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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세상에서 가장 쉽게 쓰기
문학의문학 | 부모님 | 202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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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가장 쉽고 빠르게 값진 시나리오 쓰는 법. 새로운 시나리오 작법서가 나왔다.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각본 작가로도 잘 알려진 이무영 감독이 제목 그대로 세상에서 가장 쉽게 시나리오 쓰는 법에 대해 시나리오의 시작부터 끝까지, 가장 빠르고 쉬운 길의 안내자로 나섰다.

이 책에서 저자는 성공하는 장편영화가 갖춰야 할 필수적인 요소들을 풍부한 현장 경험과 정연한 이론을 바탕으로 다양한 예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시나리오를 쓰고자 하는 입문자와, 지금 쓰고 있지만 길을 잃은 이들과, 다 썼지만 영화화의 길이 멀게만 느껴지는 이들이 항상 곁에 두고 틈틈이 참고하기에 최적의 작법서라 할 만하다. 챕터마다 핵심 요약문이 실려 있어, 시나리오, 그중에서도 값진 시나리오를 쓰고자 하는 이들이 놓치지 않아야 할 것들을 언제든 되새길 수 있다.

  출판사 리뷰

현실과 동떨어진 예술은 없다!
TV 뉴스, 술잔을 나누었던 친구의 한 마디, 심지어는 우리 집 쓰레기통까지 심상치 않다.
식당에 걸린 싸구려 그림에도 피가 돌고 예측불허의 바람이 분다.
우리가 간과하는 동안, 누군가는 그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본 투 킬> 시나리오를 썼으며, 연극, 방송, 소설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전방위 영화예술인 이무영 감독의 열정적인 조언이 챕터마다 가득하다. 가득하지만 알기 쉽다.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는 사람은 물론, 영화 스크린 뒤편의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독자들 그리고 모든 종류의 ‘이야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창작 안내서.

1. 시나리오의 영감 - 소재와 주제

“나는 이야기 도둑질의 선수다. KBS 아나운서 출신 선배와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된 전두환 정권의 방송검열을 소재로 소설 <각하는 로맨티스트>(2013년)를 썼다. 산후우울증으로 빚어진 유아 살해의 비극에서 영감을 얻은 시나리오 <겨울 방랑자>(미발표) 역시 장물이다.
좋은 작가가 되려면 남의 이야기를 잘 듣고 훔쳐야 한다. 술자리 등에서 되도록이면 떠들지 말고 남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 그래야 이야기를 도둑질당하지 않고, 역으로 훔칠 수 있다.“ -P.18

“주제라는 옷에 몸을 끼워 맞추듯 스토리라인을 억지로 생각해 쑤셔 넣는 방식으로 시나리오
를 쓰는 건 자학이며 고문이다. 훌륭한 시나리오 작업은 이와 반대로 진행돼야 한다. 먼저
삼빡한 아이러니가 동반된 얘깃거리에서 시작, 점차 흥미로운 스토리라인을 형성해나가고, 궁극적으로 그 위에 자연스럽게 주제의식이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P.24

1장에서부터 귀기울어야 한다. 저자는 영감의 원천에 관해 몇 마디 하며, 예술가의 생존 기술을 훌륭하게 요약하고 있다.

2. 영화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는가!

“주인공, 환경, 사건, 관계”


영화적 아이디어와 작품의 에너지를 결정하는 네 가지 요소이다. 자신이 집필할 시나리오의 영감을 얻었다면, 거기에 취해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소중한 아이디어를 체계화하고, 드라마의 지평에 올려놓아야 한다.

영화의 주인공이나 그가 놓인 환경, 그와 관계를 맺는 주요 인물, 또는 기폭제가 되는 사건 등이 떠올랐다면, 이제 작가는 그 아이디어를 점차 확장시키며 드라마의 틀을 만들어가야 한다. -p.39

아이디어를 하나둘씩 쌓다 보면 그 위에 작가가 담고 싶은 생각이 무엇인지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
초반에 별 콘셉트 없이 그저 재미있는 아이디어 상태 정도에 머문다 해도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 어차피 아이디어가 확장되면서 작가의 생각이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스며들기 마련이다.
시나리오는 항상 작가 꼴대로 나오게끔 돼있으니까 말이다. -pp.42-43

