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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리스트의 세탁기
어머시방 1집 (2021)
달아실 | 부모님 | 2021.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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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춘천의 문학동인 어머시방(회장 이강희)이 첫 번째 동인시집. 이번에 발간된 제1집에는 전윤호, 백경미, 여정순, 이강희, 최정란, 나래 등 6인의 시 42편이 실렸다. 어머시방은 우리 문단의 대표 서정시인 중 하나인 전윤호 시인의 시 창작반 제자 5인(백경미, 여정순, 이강희, 최정란, 나래)이 결성한 문학동인이다.

어머시방의 첫 번째 동인시집 <기타리스트의 세탁기>는 한마디로 “발랄한 스승과 발칙한 제자들이 꿈꾸는 시의 반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에 대한 열정과 치열한 시정신은 하나이지만 저마다 개성이 다르고 문체가 달라서 그야말로 육인육색(六人六色)의 시집이라 할 수 있겠다.

  출판사 리뷰

발랄한 스승과 발칙한 제자들이 꿈꾸는 시의 반란
― 문학동인 어머시방 제1집 『기타리스트의 세탁기』


재기발랄하고 발칙한 시집이 세상에 선을 보였다. 춘천의 문학동인 어머시방(회장 이강희)이 첫 번째 동인시집 『기타리스트의 세탁기』를 발간했다. 이번에 발간된 제1집에는 전윤호, 백경미, 여정순, 이강희, 최정란, 나래 등 6인의 시 42편이 실렸다.

어머시방은 우리 문단의 대표 서정시인 중 하나인 전윤호 시인의 시 창작반 제자 5인(백경미, 여정순, 이강희, 최정란, 나래)이 결성한 문학동인이다.

어머시방 동인들은 아직 등단하지 않은, 그야말로 문청들이지만 그 작품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간단치 않다. 기성 시인들의 작품보다 월등하다 할 수는 없겠으나 결코 뒤지지 않는다.

어머시방의 첫 번째 동인시집 『기타리스트의 세탁기』는 한마디로 “발랄한 스승과 발칙한 제자들이 꿈꾸는 시의 반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에 대한 열정과 치열한 시정신은 하나이지만 저마다 개성이 다르고 문체가 달라서 그야말로 육인육색(六人六色)의 시집이라 할 수 있겠다. 간단히 살펴보자.

심장이 툭 떨어진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울먹이던 당신 목소리가
붉은 빛깔로 훅 달려들어 깊이 찌른 게 틀림없다
오늘이 고비야 내일이면 괜찮다며 물레질하듯 쓰다듬어주던
외할머니 검붉은 손톱 같은 꽃
누가 지었을까
광목천에 꽃 자수 같은 이름
― 백경미, 「여뀌」 전문

백경미 시인은 자연과 사물에 대한 세밀한 관찰을 통해 사람의 삶을 예리하게 대비시키고 변주하는 데 능하고 개성과 재기를 보여준다.

예쁜 여자로 변하는
여우가 되고 싶었지
탐스런 엉덩이를 흔들면
사내들이 침을 질질 흘리며
따라오겠지
공동묘지로 꼬여서 간이고 쓸개고
다 빼먹어버릴 거다
보름달 뜨니 식욕이
이놈저놈 살아나네
꾸러미에 꿰어 기차놀이를 시켜야지
지칠 때까지
나는 달빛 아래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았지
― 여정순, 「기차놀이」 전문

여정순 시인은 소시민들의 지난한 삶과 회자정리(會者定離)를 알레고리로 표현하는 데 있어 무리가 없고 능청맞기까지 하다.

