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기념 필사북!
한글을 가장 사랑한 시인 윤동주
한글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시인 김소월
뮤지컬, 영화, 교과서 그리고 노래가 된 동주·소월 시 108선
필사전용 사철제본 그리고 네오스타 종이가 전하는 필기감!!2026년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지 580주년이다. 이 필사북은 그 뜻깊은 해를 기념하기 위해 한글을 가장 사랑하고,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시를 남긴 윤동주와 김소월의 시 108편을 직접 써볼 수 있도록 필사전용 제본으로 만든 책이다.
이 책은 단순히 시를 옮겨 적는 도구가 아니다. 한글이 가장 아름답게 꽃핀 순간들을,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목숨처럼 지켜낸 시인들의 마음을 손끝으로 천천히 따라가는 여정이다. 펜을 들고 한 자 한 자 정성을 담아 써 내려가는 고요한 시간 속에서, 시인의 언어가 내 손을 통해 내 안으로 깊이 스며드는 ‘필사의 힘’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눈으로 읽을 때는 무심코 지나쳤던 단어들이 손끝에 오래 머무는 순간, 시인의 마음과 독자의 마음은 조용히 하나로 만난다.
윤동주와 김소월은 어두운 시대를 살면서도 맑은 정신으로 한글의 품격을 지킨 시인이다. 한글의 리듬과 정서를 극한까지 승화시킨 두 시인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완성했다.
윤동주는 일제강점기 말, 우리말을 지키는 것 자체가 저항이던 시대에 한글로 시를 썼다. 그의 시는 한글을 사랑한다는 것이 곧 조국을 사랑한다는 것임을 보여준다. ‘별 헤는 밤’, ‘서시’, ‘또 다른 고향’ 등 그가 남긴 시편들은 암흑의 시대에도 빛을 잃지 않은 우리말의 순수함을 담고 있다.
김소월은 한글의 음악성을 극대화한 시인이다. ‘진달래꽃’, ‘엄마야 누나야’, ‘초혼’ 등 그의 시는 노래처럼 흐른다. 우리말이 품은 애절함과 그리움, 한의 정서를 이토록 아름답게 표현한 시인은 없었다. 구어체 리듬을 예술로 승화시킨 그는 한글이 얼마나 서정적일 수 있는지를 온몸으로 증명했다.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 우리말을 정성껏 쓰는 행위는 그 자체로 세종대왕의 뜻을 기억하는 일이자 한글로 시를 지켜낸 시인들에게 드리는 조용한 경의다. 글씨가 예쁘지 않아도, 잘 쓰지 못해도 괜찮다. 한 자 한 자에 시인을 향한, 그리고 나 자신을 향한 진심 어린 마음이 담긴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한글학자 최현배가 아끼던 제자, 한글로 시대를 밝히다
스승 김억을 만나, 우리말로 한국인의 마음을 노래하다
손끝에서 다시 살아나는 한글, 그 580년의 여정을 함께 쓰다우리는 매일 한글을 쓴다. 스마트폰 자판 위에서, 키보드 위에서, 너무나 빠르고 당연하게. 그 편리함 속에서 우리는 종종 잊는다. 한글이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580년 전 세종대왕이 백성을 향한 깊은 마음으로 빚어낸 선물이라는 사실을. 말과 글이 하나로 이어지기를, 이 땅 사람들이 제 목소리로 세상을 기록하기를 바라던 간절한 꿈이 담긴 문자라는 사실을.
이 책을 기획하면서 가장 먼저 떠올린 질문은 하나였다. ‘어떻게 하면 한글의 아름다움을 가장 깊이 느낄 수 있을까?’ 읽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눈은 빠르게 지나가고, 의미는 표면에만 머문다. 그러나 손으로 쓸 때는 달라진다. 한 글자, 한 획, 한 음절에 잠시 머물게 된다. 그 머묾 속에서 비로소 글자의 모양이 보이고, 소리가 들리고, 그것이 품고 있는 감정이 느껴진다. 필사란 결국 글자와 나 사이의 느린 대화다.
