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고려사를 살피려면 수도의 기능과 문화를 빼놓을 수 없다. 줄곧 고려사를 파고든 저자의 이 책은 개경의 지리에서 제도 운영과 문화까지 살펴 고려에 관한 우리의 시계를 넓혀준다. 산세와 물줄기, 시전과 소규모 시장, 전문시장까지 삶의 풍경도 담아냈다.
지리가 중요한 축이지만 궁궐과 성, 주택 등 인간의 건조물도 놓치지 않는다. 수창궁, 이궁 화원, 권세가들의 집이 몰려 있던 자남산 기슭 등 흥미로운 이야기를 소개하며, 공간을 넘어 삶과 문화까지 포섭한다.
공간에 대한 단순한 탐색을 넘어 제도의 변화와 특성을 살핀 점도 의미를 더한다. 북한 측 학자들의 연구성과까지 반영해 남북한 개경 연구를 바탕으로 우리 학계의 연구성과와 전체 흐름을 정리해낸, ‘금요일엔 역사책’ 시리즈의 13번째 책이다.
출판사 리뷰
고려의 수도에도 ‘부촌(富村)’이 있었네
입체적으로 보는 개경의 거의 모든 것
산수 지리에서 시장 운영까지
왕조 시대에 임금이 거주하던 도성의 정치적경제적 비중은 지금의 서울과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그러니 당시 역사를 살피려면 수도의 기능과 문화를 빼놓을 수 없다. 줄곧 고려사를 파고는 저자의 이 책 또한 개경의 지리에서 제도 운영과 문화까지 살펴 고려에 관한 우리의 시계를 넓혀준다. 송악산을 비롯한 산세와 조강, 예성강 등 물줄기를 살피는 것으로 시작한다. 공간의 복원을 다뤘다는 점에서 넓은 의미의 역사지리학 책이라 하겠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장랑 기둥이 1,008개에 이를 정도로 큰 시전이 개경 중심부인 남대가에 있었다든가 곳곳에 여항소시라 하는 소규모 시장과 종이를 파는 저시(楮市) 등 전문시장이 있었다는 이야기까지 삶의 풍경도 담아냈기 때문이다.
궁궐성을 넘어 고려판 ‘강남’까지
지리가 중요한 축이긴 하지만 궁궐과 성, 주택 등 인간의 건조물도 놓치지 않는다. 현종이 거란군 침공 이후 대대적인 궁궐 재건 사업을 벌이면서 세운 수창궁에서 조선 태조 이성계가 즉위했다든가 위화도 회군으로 수세에 몰렸던 우왕과 최영이 머물렀던 이궁(離宮) 화원(花園) 등 흥미로운 이야기를 소개한다. 여기에 권세가들의 집이 개경 중심부의 자남산 기슭에 몰려 있었다는 사실도 눈길을 끈다. 그곳엔 대저택이 “마치 고기 비늘이 겹친 듯 즐비했다”든가 무인정권의 최고권력자 최충헌이 “벌집이나 개미구멍 같은” 민가 백여 채를 헐어 궁궐 같은 저택을 지었다니 말이다. 이처럼 공간을 넘어 삶과 문화까지 포섭하는 대목이 책 곳곳에 깃들어 있다.
