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아트디렉터 김지원의 에세이. 김지원은 콘텐츠 그룹 72초의 창업 멤버로 일하며 독보적인 연출과 미감의 영상을 만들었고, 당시 작업물인 웹드라마 <두여자>에서 파생된 브랜드 ‘dxyz’ 안에서 영상 콘텐츠를 비롯해 패션, 프린팅, 공간을 아우르는 다양한 아트웍 작업을 했다. 이 책에서 그가 창작을 하는 방식과 삶을 감각하고 바라보는 태도에 대해 처음으로 고백한다. 일상적 순간을 극적으로 포착해 두었다가 낯설게 표현해 내는 아트디렉터의 각별한 시선을 그의 글에서 읽어 낼 수 있다.
이 책은 스스로를 자주 의심하는 창작자의 자기 탐구 기록이기도 하다. 자신을 창작자로 인정하기까지 긴 시간 많은 경험을 쌓는 과정이 필요했지만, 예술가라는 정체성에 확신을 갖는 일이 더 큰 숙제였다. 프리랜서가 된 이후 불안은 증폭되었다. 그렇게 이리저리 부유하는 마음을 붙잡고 “수많은 꿈에서 돌아오는 길에 쓴 일기 같은 것들”을 『무엇도 아닌 모양으로』에 담았다. 세상이 정한 무엇이 되는 대신 ‘형태 없음’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받아들이겠다는 결심은 무엇도 아닐 수 있는 것들을 소중히 대하는 김지원의 창작 태도와 닮았다. 그는 형태가 없는 것들을 떠올리며 조금씩 불안을 지워 나간다. 파도가 움직이는 모양을 구경하듯. 일렁이는 장작불을 바라보듯. 그렇게 자기 자신과 화해하는 법을 알아 가는 이야기는 모호해서 고유한 각각의 삶에 보내는 선명한 지지와도 같다.
출판사 리뷰
나는 나의 창의적 활동으로
먹고살 수 있는 창작자인가
아트디렉터 김지원은 다방면의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콘텐츠 그룹 72초의 창업 멤버로 일하며 웹드라마 <72초> <오구실> <두여자> 등 독창적인 영상미와 독보적인 연출, 편집으로 회자되는 콘텐츠를 만들었고, <두여자>에서 파생된 브랜드 ‘dxyz’ 안에서 영상은 물론 패션, 프린팅, 공간을 아우르는 다양한 아트웍 작업을 했다. 당시 dxyz는 에미상 숏폼 시리즈 부문 본심에 후보로 오를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 밖에도 옥상달빛, 오존 등 여러 아티스트의 뮤직비디오 작업을 하고, 공연·전시 공간을 기획·디자인하며 자기만의 색이 뚜렷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중이다. 그리고 이 책 『무엇도 아닌 모양으로』에서 그가 창작을 하는 방식과 삶을 감각하고 바라보는 태도에 대해 처음으로 고백한다.
자신을 창작자로 인정하기까지 긴 시간 많은 경험을 쌓는 과정이 필요했지만, 예술가라는 정체성에 확신을 갖는 일이 더 큰 숙제였다. 창작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문제일 것이다. 다재다능을 무기로 여기던 때를 지나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 되면서 불안도 시작되었다. “도전과 실험, 때론 실없는 기획까지도 자본으로써 실현시켜 주는” 회사 생활에 깊이 안주하고 있다고 느낄 즈음 “팔자 좋은 창작근로자” 신분을 벗어던지고 퇴사하여 프리랜서가 되면서 불안은 심화되었다. “내가 창작자가 맞나? 정녕 월급이 없어도, 불안에 시달리면서도, 창작하고자 하는 열정이! 재밌게 살고자 하는 용기가! 내게 정말 있나? 하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다그쳤다.
그 무엇도 아닌 사람
무엇도 아닌 모양이어도 괜찮은 사람
마감이 있으면 프리랜서, 마감이 없으면 백수가 되는 불안정한 생활에 복잡한 심정이 된 저자는 이리저리 부유하는 마음을 있는 그대로 기록해 보기로 한다. 그렇게 “수많은 꿈에서 돌아오는 길에 쓴 일기 같은 것들”을 『무엇도 아닌 모양으로』에 담았다. 그러니까 이 책은 자기 일을 사랑하면서도 스스로를 자주 의심하는 창작자의 자기 탐구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세상이 정한 무엇이 되는 대신 ‘형태 없음’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받아들이겠다는 결심은 무엇도 아닐 수 있는 것들을 소중히 대하는 김지원의 창작 태도와 닮았다. 그는 형태가 없는 것들을 떠올리며 조금씩 불안을 지워 나간다. 파도가 움직이는 모양을 구경하듯. 일렁이는 장작불을 바라보듯. 그렇게 자기 자신과 화해하는 법을 알아 가는 이야기는 모호해서 고유한 각각의 삶에 보내는 선명한 지지와도 같다.
