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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선프레스 | 부모님 | 2026.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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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2023년 12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열렸던 박정우·윤정의 2인전 《플랫폼 2》의 과정에 관한 사진과 대화를 엮은 책이다. 이 책은 작품이나 전시라는 결과물에 대한 단순 기록을 초과한다. 서로의 존재를 제 작업의 조건으로 삼을 때 형성되는 배움과 우정의 시공간을 되돌아보며, 두 작가는 회화와 조각이라는 예술적 매체에 대해서, 당대성에 대해서, 예술가라는 주체와 그 행위성에 대해서 사유를 나눈다.

무엇보다 둘은 서로의 예술에 가까이 다가갔다가 때론 멀어지며, 세심한 관찰 속에서 타자를 이해하기 위해 마음을 기울인다. 나아가 타자를 통해 자신의 예술이 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을 거듭 숙고한다. 이러한 두 예술가의 애정 어린 대화 속에서 출현하는 것은 능동적 실천으로서 '그리기'와 '만들기'가 상호작용하는 장면이며, 그것은 구체적인 조형 과정에 대해 생각하는 일이 세계에 대해 생각하는 것과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출판사 리뷰

『플랫폼 1』은 2023년 12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열렸던 박정우·윤정의 2인전 《플랫폼 2》의 과정에 관한 사진과 대화를 엮은 책이다. 이 책은 작품이나 전시라는 결과물에 대한 단순 기록을 초과한다. 서로의 존재를 제 작업의 조건으로 삼을 때 형성되는 배움과 우정의 시공간을 되돌아보며, 두 작가는 회화와 조각이라는 예술적 매체에 대해서, 당대성에 대해서, 예술가라는 주체와 그 행위성에 대해서 사유를 나눈다. 무엇보다 둘은 서로의 예술에 가까이 다가갔다가 때론 멀어지며, 세심한 관찰 속에서 타자를 이해하기 위해 마음을 기울인다. 나아가 타자를 통해 자신의 예술이 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을 거듭 숙고한다. 이러한 두 예술가의 애정 어린 대화 속에서 출현하는 것은 능동적 실천으로서 '그리기'와 '만들기'가 상호작용하는 장면이며, 그것은 구체적인 조형 과정에 대해 생각하는 일이 세계에 대해 생각하는 것과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 이 책은 아트선재센터와 선프라이드재단이 주최하는 《스펙트로신테시스 서울》(2026.3.20.-6.28., 아트선재센터)와 연계해 발행되었습니다.