3. 스토리텔링의 비법

<밀양>, <마더>, <복수는 나의 것>


이무영 감독은 걸출한 한국영화 세 편을 주축으로 하여 ‘시나리오 창작론’을 펼친다. 다양한 사례를 거론하기는 하지만, 시나리오 창작의 지론을 대중 앞에 풀어놓고자 하는 ‘작가 이무영’ 의 성에 차는 영화는 이 세 편이 대표적인 듯하다. 이무영 감독의 영화 분석을 따라가며, ‘좋은 서사란 과연 무엇인가’ 에 대하여 함께 고민해 보자. 저자는 기존 작품을 예로 들며 책을 이끌어가면서도, 스토리텔링에 대한 보편적 언급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세상 그 어떤 예술형식보다 오래 존재한 것이 스토리텔링이다. 아마 언어가 없었던 시절에도 사람들은 손짓발짓으로 얘기를 주고받았을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인간들은 흥미로운 얘깃거리에 매료된다. 친구나 가족 간에 매우 슬프거나, 유쾌하거나, 무서운 얘기를 주고받으며 시간을 흘려보낸다. 둘이 모여 그곳에 없는 제3자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을 때도 스토리텔링의 형식을 취한다 -p.46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서부터 지금까지 연극과 영화, TV드라마 등에서 쓰이는 스토리텔링의 6가지 요소는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다.
1. 주인공이 있다. (인물)
2, 그는 무언가를 원한다. (목표)
3. 그래서 그는 그걸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행동)
4. 하지만 그 노력은 장애물, 또는 방해로 위기를 맞는다. (대립과 마찰)
5. 그는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클라이맥스를 맞는다. (클라이맥스)
6. 성공이든 실패든, 그는 결말에 도달한다. (결말)
-p.47

4.영화 속 인물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인간사의 복잡다단한 갈등 구조를 그대로 체화한다(재현한다). 이들은 백 퍼센트 선하지도 완전히 악하지도 않으며, 선의로 행한 일이 최악의 결과를 낳기도 한다. 운명 앞에서 무력한 인간은 우리 모두가 그렇듯 주어진 삶의 조건들로부터 출발하여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고자 고군분투하나, 의지를 관철시키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다. 중첩된 난관 가운데에서 빛을 발하는 것은 다름 아닌 생의 의지이다.
이 책의 독자이자 독립된 시나리오 작가인 여러분은 등장인물에게 입체적인 서사를 부여해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다 그만의 감정으로 희로애락의 순간을 마주한다. 어떤 이는 아내가 죽었을 때 슬퍼하지만, 어떤 이는 쾌재를 부른다. 크나큰 행운을 맞이할 때 드러나는 감정도 각기 다
다르다. 감정만큼이나, 삶과 타인을 대하는 태도도 한 인간을 잘 말해주는 척도가 된다. 어떤 특별한 일이 발생할 때 개개인이 무엇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각자의 선택과 행동이 달라진다. -p.72

‘관객 공감’은 주요 캐릭터가 관객들이 익숙해하는 감정, 즉 사랑, 기쁨, 행복, 불행, 미움, 질투, 공포, 모욕감 등을 느낄 때 이뤄진다. 이런 인간의 감정들은 범우주적이며 영원하다. -p.75

5.시나리오의 구성 - 플롯

‘플롯’ 과 ‘캐릭터’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플롯’은 이야기의 구조를 말하며, ‘캐릭터’는 주인공의 인격과 성향을 의미한다. 섬세한 캐릭터 설정은 플롯의 재미를 넘어서기도 하며, 잘 만든 캐릭터 하나가 새로운 플롯을 생성하기도 한다. 진정한 시나리오 작가는 플롯과 캐릭터 사이를 넘나들며 이야기의 흐름 -‘스토리’-를 아름답게 그려내야 한다. 플롯의 의미는 ‘스토리’와 ‘캐릭터’가 생생하게 살아날 때에 비로소 온전해진다.

잘 쓴 시나리오라면, 아무리 플롯을 어수선하게 흐트러 놓아도 영화 마지막 즈음에 관객은 자신들이 본 작품의 스토리라인과 그 안에 담긴 뜻을 명확히 깨우치게 된다. -p.93

각기 처한 상황에 대한 주인공들의 반응을 통해 관객은 그들의 정서적 상태를 이해하며 공감한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플롯을 짤 때 스토리라인만을 구축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각 인물의 감성을 드라마타이즈해내는 데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p.106

6. 씬과 대사 쓰기<.b>

씬과 대사는 시나리오의 디테일이다!
좋은 시나리오라면 씬과 캐릭터, 씬과 플롯, 씬과 스토리 라인, 그리고 각 씬 별 대사가 완벽하게 상응해야 한다. 저자는 ‘씬을 건축한다’ 는 표현을 쓴다. 씬 하나하나가 벽돌에 비견될 만큼, 모든 세부 표현이 다 중요한 장르가 영화이다. 각각의 씬에 담기는 정보, 씬 목표, 맺고 끊음 등 모든 요소가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등장인물들의 대사 역시도, 씬과 플롯의 맥락으로부터 이탈하지 말아야 한다. 시나리오는 ‘정교한 거짓말’ 이다. 당연히 그 거짓말은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놓치고 있는 복합적 진실을 담보하고 있다.