“형태가 없는 나에 대해 생각한다. 나의 모양은 다른 사람들보다 빠르게 변해서 어떤 모양이 진정 나의 것인지 알 수 없다. 알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 생각했고, 아마 앞으로도 이를 계속해서 받아들이며 사는 것이 나의 숙명일 것이다. 나는 사는 동안 최대한 방어하지 않고 내게 다가오는 것들에게 자리를 주기로 한다. 불확실성의 진가를 알아보기로 한다.” --- p.156
누군가의 뒤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우직한 힘을 믿는다
김지원은 “좋은 킹메이커가 있어야 킹도 탄생하는 게 아닌가”라고 믿는 사람이다. 모두가 자신의 존재감을 빛내기 위해 애쓰는 세상에서 “그 뒤에 있는 사람이고 싶다”고 말한다. 『무엇도 아닌 모양으로』에 기꺼이 추천의 글을 써 준 배우들과도 그런 식으로 인연이 닿았다. 이제는 각자의 위치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김민하, 이설 배우의 데뷔 초기 작업물이 dxyz 콘텐츠 <두여자>였다. <최승윤 배우 만들기 프로젝트> 같은 페이크 다큐 영상은 그야말로 한 사람의 매력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었다. 페이크 다큐로 시작해 리얼 다큐가 되어 버린 이 프로젝트는 최승윤 배우가 영화 <라이스보이 슬립스>로 성공적 데뷔를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처럼 김지원이 만들어 낸 모든 작업물의 바탕에는 애정이 있다. 사랑이 어렵다고 말하지만, “김지원은 사랑 그 자체도 사랑한다.”
“나를 잊을 만큼 몰두하는 것, 내 운명을 내어 주고 헌신하는 것, 아낌없이 순정을 바치고 싶은 것들이 김지원에게는 그렇게나 많다. 김지원은 사랑 그 자체도 사랑한다.
습관처럼 퇴사를 상상하고 적게 일하고 많이 벌라는 덕담이 오가는 세상에서 김지원은 여기저기 긁혀 가며 어떤 형태로든 창작-작업-을 이어 나간다. 그리고 창작과 그 과정을 자식에게 처음 교복 입힌 부모님의 눈으로 쳐다본다. 김지원의 글에서 20년 전 내 부모님의 그 눈빛을 다시 느낀다.” --- p.201 ‘추천의 글(문상훈)’ 중에서
이 책에는 아트디렉터 김지원이 지나온 세계가 담겨 있다. 이미 사라졌으나 어딘가에 분명히 남은 세계다. 그 세계는 모호하기도 아름답기도 하다. 그 세계의 본질은 사랑일 것이다.

영감은 어디서 얻는지 질문을 받을 때에도 나는 시시때때로 바뀌어 실체가 없는 영감을 무어라 설명하기가 어려워서 대신 단서와 재료에 대해 설명했다. 아이디어가 필요한 상황에 놓이면 내가 맞닥뜨린 미션에서 단서를 찾고 그것에 내가 가진 재료를 더하는 방식으로 창작이란 것을 해냈다. 재료는 언제나 기억에서 왔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보고 들었던 것들이 힘이 되는 방식으로 움직였다. 이건 위로처럼 들리기도 한다.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작업은 결코 0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기도 하니까.
주차장에 물이 새는지 누군가 받쳐 놓은 우산 통이 여러 개 있었고 주차장 가득 물 떨어지는 소리가 울려 퍼져 아름다웠다. 어떤 통은 가득 찬 물이 아슬아슬 넘실거렸다. 나는 물의 부력에 감탄하며 그 장면을 영상으로 남겼다. 만약 내가 영상을 찍는 동안 물이 넘치면 이번 주에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주문을 걸어 봤지만 물은 결국 안 넘쳤다. 나는 이 기억을 잘 보관했다가 언젠가 써먹을 것이다. 물이 영원히 넘치지 않는 쪽으로 혹은 우산 통에 구멍이 뚫린 쪽으로. 아무튼 간에 재밌는 쪽으로 기억하고 바꾸고 더해서 어디에든 잘 써먹을 것이다.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지원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했으나 뒤늦게 학교를 옮겨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했다. 영상 제작사 72초에서 8년간 일했고 현재는 아트 작업을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며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살고 있다.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 흐름에 몸을 맡길 줄 아는 사람으로 살기를 꿈꾼다.인스타그램 @6865m
목차
모두 미정
나의 돌
제대로 기억하기
내가 이유 없이 박수를 쳐도 같이 따라 칠 사람이 있다는 것이
관찰형 운전수, 하지만 전방 주시도 잊지 않는
싸움 67일째
시점 바꾸기
사랑하는 일
사라져도 괜찮은
킹메이커
작은 버전의 나
혼자 또 같이
형태가 없는 나에게(싸움 153일째/휴전 선언)
어떤 약속 01
어떤 약속 02
무감각과 몰입 사이의 줄타기(프리랜서 적응기)
나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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