- 회화 작가와 조각 작가, 두 예술가의 만들기 실천에 관한 사유와 대화
- 타자가 가능하게 하는 픽션과 사후성의 힘

◆ 서로의 존재를 창작의 조건으로 - 타자와의 협업 속에서 길어 올려진 만들기의 화두들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전시 《플랫폼 2》는 '좌대'에 대한 문제의식 속에서, 박정우의 회화가 윤정의의 조각을 위한 좌대가 되는 상상으로부터 시작했다. 이후 두 작가의 관계 자체가 창작의 조건으로 확장이 되면서, 윤정의는 박정우를 모델로 삼아 인체 조각을 제작하고, 박정우는 윤정의의 작업실을 회화의 조건으로 삼으며 상호 간의 영향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실험을 수행하게 된다. 그러나 이 협업은 게임적인 상황 설정이 아니다. 그보다는 두 작가가 각자 걸어온 창작의 길 위에서 가졌던 '과정과 결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공통된 문제의식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움튼 것이다. 두 작가가 공유한 것은 "과정과 조건이 어떻게 관계 맺고 있는가? 그리고 드러난 결과를 통해서 과정을 유추할 때 조형의 구조가 어떻게 감각되는가? 이러한 문제에 대한 관심"(45쪽)이다. 하지만 이 책은 이 물음과 주제에 천착하지는 않는다. 이를 계기로 수행된 만들기의 과정을 하나하나 기억하고 되짚으며 만들기 자체에 관해 다채롭게 발견하고, 질문하고, 이해한다. "조형예술가로서 보내는 대부분의 시간이 '만들고 싶은 것'과 '만들 수 있는 것' 사이에서 여러 가지 현실적인 조건들을 하나로 응집하는 과정"(219쪽)이라면, 이 책은 두 예술가가 그 조건들을 서로 다른 관점 속에서 숙고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 타자와 함께한다는 것이 가능하게 하는 것들 - 배움으로서의 협업
이 책이 전하는 울림 중 하나는 타자를 수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배움의 과정'의 아름다움다. "플랫폼"이라는 이름은 자기 자신만의 한계 안에서 탐구를 반복하는 것에서 벗어나 타자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그의 시선, 호흡, 몸짓, 그가 받아들이는 물질과 도구까지와 교류하며 사물을 변형시켜나가는 실험을 지칭한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윤정의와 박정우는 타자와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조형 언어가 흔들리는 것을 기꺼이 허용하며, 그 흔들림 속에서 만들기의 세계를 넓혀 나간다. 나를 넘어선 타자와의 연결이 어떻게 새로운 픽션을 가능하게 하는지 엿볼수 있는 대화의 기록은 지식을 넘어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 되돌아보기의 힘 - 사후성 속에서만 가능한 것들
이 대화가 갖는 힘의 상당 부분은 그것이 모든 만들기가 끝난 뒤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에서 온다. 전시가 마무리된 2024년 초부터 2026년 초까지 이어진 이 대화에서, 두 작가는 이미 완성된 작품과 이미 닫힌 전시를 다시 꺼내 들고 그것이 실제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물으며 되짚는다. 있었던 일을 그대로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지나간 것에 대해 지금의 언어로 사유한다. 이 사후성의 거리 속에서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서문에서 두 예술가는 스스로 이렇게 질문한다. "그런데 박정우와 윤정의는 왜 《플랫폼 2》가 끝난 지 한참 후에서야 과정에 관한 대화를 작업으로 제시하려는 것일까."(7쪽) 이는 두 예술가가 가진 사물에 대한 독특하고 의미심장한 관점에서 기인한다. 둘에게 사물이란 하나의 꼴을 갖추는 것으로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형되고 되돌아오는 존재다. "과정의 파편으로 물러나 있던 마케트의 존재가 완결된 형태로 여겨지던 조각을 미완성의 시공간으로 끌어당김으로써 운동을 창출"(7쪽)한다. 이는 만들기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데, 만들기란 물질적 변형의 과정을 넘어 끊임없이 사물음 움직이게 만드는 역량의 집합이라고 말이다. 물론 여기서 움직임이란 물리적인 이동만을 뜻하는 것이 아닌, 존재의 양태와 의미의 출렁임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사후적으로 사유하고 다시 쓰는 행위, 즉 되돌아보기를 통해 정지된 것을 다시 운동하게 만드는 일 까지가 그들에게 있어서는 조각이자 회화이고 예술적 만들기의 시공간인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예술적 관점과 사물에 대한 이해 속에서 비로소 태어났다.

“박정우: 조각의 대상으로서 손과 두상은 굉장히 다르지 않나요? 윤정의: 두상이 요구하는 시점과 거리와 손이 요구하는 시점과 거리가 다른 게 가장 큰 차이라고 느껴져요. 당시에는 하나의 만들기 방식을 모든 부위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 거리는 저와 모델, 조각의 관계 속에서 계속해서 바뀌어야 하는 것 같아요. 정우 씨의 말을 듣고 보니 하나의 인체 속에 여러 개의 시점이 공존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재밌네요. 만약 한 형태 안에 여러 거리가 충돌하는 조각이 있다면 어떨까 싶어요.”
- 「조각의 대상」 중에서

