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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 있는 척하는 기업들
정의는 어떻게 권력의 수단이 되었나
한국경제신문 | 부모님 | 202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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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깨어 있으라(stay woke)!” 인권 운동가들이 사용하는 구호에서 비롯된 ‘워크’, ‘워크니스’, ‘워키즘’은 사회 정의에 깨어 있는 태도를 말한다. 겉보기엔 아무 문제 없어 보이는 이 정의로운 용어를 둘러싼 움직임이 정치 진영을 불문하고 현재 미국 사회를 송두리째 집어삼키고 있다. 이 현상을 누구보다 강력하게 예견한 이가 바로 이 책의 저자이자 트럼프를 잇는 기업가 출신 정치 스타로 떠오른 비벡 라마스와미다.

그는 미국 기업이 워크 문화를 이용해 어떻게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부풀리는지 그 실상을 고발한다. 인도계 미국 이민 1세대인 자신의 개인사를 비롯해 기업을 운영하며 만났던 정·재계 거물급 인사들과 겪었던 일화, 미국 사회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례들이 풍부하게 등장하는 이야기는 매우 생생하고 구체적이며 논리적이다.

겸손과 연민, 비꼼과 냉소를 오가는 솔직하고 독특한 문체와 폭로는 어떤 면에서 통쾌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돈의 문제를 넘어 그가 지적하는 진짜 위험성, 즉 ‘깨어 있는 척’ 목소리를 내는 기업이 오히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모순적 현상이 드러나는 순간에서는 전혀 웃음이 나질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소위 정의가 어떻게 정의를 망가뜨리는가에 관한 이야기다. 이제 한국에서도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를 중시하는 ESG 경영이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기업의 정치적 올바름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 과연 그 가치가 우리가 원하는 실질적 변화를 이끌고 있는지, 아니면 트렌드를 쫓아 이익을 차지하려는 요란한 마케팅 수단에 머무르고 있지 않은지 차분히 질문해봐야 할 때다.

  출판사 리뷰

“기업이 정의를 말하는 순간, 실제는 권력에 더 가까워진다”
미국이 직면한 가장 위험한 위선을 폭로한 책

대중을 분열시키고 민주주의, 자본주의 둘 다 망치는
깨어 있는 척하는 기업과 엘리트 계급의 민낯


“깨어 있으라(stay woke)!” 인권 운동가들이 사용하는 구호에서 비롯된 ‘워크’, ‘워크니스’, ‘워키즘’은 사회 정의에 깨어 있는 태도를 말한다. 겉보기엔 아무 문제 없어 보이는 이 정의로운 용어를 둘러싼 움직임이 정치 진영을 불문하고 현재 미국 사회를 송두리째 집어삼키고 있다. 이 현상을 누구보다 강력하게 예견한 이가 바로 이 책의 저자이자 트럼프를 잇는 기업가 출신 정치 스타로 떠오른 비벡 라마스와미다.

그는 미국 기업이 워크 문화를 이용해 어떻게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부풀리는지 그 실상을 고발한다. 인도계 미국 이민 1세대인 자신의 개인사를 비롯해 기업을 운영하며 만났던 정·재계 거물급 인사들과 겪었던 일화, 미국 사회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례들이 풍부하게 등장하는 이야기는 매우 생생하고 구체적이며 논리적이다. 겸손과 연민, 비꼼과 냉소를 오가는 솔직하고 독특한 문체와 폭로는 어떤 면에서 통쾌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돈의 문제를 넘어 그가 지적하는 진짜 위험성, 즉 ‘깨어 있는 척’ 목소리를 내는 기업이 오히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모순적 현상이 드러나는 순간에서는 전혀 웃음이 나질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소위 정의가 어떻게 정의를 망가뜨리는가에 관한 이야기다. 이제 한국에서도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를 중시하는 ESG 경영이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기업의 정치적 올바름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 과연 그 가치가 우리가 원하는 실질적 변화를 이끌고 있는지, 아니면 트렌드를 쫓아 이익을 차지하려는 요란한 마케팅 수단에 머무르고 있지 않은지 차분히 질문해봐야 할 때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첨예한 논쟁을 일으키는 워크 문화를 자전적이고, 한 편의 고발 르포처럼 적나라하게 다루는 이 책에는 남의 나라 일 같지 않은 익숙한 장면이 자주 눈에 띈다. 민주 시민으로서 새로운 정치·경영의 담론을 분석하는 데에 좋은 참고서가 될 것이다.

바이오 제약 회사 창업으로 거부가 된 비벡 라마스와미는
왜 반워크 자본주의를 외치는가?