‘경기’의 탄생에서 방리제까지
공간에 대한 단순한 탐색을 넘어 제도의 변화와 특성을 살핀 점도 이 책의 의미를 더한다. 1018년 개성부가 혁파되고 ‘개성현 지역’과 ‘장단현 지역’을 중심으로 특별 구역을 편성해 ‘경기(京畿)’가 제도적으로 처음 ‘경기’가 등장했다는 이야기가 그런 예다. 또한 신분에 따라 도성 주민의 주거를 제한하고 왕래를 제한했던 당나라의 방리제를 도입했지만 개경에선 최고관료나 일반 민의 주택이 같은 방은 물론 같은 리에 있었다는 사실도 전한다. 더불어 공민왕 때 정국을 쇄신하기 위해 천도 논의가 시작되어 한양에 궁궐을 짓기 시작했다든가 철원, 연천, 충주, 황해도 신계군 등이 고려 말 천도 대상지로 거론되었다는 대목도 신선하다. 고종이 몽골군을 피해 강화로 천도한 직후 어사대의 하인 이통이 초적과 노예들을 모아 반란을 일으켰다는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북한 측 연구성과까지 반영
전룡철을 비롯한 북한 측 학자들의 연구성과를 반영한 점도 이 책의 가치를 더한다. 지은이가 2004년 창립되어 남북의 역사학 교류를 주관해온 ‘남북역사학자협의회’에서 활동해온 덕이 크다. 이 협회는 2005년 ‘개성역사지구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위한 남북 공동학술토론회와 유적답사’, 2007~2018년의 ‘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발굴’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에 적극 참여했던 지은이는 그간의 남북한 개경 연구를 바탕으로 우리 학계의 연구성과와 전체 흐름을 정리해냈다. 그러기에 고려사를 이해하기 위해, 또 앞으로 중세 도시 개경에 관한 연구를 진전시키기 위해 빠뜨릴 수 없는 책이라 하겠다.
이 책은 한국사의 대중화를 꾀하는 ‘금요일엔 역사책’ 시리즈의 13번째 책이다. 비록 문고판인 만큼 작과 얇은 책이지만 그 의미와 무게를 결코 그렇지 않다. 이 시리즈의 여느 책이 다 그렇듯이.
개성은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명당’의 기본 요소인 사신사四神砂를 갖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사신사란 풍수의 대상이 되는 땅의 동서남북에 있는 산을 말한다. 보통 개성 서쪽의 오공산, 남쪽의 용수산, 동쪽의 부흥산富興山을 북쪽의 송악산과 함께 개성의 사신사라고 한다.
개성은 신라 후기까지는 수도 경주에서 멀리 떨어진 변방이었다. 이곳은 본래 고구려의 부소갑扶蘇岬이었는데, 신라 때 송악군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개성 지역이 우리 역사의 무대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은 896년 왕건의 아버지 왕륭이 궁예에게 귀부하고 이어 898년 궁예가 송악군을 수도로 삼으면서부터이다.…898년 송악이 궁예가 세운 국가의 수도가 되면서 국가 운영에 필요한 여러 시설을 갖추게 되었다. 905년 궁예가 수도를 철원으로 옮기면서 송악은 수도의 위상을 오래 유지하지 못했지만, 이 기반 시설은 고려 건국 후 개경으로 이어졌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박종진
1956년 4월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국사학과에서 공부하고(1980년 2월 학부, 1983년 2월 석사, 1993년 2월 박사), 울산대학교 사학과와 숙명여자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교수를 지냈고, 지금은 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이다. 한국역사연구회, 한국중세사연구회, 남북역사학자협의회에서 활동하였다. 그동안 고려사를 공부하여 개인 저서로 《고려 시기 재정운영과 조세제도》(2000), 《고려 시기 지방제도 연구》(2017), 《박종진 선생님과 함께하는 두근두근 개성 답사》(2018), 《개경, 고려왕조의 수도》(2022)를 펴냈고, 1996년부터 한국역사연구회 개경사연구반에 참여하여 《고려의 황도 개경》(2002), 《고려 500년 서울 개경의 생활사》(2007), 《역주 조선시대 개성유람기》(2021)를 공동으로 출판하였다.
목차
머리말_나의 개경 공부
01 개성의 자연
02 고려 건국과 개경 천도
03 개경의 지리적 범위와 행정체제
1_개경의 지리적 범위(경기·4교·개경)
2_고려의 경기, 개성부
3_도성의 행정체제, 5부 방리제
4_4교의 범위와 기능
04 개경의 역사문화 경관
1_성곽
2_길
3_궁궐
4_태묘와 사직
5_관청과 학교
6_시장
7_집
8_절
9_왕릉
05 고려 후기의 개경
1_강화 천도 시기의 개경
2_고려 후기 개경의 변화
06 고려 말 조선 초의 개경
1_고려 말 개경의 변화
2_조선 건국과 개경의 위상 변화
07 개경의 특징과 위상
1_개경의 조영 과정과 특징
2_개경 경관의 특징
맺음말_오늘의 개성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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