“윤정의: (…) 사실 포즈를 요청하는 입장과 그 포즈를 취하는 입장이 엄밀히 능동과 수동으로 나뉘어 있지 않잖아요. 오히려 새삼 둘이 맞물려 그 시간을 굴러가게 할 수 있는 방식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그 클릭되는 지점이 제가 정우 씨한테 적극적으로 이렇게 저렇게 자세를 취해보라고 하는 거였고요. 예전에 모델을 썼을 때는 모델에게 입상이되 자유롭게 포즈를 취해달라고 요청했었거든요. 그렇게 저에게 포즈가 주어지면 거기서부터 조각의 형태를 생각했어요. 그런데 모델의 몸에서부터 공간을 적극적으로 만들기 시작하니까 조각의 시작점이 바뀐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전까지는 모델은 모델이고 조각은 조각이었다면, 이때부터 모델의 몸도 조각의 일부로 보이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 「능동과수동」 중에서

“박정우: (…) 그러니까 초기 형태가 어떤 모델로부터 비롯되었더라도 내재적인 자율성을 확보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서 준자율적인 결과를 구현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더 윤리적인 태도인 것 같아요. 근데 이게 그림이랑은 또 얼마나 다를까? 확실히 사진이랑은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태도랑 상관없이 사진으로 찍혀서 전시될 때에는 박제되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거든요? 아무래도 그보다는 회화가 좀 더 거리가 멀겠죠. 근데 조각은 회화보다 더 즉물적이고 구체적인데도 모델과 구별되는 존재 같단 말이에요? 그 차이에 대해서 어렴풋이 생각해 봤었던 것 같아요.”
- 「더블」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박정우
창작자가 아닌 매개자로서 화가의 행위성을 탐구하는 미술가다. 그는 회화를 빛, 시간, 공간, 물질, 신체, 기억 등 여러 조건이 상호작용 하는 형식이라 여기며, 회화적 프로세스의 내부에서 그림을 지탱하는 현실을 되돌아보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그러한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미술가의 현실을 조명하는 비평적 글쓰기와 협업으로서의 전시 기획을 병행하고 있다. 개인전 《수 금 지 화 목 토 천 해》(2021, 스페이스 나인)와 2인전 《플랫폼 2》(2023-4, 인터럼), 《돌다리》(2019, 성균갤러리)를 개최했고, 《스펙트로신테시스 서울》(2026, 아트선재센터), 《여섯 벽화》(2025, 피코), 《화가들의 밤: 구르는 연보》(2024, 합정지구) 등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윤정의 개인전 《분열》(2025, 피코), 《스무고개》(2025, 피코), 《오픈 코리더》(공동 기획, 2024, 인터럼), 성시경 개인전 《엑시트 엑시트》(2019, 공간형, 쉬프트) 등의 전시를 기획하였으며, 제 16회 두산연강예술상(시각 예술 부문)을 수상했다.

지은이 : 윤정의
인체를 매개로 두 눈과 양손의 감각을 해체·재구성하는 분열적 조형 방법론을 탐구 중인 조각가다. 조각이 되는 인체와 인체가 되는 조각의 어긋남 속에서 드러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개인전 《분열》(2025, 피코)과 《모델》(2022, GCS), 2인전 《플랫폼 2》(2023-4, 인터럼), 《조소의 즐거움》(2022, 청년예술청) 등을 개최했고, 《스펙트로신테시스 서울》(2026, 아트선재센터), 《제25회 송은미술대상전》(2025-6, 송은), 《큰 사과가 소리없이》(2024,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 등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목차

들어가며

플랫폼 1
조건
미완성의 영역
사라지는 순간들
조각의 대상
좌대라는 문제
두 번의 제안

과정
능동과 수동
공간을 보는 눈
더블
화가의 발자국
조각가의 팔레트
색의 물성
미래와 현재
지탱하는 관계

현실
한 바퀴
짧은 대화

플랫폼 2
기록
전경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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