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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의 의식
현암사 | 부모님 | 2021.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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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실존주의를 대표하는 철학자, 작가, 노벨문학상을 거절한 레지스탕스, 행동하는 지식인의 표본이었던 사르트르. 그리고 보부아르의 평생의 연인. 그가 죽기 전 10년 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 기록한 이는 그와 평생을 같이 한 동반자이자 사르트르와 함께 20세기를 대표하는 사상가 시몬 드 보부아르다.

21살에 사르트르를 만난 보부아르는 그가 평생을 함께할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보지만 결혼이라는 사회적 관습에 자신을 묶고 싶지 않았다. 당시 부부 관계에서의 아내와 남편이 아닌 동등한 동반자로서 함께하고 싶었던 그들은 계약결혼이라는, 그때는 물론 지금으로서도 새로운 형태의 관계를 맺기로 한다.

어떤 법적, 사회적 관습에도 얽매이지 않고 평생을 함께하기로 선택했던 보부아르와 사르트르의 마지막 10년을 기록한 책이다. 동시에 그들이 함께 살았던, 20세기 가장 역동적이었던 한 시대를 마감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출판사 리뷰

보부아르가 기록한 사르트르의 마지막 10년

평생의 연인이자 지적 동반자,
한 세계를 완벽히 공유했던 이의 마지막 순간을 기록하며


실존주의를 대표하는 철학자, 작가, 노벨문학상을 거절한 레지스탕스, 행동하는 지식인의 표본이었던 사르트르. 그리고 보부아르의 평생의 연인. 이 책은 그가 죽기 전 10년 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것을 기록한 이는 그와 평생을 같이 한 동반자이자 사르트르와 함께 20세기를 대표하는 사상가 시몬 드 보부아르다.
21살에 사르트르를 만난 보부아르는 그가 평생을 함께할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보지만 결혼이라는 사회적 관습에 자신을 묶고 싶지 않았다. 당시 부부 관계에서의 아내와 남편이 아닌 동등한 동반자로서 함께하고 싶었던 그들은 계약결혼이라는, 그때는 물론 지금으로서도 새로운 형태의 관계를 맺기로 한다. 처음 2년의 유효기간으로 시작한 계약은 이후 51년간 사르트르가 죽기 전까지 지속된다. 『작별의 의식』은 그렇게 어떤 법적, 사회적 관습에도 얽매이지 않고 평생을 함께하기로 선택했던 보부아르와 사르트르의 마지막 10년을 기록한 책이다. 동시에 그들이 함께 살았던, 20세기 가장 역동적이었던 한 시대를 마감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평생 서로의 첫 독자이자 편집자 역할을 했고, 사르트르는 보부아르를 자기 책의 검열관, 인쇄허가자라고 불렀다. 노년의 사르트르가 시력을 잃자 보부아르는 그에게 매일 책을 읽어주면서 눈이 되어준다. 사르트르가 죽고 난 후 세상에 나온 이 책 『작별의 의식』이 사르트르가 보지 못한 보부아르의 유일한 저작인 셈이다.
1982년 이 책이 처음 국내에 소개되었으나 당시 반공 이데올로기가 첨예하던 상황에서 검열 때문이었는지 삭제된 부분들이 있었고, 현지 답사가 원활하지 않았던 시기여서 고유명사들이 불분명한 경우들이 있었다. 이번에 소설가 함정임의 번역으로 다시 40년 만에 재출간하면서 빠진 부분을 다시 채워 넣고,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행적을 꼼꼼하게 보완해서 두 사람이 살았던 당시 사회를 더욱 현실감 있게 보여준다.
“난 당신을 많이 사랑하오. 나의 카스토르.”
- 사르트르가 죽기 전날 보부아르에게


파리 라스파이유 거리에 있는 보부아르의 아파트 서재는 사르트르가 살았던 아파트와 지척이었고, 둘은 늘 그곳에서 함께 읽고 글을 쓰고, 작업했다. 사르트르는 줄기차게 공부하고 쓰고 행동하는 보부아르를 늘 부지런하게 일하는 비버(프랑스어로 카스토르)에 빗대어 ‘카스토르’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사르트르는 첫 소설 『구토』를 ‘카스토르에게’ 헌정했다.
사르트르에게 있어 보부아르와 같이 책을 읽는 것, 대화를 나누는 것, 그리고 산책을 하는 것은 삶의 중요한 부분이었고, 특히 노년의 사르트르에게는 그것이 세상을 접하는 가장 큰 통로였다. 죽음을 앞두고 눈이 잘 보이지 않던 그의 옆에는 그날의 신문, 잡지, 책을 읽어주며 사회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던 연인이자 동료 보부아르가 있었다.

