 갈증을 이국적이고 독특한 동양 문화에서 풀어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드러낸 동양에 대한 편견과 제한적인 표현, 일본에 비해 무역이 발달하지 못해 우수한 우리 문화가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시대상에 대한 언급을 저자는 놓치지 않는다. 흑인의 전유물이던 재즈를 클래식의 영역으로 끌어와 융합한 거쉰, 명문가에서 외아들로 태어났으나 유전적 결함을 지녔던 화가 로트렉은 시대도, 활동한 장소도, 작품 세계도 달랐지만 ‘시대의 우울, 도시의 뒷골목’에 어린 애수를 예술로 표현했다는 공통분모를 지닌다. 세기말 대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욕망, 좌절, 삶의 애환을 되짚으며 저자는, 애니메이션 〈판타지아 2000〉, 뮤지컬 영화의 고전인 〈파리의 미국인〉에서 거쉰의 음악 그리고 로트렉의 그림이 당대 현실을 얼마나 제대로 반영하며 예술적 성취를 이루었는지를 드러낸다. 조각가, 판화가인 캐테 콜비츠는 전쟁과 가난, 병과 굶주림, 정치적 억압 그리고 여성, 소수민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편견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표현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세계대전에서 아들과 손자를 차례로 잃고 만 어머니로서의 고통은 국가주의와 애국주의에 대한 경멸, 반전의식으로 이어진 것이다.
클래식음악과 미술을 함께 이야기하는 다른 책들이 주로 고전음악과 명화에 더 많은 비중을 할애했다면, 《클래식 인 더 뮤지엄》은 현대음악, 현대미술의 접목에 대해 더 많이, 더 상세히 전한다. 작품의 의미와 해석이 더 많이 열려 있다는 것은 한편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기준을 감상자 스스로 찾기가 더 쉽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 난해하고 어렵게 느껴지던 현대음악과 현대미술은 예술가들의 일화와 작가의 경험담 덕분에 친근하게 다가온다. 헝가리 출신 현대음악 작곡가 리게티의 〈100대의 메트로놈을 위한 교향시〉는 제목 그대로 100대의 메트로놈을 놓고 동시에 작동시켰을 때 나는 소리를 감상하는 작품이다. 수많은 메트로놈이 내는 개별 소리들이 다양하게 불규칙하게 조합되는 불확정성이 그 본질이다. 저자는 무질서의 극치인 그 소리들을 감상하며 집중하다가, 어느 순간 인간의 의도해 만든 어느 음악에서도 듣지 못했던 일정한 리듬의 패턴을 감지했다고 한다. 혼란스럽고 다양한 현대예술의 표현에서 스스로 의미를 창조하는 감상자의 몫과 기쁨을 직접 경험한 것이다. 피아노를 파괴하고 학대했다는 ‘누명’을 썼던 백남준과 존 케이지는 그 파괴와 해체를 통해 실은 음악의 영역을 확장했다. 그저 아름답게 정제된 바이올린 소리뿐 아니라 그것을 때려 부수는 소리마저도 음악이 될 수 있다는 역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소리, 심지어는 소리가 아예 없는 침묵마저도 음악이라는 개념을 연주, 파괴와 해체, 비디오아트 등 현대미술과의 영역까지 허물며 보여주었다. 사물의 본질만을 남기는 미니멀리즘은 간결하고 단순한 작품세계를 구사한 플레빈, 브랑쿠시 그리고 현대음악에서는 필립 글라스와 스티브 라이히로 연결되었다. 반대로 끝없는 복제와 반복을 통해 예술의 권위와 가치를 전복한 앤디 워홀, ‘음악의 아버지’ 바흐의 막내아들 P. D. Q. 바흐(‘Pretty Damn Quick’ Bach)라는 가상 인물을 통해 패러디 음악의 세계를 펼쳐 보인 피터 쉭켈레, 통통한 모나리자 그림으로 명작을 재해석한 보테로 외에도 뒤샹, 달리, 사티 등은 하나같이 비난과 찬사를 동시에 받았으나 분명 예술과의 벽을 허물고 예술의 즐거움을 새롭게 일깨운 선구자들이었다. 예술은 배우고 섬기는 것이 아니라 나누고 즐기는 것임을.

