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백조』 11호. 이번 호는 노작문학상 수상시집 조정의『그라시재라』와 함께 또 다른 특집으로 “한국문학, 너머”를 마련했다.
출판사 리뷰
노작문학상 수상시집은 조정의『그라시재라』(이소노미아, 2022)이다. 심사평에 따르면 이 시집은 모(국)어의 확장 가능성과 그 아름다움을 한껏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표면적으로는 ‘전라도 서남 방언 서사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동시에 현대사에서 결락되거나 묻힌 부분을 여성 주인공들의 목소리로 복원, 재구조화한 점에서 여성서사의 새로운 진경을 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문학의 너머를 상상하며, 한국문학에 대한 선이해적인 지평 자체를 비판적으로 탈구축하고자 했던 『백조』의 뜻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수상작이라고 생각한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조정의 『그라시재라』가 『백조』 가을호에 소개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호를 엮으면서 느낀 첫 번째 기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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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의 또 다른 특집으로 “한국문학, 너머”를 마련했다. 그 제목만으로도 더 이상 특집 구성의 이유를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계간 『백조』 복간의 뜻을 노골적으로 표현한 지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유성호는 「주류 장르 너머의 미래문학」에서 시와 소설, 희곡이 한국 근대문학의 중심을 감싸고 있을 때, 주변으로 배제되거나 망각되었던 ‘수필’, ‘시조’, ‘아동문학’의 의미를 살피면서 ‘미래문학’을 모색하고 있다. 다른 어느 장르보다 소통 친화적인 수필은 그 특유의 일상성, 무형식성, 평이성 등으로 공감의 영역을 지향하며 아마추어리즘을 극복한 그만의 독특한 세계 이해를 갖춘 장르라고 평가되고 있다. 현대시조의 경우 정형 양식으로서의 고유한 역사를 통해 자신만의 함축과 절제의 원리를 견고하게 지켜왔으며, 내용과 언어에 있어서의 현대성까지 갖추고 있다고 논의된다. 또한 아동문학은 ‘성장’이라는 인간 보편의 리듬을 우리로 하여금 되새기게 하면서 교양소설의 한 방식으로 우리 모두를 충격해갈 것이라 예견한다. 공병훈은 「문학의 미래, 하이테크 기술과 문학이 만나다」에서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블록체인 기술과 NFT(Non-fungible token), 플랫폼과 구독경제를 통해 문학이 다양한 방법으로 상호작용하며 창작 또는 생산과 독서영역을 융합하고 상호전환하며 문학 생태계를 다이나믹하게 진화시키는 양상에 관하여 독해하고 있다. 임후성은 「남의 이야기를 ‘듣는’ 논픽션」에서 저자 자신이 타인의 이야기에 한없이 귀를 기울이는 형식에 매료되어 간 그 ‘느린 과정’을 묵직한 언어로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으며, 이지아는 「한국 시극의 문학적 가능성」을 통해 시극이라는 생소한 장르가 어떠한 나름의 역사 속에서 지금까지 이어져 왔는지를 살피고 있다. 이 글들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조명 받지 못했던 장르들의 성취를 통해 문학의 미래를 상상하고, 새로운 기술이 어떻게 문학 양식의 변혁으로 이어질지를 가늠케 한다는 측면에서 ‘한국문학 너머’를 상상할 수 있는 이론적 기반을 찾았다는 기쁨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창작 코너도 어느 때보다 풍성하다. 곽문영, 김성규, 김종경, 문태준, 박규현, 박혜정, 손세실리아, 이기인, 이승하, 임봄, 전윤호, 황수아의 시와 최윤, 김인숙, 박진희의 소설을 담았다. 이들 작품을 통해 한국문학의 오늘을 살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특히 이번 호에서는 2022 서울국제작가축제에 초청된 포레스트 갠더와 최돈미의 에세이를 실을 수 있어서 기뻤다. 한국문학과 세계의 문학을 교차하여 볼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 현장 코너에서는 박록삼과 홍승준이 각각 장애인 인권과 해외입양인 문제를 다뤘으며, 지역문학 리뷰 코너도 마련하여 휘민과 박숙현, 류수연이 각각 경기도 화성과 용인, 인천의 문학을 엿보게 하는 작가‧작품과 경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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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백조』는 2022년 가을호를 끝으로 ‘잠시’ 멈춰가려고 한다. 이때 ‘잠시’라고 표현한 것은 나름의 소망을 담은 것이기도 하다. 문학관에서 계간지를 발간할 수 있는 것은 분명 사무국 실무 담당자들의 노고 덕분이다. 계간 『백조』는 언제나 담당자 임희진 대리의 작품이기도 했다. 그동안 편집위원을 맡아주었던 김태선, 이지은, 한정현, 안현미, 김대현, 희정 선생께도 감사하다. 계간 『백조』에 참여해주신 모든 작가 선생님들께도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다.