사르트르는 나와 함께 아주 천천히, 긴 산책을 했다. 한번은 그가 내게 물었다.
“이렇게 느리게 걷는 동반자가 있어서 지루하지 않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진심으로 말했다.
그가 걷고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기뻤다.
- 212쪽

그들은 그토록 오랜 세월을 함께했음에도 평생 경어체로 대화를 나누었으며, 이 책에서도 줄곧 서로에게 정중하게 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끊임없이 서로의 생각을 묻고 의견을 나누는 그들의 대화는 서로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잘 보여준다.
또한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부분은 지식인으로서의 사르트르의 모습이다. 지식인의 사회 참여를 의미하는 앙가주망engagement이라는 개념을 처음 책에서 이야기한 것이 바로 사르트르였다. 사르트르와 보부아르 두 사람은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당대 첨예한 사안마다 거리로 달려 나가 민중들 속에서 메가폰을 들고 함께 행진하며 투쟁한다. 사르트르가 죽기 직전까지도 전 세계에서 지지를 요청하는 호소문과 항의문이 왔고, 그는 그것을 숙고하며 지지문을 직접 작성하거나 서명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보부아르가 바라본 일흔이 넘은 사르트르는 몸이 약해지고, 시력을 잃어간다는 사실 앞에서 불안해한다. 자신의 시대가 지나갔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시기가 20세기 최고의 지성인 그에게도 찾아온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다음 세대가 꾸려나갈, 지금보다 더 나은 시대에 대한 낙관과 기대를 잃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지식인과 한 인간으로서 사르트르의 모습이 교차되지만 바로 이러한 모습이 그의 사상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고, 사르트르의 평생을 지켜봐온 보부아르의 눈으로 바라본 사르트르의 모습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사르트르의 마지막 10년을 보부아르의 시각으로 이야기한 이 책은 그들의 관계, 그들이 오랜 시간동안 공유했던 세계를 집약했다고 할 수 있다.

사르트르를 사랑했고, 사랑하고 있으며, 사랑하게 될 사람들에게.
보부아르가 보내는 긴 편지


전화요금을 낼 수 없을 정도로 경제적인 부분을 방치하고, 자신의 몸을 망치면서까지 알코올과 담배를 끊지 못하던 사르트르의 모습은 우리가 아는 프랑스의 지성 사르트르와는 다른 모습이다. 이 책에서는 사르트르가 생전에 교류했던 당시의 많은 명사들, 정치적으로 사상적으로 많은 이들과 관계 맺고 영향을 주고받는 모습, 노년의 사르트르를 둘러싸고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그려지고 있다. 그 모습은 한 사람의 노년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는 면에서 때때로 잔인할 만큼 현실적이다. 그리고 그것은 사르트르는 물론 보부아르의 현실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어떤 경우, 어떤 자리에서도 서로의 옆자리에 함께했다. 계약결혼은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동시에 투쟁하면서 완벽히 하나의 삶으로 사는 방식이었고, 인간의 이해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었다. 마침내 두 사람이 함께했던 세계가 막을 내렸을 때, 아무리 유해가 나란히 놓이고 잿가루가 만나도 다시 만날 수 없는 것임을 보부아르는 깨닫는다.

그가 죽고 난 뒤에 과거를 회상하며 썼음에도 이 책은 마치 지금 일어나는 일인 것처럼 긴박하고 불안에 가득 차있다. 이 책을 번역한 소설가 함정임은 그럼에도 보부아르가 마지막에 이르러 사르트르의 죽음을 현재형으로, 아니 미래형으로 쓰고 있다고 말한다. 마치 ‘매일 미지의 독자들이 그를 오늘로 불러내듯이. 자연스럽게 내일로 이어지듯이. 아름다움처럼.’
이 책은 보부아르가 책의 서두에서 말했듯 사르트르를 사랑했고, 사랑하고 있으며, 앞으로 사랑하게 될 사람들에게 남긴 긴 편지다. 아마도 그를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 남긴.

