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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예술가들의 직업 세계
옥당(북커스베르겐) | 부모님 | 202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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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역사 작가 박영규가 이번에는 조선의 ‘예술’을 ‘직업’의 렌즈로 들여다본다. 《조선 예술가들의 직업세계》는 조선 시대를 지탱한 예술가들을 고고한 예인이 아닌, 매일의 생존을 위해 분투했던 ‘직업인’으로 정의한다. 새벽 4시에 출근해 왕의 얼굴을 그리던 도화서 화원부터, 배고픔을 잊기 위해 작두 위에서 춤추던 광대, 이름 없이 사라진 무명의 도공까지. 이 책은 붓과 소리와 손끝을 무기 삼아 고단한 밥벌이를 견뎌낸 12가지 예술가 집단의 생생한 삶의 현장을 복원해냈다.

  출판사 리뷰

예술이라는 아우라 뒤에 숨겨진 ‘정직한 노동’의 실체를 기록하다
“조선의 예술은 천재의 영감이 아니라 직업인의 노동이었다”


그동안 우리는 조선의 예술을 논할 때 안견의 《몽유도원도》 속에 담긴 신비로운 이상향이나, 김홍도와 신윤복의 풍속화에 나타난 해학과 유희에만 집중해 왔다. 박물관 유리창 너머로 마주하는 유물들은 세속을 초월한 ‘천재적 영감’의 산물로 비치곤 한다. 그러나 역사 서술가 박영규는 신작 《조선 예술가들의 직업세계》를 통해 이 우아한 감상법에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과연 그 위대한 미학은 어디에서 왔는가?” 저자의 답은 명쾌하고도 묵직하다. 그것은 바로 ‘먹고사는 문제’ 앞에 정직했던 이름 없는 직업인들의 ‘치열한 노동’이었다.
이 책은 조선 예술가들을 고고한 예인이 아니라, 매일 아침 일터로 향하며 생계를 고민하던 ‘직업인’의 관점에서 조명한다. 저자는 방대한 사료를 바탕으로 12가지 예술 직종의 생태계를 복원해냈다. 성리학적 명분론이 지배하던 조선 사회에서 기술을 파는 행위는 ‘말업(末業)’으로 치부되었지만, 역설적으로 조선의 찬란한 문화유산은 그 천시받던 손길들이 견뎌낸 밥벌이의 무게 위에서 피어났다.

제1부: 붓으로 먹고사는 사람들
“환쟁이라 불려도 왕의 얼굴을 그린다”


책은 크게 세 개의 축으로 조선 예술가들의 삶을 파고든다.
제1부 ‘붓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은 조선의 시각 매체를 전담했던 화가들의 세계를 다룬다. 특히 ‘도화서 화원’을 다룬 대목은 흥미롭다. 그들은 오늘날의 전문직 공무원과 같았다. 새벽 4시에 출근해 안광을 쏟으며 왕의 얼굴(어진)과 국가 행사를 기록했지만, 사회적 대우는 ‘환쟁이’라는 비칭에 머물렀다. 저자는 화원들의 구체적인 일과와 녹봉(월급), 그리고 장승업과 같은 스타 화가의 그림 값 등을 상세히 제시하며 그들의 경제적 실체를 파헤친다. 여기에 선비들의 자존이었던 문인화, 장터에서 엽전 몇 닢에 팔리던 민화, 그리고 금기시된 인간의 욕망을 담은 춘화까지 아우르며 조선의 화단이 어떻게 거대한 ‘직업 시장’이었는지를 증명한다.

제2부: 소리와 몸짓으로 먹고사는 사람들-
“장터의 흙먼지 속에서 피어난 소리”


제2부 ‘소리와 몸짓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은 장터와 사랑방을 흔들었던 공연 예술가들의 이야기다. 천역의 신분임에도 국가 의례를 지켰던 장악원 악공들, 단 한 번의 통곡 같은 소리를 내기 위해 폭포 아래서 피를 토했던 판소리 명창들의 ‘득음 투쟁’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특히 광대와 재담꾼을 다룬 장에서는 그들의 ‘흥행 경제학’을 분석한다. 줄타기와 땅재주로 대중을 매료시켰던 사당패가 어떻게 조직을 운영하고 수익을 배분했는지, 판소리가 어떻게 후원자 신재효를 만나 근대적 예술로 격상되었는지를 지적인 시선으로 조망한다. 또한 예술의 주체이자 대상이었던 기생들의 삶을 통해 그들이 어떻게 한국 근대 예술의 요람인 권번으로 이어졌는지 그 계보를 추적한다.