음악과 미술은 삶과 인간을 담은 또 다른 이야기
언제부터인가 음악, 특히 클래식 음악과 미술은 특정 부류의 사람들만이 창조하고 향유하는 가치로 인식되었다. 《클래식 인 더 뮤지엄》에는 실제 역사적 사실뿐만 아니라 유명한 화가와 음악가들의 실화, 저자의 경험담까지 포함되어, 예술과 우리 일상 간 거리를 더더욱 좁힌다. 악보를 볼 줄도 모르던 어린 막내딸이 마구잡이로 음표를 그려 넣고 언니가 즉흥 연주해 ‘우연히 탄생한 음악’은 ‘우연성 음악’의 선구자인 존 케이지가 작곡한 〈4분 33초〉뿐만 아니라 고전주의 시대 작곡가인 모차르트의 〈주사위 놀이 음악〉, ‘뿌리기 회화’로 유명한 화가 잭슨 폴록이나 뒤샹으로까지 연관된다. 저자의 노모는 난생처음 미술관에서 현대미술을 접하는 동안, 휴식을 위해 비치된 실제 소파까지 하나의 작품으로 인식하는 유쾌한 오류를 범한다. 김환기가 그린 〈종달새 노래할 때〉와 본 윌리암스의 노래 〈날아오르는 종달새〉를 두고 저자는 까마득한 어린 시절, 종달새 알과 얽힌 철없고 따뜻한 추억을 떠올린다. 고향, 따뜻한 봄, 자연에 대한 그리움이 우리나라 화가의 그림과 머나먼 나라의 노래에 함께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일견 가벼워 보이는 뒤피의 그림에 물든 청신한 색과 쉽고 편안한 모차르트의 음악을 두고 저자는 글을 더 자유롭게, 더 가볍게 쓰지 못하는 자신의 콤플렉스와 연관 짓는다. 이제는 세계 현대음악계의 중심에 선 작곡가이지만 고등학생 때는 척박한 현실에서 음악적인 열정을 주체할 길 없어 매일 쇼팽의 발라드 1번을 ‘두드리던’ 친동생의 일화는 쇼팽과 상드, 천재화가 들라크루아 등 세 낭만주의자의 관계와 우정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직,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저자는 예술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예술에 대한 거리감을 줄이고 진정한 향유의 길로 안내한다. 음악, 미술 그리고 우리네 삶은 조응하며 변주되고 영원히 계속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일깨운다. 《클래식 인 더 뮤지엄》은 예술이란 우리 일상과 사회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진실을, 음악과 미술은 표현 방식은 달라도 끊임없이 조응하며 더 다양하게, 더 새롭게 우리 삶을 발전시켜왔음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클래식 인 더 뮤지엄》은 기출간되어 꾸준한 호응을 받은 《모나리자, 모차르트를 만나다》의 증보 개정판이다. 살인자로 악명 높은 화가 카라바조 그리고 작곡가 제수알도의 삶과 작품세계를 다룬 〈천재와 악당, 두 영혼의 공존〉,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중세의 불륜녀 프란체스카의 사연과 햄릿의 연인 오필리아의 죽음을 그린 〈낭만적인 사랑과 죽음에 대한 오마주〉, 떠돌이 집시의 삶과 열정, 사랑과 예술을 다룬 〈집시, 그 자유로운 영혼〉 등 상당한 분량의 내용을 새로 만날 수 있다. 주제는 동일하나 연관된 음악과 미술작품을 교체한 부분도 눈에 띈다. 〈세상 모든 어머니를 위한 비가〉의 경우 이전에는 캐테 콜비츠의 〈피에타〉와 바흐의 〈마태수난곡〉에 나오는 알토 아리아를 연결해서 이야기했지만, 《클래식 인 더 뮤지엄》에서는 비발디의 〈스타바트 마테르〉로 음악을 바꾸어 전한다. 십자가에 매달려 죽어가는 아들 예수를 바라보는 성모마리아의 심정을 그린 〈스타바트 마테르〉야말로 ‘자식을 잃은 어미’라는 주제에 더 부합한다는 판단에서였다. 〈예술을 창조하는 신의 손〉에는 로댕의 작품〈신의 손〉 외에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에 대한 이야기와 로댕의 조수로 활동하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손’에 대한 묘사가 추가되었다. 〈우연에서 필연을 찾다〉에는 모차르트와 존 케이지, 스톡하우젠, 펜데레츠키의 우연성의 음악 그리고 뒤샹과 아르프의 다다이즘 미술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가 더욱 풍성하고 의미 깊은 인문 산책으로 초대한다.

