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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안길, 사람을 보다
북인 | 부모님 | 2024.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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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1998년 음성여성백일장 입상으로 수필과 인연을 맺고 한국문인협회, 음성문인협회, 둥그레시동인회, 무영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2008년 충북우수예술인상을 수상했던 한기연 작가가 첫 수필집 『뒤안길, 사람을 보다』를 출간했다.

한기연의 첫 수필집 『뒤안길, 사람을 보다』는 크게 5개 주제로 나누어져 있다. 제1부 ‘뒤안길, 사람을 보다’는 사회성 있는 글이 많다. 작가가 접하고 있는 사회, 그리고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관심 있고 공감하는 대목을 찾아 지방 일간지 칼럼으로 쓰고 있는 까닭이다. 사건의 전말을 통찰하는 지혜, 예리한 추리력이 바탕이 되어 사실감 있게 쓴 글들이다. 작가는 오랫동안 외국인 대상 한국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일반 수필가들이 서정성 짙은 글로 감동을 준다면 한기연 작가는 역사의 뒤안길을 열어보고 다양한 외국인들을 지도하면서 남다른 예지를 보여준다.

  출판사 리뷰

사람을 이롭게 하는, 부지런한 꿀벌이 모은 꿀 같은 한기연 작가의 수필들
1998년 음성여성백일장 입상으로 수필과 인연을 맺고 한국문인협회, 음성문인협회, 둥그레시동인회, 무영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2008년 충북우수예술인상을 수상했던 한기연 작가가 첫 수필집 『뒤안길, 사람을 보다』를 출간했다.
한기연의 첫 수필집 『뒤안길, 사람을 보다』는 크게 5개 주제로 나누어져 있다. 제1부 ‘뒤안길, 사람을 보다’는 사회성 있는 글이 많다. 작가가 접하고 있는 사회, 그리고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관심 있고 공감하는 대목을 찾아 지방 일간지 칼럼으로 쓰고 있는 까닭이다. 사건의 전말을 통찰하는 지혜, 예리한 추리력이 바탕이 되어 사실감 있게 쓴 글들이다. 작가는 오랫동안 외국인 대상 한국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일반 수필가들이 서정성 짙은 글로 감동을 준다면 한기연 작가는 역사의 뒤안길을 열어보고 다양한 외국인들을 지도하면서 남다른 예지를 보여준다.
제2부는 ‘가족 이야기’다. 가족은 친정어머니와 남편과 아들 형제다. 그리고 친척과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웃이다. 「낡은 의자」에서 한 작가는 의자에 앉아 하루를 보내는 친정어머니의 일상을 보여준다. 집에 종일 혼자 있기가 무료한 어머니가 집 뜰에 낡은 의자를 놓고 지나다니는 사람을 구경한다. 어떤 이는 말을 붙여주고 어떤 이는 음식을 나누어준다. 여기서 작가는 「천금(千金) 이웃」의 모티브를 발견한다. 이웃의 소중함을 발견하여 깨닫는 작가의 치밀함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제3부 ‘바람길’은 여행기다. 어느 글보다 자유롭다. 작가는 바쁜 생활 짬을 내어 강원도로 홍콩으로 시드니로 여행길에 오른다. 학술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목적 있는 여행도 있지만 정신적 여유를 위해 떠나기도 한다. 그런 여행 중에 느끼는 깨달음이 바로 삶을 충전하는 활력소로 작용한다. 작가는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병치레가 잦은 큰아들과 함께 자주 여행을 한다. 보기 드문 일이다. 딸과 함께 여행하는 일은 많지만 장성한 아들과 둘이서 하는 작가의 열린 의식이 한발 앞선 느낌이다.
제4부 ‘파장’은 문학과 예술에 대한 글이다. 한기연의 수필은 편편이 꾸밈없는 생활을 보여준다. 작가가 시인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디딤돌이 되어준 고등학교 시절 글동아리 ‘길문학’을 회상하고, 영화를 보고, 젠더 회고록을 쓰며, 어려운 시절을 살아낸 노인들의 삶도 조명한다. 여러 책을 깊이 있게 읽고 성찰하는 문학도로서의 자세가 진지하다.
제5부는 작가 자신에 대한 이야기다. 「아름다운 마침표」는 우리 시대의 공통된 숙제를 다룬 글이다. 치매기가 있는 어머니는 ‘노인유치원’이라 불리는 주간보호센터를 다닌다. 홀어머니를 모시는 과정에서 ‘사전인명의료의향서’에 대한 자신의 확고한 의지를 드러낸다. 현실적인 문제에 깊이 천착하면서 작가는 자기만의 고요가 절실해지면 연화지를 찾는다. 「해거름 연화지에서」는 가쁜 호흡의 현실보다 한 발 느린 자연이 있어 마음의 여백을 느낄 수 있다.
한기연 수필가의 스승인 반숙자 원로 수필가는 “한기연 작가는 부지런한 꿀벌이다. 꿀벌은 슬퍼할 틈이 없으며 꿀을 얻을 수 있는 꽃을 안다. 꿀벌처럼 부지런한 한 작가는 수필이 작가의 일상성이 나타나는 친근한 문학이기에 일주일 내내 삶의 현장에 있다. 필요한 곳에 필요한 것이 되어 동분서주하며 50대의 삶을 촘촘하게 수놓는 중이다. 그 속에서 잠을 줄이며 써낸 글이 한 권의 수필집으로 완성됨을 기쁜 마음으로 축하한다. 부지런한 꿀벌이 모은 꿀은 사람을 이롭게 한다. 부디 한기연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 쓴 이 글이 많은 독자에게 위로와 깨우침, 그리고 좌절하지 않는 희망이 되기를 빈다”고 첫 수필집 출간을 축하했다.

