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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월
대전에서 살다가 골령골에 묻히다
모두의책 | 부모님 | 2021.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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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일제강점기를 견뎌내고 민주주의 국가를 꿈꾸었던 사람들의 비극적이고 처절한 삶의 모습을 그려내고, 그들의 아름다운 꿈과 열정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책, <랑월>. 이 책은 전 지역에서 이름 없이 사라진 독립운동가들과 해방 후 건국운동가들의 삶을 소설로 복원하고 그들의 희생과 진실을 알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나 대전이란 도시에서 일어난 대전형무소사건-대전산내민간인학살사건을 소재를 풀어내고 있는데 이는 한국 민중을 고통의 도가니에 몰아넣던 반민족세력, 반민주세력을 픽션으로나마 정죄하고 이들이 창궐하는 어두운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민주시민의식을 일깨우는 데 의의가 있다. 나아가 국가폭력의 희생자인 산내학살사건 유족들이 한을 풀고,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들의 명예를 회복시켰으면 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 이 소설은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자유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고, 이 모든 과정이 우리의 후손에게 물려줄 귀한 자산임을 인식하게 한다.

  출판사 리뷰

“민주주의 잔을 넘치게 할, 마지막 한 방울”
식민지 조선 백성의 처지가 애달파
밝은 햇빛, 따뜻한 달빛이 되고자 했던 그들의 이야기“

피는 땅을 더럽히나니, 피 흘림을 받은 땅은
이를 흘리게 한 자의 피가 아니면, 속할 수 없느니라.”

(민수기 35:33)

김성동 작가 추천 도서!
눈부시게 사랑하고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낸 그들의 이야기


소설 <랑월>을 읽으면 마치 마음속을 거대한 폭풍이 휩쓸고 간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등장인물의 일상적인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시대적 풍파 속에서 이 일상이 조금씩 무너져내리는 과정과 그 속에서 또 빛을 발견하고 자신의 삶의 방향을 찾아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누구보다 눈부시게,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가며 짧은 삶을 마감한 사람들의 이야기. 소설의 끝을 향해 갈수록 모든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어떤 인물은 처음에는 부드러운 면모를 보였지만 세상의 흐름 속에서 누구보다 강인한 여자가 되어가고, 강한 엄마가 되어간다. 또 어떤 인물은 처음에 품고 있던 작은 욕망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부풀어갔고, 이내 광기로 비추기 시작한다. 결말을 향해 갈수록 인물들이 감정은 절정으로 치닫고 결국에는 공허함까지 느껴지는데, 편안한 문체지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은 강력해서 긴 소설을 끝까지 흡입력 있게 읽어나갈 수 있다. 대전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대전의 이야기가 주가 되기 때문에 더 익숙하게 읽히고, 편집자인 나처럼 대전과는 아무 연관도 없는 사람이 봐도 그 당시 그곳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책이다. 1920~30년대 과거의 이야기에서 시작되었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결코 과거의 일로만 남겨져서는 안 되는 이야기, 소설 <랑월>이다.

“아, 무식한 놈아, 저건 총독부가 아니라 도청이여, 도청!”
목척교 건너 넓은 도로 끝 대전역과 마주보고 있는 충남도청 건물은 디귿자 모양으로 웅장하게 지은 이층 건물이었다.
대전역과 도청은 마치 장기판의 두 장군처럼 널따란 차마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었다. 그 사이에 바삐 움직이는 양복쟁이들과 학생, 운전수, 짐꾼, 인력거꾼들이 반듯반듯한 길을 따라 포, 차, 마, 상, 졸 구실을 충실히 하고 있는 듯했다. 또각또각 구두소리마저 가지런한 일본식 거리에서 두엄 냄새와 땀 냄새로 찌든 한 떼의 농군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구경거리가 된 줄도 모르고 두리번거렸다.

- 제3장 <소작쟁의> 중에서

여직공들은 입을 모아 대전경찰서 앞에서 목청껏 소리 질렀다. 옆구리에 긴 칼을 찬 일경들이 우르르 나와 위압적인 태도로 을러대도 그들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삶아 놓은 누에 꼴같이 밋밋한 빛깔로 살았던 여공들은 목구멍으로 뜨겁고도 또렷한 존재감을 토해냈다.
“가만있으면 누에보다 못한 것이다! 나는 누에가 아니다.”
누군가 이렇게 소리쳤다. 이 느닷없는 외침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다음 구호 가 이어지지 않았다.

- 제4장 <소제호의 소나무 향기> 중에서

“이게 무슨 소리지요?”
들려오는 함성에 혜인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군시제사공장 여직공들이 지르는 승리의 함성일 겁니다.”
임표가 흐뭇한 웃음을 띠며 대답했다.
“저, 임표 동지가 그때 공장을 빠져나오지 못했을까봐 걱정 많이 했었어요. 대전경찰서 앞에 그렇게 나타나실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쪽지만 주고 곧바로 사라지셨지만… 정말 안도감이 들었어요.”
이렇게 말해놓고 혜인은 얼굴을 붉혔다. 그런데 얼굴이 자꾸 붉어지는 게 주체 못 할 만큼 뜨거워졌다.
‘아, 얼굴이 빨개지면 안 되는데, 왜 이럴까, 왜 이럴까….’
혜인이 냉정을 되찾으려 하면 할수록 얼굴은 팔월의 부용꽃처럼 더 붉어졌다. 어서 자리에서 일어나야겠다고 생각했다.

- 제4장 <소제호의 소나무 향기>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박현주
대전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국문학과 도시계획학을 공부하였다. 20여 년간 대전에서 시민운동을 하며 글을 쓰고 있다.

  목차

서문 너무 늦어 송구합니다
1장 마티고개의 푸른 노을
2장 근화의숙
3장 소작쟁의
4장 소제호의 소나무 향기
5장 탈출
6장 건국의 꿈
7장 골령골
에필로그
발문 그해 여름을 위한 만가(輓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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