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일곱 명의 시인 남길순·김한규·문저온·박영기·조행래·서연우·심선자가 참여한 합동시집 『시골시인-Q』가 도서출판 걷는사람에서 출간되었다. 이들은 진주, 순천, 창원 등 각지에서 살고 있지만 경남 진주에서 오랜 기간 흩어짐과 모임의 반복 속에서 각자의 시가 되는 자리를 만들었고 그 자리를 ‘사건의 장소’라 불렀다.
서로 추구하는 시의 세계가 다른 이들이 각자의 색깔을 내며 나로부터 확장해 가는 질문 (Question)을 멈추지 않고, 낡지 않게 쓰겠다며 다짐한다. ‘시인의 말’에서 밝히고 있듯 ‘시골시인-Q’의 Q는 완전체 ‘O’를 찌르거나 뚫고 나오는 가시 같은 ‘Q’이며, 완전체에 머물러 빤한 세계를 구축하는 시가 아닌 혼돈과 미완성과 무구한 상상력을 담는 시를 추구한다.
비평가 콜린 윌슨은 “아웃사이더는 깨어나서 혼돈을 본 인간”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아웃사이더란 남들이 보지 않는(볼 수 없는) “무언가를 본” 이들일 텐데, 그런 점에서 이 일곱 시인은 오롯이 본인이 발 딛고 선 자리에서 그 장소와 결부된 능동적인 경험과 기억을 시로써 길어 올린다.
출판사 리뷰
일곱 색깔 시골시인이 담아낸 이 시대의 질문들(Q)
−지금, 이 사건의 장소에서 시작하는 시
일곱 명의 시인 남길순‧김한규‧문저온‧박영기‧조행래‧서연우‧심선자가 참여한 합동시집 『시골시인-Q』가 도서출판 걷는사람에서 출간되었다.
이들은 진주, 순천, 창원 등 각지에서 살고 있지만 경남 진주에서 오랜 기간 흩어짐과 모임의 반복 속에서 각자의 시가 되는 자리를 만들었고 그 자리를 ‘사건의 장소’라 불렀다.
서로 추구하는 시의 세계가 다른 이들이 각자의 색깔을 내며 나로부터 확장해 가는 질문 (Question)을 멈추지 않고, 낡지 않게 쓰겠다며 다짐한다. ‘시인의 말’에서 밝히고 있듯 ‘시골시인-Q’의 Q는 완전체 ‘O’를 찌르거나 뚫고 나오는 가시 같은 ‘Q’이며, 완전체에 머물러 빤한 세계를 구축하는 시가 아닌 혼돈과 미완성과 무구한 상상력을 담는 시를 추구한다. 비평가 콜린 윌슨은 “아웃사이더는 깨어나서 혼돈을 본 인간”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아웃사이더란 남들이 보지 않는(볼 수 없는) “무언가를 본” 이들일 텐데, 그런 점에서 이 일곱 시인은 오롯이 본인이 발 딛고 선 자리에서 그 장소와 결부된 능동적인 경험과 기억을 시로써 길어 올린다.
이 시집은 도시, 더 나아가 서울과 대비되는 공간으로서의 시골(로 상상되는 지역/지방)에 거주하며 창작 활동을 이어 가는 시인의 다채로움을 알리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활동은 개별 시인의 단독성이 상호 통섭하여 다자성 충만한 관계의 양태로 드러나며, 이를 시로 표현함으로써 다성성을 감각할 수 있도록 한다. 다시 말하면 시인의 개별적 경험과 사유가 개인의 자기 창조 경험을 넘어 타인과의 능동적 관계 맺음을 통해 시적 차이를 생성하고 이를 다시 하나의 경향으로 형성하는 힘을 구성하는 데 시집의 중핵이 놓인 것이다. 그로 인해 시는 발생의 새로움을 향한 변화의 사건이 되어 활력적 유희를 지니게 된다. ‘시골시인‐Q’라는 제하에 모인 남길순, 김한규, 문저온, 박영기, 조행래, 서연우, 심선자 시인이 각각 구성해낸 세계는 그들의 단독성에 기반을 둔 자기표현이면서 존재의 공통 구성으로서의 삶의 형상을 상호 통섭적인 관계를 통해 생성하는 역동적 차이의 장소인 셈이다.
- 이병국 해설, 「차이의 장소에서 듣는 시인들의 목소리」 부분
남길순 시인은 생명을 가진 이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고통으로, 죽음으로 전이되는 순간을 강렬한 전율로 그려내며, 그로 인한 충동이 야기하는 비애를 감각적으로 묘파한다.
김한규 시인은 동음이의어와 비문(非文)을 통한 비틀기, 부정의 형식적 미학을 통해 삶을 낯설게 바라본다. 김한규가 쓰는 부정의 형식은 시적 주체가 부정의한 세계로부터 “냄새의 뒷전”(「뭉치」)으로 전락하여 잉여적 존재가 되는 것을 거부하는 숨기이자 쓰기의 방법론적 수행이다.
문저온 시인의 시적 주체는 “달팽이 한 마리”의 삶을 얹고 “좀 멀리, 좀 가볍게 그러나 팔랑 뒤집히면서, 비행과 낙하 사이를”(「열무와 잎사귀와 달팽이」) 유영하며 활력적 유희의 장소인 ‘시’를 발화하고자 한다.
