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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하늘에서 보낸 편지
글항아리 | 부모님 | 2023.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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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1930~1940년대 일본에서 물리학이라는 학문이 막 싹을 틔우던 무렵 기상물리학자로 활동하며 최초로 인공 눈을 만든 나카야 우키치로의 산문을 엮은 책이다. 우키치로는 동시대 물리학자이자 문필가였던 데라다 도라히코의 제자로 잘 알려져 있어, 나쓰메 소세키와 문학적 소양을 나눈 스승의 영향이 그의 글에서도 그대로 묻어난다.

당시까지만 해도―어쩌면 지금도―과학계에서나 대중적으로나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눈’이라는 자연 현상에 매혹되어 현미경으로 그 형상을 들여다보다 결국 세계 최초로 눈을 만들어낸 과학자가 된 여정만 보아도 아름다움에 대한 매혹을 엿볼 수 있다. “흐트러짐 없는 결정 모체, 날카로운 윤곽, 그 안에 박힌 다양한 꽃 모양, 그 어떤 탁한 색도 섞여들지 않은 완벽한 투명체”(18), 그것이 자연의 섭리이자 미학임을 그는 눈 결정을 처음 들여다본 그날부터 알았던 것이다.

이후 우키치로는 가장 흔한 육화형결정에서부터 장구 모양, 포탄 모양을 한 수십, 수백 종의 눈 결정을 관찰해 분류하고, 눈이 생성되는 조건을 밝혀내 저온실험실에서 인공 눈을 만들어냈는가 하면, 어떤 조건에서 어떤 눈이 만들어지는지까지 정리해냈다.

  출판사 리뷰

설국에서의 눈 연구와 과학 하는 순심順心
눈雪의 과학자 나카야 우키치로 산문집


“대상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그 이면에서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머릿속에 그린 후 그 내용을 정확한 문장으로 표현할 줄 아는 것 (…)
그는 과학자의 눈으로 사회를 바라보려고 했다.”

―이케우치 사토루·물리학자

“눈이 참 많이도 내린다. 겨우내 눈이 안 내리는 날이 거의 없다. 눈으로 뒤덮여 새하얘진 세상을 아침 해가 붉게 물들이는 맑은 날에도, 저녁 무렵이면 어김없이 아름다운 자태의 수지상결정 눈이 이슬비처럼 살포시 내려온다. (…) 눈 결정 연구를 시작한 지 벌써 5년이나 지났지만, 처박아두었던 현미경을 툇마루로 가지고 나와 난생처음 완전한 눈 결정 모양을 보았을 때의 감동은 좀처럼 잊히지 않는다. 수정 바늘이 모여 이뤄진 듯한 눈 결정의 정교한 형태는 교과서에서 보았던 현미경 사진과는 차원이 달랐다. 냉철한 결정 모체, 날카로운 윤곽, 그 안에 박힌 다양한 꽃 모양, 그 어떤 탁한 색도 섞여들지 않은 완벽한 투명체인 눈 결정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_본문에서

눈雪의 과학자,
설빙학雪氷學의 개척자
―나카야 우키치로 산문집


이 책은 1930~1940년대 일본에서 물리학이라는 학문이 막 싹을 틔우던 무렵 기상물리학자로 활동하며 최초로 인공 눈을 만든 나카야 우키치로의 산문을 엮은 책이다. 우키치로는 동시대 물리학자이자 문필가였던 데라다 도라히코寺田寅彦의 제자로 잘 알려져 있어, 나쓰메 소세키와 문학적 소양을 나눈 스승의 영향이 그의 글에서도 그대로 묻어난다. 당시까지만 해도―어쩌면 지금도―과학계에서나 대중적으로나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눈’이라는 자연 현상에 매혹되어 현미경으로 그 형상을 들여다보다 결국 세계 최초로 눈을 만들어낸 과학자가 된 여정만 보아도 아름다움에 대한 매혹을 엿볼 수 있다. “흐트러짐 없는 결정 모체, 날카로운 윤곽, 그 안에 박힌 다양한 꽃 모양, 그 어떤 탁한 색도 섞여들지 않은 완벽한 투명체”(18), 그것이 자연의 섭리이자 미학임을 그는 눈 결정을 처음 들여다본 그날부터 알았던 것이다.
이후 우키치로는 가장 흔한 육화형결정에서부터 장구 모양, 포탄 모양을 한 수십, 수백 종의 눈 결정을 관찰해 분류하고, 눈이 생성되는 조건을 밝혀내 저온실험실에서 인공 눈을 만들어냈는가 하면, 어떤 조건에서 어떤 눈이 만들어지는지까지 정리해냈다. ‘눈의 과학자’로서 그의 연구는 세계 최초로 자연에서 눈 결정을 촬영한 윌슨 벤틀리에 이어 『눈 결정: 자연 눈과 인공 눈Snow Crystals: Natural and Artificial』이란 제목으로 하버드대 출판부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일본의 물리학자 이케우치 사토루는 우키치로와 『눈은 하늘에서 보낸 편지』에 관해 이렇게 썼다.

