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는 아무래도 낯을 가리고, 밖에서 사회생활을 잘하다가도 집에 오면 비로소 한숨을 돌리는 사람, 갑자기 울리는 전화보다는 언제나 문자메시지나 이메일을 선호하는 이들. 내향인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밖이 아닌 안으로 파고드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다. 가끔은 쓸데없는 걱정이 많다고 놀림받지만, 어쩔 수 없다. 생각은 하는 게 아니라 나는 거라서.
이 책은 외향인이 돋보이는 세상에서 내향인으로 살아가는 고충을 조심스럽게 펼쳐놓고 내향인 동지들을 불러 모은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렇게 혼자 떨어져 있지만 결코 혼자가 아니라고 힘을 불어넣는다. 우리에게는 우리만의 장점이, 기쁨이 그리고 각자의 고유한 무기가 있다는 희망을 말한다. 내향인으로서 고민하는 이들에게 위로와 돌파구를 동시에 선물한다.
출판사 리뷰
외향성을 강조하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모든 내향인들에게
어린 시절 학교의 일상에서부터 힘겨운 사람들이 있다. 출석부를 부르는 선생님의 목소리에 “네!” 하고 큰 소리로 대답하는 게 어려운 사람, 손을 들고 정답을 말하려니 부끄러움과 창피함이 파도처럼 몰려오는 사람, 어쩌다 칠판 앞에라도 나서게 되면 그만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사람. 그러나 학교에서는 또렷하게 발표 잘하고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싹싹하게 구는 친구들을 늘 ‘모범생’으로 인정해주었다. 어려서부터 내향성을 갖고 살기란 이렇게 녹록지 않다.
만화영화는 또 어떤가. 주인공 중에 내향인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주인공이라면 응당 모험심과 호기심으로 무장하고 무슨 일에든 앞장서서 사고를 쳐야 이야기가 굴러갔을 테니까. 그러니 내향인들이 늘 혼자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도 어쩌면 외향성이 더 대접받는 세상 때문은 아닐까?
낯을 가려도 일은 잘할 수 있다
내향인이 낯을 가리느라 집안에만 있다고 여기면 곤란하다. 외향인과 내향인의 비율을 굳이 따져보자면 5:5에 가까울 것이다. 세상의 절반은 내향인이라는 뜻인데 모두가 낯만 가리고 있다면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는 거지? 내향인은 세상을 살아가며 사회성을 키우고 자신의 성향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운다. 그래서 마케터도 되고 팀장도 된다. 밖에서는 한 명의 사회인으로 훌륭히 제 역할을 해내고, 집에 돌아오면 그제야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그걸 매일 반복하는 것뿐이다. 그러면서도 외롭기는 싫어서 SNS에 들어간다.
작가는 “외향인이 몸을 움직여 사람들과 만나 세계를 확장해간다면, 내향인은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과 신념을 따라 세계를 더 예리하게 조각한다”고 말한다. 쓸데없는 고민, 10년 후의 고민, 사소하다 못해 비웃음을 살 만한 고민임을 알면서도 들어서는 생각을 멈출 수 없어서 자신을 혹사시키며, 오늘도 내향인들은 낯을 가리고 동시에 웃는다. 자신만의 섬세한 방식으로 주변을 챙기고 맞닥뜨리는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면서.
이 책은 내향인이자 마케터이자 팀장이고 밤에는 어김없이 글을 쓰는 작가 김상민이 동료 내향인들에게 보내는 수신호다.
전화벨이 울리는 순간 내향인의 평화로운 정적은 산산조각 난다. 유유자적하는 평화로운 그린벨트에 전화라는 불도저가 들이닥친다. 가끔은 폭력적으로 느껴지는 굉음에 맞서 겨우 휴대폰을 잡아 든다. 모르는 번호는 몰라서, 아는 번호는 이 사람이 왜 전화를 했나 싶어 불안이 치민다. 머릿속으로 안 받아도 되는 이유들을 궁리한다. 하지만 도망친 곳에 낙원 따윈 없다는 말처럼 과감히 맞서기로 한다. 굳건한 마음과 달리 찝찝한 손길로 통화 버튼을 터치한다. 눈앞에 닥칠 통제 불능의 상황을 상상하니 벌써 식은땀이 난다. 제발 무탈히, 무엇보다 짧게 끝나길 바라며 통화 아이콘을 꾹 누른다.
-‘텍스트 러버, 콜 헤이러’ 중에서
내향인에게 생각은 하는 게 아니라 나는 것이다. 떠올리는 게 아니라 날아드는 것이다. 들숨처럼 생각이 들어오면 거기에 의미를 부여해 날숨으로 뱉어낸다. 눈에 들어오는 모든 현상과 사건이 마침표가 찍히지 않은 문장처럼 보인다. 습관적으로 하나하나에 생각을 덧입힌다.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의 자막을 단다. 우리에게만 보이는 빈칸을 채워 넣는다. 그제야 세상을 제대로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생각은 하는 게 아니라 나는 것’ 중에서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관계를 맺으며 충전하는 사람, 반대로 그런 얽힘 속에서 방전되는 사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내향인은 후자에 속한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집은 충전 케이블 역할을 한다. 어떤 하루를 보냈건 일단 집에 오면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된다. 익숙한 공기를 마시며 매트리스에 몸을 내던질 때, 붉게 깜빡이던 마음에 비로소 초록불이 들어온다. 푹신한 침대에 얼굴을 파묻고 생각해본다. 교류에 어려움을 겪는 내향인이니 집과 우리의 연결 방식은 직류 아닐까.
-‘내가 있어야 할 곳’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상민
낮에는 마케팅을 하고, 밤에는 글을 쓴다. 종종 십수 년 전 사소한 실수가 생각나 잠들지 못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MBTI 검사를 해보지만 10년째 같은 결과만 받아보는 중이다. 《아무튼, 달리기》를 썼다.인스타그램 @500daysinsummer
목차
프롤로그 편견과 오만
01 잘 알지도 못하면서
텍스트 러버, 콜 헤이러
생각은 하는 게 아니라 나는 것
내가 있어야 할 곳
영업비밀
저는 방향이 반대라서요
중인배
02 사실 나도 나를 잘 알지 못해
내향인이 주인공인 만화는 없었다
이게 맞아
이게 맞아?
내향인이고 마케터입니다
내향인이고 팀장입니다
가족 같은 회사
03 혼자가 아니라는 마음
구심력의 사람들
외롭진 않고요, 공허합니다
과묵하나 묵과하지 않습니다
MBTI라는 희망
망치러 오셨나요, 구하러 오셨나요?
다들 안녕하신가요?
에필로그 어디에든 있는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