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김동식 작가와 울산 상북중학교 학생 10명이 함께 쓴 초단편소설집이다. 북크루의 ‘김동식 작가와 함께 초단편소설 출판하기 클라스’의 2기 수강생들인 그들이 8주 동안 김동식 작가에게 작법을 배우고 각자의 소설을 1편씩 완성했다. 표제작인 ‘돼지신령’은 김동식 작가와 수강생 모두의 집단지성으로 첫 시간에 완성된 공동창작물이다.
그에 더해 에어팟, 어플리케이션, 셀카, 성형, 중간고사, 꿈, 칠판 등등, 그들은 가장 익숙한 주변의 소재와 자신의 욕망을 선택했다. 정말이지 ‘아, 이건 이들만이 쓸 수 있는 글이겠구나’ 싶은 것이다. 어느 작품에서는 그들 내면의 단단함이 어느 작품에서는 그들의 재치와 기발함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학생들과 매주 마주해야 하는 사람들이라면 조금 더 궁금해하고 읽기를 바란다. 그들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가 그들 일상의 언어가 아니라 소설의 언어로 여기에 반짝이고 있다.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강민서, 웹툰을 즐겨보는 중2. 재미있고 신기한 일이 나에게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글을 쓴다.
김다겸, 무언갈 할 때마다 그게 가장 즐거운 것이라 믿는 평범한 야구 팬이다.
김미성, 노래를 듣는 걸 많이 좋아하는 중학생. 내가 하고 싶은 걸 찾으려고 하는 중.
김민주, 지고만 있기는 무거우니 활자로 하여금 벗겨 내려 한다. 이야기하는 재주라곤 없음에도 종이 몇 장 채울 만큼의 할 말은 누구나 갖고 있으니까.
양지은, 15년 노잼 인생. 내 미래를 책임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글쓰기에 도전했다. 이런, 다른 일을 찾아 봐야겠다.
양하진, 14잘 중학 생활에 점차 적응해 나가는 중이다. 꿈은 햇볕 잘 드는 한옥집에서 고양이와 함께 한량의 삶을 사는 것.
진예빈, 소호에서 산촌 유학을 하고 있다. 소설이 좋아서 소설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침의 새소리와 맑은 공기, 은은한 꽃향기와 조화를 사랑한다.
이주하, 특별한 일과 감정을 가사로, 글로 쓰고 싶은 학생.
이찬형, 바나나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반 학생.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겨레, 매일 일기 쓰시 4년째인 열여섯 살. 하고 싶은 게 많아서 앞으로 일기에 내가 쓸 내용을 기대 중이다.
27세 김해솔. 그는 지금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는 상태다.
[당근마켓]
「최신형 에어팟 팝니다. 가격 만원」
이런 게 만 원의 행복이란 걸까. 의심은 되지만 직거래이니 별일 있겠냐며 해솔은 거래자에게 메시지를 넣는다.
직거래 장소에 나타난 사람은 해솔의 또래쯤 되어 보이는 남자다. 정장을 빼입은 모습이 무직인 해솔의 심기를 흔들었지만, 그 위압감에 밀려 풀이 죽는 그였다. 해솔을 발견한 남자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혹시 에어팟 직거래하러 오신 분인가요?”
“아 예, 저 맞습니다.”
“잘 찾아오셨네요. 여기, 에어팟입니다.”
불쑥 나타난 에어팟 상자를 보자마자 해솔은 이건 자신의 것이라는 알 수 없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에어팟>
슈퍼 주인은 전혀 안 믿는 모양새로 떠났다. 그러나 며칠 뒤, 두 눈이 휘둥그레져서 다시 찾아왔다.
“세상에! 총각 말이 진짜였어! 그 노총각이 결혼할 여자를 데려왔다니까? 세상에 마상에!”
이 날을 기다려왔던 김남우는 여유롭게 웃으며 말했다.
“제가 그러지 않았습니까? 우리 돼지 신령님은 틀리는 법이 없습니다.”
“세상에! 총각! 나 한 번만 더 보자!”
슈퍼 주인은 한 번 더 점을 봤고, 그 점 역시 적중했다. 당연히 슈퍼 주인은 주변에 입소문을 퍼트렸다.
김남우는 동네 상인분들을 중심으로 열심히 점을 보기 시작했다.
「아들이 학교에서 창문을 깹니다.」
「셋째를 임신합니다.」
「가게 간판이 떨어져서 사람이 다칩니다.」
「전국 노래자랑 예선을 통과하고 TV에도 나옵니다.」
모두 돼지 저금통이 하는 예언이었지만, 김남우는 그럴듯하게 한 마디씩 보탰다.
-<돼지신령>
포토샵으로 사진을 수정하는 일을 좋아하는 나는 많은 온라인 카페에 가입해 있다. 페이스북 그룹 ‘포토샵의 모든 것’, 네이버와 다음의 ‘포토샵 카페’에서도 활동한다. 내가 찍은 셀카를 포토샵으로 예쁘게 수정해서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실력이 늘어날수록 인스타그램의 좋아요 수도 함께 따라 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다음의 포토샵 카페에서 아무도 보지 않은, 조회수가 0인 게시글을 발견했다. 글이 올라온 지 꽤 되었는데도 조회 수가 ‘0’이었다. 호기심이 생긴 나는 그 게시글을 눌렀다.
‘신비한 일이 일어나는 포토샵 어플. 중학생 전용. 얼른 설치하여 사진을 편집한 후 SNS에 올려보세요!’
-<신비한 포토샵>
작가 소개
지은이 : 김동식
1985년 경기도 성남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주민등록증이 나왔을 때, 바닥 타일 기술을 배우기 위해 대구로 독립해 나왔다. 2006년에 서울로 올라와 성수동의 주물 공장에서 10년 넘게 일했다. 2016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공포 게시판에 창작 글을 올리기 시작했고, 2017년 12월, 『회색 인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13일의 김남우』를 동시 출간하며 데뷔했다. 『양심 고백』, 『정말 미안하지만,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하나의 인간, 인류의 하나』, 『살인자의 정석』, 『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다』, 『문어』, 『밸런스 게임』까지 총 10권의 ‘김동식 소설집’과 『성공한 인생』을 펴냈다. 그 외에도 『텅 빈 거품』, 『모두가 사라질 때』, 『일상 감시 구역』, 『몬스터: 한밤의 목소리』 등 다수의 앤솔러지에 참여했다.
목차
프롤로그_4
에어팟_진예빈_8
돼지신령_김동식 외 10명_20
신비한 포토샵_양지은_34
바라는대로_이주하_44
성형마스크_뇽뇽이_54
감정사업_꼬리별_62
상실감의 기준_김다겸_70
신기한 약_바나나찬형_80
악성어플_강민서_92
문_겨레_102
칠판_김씨_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