여기 내 책 중에서 인쇄되기 전에 당신이 읽지 못한 첫 번째 책이 있습니다. 어쩌면 유일한 책일 것입니다. 이 책은 모두 당신께 바치는 헌정인데, 당신과는 아무 상관이 없어졌습니다.
우리는 젊었을 때, 열을 올려 토론하다가 둘 중 하나가 이기면 끝장을 내며 의기양양하게 상대에게 말하곤 했지요. “당신 꼼짝 못 하게 됐네요!” 이제 말 그대로 당신의 작은 관 속에서 꼼짝 못 합니다. 당신은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고, 나는 당신에게 가더라도 만나지 못할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나를 당신 옆에 묻는다 해도, 당신의 잿가루와 나의 유해는 서로 오가지 못할 것입니다.
- 들어가며

집으로 돌아오자, 밝았던 스튜디오 색깔이 바뀌어 보였다. 벨벳 양탄자는 죽음의 의복을 연상시켰다. 살아가는 것이 이런 식이다. 행복과 기쁨의 순간들이 있는가 하면, 위협은 머리 위에서 어른거리고, 인생은 괄호 속 여담 같은 것.

내가 잃어버린 것을 생각하면서 결코 슬퍼하거나 우울해하는 때는 없소. 상황이 이렇게 되었는데 그리고 내가 어쩔 수가 없으니, 애석해 할 이유가 없는 거요. 내게도 고통스러웠던 순간들이 있었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는 오직 지금의 나로 적응하는 것이오.

  작가 소개

지은이 : 시몬 드 보부아르
1908년 1월 9일 파리에서 태어났다. 1913년 엄격한 가톨릭 학교인 데지르 학원에 입학해 수학하고, 1926년 소르본 대학 철학과에 입학한다. 3년 후에는 철학 교수 자격시험에 2등으로 합격하고, 1등으로 합격한 장폴 사르트르를 처음으로 만나 그와의 계약 연애를 시작한다. 1931년 마르세유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 루앙과 파리를 거쳐 1943년까지 학생들을 가르친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기 전, 절친한 친구의 죽음을 소재로 한 소설 『정신적인 것의 우위(Primaut du Spirituel)』를 완성하지만 1979년이 될 때까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다. 1943년에 출간한 『초대받은 여자(L’Invite)』로 본격적인 작가 생활을 시작해 『타인의 피(Le Sang des Autres)』(1945), 『모든 인간은 죽는다(Tous les Hommes sont Mortels)』(1946)를 연달아 발표하고, 1954년에 출간한 『레 망다랭(Les Mandarins)』으로 프랑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공쿠르 상을 수상한다. 이 밖에도 소설 『아주 편안한 죽음(Une Mort Trs Douce)』(1964), 『아름다운 영상(Les Belles Images)』(1966), 『위기의 여자(La Femme Rompue)』(1967) 등을 발표하며 문학 활동을 이어 간다. 한편 철학적 글쓰기의 대표작인 『제2의 성』(1949)은 전 세계 페미니즘 운동의 참고 도서가 되었고, 이후 『특권(Privilges)』(1955), 『노년(La Vieillesse)』(1970) 등 다수의 철학적이고 논쟁적인 에세이를 집필했다. 사르트르 사후 그의 말년을 기록한 『작별 의식(La Crmonie des Adieux)』(1981)과 생전 그에게서 받은 수많은 편지를 엮은 책 『비버에게 보내는 편지(Lettres au Castor)』(1983)를 출간했다. 1986년 4월 14일 생을 마감할 때까지 사르트르와 함께 창간한 잡지인 『현대(Les Temps Moderns)』지의 편집자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한편, 알제리 독립이나 낙태 합법화 등 셀 수 없이 많은 다양한 시위에 참여하며 행동하는 지성인으로서의 면모를 보여 주었다.

  목차

들어가며

1970년
1971년
1972년
1973년
1974년
1975년
1976년
1977년
1978년
1979년
1980년

옮긴이의 말
작고 싱싱한 꽃이 날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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