씬은 단지 캐릭터들의 대사만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 그러므로 작가는 무엇이 그 씬을 시각적으로 풍부하게 할까를 고민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 씬이 이뤄지는 장소의 이미지와 정서,
캐릭터들의 움직임까지 감안해야 한다. -p.119

<복수는 나의 것>에서 유선의 시신을 부검하는 장면은 작가가 시각적으로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다. 유선의 복부를 수술용 칼로 베는 쇼트 하나를 보여 준 후 영화
는 부검장면을 생생한 효과음으로만 처리한다. 뼈를 잘라내고 분리하는 소리가 생생하게 들리는 동안 카메라는 슬픔에 빠진 아버지 동진의 얼굴만 비춘다. 당연히 관객은 그의 아픔에 공
감한다. -p.121

많은 사람이 대사를 일상적 대화로 착각한다. 절대 아니다. 일상의 대화, 즉 잡담은 닥치는 대로 내뱉고, 반복적이며 포인트도 없이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
좋은 대사는 플롯이 요구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치밀하게 ‘꾸며진 대화’다. 구라(?)란 얘기다. 이 ‘꾸며진 대화’가 생명력을 가지려면 관객이 들을 때 구라가 아니라 진짜로 느껴져야 한다. -p.122

7. 영화 전반부

장편 전반부의 러닝타임은 길지 않으나, 어쩌면 작가가 해야 할 일은 드라마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중반부보다 훨씬 더 어려울 수 있다. -p.133

영화의 성패는 전반부에서 갈린다. 저자는 전반부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한다. 구성력, 시각적 센스를 극한까지 끌어올려야 하며,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적당한 정보와 캐릭터 암시와 더불어 영화의 시. 공간적 배경에 대한 적절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관객을 향한 문을 활짝 열어야 하는 ‘운명의 구간’ 이 전반부이다. 무엇보다, 전반부에서는 “이야기를 규정하는 사건” 이 제시되어야 한다.

8. 영화 중반부

전반부에서 스토리의 문을 열었다면, 중반부에서는 관객의 긴장감을 극대화해야 한다. 중반부에서 주인공은 자신에게 닥친 문제와 본격적으로 맞서 싸우며, 필요에 따라 안타고니스트 (반동 인물)이 등장하기도 한다. 여러 방해물들과 팽팽하게 맞서는 주인공의 투쟁을 통해서 영화의 스토리가 점점 선명해진다. 중반부 집필에 임하는 시나리오 작가는, 어떻게 하면 관객들을 스크린 앞에 붙잡아둘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숨 돌릴 틈도 없이 영화에 몰입하게 만들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하며 영화적 장치들을 사용해야 한다. 자신이 구상한 플롯을 통해 관객들의 세상에 개입하려 애쓰는 작가에게는, 열정을 넘어 약간의 광기가 요구될 수도 있다. 영화 중반부 장을 써 내려가는 저자의 필치 또한 다른 장에 비하여 격정적인 느낌을 준다.

그런데 만약 중반부의 전개가 앞서 드라마적으로 제기된 문제와 따로 놀거나 너무 어수선하면 관객은 곧 흥미를 잃고 딴 생각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 재미없는 영화, 언제 끝나지?”
“오늘 저녁은 뭘 먹을까?”
“지금 남편은 뭘 하고 있을까?”
관객이 이런 생각을 하는 순간 이미 영화의 운명은 패망으로 결론이 난 것이다.
관객은 전혀 인내심이 없다. 자신이 지불한 티켓 값보다 가치가 떨어지는 영화를 볼 때 그들의 분노 게이지는 한없이 상승한다. -p.162

서프라이즈는 영화의 플롯이 관객, 또는 주인공 등 주요 인물의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때 발생한다. 믿었던 캐릭터가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도저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질 때 관객은 경이를 느낀다. - p.187