그 대화의 상대로 윤동주와 김소월만큼 적합한 이들이 있을까. 두 시인은 우리말이 가장 위태로웠던 시대를 살았다. 학교에서 조선어 교육이 금지되고, 조선어학회가 강제 해산되고, 이름까지 빼앗기던 일제강점기에 이들은 끝내 한글로 시를 썼다. 윤동주는 한글로 쓴 시집 한 권을 남기기 위해 직접 세 부를 필사했고, 그 한 부가 땅속에 묻혀 살아남아 오늘의 우리에게 전해졌다. 필사로 지켜진 시집이 다시 필사북으로 독자 앞에 놓이는 것, 이 아름다운 순환이 이 책의 출발점이 되었다.
왜 지금, 필사인가디지털 시대에 손으로 글씨를 쓰는 행위는 점점 낯선 일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필사는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손으로 쓴다는 것은 속도를 늦추겠다는 의식적인 선택이다. 그 선택이 만들어내는 고요함 속에서 사람은 비로소 자신과 마주한다.
연구들은 손으로 글씨를 쓰는 행위가 집중력을 높이고, 내용을 더 깊이 기억하게 하며, 감정적 안정감을 준다고 말한다.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온몸으로 언어를 체험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시를 필사할 때 이 효과는 더욱 극대화된다. 시의 언어는 압축된 감정과 이미지의 덩어리다. 손으로 그 언어를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시인이 그 단어를 선택한 이유가 손끝에서 느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특히 한글 시의 필사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한글은 소리의 문자다. 세종대왕이 백성의 말소리를 담기 위해 창제한 문자이기에, 한글은 그 자체로 음악성을 품고 있다. 소월의 시어를 손으로 쓰면서 입으로 읽으면, 3·4조와 7·5조의 가락이 몸 안에서 리듬으로 살아난다. 동주의 시어를 한 자씩 써 내려가면서, 그 단정하고 투명한 순우리말의 결이 손끝에 전해진다. 눈으로 읽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체험이다.
뮤지컬, 영화, 노래 속에서 살아 있는 시들이 책에 담긴 108편의 시는 단순히 ‘오래된 시’가 아니다. 오늘날에도 무대 위에서, 스크린에서, 노래 속에서 살아 있는 시들이다. 이 점은 이 책의 가장 중요한 기획 의도 중 하나다.
윤동주의 「팔복」, 「십자가」, 「별 헤는 밤」, 「참회록」은 뮤지컬 「달을 쏘다」의 무대에서 배우의 목소리와 어우러져 관객의 가슴을 흔들었다. 영화 「동주」는 「자화상」, 「새로운 길」, 「바람이 불어」를 다시 한국인의 일상 언어로 불러들였다. 한 시대의 어둠 속에서 쓰인 시가 다른 시대의 빛 속에서 다시 읽힌다는 것—그 자체가 문학의 기적이자, 한글이 가진 힘의 증거다.
김소월의 시는 노래가 되는 운명을 타고났다. 「진달래꽃」은 가곡으로, 「엄마야 누나야」는 동요로, 「초혼」은 뮤지컬의 절규로 시대마다 새 옷을 입었다. 소월의 시어가 노래가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의 시는 처음부터 우리말의 음악성, 우리말의 리듬과 호흡으로 빚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읽으면 리듬이 느껴지고, 그 리듬은 어느새 흥얼거림이 된다. 이 책으로 그 시들을 필사할 때, 독자는 그 음악성을 손끝과 입술로 동시에 체험하게 된다.
두 시인의 필사, 어떻게 쓰면 가장 좋을까이 책을 기획하면서 ‘어떻게 써야 가장 깊이 느낄 수 있을까’를 오랫동안 고민했다. 결론은 단순했다. 먼저 소리 내어 읽고, 그다음 손으로 쓰는 것. 한글은 소리의 문자이기 때문에, 입술과 혀 위에서 굴러가는 우리말의 결을 먼저 느끼고 나서 그 결을 손으로 따라가는 것이 가장 풍부한 체험을 만들어낸다.