●… 4월만 되면 생각나는 T.S. 엘리엇의 시 「황무지」 첫 구절이 선명하게 새겨진다.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시인의 4월은 문학적으로 생명이 탄생하는 화려한 계절이지만 여름 그리고 가을이 지나면 겨울이라는 마지막 순간이 기다리고 있다는 표현일 것이다. 따뜻한 봄날 피어날 꽃을 기다리고 즐기지만, 또 지게 되는 끝이 있음을 알고 시작하는 이별을 전제로 하는 만남이다.
그와는 다른 의미로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잔인한 달로 표현되는 4월에 수많은 생명의 상실이 있었다.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진 지 얼마 안 된 제주 4·3사건은 갓난아이부터 노인까지 수많은 주민의 희생이 있었다. 고립된 섬에서 사투를 벌인 참극은 무려 7년여 동안 이어졌다. 4·3사건을 몸소 겪은 사람들은 평생을 어떻게 살았을지 짐작도 할 수 없다. 보기만 해도 숙연해지는 노란 리본이 거리에 가득한 것도 이맘때다. 어린 자녀의 죽음을 가슴에 묻어야만 했던 4·16 세월호 참사의 기억은 영원히 바다에 묻히지 않을 것이다.
연한 초록으로 산천이 봄빛을 드러내고 점점이 꽃으로 피는 봄처럼 그들의 청춘도 아름다웠을 것이다. 어느 사건이든 이름 없는 사람의 고귀한 희생이 뒤따르고 절절한 사연이 깊게 묻혀 있다. 해마다 다시 오는 봄처럼 잊을 수 없는 그들의 삶과 시간을 마주한다.
― 「뒤안길, 사람을 보다」 중에서

●… 친정집 문 앞의 낡은 의자에서 볕을 쬐며 바깥 구경을 하던 모습이 눈에 선했다. 그 의자는 엄마가 세상을 볼 수 있는 장소였고, 오가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였다. 센터에 가기 위해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고, 냉이며 쑥을 다듬기도 했다.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그날 날씨를 안다. 낡았지만 불편한 몸을 기대고, 세상을 볼 수 있는 곳에 앉아서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아파트 정원 아래 긴 의자가 있다. 엄마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의자에 앉아서 차를 기다리신다. 처음에는 두리번거리며 불안해하셨는데, 이젠 제법 익숙해진 공간에서 즐기는 모습이다. 의자라는 사물이 적정한 곳에서 제 몫을 해내고 있다. 그 자리에 의자가 없었다면 나의 아침은 얼마나 분주하고 힘들었을까? 시간 맞춰 엄마를 센터에 보내는 일이 녹록지 않은데 한결 편해졌다. 엄마 혼자 나오신 날도 그곳이 아니었다면 아찔한 일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고마운 일이다.
어느 정도 회복되면서 남동생이 오면 같이 가려고 보자기에 짐을 싸신다. 몇 차례 말리다가 결국 엄마를 친정집으로 모셨다. 낡고 허름한 집이라도 내 집이 편한가보다. 엄마에게 여러 가지 당부를 하고 문을 나서는데 낡은 의자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이제 주인이 왔으니 심심하지는 않겠다. 주인의 무게를 받쳐주는 의자가 할 일이 생겼다.
햇빛 좋은 날 낡은 의자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과 안부를 묻는 엄마의 모습을 그려본다. 빈 의자를 보며 나직이 말한다. “엄마, 사랑해.”
― 「낡은 의자」 중에서