주인공은 무조건 어려운 도전에 직면해야 한다. 그의 목표가 이뤄질 확률이 낮으면 낮을수록 서스펜스의 강도는 커진다. -pp.188-189

9. 클라이맥스

클라이맥스는 오르가즘과 같다!
레일의 가장 높은 지점에 멈춘 롤러코스터가 자유낙하하듯이,
전반부에서 중반부를 거치며 극대화된 긴장감은 절정에 이르러서는 완전히 해소되어야 한다. 클라이맥스에서는 중반부에 있었던 반전들과 독특한 암시들이 관객들의 마음 속에 피워올렸던 의혹들이 해소되기도 하며. 영화가 지닌 주제의식이 드러난다.
클라이맥스는 시각적으로 가장 아름답게 표현되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클라이맥스가 지나가면, 영화는 금세 결말 앞에 서 있게 된다.
그런데, 저자는 클라이맥스에 도달한 예비 시나리오 작가들에게 잔소리를 퍼붓는다. 방심하면 안 된다. 관객의 긴장을 해소하고자 한다면, 작가는 더욱 더 긴장해야 한다.

시나리오가 막바지에 다다르면 모든 작가는 빨리 마무리하고픈 조바심을 느낀다. 마라토너가 서둘러 레이스를 끝내고 싶은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은 시나리오 마지막 장에 ‘서서히 페이드아웃 된다. 끝!’이라고 쓰고 싶어 안달이다. 하지만 이런 조급함은 클라이맥스를 망치는 결과로 작용하기 쉽다. 특히 경험이 부족한 작가들이 그렇다. -p.199

이처럼 주인공의 참모습이 드러나는 ‘캐릭터 폭로’는 최대한 늦출 수 있을 때까지 뜸을 들여야 한다. 작가는 드라마적 파괴력이 가장 강력하게 쓰일 수 있을 때, 즉 관객에게 ‘캐릭터 폭
로’가 가장 적절하다 생각할 때 터뜨려야 한다.
중요한 비밀을 오래 감추면 감출수록 서스펜스는 강해진다. 이건 마치 연애와 마찬가지다. 상대방과 게임을 하듯 작가는 관객과 게임을 해야 한다. 더 적나라하게 얘기하면 연애박사가
효과적으로 상대를 갖고 놀 듯 작가도 능수능란하게 관객을 요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p.206

10. 결말

영화 전반부에서 클라이맥스까지, 관객은 줄곧 영화의 플롯에 반응해왔다. 복선을 파헤치고, 등장인물들의 행동에 의심을 품기도 하며 서사의 퍼즐을 숨가쁘게 맞추었다.
결말에 도착한 관객들은 이제 작가의 ‘음모’로부터 놓여나 자유롭게 반응한다. 서스펜스에 봉인되었던 감정은 알아서 춤을 추고, 정서는 색다른 빛깔로 깊게 물든다.
그러나 우리는 관객의 입장이 아니라 작가의 입장에 서 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그 순간까지, 작가는 성실해야 한다. 조바심을 이기지 못해 자신의 관객으로 전락해버린다면, 펜을 놓기도 전에 호흡을 놓아버린다면 당신의 영화는 실패작이 될 테니까.

슬픈 영화의 경우 결말은 카타르시스, 혹은 정화의 기능으로 작용한다. 주인공의 비장한 죽음에 눈물 쏟기 시작한 관객은 한동안 그 아픈 감정에 사로잡혀 있길 원한다. 이럴 경우 작가
는 관객의 심리를 십분 활용, 그들을 최대한 길게 슬픔의 늪에 머물게 해야 한다.
-pp.219-220

그녀는 모든 걸 잃었다며 슬퍼했지만 종찬은 늘 묵묵히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그게 신의 섭리이든 아니든, ‘은밀한 햇볕’인 종찬으로 인해 신애의 삶이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관객은 기대한다. 그리고 흐트러지는 머리카락처럼 그녀의 아픔도 서서히 사라져갈 것이라고. -p.223

