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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으래비
평민사 | 부모님 | 20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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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한국희곡명작선 120권. '천하는 백성의 것'이라고 외쳤던 전주 출신 사상가 정여립(1546∼1589)과 기축옥사를 소재로 했다. 기축옥사는 정여립이 꾀했다고 알려진 역모로 1589년부터 3년에 걸쳐 그와 관련된 1,000여 명의 사람이 피해를 보았으며 전라도 전체를 반역향으로 낙인찍히게 했던 사건이다.

정여립이 전주와 진안 죽도에서 만든 대동계는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꿨다. 사농공상과 반상귀천의 차별 없이 고르고 한결같은 세상. 평등과 화합이 구현되는 이상향이다. 뜻을 같이하면 누구든 함께 했다. 그러나 결국 정여립은 반대 세력의 모략으로 역적의 누명을 썼고, 대동계는 천여 명의 희생을 초래한 기축옥사로 이어졌다.

그의 죽음은 참혹하고 뜨악한 역사를 남겼지만, 푸른 댓잎 같던 그의 대동사상은 후세에 큰 울림을 남겼다. 백성으로부터의 개혁을 지향한 그의 사상은 허균의 ‘호민론’과 정약용의 ‘탕론’으로 이어졌으며, 동학사상도 그 줄기로 엮여 있다.

<정으래비>는 반상의 귀천과 남녀의 차별이 없는 대동계를 조직하고 왕위의 세습을 부인했던 혁명적 사상가인 정여립과 당시 억울한 죽음이 남긴 피비린내 나는 역사의 현장을 작품 정면에 내세웠다. 정여립의 삶을 다루지만, 이야기의 중심에는 민중이 있다. 차별 없이 고른 세상을 향한 정여립의 꿈을 잇는 이들이다.

  출판사 리뷰

“함께 먹고 함께 사는 것이 대동이다. 우리가 우리를 다스리는 것이 대동이다. 대동이란 모두를 안을 수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높낮음이 없고, 서로 오가는데 문턱이 없고, 대문이 있지만, 잠그지 않고 편안하게 사는 나라, 나는 그것을 대동의 세계라고 부르겠다.”(희곡 「정으래비」 중에서)
<정으래비>는 ‘천하는 백성의 것’이라고 외쳤던 전주 출신 사상가 정여립(1546∼1589)과 기축옥사를 소재로 했다. 기축옥사는 정여립이 꾀했다고 알려진 역모로 1589년부터 3년에 걸쳐 그와 관련된 1,000여 명의 사람이 피해를 보았으며 전라도 전체를 반역향(反逆鄕)으로 낙인찍히게 했던 사건이다.
정여립이 전주와 진안 죽도에서 만든 대동계는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꿨다. 사농공상과 반상귀천의 차별 없이 고르고 한결같은 세상. 평등과 화합이 구현되는 이상향이다. 뜻을 같이하면 누구든 함께 했다. 그러나 결국 정여립은 반대 세력의 모략으로 역적의 누명을 썼고, 대동계는 천여 명의 희생을 초래한 기축옥사로 이어졌다. 그의 죽음은 참혹하고 뜨악한 역사를 남겼지만, 푸른 댓잎 같던 그의 대동사상은 후세에 큰 울림을 남겼다. 백성으로부터의 개혁을 지향한 그의 사상은 허균의 ‘호민론’과 정약용의 ‘탕론’으로 이어졌으며, 동학사상도 그 줄기로 엮여 있다.
<정으래비>는 반상의 귀천과 남녀의 차별이 없는 대동계를 조직하고 왕위의 세습을 부인했던 혁명적 사상가인 정여립과 당시 억울한 죽음이 남긴 피비린내 나는 역사의 현장을 작품 정면에 내세웠다. 정여립의 삶을 다루지만, 이야기의 중심에는 민중이 있다. 차별 없이 고른 세상을 향한 정여립의 꿈을 잇는 이들이다.
역사는 ‘읽어버린 부분이 무수히 많은 그림 맞추기’에 불과하다. 간첩죄로 처형된 이승만의 정적 조봉암 선생이나 군사정권에 죽음을 선고받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굳이 예로 들지 않더라도, 우리 정치사는 치졸한 모리배들에 의해 왜곡된 사례가 많다. 정여립이란 단어도 황당한 주장과 그릇된 이미지와 석연치 않은 역사가 있다. 토론과 합의와 합리의 지도자를 떠올리며, 작가의 상상이 넘치지 않기를 바란다.

