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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는 스파게티다
창조문예사 | 부모님 | 202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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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기일혜 작가의 50권의 수필집은 1994년부터 2023년까지 29년간 발표되어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작가 기일혜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많다고 말한다. 천상 선한 이야기꾼으로서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과의 이야기가 좋아서 마르지 않고 계속 다른 모양의 환상, 사랑으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끝나지 않은 이야기’ 그 여덟 번째이다.

  출판사 리뷰

기일혜 작가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 여덟 번째 이야기

저자의 소박하고 정겨운 삶으로부터 배어나는 아름다운 일상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과 이웃과의 교제와 나눔, 그리고 하나님께 대한 사랑과 열정을 저자와 함께 체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이론적인 정의 내림이 아닌 살아 내고 경험하며 이루어 내는 참다운 삶과 신앙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이 기일혜 수필집이 가진 작지만 큰 힘이자 50권까지 꾸준히 견지해 낸 삶과 신앙의 자세이며 설교하지 않는 설교, 드러내지 않고도 은근한 전파력을 가진 선교일 것이다.

「지금도 내 눈이 반짝반짝한다면」

<그 많은 싱아는 다 어디로 갔는가>
고향 들판에서 새콤한 싱아 뜯어 먹던 기억이 납니다.
그 싱아가 추운 겨울을 잘 났으니,
봄 들판에 지천으로 돋아났겠지요.

들판같이 드넓은 밭─ 이어지는 강변 자갈밭, 그 옆으로 큰 냇물 강처럼 흐르고 쑥꽃이 피는 들에서 자랐습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밭작물들 꽃 피고 지고─ 열매들 조랑조랑─ 작은 언덕 밑 호밀밭은 은록색 실루엣으로 물결치며 흔들리고… 눈만 뜨면 푸른 들판 무한─
봄이면 배추꽃 노랗던 건너편 포근한 야산 자락… 뒤란 텃밭엔 아욱꽃 쑥갓꽃 피었다 지고.

내가 지금도 소녀 목소리처럼 낭랑하다면─
지금도 내 눈이 반짝반짝한다면─ 그때 본 들판이 지금도 내 속에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칭찬은 시냇물처럼 흘러」

오늘은 누가 이사 가는가, 승강기 안에 두꺼운 천이 보호막으로 둘러 있고. 몇 층에선가 어떤 초로의 아저씨가 들어온다. 제복 입은 이삿짐센터 직원. 내가 웃으면서,
“폭염에 수고하십니다.” 답례하는 그의 미소가 맑고 정다워서, “힘든 일 하시면서 그렇게 맑은 미소를 지으시다니─”
“먹고살려니 어쩔 수 없습니다.” 먹고사는 일이라도 어두운 얼굴로도 하는데, 그렇게 따뜻하게 웃으며 하시는구나.
‘저렇게 일하면 당사자 몸에도 좋을 거야, 귀하신 분.’
산책하고 들어오는데, 그 아저씨와 승강기 앞에서 또 마주쳤다. 그는 여전히 맑고도 정다운 미소 ─ 여전한 그 미소에 내가 더 감동해서,
“아저씨 미소는 시냇물같이 계속 흐르네요.”
그는 살짝 수줍음 띤 얼굴을 약간 숙이면서 내 시선을 피하듯 지나간다. 아저씨의 친절은 흐르는 시냇물처럼 ─
많은 이웃에게 흘러, 흘러갈 것이다.

「사람 손끝에도 마음이 있나?」

어제 신당역 근처 S치과에 갔다.
정기검진을 한 달이나 지나서 갔다.
치과 가는 마음은 언제나 무겁고 무섭다. 동생이 말했다. “딸이 의사(치과)라도 치과는 무서워.”
치과에 갈 때마다 나도 고민한다.
‘안 가버릴까, 그럼 평생 치통 안고 살아야지… 그러고 살지 뭐…’ 말도 아닌 소리 그만.

그날은 연만하신 노老 원장님이 나오신 날. 그분이 보시더니 내 잇몸이 부어있다, 치료하자고 하면서,
“칫솔질 잘 해도. 안 되는(제거 안 되는) 치석이 있어요.”