오늘 대리는 공쳤어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거든
잠든 녀석들 머리맡
티비에선 아이돌이 춤추고 있어
잠들기 위해 마시는 건 아냐
거울 속 여자가 흔들거리며 웃네

태어나기도 전부터 난 죄인이었어
매일 밤 검은 벽에 쇠창살을 그리며 살았지
취한 여자는 점점 말이 없어졌네

투명한 해가 떠오르고
블라우스를 입은 여자
거울 속에서 비틀거리며 걸어나왔네
한잔할래?
― 이강희, 「한잔할래?」 부분

이강희 시인은 이 사회에서 ‘엄마로 살아가기’, ‘여자로 살아가기’의 무겁고 어둔 단면을 그려내지만, 가벼운 문체로 독자를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갈 곳 없어 만복사에 들었더니
거기도 세상이라 사람이 그립구나
배꽃 비친 달빛
바람 일렁이는 봄밤!

부처에게 내기 걸어
저포로 얻은 색시
동기상구 하여 사흘 낮밤
눈과 귀 심장에 걸어놓고
다시 만나러 가는 길

말굽 소리 흙먼지 자욱한데
제사상 마주 보니 이승과 저승일세
환생할 당신 기다리는 마음
당간지주의 깃발로 펄럭이네
― 최정란, 「양생의 노래」 전문

최정란 시인은 등단한 수필가로서 서사(敍事)를 시로 변용 직조하고, 시 안에 이야기를 담아내는 데 있어 탁월하다.

고양이가 이불에 또 오줌을 쌌어 세탁기를 가진 옆집 문을 두드렸죠 붉은 볼의 옆집 오빠는 친절하니까 빨래하는 동안 이거 볼래? 영상 안에는 스티브 바이라는 기타리스트가 크라잉 머신을 쳐요
옆집 오빠도 기타를 치죠 엄마 몰래 발목이 예쁘네 옆집 오빠 볼이 더 붉어지는데 기타리스트의 기다란 손가락은 간지럽고 빠르게 울고 싶은 기타는 와아아앙 짝 찾는 고양이 같아 와아아앙 세탁기가 이불을 빠는 동안 천장의 얼룩도 새하얗게 지워져요 마지막 물기를 짜내는 세탁기 거칠게 흔들리고 연주를 마친 향긋한 빨래는 무슨 맛인지 입에 넣지 않고는 알 수 없었어요 빙글빙글 돌아가는 자취방의 크라잉 머신 다른 연주도 듣고 싶어? 부풀어 오르는 느낌표를 도무지 밀어낼 수 없는!
― 나래, 「기타리스트의 세탁기」 전문

나래 시인은 도무지 상관없을 사물과 사건을 통해 절묘하게 사람의 심리를 드러내는데, 그 형식 또한 독특하여 묘한 매력을 보여준다.

이상으로 어머시방 회원 각각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았는데, 이들 모두는 이구동성으로 “시에 관한 문외한이었는데 전윤호라는 뛰어난 스승을 만나 그야말로 환골탈태하고 있는 중이다”라며 전윤호 시인을 추켜세웠다. 반면 전윤호 시인은 “청출어람이 청어람”이라며 “이들 모두 나를 뛰어넘는 좋은 시인으로 성장할 것”이라 제자들을 추켜세웠다.

아직 등단하지 않은 신인들이지만 어머시방 동인들이 앞으로 보여줄 행보가 무척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 발간사

거의 생전 처음 접해보는 시의 세계는 놀라웠다. 학창 시절 국어교과서에서나 얕게 접해보았던 ‘시’라는 장르는 전윤호라는 내 일생 전대미문의 까칠하고 독특한 시인과의 만남을 통해 그동안의 선입견을 벗고 고압의 전율로 다가왔다. 시를 그럴싸한 말장난으로 치부하며 시집을 머리맡에 둔 적 없는 지난날들이 몹시 부끄러웠다. 모든 시들은 시인의 삶과 세계관과 우리가 딛고 있는 살아 있는 역사 속에서 태어났다. 시라는 것이 한 시인의 고통 속에서 생생한 상상의 언어로 재조립되어 시를 읽는 사람들에게 진하게 공감되는 은밀한 소통이라는 깨달음을 전윤호 시인을 통해 발견한 순간, 나는 이끌리듯이 <어머시방>의 회원이 되어 있었다. 매주 한 번 모여 서로의 끄적끄적을 서로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다듬는 수많은 과정을 겪었다. 그렇게 아직은 설익은 동호회원의 글들을 모아 이번에 책을 내게 되었다. 아직은 모두 시를 쓴다고 말할 수는 없겠다. 상상하는 법을 배우고 그 상상을 문장으로 엮어 공감 소통하기 위해 시의 언어를 배운다. 부끄럽고 자신 없지만 일단 저질러본다. 모든 시작은 저질러보는 것이므로.
모든 공을 스승님께 바친다.