우연히 음악을 만든다고? 그런 몰상식한 짓이 어디 있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곰곰이 따져보자. 우리 삶에서 우연에 입각하지 않은 것이 과연 얼마나 될까.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자체가 이미 우연 아닌가. 한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 즉 어느 나라, 어느 지역, 어느 시기, 어느 부모 밑에서 태어나는가 하는 것도 모두 우연이다.
어디 그뿐인가. 세상을 살아가면서도 우리는 우연이 빚어낸 수많은 사건, 사고를 접하게 된다. 어느 날 우연히 들른 카페에서 평생의 반려자를 만날 수도 있고, 우연히 횡단보도를 건너다 하필이면 바로 그 시간에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음주운전 차량에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세상을 살면서 우리는 이런 우연의 일치를 너무나 많이 경험한다. 그렇게 우리 인간은 예측 불가능한 수많은 우연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다. 어쩌면 우연이라는 말은 인간의 운명을 한마디로 설명해주는 가장 확실한 단어인지도 모른다. 이렇게 세상일이 온통 우연투성이일진대, 음악이라고 ‘우연히’ 만들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
-‘우연에서 필연을 찾다’ 에서

사람들은 누구나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해 격렬하게 저항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익숙한 것에만 안주해버리면 세상의 변화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예술도 마찬가지다. 익숙한 것을 파괴해야만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다. 새로운 도전은 늘 격렬한 저항에 부딪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느덧 그것이 자연스럽고 익숙한 것이 되어버린다. 협화음과 불협화음만 보아도 그렇다. 오늘날 우리 귀에 편안하게 들리는 협화음 중에 옛날사람들의 귀에 불협화음으로 들리던 것이 꽤 많았다. 유구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우리의 귀는 늘 새로운 화음의 도전을 받아왔다. 처음에는 듣기 불편하던 것이 차츰 듣기 편안해지는 과정을 거치며 협화음의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도전이 없다면 변화도 없는 법이다. 그런 도전과 수용의 반복을 통해 예술의 지평이 점점 넓어져왔다. 그런 의미에서 예술의 역사는 어쩌면 무수한 반동의 역사인지도 모른다.
-‘20세기 예술의 혁명가, 스트라빈스키와 피카소’ 에서