제3부: 손끝 기술로 먹고사는 사람들
“이름은 지워졌으나 작품은 남았다”


제3부 ‘손끝 기술로 먹고사는 사람들’은 조선 미학의 실질적 토대인 장인들의 역사다. 백자를 빚기 위해 평생 뜨거운 가마 불과 씨름한 도공, 옻칠과 나전으로 찰나의 빛을 영원으로 박제한 공예가, 나무의 성질을 읽어 궁궐과 사찰을 세운 대목장들. 이들은 대부분 기록에서 이름조차 사라진 ‘무명의 존재’들이었다. 저자는 이들을 ‘이름 없는 거인들’이라 명명하며, 임진왜란과 같은 국난 속에서 그들이 겪어야 했던 비극적 수난과 이를 극복해낸 장인 정신의 고귀함을 복원한다.

왜 지금 ‘조선 예술가의 밥벌이’인가?
K-컬처의 뿌리, 신분적 멸시를 견디고 피워낸 ‘직업적 자존’


박영규 작가가 이토록 예술가들의 ‘밥벌이’에 집착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오늘날 전 세계가 예찬하는 한국 문화의 근본적인 에너지가 바로 이들의 ‘직업적 자존감’에 닿아 있기 때문이다. 신분제의 억압과 가난이라는 극한의 조건 속에서도 그들은 붓과 소리와 손끝을 놓지 않았다. 그들에게 예술은 단순히 고귀한 취미가 아니라, 세상의 멸시를 견뎌내는 유일한 수단이자 삶을 일궈내는 가장 정직한 투쟁이었다.
“예술가이기 전에 직업인이었던 그들의 생존기가 오늘날 각자의 일터에서 밥벌이의 고단함을 견뎌내는 현대인들에게 위로와 영감이 되길 바란다”는 저자의 말은 인문학적 깊이를 넘어 삶에 대한 뜨거운 응원으로 다가온다.
《조선 예술가들의 직업세계》는 단순한 역사 지식의 전달을 넘어, 삶을 지탱하는 가장 정직한 수단으로서의 ‘노동’이 어떻게 ‘예술’이라는 정점으로 승화되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조선이라는 시대를 읽는 가장 입체적이고도 생생한 미시사이자, 이름 없는 거장들에게 바치는 가장 다정한 헌사가 될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박영규
‘역사 대중화의 기수’, ‘실록 전도사’라는 별칭을 가진 대한민국 최고의 역사 저술가. 200만 부 넘게 팔린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을 시작으로 고려, 고구려, 백제, 신라 등 ‘한 권으로 읽는’ 왕조실록 시리즈를 집필하며 역사 대중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 방대한 사료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서사와 대중적인 문체로 시대를 복원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번 신작에서는 예술을 '감상'의 영역에서 '역사적 노동'의 영역으로 끌어내어 조선 사회의 이면을 새롭게 해석하는 인문학적 확장을 시도했다.

  목차

프롤로그_ 모든 예술은 시대의 산물이자 노동의 결정체다

제1부 붓으로 먹고사는 사람들

01 왕의 얼굴을 그리는 국가 공무원, 도화서 화원
출퇴근하는 화가들, 도화서라는 직장
도화서의 ‘환쟁이’들
새벽 출근, 빡빡한 하루 일과
화원들은 어떻게 생계를 유지했나?
왕의 얼굴 ‘어진’을 그리다
도화서가 배출한 조선의 스타 화가들
왜 18세기 이전 화가들은 이름조차 남지 않았을까?
‘취명거사’ 장승업의 그림 값

02 선비의 교양과 자존, 문인화가
문인화의 뿌리, 중국 송·원 대의 전통
그림은 조선 선비들의 필수 ‘스펙’이었다
인품과 학문 수양의 도구
그들이 진정으로 그리고 싶었던 것
선비의 내면을 담은 또 하나의 언어
조선 화단을 빛낸 문인화가들과 명작들
고귀한 유희인가, 생존을 위한 노동인가?
조선 화가들의 현실적인 그림 값
종이 값도 없는 가난 속에서 핀 예술
조선 서화사의 절정, 추사 김정희

03 욕망과 금기의 화가들, 민화와 춘화 작가
장터에서 유통되던 민중의 그림, 민화
민화를 그린 화가들은 누구였는가?
에로틱 아트 ‘춘화’의 탄생과 은밀한 유혹
욕망의 거래, 춘화는 어떻게 제작되고 유통되었나?
춘화의 기능과 의미
조선 춘화의 독특한 양식과 미학
춘화 속 사람들의 속마음

04 부처를 그리는 수행자들, 화승
불화의 세계, 붓으로 도를 닦다
화승, 그들은 누구인가?
한 폭의 불화가 완성되기까지의 치열한 과정
그들은 무엇을, 왜 그렸나?
불화 제작과 후원 네트워크
전란 뒤에 찾아온 불화의 호황과 절정기
조선 예술사에 이름을 남긴 위대한 화승들