음식 만들기에 필요한 소재는 대부분 구매해야 하지만 시나리오의 영감을 위해 필요한 소재는 물과 공기처럼 대부분 무료다.
그리고 주변에 널려있다.
귀동냥으로 듣는 이야기와 매일의 뉴스거리, 위대한 문학과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예술품들, 타인에 대한 관찰, 작가의 아이디어나 세계관 등은 언제나 훌륭한 영화의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 심지어 흐르는 강물이나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등
자연현상이나 꿈을 통해서도 영화적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의 작품에 관한 영감을 간접경험의 방식으로 얻어야 한다.
간접경험 중 가장 쉬운 건 다른 사람의 얘기를 훔치는 거다.
이 경우 작가가 나중에 자신의 ‘절도 행위’를 고백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이런 작가들에게 조언한다.
“법적으로 문제 될 리 없겠으나 양심의 자유를 얻으려면 피해자에게 고백하고 감사하도록 하라!”
나는 이야기 도둑질의 선수다. KBS 아나운서 출신 선배와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된 전두환 정권의 방송검열을 소재로 소설
<각하는 로맨티스트>(2013년)를 썼다. 산후우울증으로 빚어진 유아 살해의 비극에서 영감을 얻은 시나리오 <겨울 방랑자>(미발표) 역시 장물이다.
좋은 작가가 되려면 남의 이야기를 잘 듣고 훔쳐야 한다. 술자리 등에서 되도록이면 떠들지 말고 남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
그래야 이야기를 도둑질당하지 않고, 역으로 훔칠 수 있다.
면밀한 주변관찰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영화적 영감을 얻을 수 있다.
마닐라에서 봤던 십대 미혼모와 그녀의 품에서 코 흘리던 아기, 초점 잃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뉴욕 타임스퀘어의 노숙자, 심지어 해고당한 친구의 수심 깊은 얼굴도 나의 영화 소재창고에 소중히 보관돼 있다.
그것들은 언젠가 새로운 시나리오로 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과거 미국에서 대학 다닐 때 멋모르고 드라마수업을 신청한 적이 있다.
지금은 이름도,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담당교수가 “영화 속 드라마는 우리 삶보다 더 커야 한다.(Drama in cinema
should be bigger than life.)”라고 한 말이 기억난다.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엄청난 일들이 세상 곳곳에서 매일 매 순간 벌어지기 때문에 영화 속 사건은 실제 삶보다 훨씬 더 강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의 말대로 평범한 인생이 지루해
극장을 찾는 이들에게 별 재미도, 의미도 없는 사건을 선사하는 건 매우 큰 죄악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무영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이다. 대중음악 평론가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두 편의 장편소설을 펴내기도 했다. 미국 뉴저지 주 케인 주립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부산 동서대 임권택영화예술대학 전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프로젝트 [새남터]로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 APM(Asian Project Market) 대상, 시나리오 [옥희]로 2013년 롯데시나리오공모전 대상을 받았다.영화 각본으로[삼인조], [본투킬], [아나키스트],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소년, 천국에 가다] 등이 있고영화 각본/감독 작품으론[휴머니스트], [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아버지와 마리와 나], [저스트 키딩](IP-TV 장편), [한강블루스] 가 있다.방송 진행으론[이무영의 팝스월드](KBS-2FM)[한밤의 TV 연예](SBS-TV)[접속무비 월드](SBS-TV)[비장의 무비](ETN-TV)[씨네마 월드](부산 MBC-TV)[미녀들의 수다](KBS-2TV), [아침마당](KBS-1TV) 출연[이무영의 팝스 잉글리시](EBS-FM) 진행[숫자로 읽는 부산-넘버쇼](부산KBS-TV) 등이 있다. 1996년부터 2002년까지문화일보, 경향신문, 조선일보 고정으로 음악 컬럼을 기고했다.연극, [선데이 서울] 각본(2004년)소설, [새남터](2011년) [각하는 로맨티스트](2013년) 대중음악서, [명곡의 재발견](2015년)을 썼다

  목차

들어가는 말 | 004
시나리오의 영감 - 소재와 주제
소재, 어디서 찾는가? | 013
직접 경험 대 간접 경험 | 017
당신 영화의 주제는 무엇인가? | 022
영화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는가!
아이디어 쌓기 | 029
아이디어의 확장 | 039
스토리텔링의 비법
시나리오의 6가지 요소 | 047
영화의 4단계 구조 - 전반, 중반, 클라이맥스와 결말 | 049
영화 속 인물
누가 뭘 하는가, 그리고 왜 그러는가? | 058
매력적인 주인공 | 060
인물 탐구를 위한 정보 수집 | 063
인물의 감정과 태도, 선택과 행동 | 072
시나리오의 구성 - 플롯
플롯과 캐릭터 - 무엇이 먼저인가? | 088
스토리와 플롯의 차이 | 091
갈등의 중요성 | 094
개연성의 법칙 | 102
씬과 대사 쓰기
씬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109
좋은 대사, 어떻게 써야 할까? | 122
영화 전반부
어떻게 영화의 문을 열 것인가? | 132
영화 중반부
더 강렬하게, 더 흥미롭게 - 서스펜스를 유발하라! | 161
다른 캐릭터를 활용하라! | 165
운명과 맞서 싸우는 주인공 | 173
관객을 계속 속이고 배반하라! | 186
클라이맥스
클라이맥스는 오르가즘과 같다! | 197
결말
아름다운 뒷정리 |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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