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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
하빌리스 | 부모님 | 2025.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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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1998년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 《일식》으로 강렬하게 데뷔한 이후, 매 작품마다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이며 일본 문학계의 독보적 존재로 자리매김해온 히라노 게이치로의 10년 만의 단편집. 이번 작품에서 그는 우리의 삶에서 매일 직면하는 ‘순간의 선택’이라는 가장 일상적이면서도 결정적인 질문을 꺼내 들었다.

‘가능했을지도 모를 여러 인생 중에서 왜 지금 이 인생일까. 한창 행복할 때라도, 한창 불행할 때라도, 그런 의문이 우리의 마음속을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내 인생을 사랑하지 못하면 안 되는 걸까. 아니면 내 인생을 사랑하기 위해 우리에게는 사랑하는 누군가가 필요한 걸까. 소소한 일로 운명이 바뀌어버린다는 건 절망인지도 모르지만, 또 한편 희망이기도 할 것이다. 우리의 선의善意는 대개는 소소한 것처럼 보이는 법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계기는 분명 어디에라도 있을 수 있다.’(히라노 게이치로)

이 책은 인생의 갈림길을 만들었던 선택의 순간들을 되돌아보는 다섯 편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의 선택이 크고 작은 선택이 모여 만들어진 결과인지, 혹은 이미 방향이 정해져 있는 운명인 것인지에 대해 저자는 각기 다른 다섯 편의 이야기 속에서 그 질문들을 무겁지 않게, 그러나 깊이 있게 건네며 독자가 자신의 삶을 조용히 돌아보게 한다.

  출판사 리뷰

충족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 ‘다른 세계의 나’를 찾는 사람들
다섯 개의 이야기, 다섯 개의 ‘가능했을 삶’


순간의 선택이 운명을 어떻게 바꿀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저 그 순간이 지난 후에야 '그때 ~했더라면'이라는 가정으로 지나간 선택에 대해 곱씹을 뿐이다. 삶 속의 예기치 않은 갈등과 상실의 의미를 탐색해온 히라노 게이치로가 이번 작품에서는 ‘순간의 선택’이라는 가장 일상적이면서도 결정적인 질문을 꺼내 들었다.
표제작 <후지산>의 주인공 가나는 만남 앱을 통해 만난 남자, 쓰야마와 함께 여행을 떠난다. 기차가 잠시 정차한 사이, 반대편 기차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수신호를 보내는 아이를 본 가나는 즉시 뛰어내리지만, 쓰야마는 따라내리지 않는다. 그 행동에 실망한 가나는 그와의 관계를 끝내지만, 이후 접한 쓰야마의 소식에 그와 ‘함께할 수도 있었을’ 순간들에 대해 생각한다. 그 외에 만석인 빙수가게 대신 향한 맥도날드에서 ‘우연히’ 대장내시경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암을 조기에 발견해 완치한 삶과 ‘운 좋게’ 자리가 생겨 빙수를 먹지만 검진 기회를 놓쳐 암으로 죽어가는 삶을 오가는 남자(<이부키>), ‘잘못 들어선 평행 세계’ 같은 현재의 삶에서 해방되고 싶었던 남자가 드가의 자화상 포스터를 보고 멈춘 ‘계획’(<거울과 자화상>), 어린 시절 들었던 ‘한 마디의 칭찬’이 바꾼 한 아이의 인생(<손재주가 좋아>),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되는 ‘스트레스’의 기원을 유쾌하게 펼쳐 보이며, 이 기묘한 전염병을 끝낸 한 인물을 그린다(<스트레스 릴레이>).
다섯 편의 주인공들이 맞닥뜨린 선택의 순간은 모두 다르지만, 그 선택이 만들어내는 인생의 굴곡은 놀라울 만큼 섬세하게 그려진다. 히라노 게이치로는 이야기마다 ‘인생은 우연의 누적일까, 또는 바꿀 수 없는 운명일까?’라는 질문을 조용히, 그러나 집요하게 던진다.

“많은 책을 번역해왔지만, 우리 문학이 지향할 만한 점을 풍부하게 갖춘 일본작가 한 사람을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히라노 게이치로’를 추천한다.”(양윤옥)




가나는 그때 쓰야마에 대해 ‘약간 괴짜’라고 느꼈지만, 그로부터 2년이 지나 더 이상 그를 만날 일도 없게 된 지금은 ‘보통 사람’의 감각에 더 가까웠던 건 오히려 쓰야마 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좌석은 E석부터 채워졌고, 다들 후지산을 보고 싶어했다.
그렇지만 이제 이 세상에서 쓰야마를 ‘보통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녀 외에는 일단 없을 것이다.
_ <후지산>

“아니, 실은……. 그때 빙수 가게에 자리가 나는 바람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지 못한 내가 있는 거야. 지금도 그쪽 세계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살고 있어.”
“응? 무슨 말이야?”
에미는 의아한 듯 물었다.
“나도 잘은 모르겠는데, 그때부터 세계가 두 개로 갈라져서 나는 지금 그쪽의 나와 이쪽의 나를 때때로 오락가락하고 있어. 저쪽에 가있는 건 매번 기껏해야 몇 초 동안뿐이지만.”
_ <이부키>

  작가 소개

지은이 : 히라노 게이치로
1975년 아이치현에서 태어나 기타규슈시에서 자랐다. 교토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했다. 대학 재학 중에 문예지 《신초》에 투고한 첫 작품 《일식》(1998)으로 이듬해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유려한 의고체 문장, 서양문학의 전통을 섭렵한 듯이 중세 연금술사를 생생하게 묘사하여 단숨에 문단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서 발표한 《달》(1999)과 대작 장편 《장송》(2002)은 ‘낭만주의 3부작’으로서 이제는 ‘젊은 시절에 한 번은 읽어야 할 고전 명작’으로 손꼽힌다. ‘순수문학으로도 대중과 함께 예술의 이상을 실현한다’는 등단 때의 신념대로, 옛 문학이 가진 언어의 품격을 되살려 현대 정신으로 재해석하는 문체를 구사하고, 매번 변화를 모색하는 장편소설을 차례차례 발표하여 일본 문학계에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2008년부터 <미시마 유키오상> 심사위원, 2020년부터 <아쿠타가와상> 심사위원을 맡고 있다. 이번 《후지산》(2024)은 그가 10년 만에 발표한 귀한 단편집이다. 그 밖에 소설 《센티멘털》, 《투명한 미궁》, 《던》, 《결괴》, 《한 남자》(요미우리 문학상), 《본심》, 《형태뿐인 사랑》, 《마티네의 끝에서》(와타나베 준이치 문학상) 등이 있다.

  목차

후지산
이부키
거울과 자화상
손재주가 좋아
스트레스 릴레이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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