1.
정여립: 나는 동인도, 서인도 아니다. 전주 동문 밖에서 태어나 한때 청운의 뜻으로 홍문관 수찬의 벼슬을 하였지만, 덕이 없는 탓에 임금과 신하들에 의해 조정에서 물러났고, 지금은 진안 죽도에 서실을 차려놓고, 이 땅의 호기 있는 젊은이들과 세상을 한탄하는 풍류객, 정여립일 뿐이다.
박서방: 여쭙고 싶은 것이 하나 더 있사옵니다. 대동계는 신분의 고하가 없다고 들었습니다. 또한, 천하는 임금의 것이 아니라, 백성의 것이라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말씀이신지요?
정여립: 천하를 어찌 어느 한 사람의 것이라 하겠는가. 천하의 주인은 천하에 있거늘 천하는 한 사람의 천하가 아니요, 천하의 천하이기 때문이다. 누구를 섬긴들 임금이 아니겠는가.
박서방: 소인도 대동계가 될 수 있습니까?
정여립: 대동계는 문턱이 없네. 매월 15일 죽도에서 향사회를 열고 활쏘기 시합을 하니, 언제 다녀가시게. 아, 이번에 정 대감과 함께 오시게. 낙엽 진 길을 따라오면 천반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 것이야. 강물은 붓끝으로 한 점 획을 그은 것처럼 이어지고, 활활 타오르는 단풍은 차마 바라볼 수 없을 만큼 황홀하지. 그때 자네의 시문도 구경함세. 헌데, 이 시는 써지다 말았구나.
박서방: 남은 시구는 그곳에서 지어보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정여립: 좋지. 두보가 그랬던가. ‘소를 잡고 양을 삶아 즐겁게 놀아보세, 우리 서로 만났으니 삼백 잔은 마셔야지.’ 하하. 그대 주인에게 전하시게. 내 오늘 당장 죽도 서실로 가서 기다리겠다고.
박서방: 전해 올리겠습니다. (절을 하고 나가려고 하면)

2.
희뜩머룩이: 그런 시상이믄, 개나 소나 다 정치허것다고 나서것네. 왈왈, 왈왈, 음메, 음메,
고무래: 그렇게 저렇게 뽑아 놓으면 뭣여, 다 그놈이 그 놈일틴디.
송익필: 그는 언제나 이렇게 말했지. ‘사람과 사람의 높낮음이 없고, 서로 오가는데 문턱이 없고, 대문이 있지만, 잠그지 않고 편안하게 사는 나라, 나는 그것을 대동의 세계라고 부르겠다.’
◦ 포졸들이 없는 것을 확인한 고무래가 송익필에게 큰절한다.
고무래: 어르신께, 다시 인사 여쭙니다요. 저는 지난 왜난 때 정 장군님을 모시던 의병이었습니다요. 임실에서 살았는데, 정여립 장군님께서 군사를 모집한다는 말을 듣고 곧장 달려갔었지요. 공사 천민 구별 않고 모두 똑같은 계원으로 해주신 분은 장군님밖에 없었거든요.
송익필 : 반갑구만. 그런데 한양 땅에는 어찌 왔는가?
고무래: 장군님이 억울하게 돌아갔다는 소식을 듣고, 버러지 같은 조정 대신들의 숨통을 조이려고 한양에 왔습니다만, 궐의 서릿발이 심해 원수도 갚지 못하고, 어쩌다 보니, 고공살이만 하고 있습니다. 한물 지고 나면 시들허것지 했는데,
송익필: 이곳에는?
고무래 : 혹 아는 사람 시신이라도 보게 되면, 술이라도 한잔 올려주고자.

  작가 소개

지은이 : 최기우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소설)로 등단한 이후 연극·창극·뮤지컬·창작판소리 등 무대극에 집중하며 백여 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우리 민족의 역사와 설화, 인물과 언어, 민중의 삶과 유희, 흥과 콘텐츠를 소재로 한 집필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대한민국연극제·전북연극제 희곡상과 불꽃문학상, 작가의눈작품상, 천인갈채상, 전주시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희곡집 『상봉』(2008·연극과인간), 『춘향꽃이 피었습니다』(2009·연극과인간), 『은행나무꽃』(2021·평민사), 『달릉개』(2021·평민사), 어린이희곡 『뽕뽕뽕 방귀쟁이 뽕 함마니』(2021·문학동네),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2022·문학동네), 희곡 『조선의 여자』(2021·평민사), 『들꽃상여』(2021·평민사), 『정으래비』(2022·평민사), 인문서 『꽃심 전주』(2017·전주시)와 『전주, 느리게 걷기』(2009·시드페이퍼), 『전북의 재발견』(2007∼2013·전라북도) 등을 냈다. 전북일보사 기자와 전주대학교 겸임교수, ㈔문화연구창 대표 등으로 일했으며, 현재 최명희문학관 관장이다.

  목차

프롤로그 <정여립과 선조>

1막 <대동세상>
1장 <목자망 전읍흥>
2장 <올가미>
3장 <천하의 천하>
4장 <죄를 아뢰오>

2막 <살아도 산 것이 없고…>
1장 <발칙한 비렁뱅이들>
2장 <무덤 위에 원숭이>
3장 <복사꽃 피니 세상이 끝나>

3막 <정여립의 그림자>
1장 <미친 세상에서>
2장 <불길이 일고>

에필로그 <내가 정여립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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