박영기 시인은 “달랑게들이 집게발로 모래를 퍼/입술로 꾹꾹 다”져 “모래구슬”(「게와 파도」)을 빚어내는 것처럼 갈망하고 위로하고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삶을 살고, 삶을 쓰는 주체의 기투이자 분명한 자기 증명임을 노래한다.
조행래 시인은 “어디에도 소용되지 않”는 “허공에 싹을 틔”우며(「생장」) “새로이 차오르는 무게를 다시, 아주 낡은 자세로”(「낮은 자세」) 감당하고 추구하는 시인의 실존과 형상을 빚어낸다.
서연우 시인이 응시하는 대상은 ‘구석’에 놓인 존재다. 구석은 내몰린 자들의 공간이며 의미를 지니지 못한 소외된 이들이 공동화된 장소인데, 서연우는 ‘남겨진 죽음’으로 간주되는 삶의 고통스러운 현실을 고발하며, 인간의 일상에 나타나는 ‘새로운 폐허’에 주목한다.
심선자 시인은 불안, 자기분열의 상처와 고통에 귀 기울임으로써 역설적이게도 희미한 존재로서의 자신을 긍정하고, 아울러 병든 타자를 감싸 안는 윤리를 보인다.
추천사를 쓴 이영광 시인이 표현하듯 이 “시인들의 골똘한 내면에서는 불분명한 것을, 불분명하게 분명히 적으려는 시도가 우글거”린다. 이 우글거림이야말로 아웃사이더의 호쾌한 몸짓이며, 자유 그 자체일 것이다.
[시인의 말]
‘시골시인 Q’는 나로부터 확장해 가는 질문(Question)이다.
그러니까 낡아 가지 않고 질문을 멈추지 않겠다는 Q이다.
Q는 완전체 O를 찌르거나
뚫고 나오는 가시 같은 것이기도 하다.
2023년 7월
어른들은 모이기만 하면 독한 담배를 피운다
여기저기 미쳐 자빠진 풀이
쓰러져 일어서려 하지 않는다
살이 오른 수탉은
버찌를 주워 먹은 듯 부리와 혀가 까맣다
때죽을 따 던지며 놀다
심드렁하게 돌로 찧는다
물고기가 하얗게 배를 뒤집으며 떠오른다
나만 모르는 소문이
숲 군데군데
고개를 쳐들고 피어올라 있다
―남길순 시 「나리꽃 필 무렵」 부분
집중과 몰입이 진실 가까이 다가가도록 열심히 살고 열심히 쓰세요, 새를 보고 있으면 가만히 떠오르는 말이 있다.
자연과 가까이 있다 보면 몸이 시를 쓴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몸은 정직하다. 꽃을 피우기 위해 서 있는 식물처럼 서서 쓴다. 실감이 쓴다. 말이 나오는 대로 지껄이다가 짱뚱어와 가물치를 쓴다. 진실아, 도망가라. 상처도 흉터도 없이 달아나는 날것을 쓰다가 끝까지 따라가지 못한다.
―남길순 산문 「순천만 일기」 부분
작가 소개
지은이 : 박영기
경남 하동에서 태어났다. 2007년 『시와사상』에 「불협화음」 외 4편으로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지은이 : 서연우
경남 창원에서 태어났다. 2012년 《시사사》 신인추천작품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이 : 남길순
전남 순천에서 태어났다. 순천대학교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2012년 《시로여는세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분홍의 시작』 등이 있다.
지은이 : 문저온
1973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2015년 《발견》으로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이 : 김한규
1960년 경상남도 하동에서 태어났다.2017년 <영남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시집 <일어날 일은 일어났다>를 썼다.
지은이 : 조행래
지은이 : 심선자
목차
1 남길순
처서
나리꽃 필 무렵
짱뚱어
커다란 원
친절한 의사
런닝맨
가물치
이모
산문|순천만 일기
2 김한규
컨테이너
지키는 사람 뒤에서
U턴하며 U턴하지 않겠다는 숀펜
택시를 탔어, 어디로 가는 택시 맞아?
뭉치
가스통
지나왔습니까?
밤길에는 표지병이 보일 겁니다
산문|숨는 연습
3 문저온
가지 않고
염소
새는 나에게 어떻게 왔나
화상
예술적인 운동장
독백에 대하 여—토(吐)
어둠을 찍을 때도 빛은 필요하였다
연극
산문|열무와 잎사귀와 달팽이
4 박영기
부추 같은 우울
충분한 휴식
오후의 동물원
흰 낙타 이야기
훔친 시
게와 파도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빠른 방법
양파
산문|상상 속의 그 무엇
5 조행래
식도락
칼잠
붕괴
양생(養生)
활개
산책
생장
낮은 자세
산문|불꽃놀이하는 사람들
6 서연우
남겨진 죽음들
터널을 지나는 동안
삭도를 타고
고라니
메타세쿼이아를 베는 굉음
눈사람
삼호로 교차로
누군가는 여전히 치열하게 싸우고
산문|국민체조
7 심선자
퇴근
크로와상
벽은 알지
밤에
우리들의 방
어느 골목에서 놓친 것들
모습
공을 보세요
산문|엉망이라도 괜찮은가
해설
차이의 장소에서 듣는 시인들의 목소리
—이병국(시인·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