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김소형 시인의 첫 번째 신작 시집으로, 그냥 새파란 눈 머나먼 나무 등 57편이 실려 있다. 김소형 시인은 전라북도 전주에서 태어났고, 2021년 [애지]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너는 사각거리고]를 썼다.
출판사 리뷰
티티새가 물어다 준 길을 건너 환한 당신에게로 갑니다[너는 사각거리고]는 김소형 시인의 첫 번째 신작 시집으로, 그냥 새파란 눈 머나먼 나무 등 57편이 실려 있다. 김소형 시인은 전라북도 전주에서 태어났고, 2021년 [애지]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너는 사각거리고]를 썼다.
시는 말로 말을 부정하는 일이고 말의 한계를 뛰어넘는 일이다. 그것은 말과 사물 사이의 간극에 존재하는 인간의 욕망을 들여다보는 일이기도 하다. 그것은 끊임없이 말을 갱신하는 새로운 기쁨을 주는 일이기도 하지만 말을 하는 시인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또 거부해야 하는 힘든 갱생의 길이기도 하다. 김소형 시인은 자신의 첫 시집 [너는 사각거리고]에서 그러한 시인의 길이 얼마나 지난하고 괴로운 일인지 하지만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일인지를 잘 보여 준다. 그의 시어는 타락한 세상의 말들을 태초의 싱싱한 소리들로 바꾸고, 직선과 사각으로 구획된 우리의 삶을 둥근 곡선의 화합의 세계로 이끈다. (이상 황정산 시인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그냥아무렇게나 걸치고
마실 나온 옷차림 같은 말
그 말에 눈물 나네
그냥은 무수한 날들의 손가락
그날들이 눈동자에
꽃자리 같은 지문을 찍어 놓아
나는 그냥 바라보고
그냥 숨 쉬고
그냥 걷네
하늘의 별을 따다 준다는 말은
들어 본 적 없지만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해 주겠단 말도
들어 본 적 없지만
말리지도 않은 젖은 머리칼 같은
그냥
그 말에 눈물 나네
먹고사는 일 그냥 아닌 일 없어
아무리 대단한 업적이라도
그냥 앞에서는 말을 잃어버리네
사랑한다고 누가 말했던가
사물은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고
사랑은 그물에 걸리는 것을 본 적이 없어
그럼에도 거울 속에서 빛나는 것들
그럼에도 바라보게 되는 것들
그 수백의 반어(反語)를
그림자와 착각과 무지와 환영과
그럼에도 아름다운 것들을
단 한마디 말로 눈감아 버리는
거품 같은
처음 같은 말
새파란 눈그렇지 새파래야 하지
불꽃을 삼킨 채 고요히 타오르는
서늘한 기운이어야 하지
새파란 눈은 지금의 눈
눈앞으로 물이 쏟아지고
물방울이 튀어 오르고 벌떡 일어나지
깍깍 새소리가 그제야 들려오지
열차처럼 달려가는 줄 알았어 지금이
정류장을 휙휙 지나 사람들을 지나
아침과 밤을 지나
가야만 할 곳이 있는 줄 알았어
밤 고양이처럼 눈을 빛내며 앞을 노려보았지
첨벙,
소리가 들린 건 그때였어
시간들이 추도 없이 물속으로 떨어졌네
미련 없이 돌아서는 사람처럼
반질반질 닦아 몸에 집어넣던 옷들이
아이스크림처럼 녹고 있어
나는 가벼워져서 하하 웃었네
눈이 새파래지기 시작했어
굽은 어깨와 목이 반듯해졌어
머리카락 한 올이 내게 말했네
우린 살아 있어
눈을 감으면 내 눈은 다시 암갈색이 되지
나는 허둥대며 다시 옷을 챙겨 입네
그러다 어느 순간 출렁,
밝아지는 거야 새파랗게
지금처럼 새파랗게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소형
전라북도 전주에서 태어났다.2021년 [애지]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시집 [너는 사각거리고]를 썼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오후 2시의 칸타타 11
니은 12
티티새 14
초대받았어 16
그냥 18
직선을 보다 20
건너가는 동안 22
연두 24
귀가 자란다 26
새파란 눈 28
정오의 시간 30
환승 32
수화(手花) 34
제2부
환(幻) 37
겹눈을 가진 사람―김사인 시인에게 38
말은 꽃이 되려고 40
답장 42
엘리베이터 44
순순한 날 45
지도에는 없는 48
흥! 50
가지 못한 마음 51
중얼중얼 52
내 발은 꽃씨처럼 54
적막 56
아르카디아에도 나는 58
머나먼 나무 60
제3부
점령군 65
어머니 66
몸의 주술 68
샹그릴라 70
모자 72
추문(文) 74
공벌레 76
은행나무 귀 78
독화살 80
그 아이 82
오한(惡寒) 84
풍경의 바깥 86
가늘고 길고 대단한 88
심장에 박힌―304개의 별들을 기억하며 89
세월 90
제4부
한 방울 93
크레바스 94
월야지정(月夜之情) 96
봄의 손가락 98
풀꽃 1 100
풀꽃 2 101
활에게 102
머리에 꽃을―오필리아로부터 104
법순과 푼수를 그리며 106
서수필 108
중독 110
틈 1 112
틈 2 114
얼굴을 쓰다듬으며 116
가피 118
해설 황정산 말과 사물에 대한 사유 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