“내 이름은 비벡 라마스와미다. 나는 내가 속한 계급의 배신자다.”
이 첫 문장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저자는 미국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라마스와미’는 인도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힌두교 이름으로, 저자의 부모는 인도에서 태어나 미국 오하이오 주에 정착해 그를 낳았다. 그는 뛰어난 학업 성적을 거두며 하버드 대학교를 수석 졸업하고 투자 회사에서 생명공학 분야 투자자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바이오 제약 회사 로이반트 사이언시스를 설립하고 성공 가도를 달렸다. 눈부신 커리어를 바탕으로 정치 무대에 데뷔한 그는 지금과 다른 길을 걸을 수도 있었다. 21세기 젊은 자본가답게 새로운 분위기에 장단을 맞추며 ‘다양성’에 갈채를 보내고 호화로운 휴양지에서 열리는 컨퍼런스에 참석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겠다며 사회 정의를 외치는 길 말이다. 그러나 그는 그러지 않았다. 라마스와미는 정체성 정치를 스스로 깨버린 사람이다.

왜 그랬을까? 그는 사회 정의를 외치는 워크 문화가 사실상 엘리트 계급이 대중을 분열시키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공고히 하기 위한 도구로 쓰인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깨어 있다는 것은 오히려 인종, 젠더, 성적 지향에 집착하는 것을 뜻한다”고 말하면서, 오랜 세월 인권 운동가들이 인종이나 젠더에 초점을 맞추지 말라고 가르치지 않았느냐며 반문한다. 그가 보기에 기업이 인종차별, 기후 변화 등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높이는 진짜 이유는 대중의 찬사를 받음으로써 자신들의 독점적 지위와 정경유착을 가리기 위함이다. 기업은 진보적 가치를 옹호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규제 완화나 세금 감면 등의 이익을 챙긴다. 이 책은 출간 당시 미국 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라마스와미가 정계로 진출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되기도 했다.

“정의를 팝니다” “정의를 삽니다”
기업은 어떻게 민주주의를 강탈하는가?


누구나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의문이 드는 순간이 있다. 그 일이 라마스와미에게도 일어났다. 세계 굴지의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에 입사한 사회 초년생 라마스와미는 회사에서 주최한 ‘봉사의 날’ 행사에 참여하게 된다. 평소에 고급 정장을 빼입던 직원들은 이날 하루 모두가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할렘 지역의 한 공원에서 나무를 심었다. 그룹의 대표는 한 시간 늦게 현장에 나타나 “사진이나 몇 장 찍고 그만 갑시다!”라는 말로 좌중에 웃음을 선사했다. 직원들은 근처 바에 준비된 맥주를 마시며 친목의 시간을 보냈다. 할렘 지역은 기업의 사회 환원 행사에 좋은 배경이 되어 주었다. 라마스와미는 의문과 동시에 환멸을 느꼈다. 진심을 다해 열심히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착한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친목을 다지고 싶으면 그저 ‘친목의 날’로 부르면 되지 않느냐”는 단순하고 상식적인 지적이다. 이는 실제로 바로 행할 수 있을 만큼 명료한 주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절대 친목의 날로 부르지 않는 봉사의 날을 비롯해, 골드막 삭스는 이사회에 “다양성을 지닌” 구성원이 한 명도 없으면 그 기업의 상장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무대에서 지지받았다. 저자는 골드만 삭스가 정작 그 뒤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어떤 일들을 벌이는지 들춰내면서 선출되지 않는 기업의 CEO가 사회적 가치 기준을 결정하고 강요하는 것은 민주주의 체제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경고한다.

선의를 가진 엘리트가 공공선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믿으며 민주주의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보수적인 사회사상이 있다. 여기서 엘리트는 무엇이 공공선인지도 자신들이 정의하길 원한다. 그리고 지금 미국 기업도 그렇다. 왜 그럴까? 미국 기업의 CEO는 억만장자로, 돈은 사실상 무한정 있다. 그들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지길 원한다. 사회적 가치나 정의, 민주주의까지 돈으로 살 수 있다면 그들은 거의 모든 걸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다가 우리가 이런 웃기는 지경까지 오게 된 걸까?”
정치 샛별 라마스와미가 말하는 민주주의, 자본주의 되찾는 법


과거 기업은 자신들의 제품을 사면 멋진 사람이 될 거라고 말했다. 이제 기업은 자신들의 제품을 사면 착한 사람이 된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기업의 제품을 사면서 도덕적 우월감을 챙긴다. 사소하기 짝이 없는 구매 결정에도 당파성이 결부되면서 샌드위치를 만드는 회사가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고, 소비자는 정치적 입장에 따라 샌드위치를 선택하는 지경에 이른다. 미국에서는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선한 영향력을 지닌 기업의 매출을 올려주려는 ‘돈쭐’ 행위는 일상의 놀이처럼 일어난다. 로비가 합법인 데다 워크 문화까지 가세한 미국 정·재계를 따라가려면 그래도 아직 멀었을까?