나카야 우키치로는 1930년 홋카이도대학에 부임하여 1962년 숨을 거둘 때까지 눈과 얼음에 관한 연구를 활발하게 해오면서도 많은 수필과 사회평론을 쓴 실험물리학자다. 그는 (…) 데라다 도라히코의 제자로, 연구 방법뿐만 아니라 그림이나 시에 취미를 두었던 것과 그리고 수필을 쓴 것까지도 은사 데라다 도라히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대상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그 이면에서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머릿속에 그린 후 그 내용을 정확한 문장으로 표현할 줄 아는 것, 과학 연구 틈틈이 수필을 써온 것까지 은사를 빼닮았다. 이 책에 실린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어떤 말인지 족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나카야 우키치로의 위대한 점은 홋카이도라는 북쪽 지방의 특성을 잘 살린 연구를 했다는 점이다. 그때까지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눈, 얼음, 안개, 번개, 서릿발 등을 연구 대상으로 삼고 정밀한 실험을 통해 그 생성 조건을 밝혀냈다. 특히 눈 결정에 관한 연구는 세계적으로 알려졌는데, 그는 야외 관찰에만 머물지 않고 저온 실험실을 만들어 공기 중의 수증기량과 온도를 변화시켜 자유자재로 눈 결정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또한 알래스카와 그린란드에도 다녀와 지구 각지에서 나타나는 눈과 얼음의 성질을 분석했고, 세계 최초로 설빙학이라는 과학 분야를 개척했다.
그는 생전에 눈과 얼음에 관련된 연구 주제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를 폭넓게 다룬 30여 종 이상의 산문집을 남겼고, 과학자의 눈으로 사회를 바라보려고 했다. 이 점에서는 스승인 데라다 도라히코보다 더 폭넓은 시야로 과학과 사회의 관계를 파악한 과학자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는 과학이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기를 바라며 강연 활동도 꾸준히 해왔다.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이가 많아져야 나라가 발전할 수 있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리라.
이 책에는 나카야 우키치로의 수많은 산문 가운데 북쪽 지방에서의 연구와 그가 교류했던 과학자들과의 추억, 일상에 숨어 있는 과학과 비과학 등 독자가 재미있어할 만한 글들을 주로 실었다. 마지막으로 그가 젊은이들에게 주려고 했던 메시지를 가슴 깊이 새겨주기를 희망한다.

이 책을 엮은 그의 말처럼 표제작 「눈은 하늘에서 보낸 편지」와 함께 책에는 일상의 풍경을 담은 글에서부터 엄격한 과학 정신을 논한 글까지 나카야 우키치로의 다양한 에세이가 실렸다. 나뭇가지를 ‘마녀의 머리칼’처럼 헝클어놓는다는 매서운 눈보라가 몰아치는 홋카이도의 설국, 심지어 섭씨 영하 20도 이하로 유지되는 저온 실험실에서 꽁꽁 언 몸으로 연구를 계속하던 그의 글엔 어딘가 따뜻함이 서려 있다.
동료 과학자들과의 일화, 젊은이들과 후대를 위해 적은 글, 자연에 순종하며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이름 없는 사람들과의 추억은 쓰인 지 한 세기 가까이가 지나고 그들 모두가 떠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생생하고 어쩌면 그리운 감각을 선사해준다. 또 과학의 발달로 지금은 완전히 구시대 이야기가 된 과학계 이야기 역시, 과학을 정밀한 학문으로 대하며 세상을 과학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마음과 태도에 있어서는 낡음이 없다.

언뜻 생각하기에 영하 10도면 작업하기가 무척 고될 것 같지만 직접 경험해보면 이 정도 추위가 눈 연구에는 딱 좋은 기온임을 알 수 있다. 나도 추위에 강한 사람은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이 하쿠긴소에서 나흘, 닷새 연구를 계속하면 아침부터 자정까지 밖에 서서 일을 해도 추위를 그다지 심하게 느끼지 못한다. 물론 한 시간 간격으로 집에 들어가 몸을 녹이고 나오기는 하지만 그래도 신기한 일이다. 난방시설이 없으면 몸이 자연에 적응하기 마련이지만 이런 때도 기온 변화가 적으면 훨씬 더 유리하다. 또 영하 10도 정도 되면 눈이 녹을 염려가 없기 때문에 눈 결정을 마음 놓고 만지고 자르며 연구할 수 있다.
_「눈 만들기」