제2부 소리와 몸짓으로 먹고사는 사람들

05 궁중 음악을 맡은 프로 연주자, 장악원의 악공
장악원이라는 직장, 국가 의례를 책임지다
악공은 어떤 존재인가? 그들의 신분과 위상
궁중 음악의 화려한 레퍼토리
공무원 악공의 일과와 현실적인 고뇌
차별과 한계를 넘어서려는 자존심
악공 집단의 독특한 문화와 결속력
맹인 악공 집단, 관현맹
악공들의 실질적인 생계 전략
사라진 직업, 남겨진 위대한 유산
조선 역사를 빛낸 악공들

06 장터의 흙먼지를 뚫고 나온 스타, 판소리 소리꾼
판소리의 기원, 어디서 시작되었나
이야기를 파는 사람들, 전기수와 소리꾼
장터와 사랑방을 누비며 생계를 이어가다
궁궐로 들어간 판, 마침내 인정받은 소리의 힘
판소리의 양대 산맥, 동편제와 서편제
명창의 탄생, 소리꾼의 시초를 찾아서
명창의 계보와 강력한 후원자 신재효
신재효가 정리한 판소리 여섯 마당
유네스코가 인정한 오늘의 판소리

07 조선의 공연 예술가들, 광대와 재담꾼
조선의 웃음 예술과 광대의 탄생
공연 예술가들의 집단, 사당패
흥행의 경제학, 사당패 조직 운영과 수익 배분
탈춤 - 풍자와 해학으로 사회를 비판하다
줄타기와 곡예 - 몸의 기술로 빚어낸 웃음
동물 재주를 다루는 광대들의 세계
풍물패와 걸립 광대 - 음악·춤·익살의 종합판
재담꾼 - 해학과 변주의 귀재
말의 예술, 재담과 판소리가 만나는 지점
광대의 유산과 현대적 계승

08 노래와 춤으로 시대를 풍미한 예인, 기생
기생의 탄생과 제도화, 그들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기생의 여러 계층
그들은 어떻게 교육되고 훈련되었는가
예술의 주체였던 그들, 시문과 풍류의 중심에 서다
지역별 특색을 간직한 기생들의 전통
시대를 초월한 선각, 명월 황진이
황진이와 쌍벽을 이룬 여류 시인, 매창
역사의 빛과 그림자가 된 기생들의 두 얼굴
한국 근대 예술의 요람이 된 ‘권번’

제3부 손끝 기술로 먹고사는 사람들

09 흙과 불로 삶을 빚는 사람들, 도자기 장인
흙과 불, 도자기의 기원
청자의 나라, 고려가 남긴 위대한 유산
조선 건국과 함께 태어난 새로운 미감
분청사기의 탄생과 매력
백자의 등장과 왕실의 까다로운 선택
분청과 백자가 공존했던 시대
백자의 전성기, 17세기의 확산과 대중화
고단한 노동 속에서 빚어낸 장인 정신
임진왜란과 도공들이 겪어야 했던 비극
오늘의 도자기와 전통의 아름다운 계승

10 생활 속에 예술을 심는 사람들, 공예 장인
옻칠의 세계, 흙과 나무를 지키는 수액의 힘
옻칠 장인의 사회적 신분
옻칠 공예품의 백미, 나전칠기의 화려한 부활
기다림의 미학, 빛과 어둠이 만나는 나전칠기
바늘 끝의 예술, 자수의 세계
조선 여성의 손끝에서 피어난 생활 예술
가장 현실적인 생활 예술품, 금속공예
왕실 금속 장인들이 보유한 최고의 기술
죽초공예와 일상을 채운 장인들
집단 장인의 세계, 고리백정
신발 장인 갖바치의 긍지
한지 공예와 종이 장인들
지승과 지호, 종이로 빚은 놀라운 공예 기술
공예 장인의 정신, 오늘을 잇는 힘

11 신앙을 새기는 손길, 조각승과 범종 장인
불상 조각의 의미와 탄생 비화
조각승의 삶과 수행의 결정체, 불상
불상의 제작 과정과 기법
조선을 대표하는 불상과 조각승들
범종의 종교적 의미와 울림
범종 장인의 고도화된 기술과 조직
에밀레종의 전통을 잇는 한국 범종의 독창성
장인들의 사회적 위상과 삶의 애환
임진왜란·병자호란과 불사(佛事)의 변화
오늘날 불상·범종 제작의 의미와 계승

12 조선 건축을 세운 거인들, 대목장과 목공
목수의 나라, 나무와 함께 지은 집
대목장의 위상과 그들을 따르는 목수 조직
궁궐 건축에 담긴 장엄한 미학
조선 5대 궁궐과 종묘를 만든 이름 없는 주인공들
사찰 건축의 장엄미를 완성하다
유교 건축의 정수, 서원과 향교의 절제미
서원 건축의 백미, 병산서원 만대루
양반가와 서민가옥의 건축
조선 양반 가옥을 대표하는 종택들
이름 없는 거인들, 건축 장인들의 뜨거운 삶
대목장 제도와 전통 목공 기술의 현대적 의미

에필로그_ 그들의 땀방울이 K-컬처의 뿌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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