이 책의 원서 제목은 ‘워크 주식회사(Woke, Inc.)’다. 뼈아픈 풍자가 섞인 이 제목처럼 저자는 미국 기업이 사회적 정의나 정치적 올바름을 비즈니스 전략으로 이용하는 세태에 경종을 울린다. 반인종차별, 다양성 등은 기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지키는 가치이지 그 자체를 기업의 목표처럼 굴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요즘은 정치 성향과는 상관없다고 믿었던 영역에서까지 부지불식간에 정치 논쟁이 일어난다. 여기에 편승해 기업이 돈을 번다. 미국 지역은 점점 더 각 정당 지지 성향이 강한 공화당 동네와 민주당 동네로 나뉘고 있으며, 그 속에서 사람들은 의견이 비슷한 사람들하고만 어울리게 된다. 이쯤 되면 우리가 그토록 외치던 다양성이 무엇인지조차 헷갈린다. “시스템적 인종차별” “상호교차성”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등 복잡한 단어 사이에서 기업은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원래 무얼 하는 회사인가?’

법학 학위 소지자이기도 한 저자는 여러 사례에서 법적 해결과 법의 개정을 제안하고 있으며, 봉사를 의무화하는 제도적, 행정적인 방법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자는 해법을 제안한다. 이 책의 추천사에서 맨큐 교수가 한 말처럼 라마스와미가 내놓은 모든 해답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기업 CEO 출신으로 내부자의 시선에서 공감할 만한 사례를 풍부하게 제시하고 있으나, 저자 역시 한쪽 진영에 속한 인물로서 등장하는 모든 사안을 균형 있게 다루지 못하는 한계도 보인다. 워크 운동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사회문제에 어렵게 목소리를 내는 시민운동이며 이는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워크 운동을 화장술 삼아 자신들의 고름을 감추려 하는 기업을 시민과 같은 선상에 둘 수는 없는 일이다. 민주주의, 자본주의, 모두를 건강하게 하는 시민 의식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진영 논리를 떠나 새겨들어야 할 비판적 목소리가 이 책에 담겼다.

나는 이 새로운 자본주의 모델을 깊이 우려한다. 이 모델은 기업 권력을 위험할 정도로 확장할 것을 요구한다. 그래서 미국식 자본주의를 전복시키려 든다. 기업이 사회적 대의를 진전시키려면 먼저 무엇을 우선시할지, 어떤 입장을 취할지 정해야 한다. 이는 사업적 판단이 아니라 도덕적 판단이다. 미국은 소수 엘리트 집단의 은밀한 논의가 아니라 민주적 절차를 통해 가치관에 대한 주요 결정을 내린다는 사상을 토대로 세워졌다. 그 과정에서 각 시민의 목소리는 동등한 비중을 지닌다. 우리의 사회적 가치관에 대한 논쟁은 기업 임원실이 아니라 공적 영역에 속한다.
- 1장 ‘골드만 규칙’ 중에서

나는 인종차별이 존재하며 철폐해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시스템적 인종차별”은 믿지 않는다. 사실 그게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내게는 정치 지도자들이 빈곤과 교육 부실 같은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고안한 만능 구호처럼 들린다. 그래서 나는 실재한다고 믿지 않는, 또는 적어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싶지 않았다.
- 3장 ‘기업의 목적은 무엇인가?’ 중에서

사외이사는 상장사 CEO를 감독하는 대가로 많은 돈을 받는다. 하지만 CEO는 사실상 자신을 감독할 사람을 선임하고 그들에게 영향력을 미친다. 협잡처럼 보이는가? 그게 관리자 계급의 세계가 돌아가는 방식이다.
- 4장 ‘관리자 계급의 부상’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비벡 라마스와미
미국 이민 1세대로, 신약 개발과 기술을 접목하는 새로운 유형의 바이오 제약 회사인 로이반트 사이언시스의 설립자이자 최고 의장이다. 2014년에 로이반트를 설립했으며, 2015년과 2016년에 생명공학 분야에서 최대 규모 상장을 이끈 것을 시작으로, 여러 질환에 대한 성공적인 임상을 거쳐 식약청 승인 제품을 출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오하이오 주 남서부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2007년에 하버드 대학교 생물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했으며, 헤지펀드에서 생명공학 부문 투자자로 경력을 시작했다. 그는 투자자로 일하는 동안 예일 대학교에서 법학 학위를 땄다. 신약 개발에서 성과를 인정받아 2015년 〈포브스〉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으며,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표현의 자유, 워크 문화에 대한 저명한 논평가로 떠올랐다. 그가 쓴 수많은 논설이 〈월스트리트저널〉, 〈내셔널 리뷰〉, 〈뉴스위크〉,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등에 실렸다. 필란스로피 라운드테이블(Philanthropy Roundtable)과 기회 평등 연구재단(Foundation for Research on Equal Opportunity)의 이사회에서 활동한다.

  목차

서론 워크 산업 복합체

1장 골드만 규칙
2장 나는 어떻게 자본주의자가 되었나
3장 기업의 목적은 무엇인가
4장 관리자 계급의 부상
5장 ESG 거품
6장 정략 결혼
7장 워크 산업 복합체의 심복
8장 독재자가 이해관계자가 될 때
9장 실리콘밸리의 괴물
10장 종교가 된 워크니스
11장 사실, 워크니스는 말 그대로 종교다
12장 비판적 다양성 이론
13장 워크 소비자주의와 대분할
14장 봉사에 대한 격하
15장 우리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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