번개가 구름 속을 휘젓고 다녀 구름 전체가 밝게 빛나는 현상을 막전幕電이라고 한다. 이 막전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빛을 내는데 말하자면 빛의 연주라고 할 수 있다. 막전은 높낮이가 다양한 천둥소리의 연주와 하모니를 이루며 머리 위에서 울려 퍼진다. 빛과 소리의 연주를 배경 삼아 번쩍번쩍 빛나는 선 모양의 낙뢰가 구름 바닥에서 지상으로 내리꽂힌다. 처음엔 비구름이 다가오는 쪽에서만 번개가 보이다가 구름이 머리 위까지 오면 사방에서 빛기둥이 사정없이 솟구친다. 번개는 구름과 구름 사이를 수평으로, 대각선으로 마구 누비며 돌아다닌다. 이 상태가 되면 당연히 천둥과 방전放電의 시간 차를 측정할 수 없게 되고 빛과 소리가 서로 뒤엉키며 관측소 안도 전쟁터처럼 아수라장이 된다. (…) 천둥 번개가 일찍 지나가고 나면 맑고 깨끗한 저녁 공기만이 남는다. 아카기산은 푸르른 자태를 뽐내며 서 있고 저 멀리 이런저런 모양의 나무와 농가가 띄엄띄엄 조그맣게 보인다. 대기는 차고, 황혼빛에 둘러싸인 산과 들, 심지어 공기까지 맑고 투명한 푸른 물빛을 띤다.
_「뇌수」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의 겨울은 자연의 맹렬한 기세에 극심한 식량난까지 겹쳐 최악의 고비를 겪어야 했다. 눈에 보이는 땅은 샅샅이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눈보라 치는 날에는 눈조차 하얗기보다 죽은 듯한 잿빛이었다. 잎이 떨어진 활엽수는 물론 눈 덮인 침엽수에서도 녹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녹색이라곤 한 점도 없는 세상, 모든 세상이 잿빛으로 덮인 세상에서는 식량난의 불안이 더욱 엄습해 왔다. 사람들은 어서 빨리 봄이 와 눈도 녹고 두릅이든 뭐든 파란 싹이 나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힘없이 한숨을 내뱉었다.
홋카이도의 긴 겨울방학을 나는 가족들과 이 피난처에서 보냈다. 피난처에는 아이들이 갖고 놀 만한 것도 읽을 만한 책도 변변치 않았다. 특히 세찬 눈보라가 연일 계속되는 날에는 아이들이 옛날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졸랐다. 난로에 불을 지피고 그 주위에 모두 둘러앉았다. 다행히 장작은 많았다. 활활 타오르는 장작 소리가 밖에서 불어대는 거센 바람 소리를 간신히 잠재우며 근근이 살아가는 밤이 연일 계속되었다. 전등 불빛마저 침침했다. 세찬 바람 소리 에 둘러싸여 세상은 우울하고 적막했다.
_「이구아노돈의 노래」

  작가 소개

지은이 : 나카야 우키치로
1930년 홋카이도대학에 부임해 1962년 숨을 거둘 때까지 눈과 얼음에 관한 연구에 몰두한 실험물리학자로 1936년 세계 최초로 저온 실험실에서 인공 눈을 만들었다. 특히 홋카이도 북부의 지역 특성을 살려 당대까지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눈, 얼음, 안개, 번개, 서릿발 등을 연구 대상으로 삼고 실험을 통해 그 생성 조건을 밝혀냈으며 알래스카와 그린란드를 누비며 설빙학이라는 과학 분야를 개척했다. 나쓰메 소세키의 제자로 알려진 물리학자 데라다 도라히코를 사사해 엄격한 과학적 연구 방법에 충실했을 뿐 아니라 시와 그림에도 조예가 깊어 평생 수많은 수필과 칼럼을 남겼다. 지은 책으로 대표작 『눈雪』과 『눈의 연구雪の研究』를 비롯해, 『겨울 꽃冬の華』 『번개雷』 『과학의 방법科學への道』 『일본의 과학日本の科學』 『과학과 사회科學と社會』 『북극의 얼음北極の氷』 등이 있다.

  목차

1장 북쪽 나라에서의 연구
눈의 지방 도카치
눈 만들기
저온실 이야기
남극, 북극, 열대지방의 눈
뇌수雷獣

2장 과학자들
구피球皮 사건
찻잔의 물과 그 밖의 것
유카와 히데키
나가오카와 데라다
켈리 박사

3장 일상의 과학
토끼 귀
쌀알 속 부처님
막대 폭죽
찻잔의 곡선

4장 과학의 마음가짐
천리안 소동
입춘 달걀
비교과학론

5장 젊은이들에게
『서릿발 연구』에 대해
지구가 둥글다는 것
나의 이력서
이구아노돈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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