뒤피의 그림이 지니고 있는 음악성은 또 있다. 바로 리듬감이다. 색채의 향연과 더불어 즐길 수 있는 이 리드미컬한 율동성은 그의 화폭을 그냥 정지된 화폭으로 내버려두지 않는다. 사실 그림그 자체는 정적인 것이다. 하지만 뒤피는 화면에 붓질을 하는 바로 그 순간의 손놀림을, 그 리드미컬한 동작의 율동성을 그대로 화면에 재현했다. 그의 그림 속에 구현된 리듬은 그렇게 복잡 미묘하거나 변화무쌍한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유사한 형태의 리듬이다.
이 섬세한 반복의 물결을 보고 있으면 모차르트 피아노곡의 빠른 패시지가 생각난다. 맑고 투명한 소리로 통통거리며 건반의 위아래를 질주하다가 마침내 앙증맞은 트릴을 거쳐 프레이즈를 끝내는, 말하자면 우리로 하여금 ‘저건 바로 모차르트 음악이야’라고 생각하게 하는 바로 그 ‘모차르트 표 패시지’를 연상케 하는 경쾌한 리듬감이 뒤피의 그림 속에서도 보인다.
―‘모차르트와 뒤피, 그 참을 수 ‘있는’ 가벼움에 대하여’ 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진회숙
이화여대 음대에서 서양음악을, 서울대 대학원에서 국악이론을 공부했다. 1988년 월간 《객석》이 공모하는 예술평론상에 〈한국 음악극의 미래를 위하여〉라는 평론으로 수상, 음악평론가로 등단했고, 《객석》, <조선일보>, <한국일보>를 비롯한 여러 언론 매체에 예술평론과 칼럼을 기고했다. 이후 KBS와 MBC에서 음악프로그램 전문 구성작가로 활동하며 MBC FM의 ‘나의 음악실’, KBS FM의 ‘KBS 음악실’, ‘출발 FM과 함께’, KBS의 클래식 프로그램인 ‘클래식 오디세이’ 평화방송 ‘FM 음악공감―진회숙의 일요스페셜’ 등의 구성과 진행을 맡았다. 방송 바깥으로도 활동 영역을 넓혀 서울시립교향악단 월간지 〈SPO〉 편집위원을 역임했으며, 서울시립교향악단 ‘콘서트 미리 공부하기’, 프레시안 인문학습원 ‘오페라 학교’, ‘클래식 학교’, 고양 아람누리 문화예술 아카데미 등에서 클래식 음악을 강의한 바 있다. 저서로는 《클래식 오딧세이》 《나비야 청산가자》 《영화로 만나는 클래식》 《보면서 즐기는 클래식 감상실》 《나를 위로하는 클래식 이야기》 《예술에 살고 예술에 죽다》 《진회숙의 스토리 클래식》 《영화는 클래식을 타고》 《영화와 클래식》 《음악사를 움직인 100인》 《클래식 노트》 《365클래식》《우리 기쁜 젊은 날》 《무대 위의 문학 오페라》《오페라》《클래식, 스크린에 흐르다》《영화 속 영국을 가다》 등이 있다.

  목차

1장 전통을 창조적으로 파괴한 현대예술
우연에서 필연을 찾다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사기를 치다
미니멀리즘, 감성과 의미의 최소화
패러디, 그 유쾌한 반전
20세기 예술의 혁명가, 스트라빈스키와 피카소
마르시아스의 피리와 피아노의 비가(悲歌)
파국을 자초한 세기 말의 팜므 파탈

2장 그림으로 듣는 음악, 음악으로 보는 그림
종달새 노래할 때
봄, 비너스, 오리엔트. 그 화려한 빛에 대한 환상
모차르트와 뒤피, 그 참을 수 ‘있는’ 가벼움에 대하여
세상을 향한 낭만주의자의 절규
소리로 빚어낸 신들의 세계
겨울, 상실과 구원의 계절

3장 예술가의 영혼을 훔친 이국(異國) 취미
드뷔시가 그린 음악의 인상주의
동양에 대한 환상을 담다
집시, 그 자유로운 영혼
고야의 영혼을 담은 음악
시대의 우울, 도시의 뒷골목

4장 종교적 주제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들
예술을 창조하는 신의 손
낭만적인 사랑과 죽음에 대한 오마주
천재와 악당, 두 영혼의 공존
최후의 심판과 진노의 날
세상 모든 어머니를 위한 비가(悲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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