2021년 12월
시 창작 모임 어머시방 회장 이강희

  작가 소개

지은이 : 전윤호
1964년 강원도 정선 출생.1991년 『현대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시집 『이제 아내는 날 사랑하지 않는다』, 『순수의 시대』, 『슬픔도 깊으면 힘이 세진다』 등을 출간했다. 한국시협 젊은시인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지은이 : 백경미
날렵한 여우였음 좋겠는데 퉁퉁한 팬더 쪽으로 더 가까워지는 중. 어쩌다 어머시방 방문 열렸길래 빼꼼 고개 디밀었지. 그놈의 시가 뭔지 비틀어 짜다가 혹시 사향고양이 되면 참 좋겠다는 영악한 꿈쟁이.

지은이 : 여정순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시를 짓는 농부입니다. 시도 농사도 다 만만치 않더이다. 가을걷이하듯 하나둘 시걷이를 해야겠습니다.

지은이 : 이강희
소주방주인, 옷가게주인, 웨딩컨설팅업, 건설회사사원, 잠깐 대리운전 등등 무수히 많은 직업을 거쳤으며, 연극, 노래를 취미활동으로 하며 이 풍진 한 세상 살아냄. 현재는 춘천 시민들과 함께 만든 지역의 대안언론을 자임하는 '춘천시민언론협동조합'에서 상임이사로 일하고 있음.

지은이 : 최정란
십수 년을 수필만 쓰다가 문화원에서 줌으로 가르치는 전윤호 선생님의 시 창작 강의를 듣던 첫날, 시에 반하여 제자가 되어 부끄러운 시를 쓰고 있는 아줌마. 2018년 제40회 소양강 문화제 한글 백일장 일반부 금상 수상. 2020년 김유정 기억하기 제27회 전국 문예 작품 공모 우수상 수상. 2020년 『수필문학』으로 등단. 춘천 수필문학회 회원. 강원 수필문학회 회원. 춘천 문인협회 회원.

지은이 : 나래
늘 시를 좋아했고 언젠가 써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춘천에서 전윤호 시인을 만나면서 시를 쓰기 시작했고, 시를 쓰다보니 잃어버렸던 나를 찾아가고 있다. 시 쓰지 않을 때는 최선을 다해 놀거나, 남의 이야기를 잘 편집해 포장하는 일로 바쁜 나날을 보낸다.

  목차

시작하는 말

[전윤호]
십일월
가을비
낡은 다리
토착왜구 - 조진을평전
풍물시장
여우에게 - 여우고개
빨래터 - 여우고개

[백경미]
옥수수 범패
고추잠자리
돌콩
여뀌
개쑥부쟁이
수국을 읽다
귀 열리던 날

[여정순]
기차놀이
간잽이
용문사
느티나무 새
만장
포장마차
사막

[이강희]
알록달록
사월
신데렐라
한잔할래?
오월의 약속
쇼핑 중독
연필 이야기

[최정란]
연산홍
묵정밭
내 속엔
절창
양생의 노래
그녀의 그녀에게
어린 마녀

[나래]
류마티스에 관하여
꽃구경
무지개다리 건너는 날
신작로
눈꺼풀만 살아 있는
내 사랑은
기타리스트의 세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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