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대학교수라는 안정된 울타리를 벗어나 은퇴 후, 무거운 짐을 실은 자전거와 함께 전 세계를 누비는 화가 김석환의 솔직담백한 여행 에세이다. 일본 홋카이도에서부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까지, 작가는 안락함 대신 고독과 육체적 한계를 자처하며 두 바퀴로 길을 개척해 나간다.
이 책은 화려하고 편안한 관광의 기록이 아니다. 비를 맞으며 언덕을 오르고, 텐트 칠 곳을 찾지 못해 길을 헤매며, 펑크 난 타이어와 씨름하는 ‘리얼한’ 고생담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극한의 피로 속에서도 작가는 펜과 수채 물감을 꺼내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풍경, 그리고 자전거의 궤적을 캔버스에 생생히 담아낸다. 때로는 유쾌한 농담으로, 때로는 깊은 성찰로 여행의 희로애락을 풀어내는 그의 글은, 거칠면서도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책의 마지막에는 현재 작가가 머물고 있는 해남 임하도에서의 스케치와 단상이 더해져, 길 위의 여행이 어떻게 예술적 영감으로 이어지는지 깊은 여운을 남긴다. 두 바퀴로 굴러가는 땀내 나는 삶의 철학이 궁금한 이들에게 이 책은 더없이 매력적인 초대장이 될 것이다.
출판사 리뷰
“길 위에서 길을 묻다: 낡은 자전거와 스케치북이 만들어 낸 가장 우아한 반란”
평생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점잖은 노교수가 어느 날 무거운 캠핑 장비와 트레일러를 자전거에 매달고 길을 나섰습니다. 매일 어디서 잠을 잘지, 무엇을 먹을지 걱정해야 하는 극단적인 단순 노동의 굴레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간 것입니다. 왜일까요?
저자는 말합니다. "고인 물은 썩는다잖아!"라고. 그의 여행은 편안함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삶의 감각을 일깨우기 위한 눈물겨운 사투입니다. 무릎이 시큰거리고, 까마귀에게 비누를 뺏기며,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이국땅에서 길을 잃고 헤매면서도, 그는 기어코 작은 스케치북을 펼쳐 들고 자신이 마주한 세상의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기록합니다.
이 책은 화려한 미사여구로 여행의 환상을 포장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땀내 나고 찌질한 고생담 속에 숨겨진 뜻밖의 천사 같은 인연들, 소박한 편의점 도시락이 주는 꿀맛 같은 행복을 통해 살아있음의 펄떡이는 생동감을 전합니다. 나이에 굴하지 않고 낯선 길로 뛰어드는 저자의 무모한 용기와 식지 않는 예술적 열정은,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다시 한번 페달을 밟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불어넣어 줄 것입니다.
자전거 여행에서는 늘 잠자리가 스트레스지만, 그렇다고 미리 정해 놓는 것도 문제다. 그러면 목적지에 도착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여유가 없어지고, 주변을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한다. 잘 다스려서 움직여야 하는 노구의 몸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 <홋카이도 2> 중에서
오로지 믿는 것은 가슴과 등짝을 살짝 덮고 있는 야광 조끼! 일본 터널은 어둡다. 지인이 사준 내 야광 조끼에 의지해서 엄청난 공포 속에서 중요한 것이 빠지도록 달렸다. 그 뒤로도 터널이 두어 개 더 나왔다.
- <홋카이도 5> 중에서
큰맘 먹고 스케치 도구를 꺼내서 하우스 앞 그늘의 벤치에 자리 잡았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몸으로 느끼며 스케치하려니 일순 온갖 잡스러움이 날아갔다.
- <홋카이도 7>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석환
1956년생으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립공주대학교 교수로 오랜 기간 학생들을 지도했습니다. 정년퇴임 후, 안락한 노후 대신 예술적 영감과 진정한 자유를 찾아 자전거에 몸을 싣고 세상을 누비는 '화가이자 자전거 여행가'로 거듭났습니다.홀로 일본 홋카이도를 일주하고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달리며 겪은 땀 냄새 물씬 풍기는 치열한 여정과 그 길 위에서 마주한 소박하고도 아름다운 풍경들을 작은 스케치북 위에 펜과 수채 물감으로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육체적 고됨 속에서도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자연을 향한 유쾌하고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는 그는, 여행을 통해 삶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창작의 원동력을 얻고 있습니다.현재는 (재)행촌문화재단이 운영하는 해남 임하도 이마도 창작레지던스 입주 작가로 활동하며, 바람 부는 낯선 섬의 고독과 자연 속에서 묵묵히 자신의 예술 세계를 다시 스케치해 나가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