●… 논을 개량해서 이 백여 평의 밭을 만들었다. 시댁 조카가 네 살배기 아이를 데려와 아주버님과 함께 농사를 지었다. 주말농장처럼 와서 흙을 만지고 작물을 심고, 잡초를 뽑는 정성으로 각종 쌈 채소는 물론 고추, 옥수수, 콩, 깨를 수확했다. 씨를 뿌리고 거두는 동안 내가 그곳을 간 것은 대여섯 번에 불과하다. 남편이 퇴근 후 가져온 유기농 쌈채를 맛있게 먹거나, 빨갛게 익은 고추를 건조기에 말려주는 일을 했다. 농작물이 자라기도 전에 어린 잎을 고라니가 먹어버릴 때, 남편은 농막에서 잤다. 밤새도록 라디오를 틀어놓고 노심초사하며 고추를 풍작으로 거뒀다. 조카는 내가 말려준 고추로 방앗간에서 가루를 빻아주고, 들기름도 한 병 주었다. 고맙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도 컸다.
남편과 조카가 가꾸는 그 밭에 가면 나는 손님이었다. 이따금 들르면 조금씩 정리되는 모습을 보며 남편이 쏟는 정성을 가늠할 뿐이었다. 그러다가 요즘 그곳을 자주 가게 되었다. 답답해도 딱히 갈 곳이 마땅치 않아서 찾다보니 농막이 떠올랐다. 주말에 가족과 고기를 구워 먹으러 가기도 하고, 바람 쐬러가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겼다. 불안한 마음도 사라지고 편했다.
― 「주인과 손님」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한기연
1995년 여름 『시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1998년 음성여성백일장 입상으로 수필과 인연을 맺었다. 한국문인협회, 음성문인협회, 둥그레시동인회, 무영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8년 충북우수예술인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음성문인협회 지부장을 맡고 있다. 교육학박사를 수료했고, 한국어 강사, 평생교육강사이며 극동대학교 미래교양대학에 출강하고 있다. 2016년 시집 『그리워하는 동안은』을 출간했고, 현재 충북일보에 에세이를 연재 중이다.

  목차

작가의 말 | 무명빛에 담는 수필 · 5

제1부 뒤안길, 사람을 보다
꿀벌 페르소나 · 15
숲과 나무 · 18
뒤안길, 사람을 보다 · 21
아리랑 단상 · 24
공생공사(空生空死) · 27
그녀의 시선 · 30
마실 가기 좋은 동네 · 34
비움과 채움의 뜨락 · 38
마지막 숫자 · 41
꽃 피는 길 따라 · 44
비꽃으로 내리는 약비 · 47
밥 한번 먹자 · 51

제2부 낡은 의자
낡은 의자 · 57
천금(千金) 이웃 · 61
맞사랑의 온기 · 65
아들의 섬 · 69
3분 3라운드 · 73
무풍지대 · 77
집으로 가는 길 · 80
주인과 손님 · 84
꽃잠이 들다 · 87
세 음절 · 90
끌어안기 · 93
육 남매 · 96

제3부 바람길
바람길 · 103
완전한 자유를 그리며 · 107
설렘과 두려움, 그 어디쯤 · 111
시드니의 밤하늘 · 114
조각하늘 해돋이를 품고 · 117
꽃등을 밝히며 · 121
낯선 곳, 사람을 만나다 · 124
런던의 햇살 · 127
뜬마음, 하늘을 날다 · 130
화려한 귀가 · 134

제4부 파장
미루지 않는 선물 · 139
다릿돌 · 142
꼬두람이 · 145
잘했어 힘내! · 148
지금, 바로 내 앞에 · 151
파장 · 155
깊이를 재다 · 159
노을빛 그녀 · 162
곳간 · 166
꽃무리 · 169
별빛으로 빛나는 날 · 173
향기에 숨은 씨앗 · 177

제5부 아름다운 마침표
위대한 관객 · 183
아름다운 마침표 · 187
말의 온도 36.5˚ · 191
커피, 맛에 반하다 · 194
해거름 연화지에서 · 197
지혜의 나무 · 201
추억은 소리없이 · 204
선을 긋다 · 208
카이로스(Karois) · 212
절정으로 꽃 피다 · 215

발문 | 위로와 깨우침, 좌절하지 않는 희망이 되기를 ·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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