『백조』가 언제 어떤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지는 솔직히 말해 장담할 수 없다. 이는 예산 편성이나 문학관 사무국의 의지 같은 것들과는 조금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국문학에 관한 관습적인 사고 혹은 그 선이해적인 지평 자체에 대한 여러 비판적 성찰들이 다각적으로 조명되고 있는 최근의 연구 경향 아래에서 『백조』와 같은, 아니 『백조』보다 훨씬 적극적인 문학적 실천들이 수행되고 있기에 이번의 멈춤이 그렇게 아쉽지만은 않다. 또한 계간 『백조』가 지향했던 글쓰기의 가치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노력도 그 정신만큼은 이미 널리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기에 경기도 화성의 한 켠에서 묵묵하게 나왔던 『백조』가 잠시 멈춘다고 해도 그렇게 슬픈 일일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언제나 어느 곳에서든 그리고 누구로부터든 “백조”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새로운 시도들이 곧 다시 찾아올 거라고 믿는 바이다. 한국문학의 너머를 상상하고 『백조』를 만들며 느꼈던 기쁨을 다른 누군가도 함께 만끽할 수 있게 되길 바랄 뿐이다.
목차
권두언 허민_ 한국문학의 너머를 꿈꾸는 기쁨
노작문학상---------------------------------------------
수상 시집 대표작 5편
수상 시인 자선시 5편
수상소감
심사평
인터뷰
한국문학, 너머------------------------------------------
유성호_ 주류 장르 너머의 미래문학
공병훈_ 문학의 미래, 하이테크 기술과 문학이 만나다
임후성_ 남의 이야기를 ‘듣는’ 논픽션
이지아_ 한국 시극의 문학적 가능성
시----------------------------------------------------------
곽문영_ 수련회 외 1편
김성규_ 팔을 벌리고 날아가는 사람 외 1편
김종경_ 천만 마리를 위한 진혼곡 외 1편
문태준_ 스프링클러 외 1편
박규현_ 예의에 대하여 외 1편
박혜정_ 가을의 9 외 1편
손세실리아_ 다만, 지그시 외 1편
이기인_ 온도의 찻집 외 1편
이승하_ 스테판 5중주 은하군을 만나다 외 1편
임봄_ 미로 외 1편
전윤호_ 버즘나무 외 1편
황수아_ 이름 없는 강 외 1편
소설----------------------------------------------------------
김인숙_ 감압
박진희_ 우려내기 좋은 호랑이 이야기
최윤_ 금식 연습
세계문학, 너머----------------------------------------------
최돈미_ for Beyond Narrative
포레스트 갠더_ Essay for Korean Literary Festival
현장----------------------------------------------------------
박록삼_ ‘우영우들’의 ‘구원’을 위하여
홍승준_ 해외입양인, 그들은 누구인가?
지역문학 리뷰----------------------------------------------
휘민_ 사랑이라는 무한원점에서 삶이라는 출구까지
박숙현_ 풀뿌리 문학으로 자리매김한 『용인문학』
류수연_ 대불호텔, 모두를 향한 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