각 시에는 시인과 작품에 대한 배경 설명이 담겨 있어, 시를 쓰기 전 그 시가 태어난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윤동주가 어떤 상황에서 「서시」를 썼는지, 김소월이 「초혼」에 어떤 감정을 담았는지를 알고 필사하는 것과 그냥 베껴 쓰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이다. 배경을 알고 쓸 때, 시인의 마음이 독자의 손끝에 더 가깝게 닿는다.
필사 공간은 넉넉하게 설계했다. 서두르지 않고, 글씨 하나하나를 음미하며 쓸 수 있도록 했다. 잘 쓰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예쁜 글씨체를 연습하는 책이 아니다. 시인의 언어를 내 손으로 직접 쓰면서, 그 언어가 내 안으로 들어오는 경험, 그 경험이 이 책의 목적이다.
580년 전의 꿈이 오늘 손끝에서 이어지다훈민정음 반포 580주년. 세종대왕이 한글을 세상에 내놓은 것은 글을 읽지 못해 억울함을 호소하지 못하는 백성을 위한 깊은 마음에서였다. 말과 글이 하나로 이어지기를, 이 땅 사람들이 제 목소리로 세상을 기록하기를 바라는 꿈이었다. 오늘 우리가 한글로 시를 필사하는 행위는 그 580년 된 꿈을 손으로 직접 이어가는 일이다.
한글은 이제 BTS와 드라마, 영화를 통해 세계인이 배우고 따라 부르는 언어가 되었다. 지구 역사상 유일하게 창제 이유와 창제 과정, 반포일이 모두 기록된 문자.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으면서도 모든 말을 표현할 수 있는 문자. 세종대왕의 애민정신과 자주독립의 상징인 이 문자를 우리는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있는지 이 책은 조용히 묻는다.
윤동주는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기를 바랐고, 김소월은 우리말로 한국인의 마음을 노래하고 싶어 했다. 두 시인이 한글로 새긴 108편의 시가 이 책을 손에 든 독자의 손끝을 통해 다시 한번 살아나기를 바란다. 필사는 그 부활의 의식이다. 시인의 말이 나의 손을 통해 세상으로 다시 나오는, 조용하고 깊은 의식이다.
한글이 있어 시가 있었고, 시가 있어 우리가 여기 있다. 그리고 지금, 독자들의 손끝에서 그 이야기는 계속된다.

3. 한글의 아름다움을 시로 빚다 — 순우리말의 시학
윤동주의 시에는 유독 순우리말의 결이 고스란히 살아있다. “별 헤는 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슬픈 족속”, “쉽게 씌어진 시” 등의 제목만 보아도 한자어나 외래어를 의도적으로 걷어내고 우리말의 소리와 리듬을 살리려 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는 어렵고 현란한 언어 대신 일상의 소박한 우리말로 가장 깊은 사유를 담아냈다. 최현배가 평생 주창한 “한글만 쓰기” 운동의 정신이 윤동주의 시어 선택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이다. 그의 시가 세대를 넘어 여전히 쉽게 읽히고 가슴에 닿는 것은 바로 이 순우리말의 힘 덕분이다.
- ‘한글을 가장 사랑한 시인, 윤동주’ 중에서
붉은 이마에 싸늘한 달이 서리어
아우의 얼골은 슬픈 그림이다.
발걸음을 멈추어
살그머니 애띤 손을 잡으며
“너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사람이 되지”
아우의 설운 진정코 설운 대답이다.
슬며—시 잡았든 손을 놓고
아우의 얼골을 다시 들여다 본다.
싸늘한 달이 붉은 이마에 젖어
아우의 얼골은 슬픈 그림이다.
- ‘아우의 인상화’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