환자 배려하는 말씀 하시고. 곧 마취 ─ 치료하시는데, 손이 가끔 내 얼굴에 닿는다. 두텁고 포근하게 안심을 주는 손.
‘사람 손끝에도 마음이 있나?…’
그 포근한 손에서 내 무서움 불안도 사그라진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기일혜
1941년 전남 장성에서 출생1959년 광주사범학교 졸업1977년 《현대문학》에 단편소설 「어떤 통곡」, 「소리」가 추천 완료되어 등단1986년 창작소설집 『약 닳이는 여인』 펴냄1994년부터 2023년까지 50권의 수필집 펴냄

  목차

머리말

1부_ 생각의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1. 지금도 내 눈이 반짝반짝한다면
2. 내 이야기는 밥이다
3. 내 이야기는 스파게티다
4. 88세 노년의 번개팅
5. 청춘은 꿈이요, 꿈은 봄나라
6. 봄빛이 찬연한데
7. 바나나 디저트
8. 구정 안에 책이 나올 듯합니다
9. 가스렌지와 강아지풀
10. 그런데 슬픔이 아름답다네요
11. 구름인지 달인지 숨겨 기다리던 책
12. 지금 만세 받을 힘도 없네
13. 아버지의 단상斷想
14. 오늘은 이야기보다 BTS(방탄소년단)
15. 이 옷 입고 누구에게 갈까?
16. 이 나이에 무슨 착복식着服式이라고
17. 생각의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18. 설날 아침에 왜 울어?
19.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1
20.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2
21. 공부 1등 삶도 1등
22. 이른 봄 아가씨
23. 모자 쓰고 안경 쓴 ○○층 선생님
24. 한 단계 더 높은 정직
25. 뭣보다 무서운 건 노욕老慾
26. 한국 봄나물이 생각나서
27. 음악은 세상에서 몇 안 되는 진짜라서

2부_ 칭찬은 시냇물처럼 흘러

1. 하루 종일 안 웃는 남편
2. 당신은 철의 남자
3. 파면 안 당하려고 그러네
4. 세상 풍문에 관심 있는 나
5. 책이, 흩어진 낙엽이야 막 퍼주게
6. 통화할 수 있으면, 목소리 들려주세요
7. ‘가난을 만든다’ 쉬운 말로 하면
8. 가만가만 드리오니, 가만가만 받으소서
9. 셀라 킴의 웃음 테크닉
10. 세상에도 없는 맛
11. 처음 얻은 직장이라서
12. 자네 전용공간으로 얼른 가소
13. 사람이 피곤하면 기계가 되나?
14. 칭찬은 시냇물처럼 흘러
15. 노老 작가를 보호해 달라
16. 무담시(괜히) 화가 나고 그래요
17. 440년 전 아내의 편지
18. 아이스크림과 치아바타
19. 아픈 몸 끌고 만나는 사람
20. 선생님은 내가 절제시켜야
21. S치과 문 선생님 어머니
22. 오만과 편견에 대하여
23. 갈퀴 같은 손에 무슨 크림을
24. 2025년 우리 집 김장

3부_ 그는 왜 밭만 매고 살았을까?

1. 나를 편안하게 하는 사람
2. 소원은 공부 더 하는 것
3. 그는 왜 밭만 매고 살았을까?
4. 요새는 눈물이 다 말라버렸어요
5. 가장 구체적인 것이 가장 확실한 것
6. 사람 손끝에도 마음이 있나?
7. 사람 마음은 등에도 있나?
8. 21C 양반은 돈 잘 쓰는 사람
9. 유 목사님 댁으로 두 번 간 소포
10. 내 말 좀 들어봐
11. 몸이 으스스한 혹한에
12. 선생님 언니!
13. 입맛이 없어 쓰디쓴 세상
14. 이사 간 질녀의 초대
15. 여자 마음은 깊은 미궁 속
16. 늠름한 관악산을 바라보면서
17. 가마솥빵집의 찹쌀꽈배기
18. 빗속에 용산으로 간 남편
19. 집게 하나도 출판사 자산
20. 옆집 영문과 대학생 졸업하다
21. 눈 오는 날의 사무실 안
22. 황혼의 사랑
23. 어느 남편의 장점 찾아내기
24. 승강기 안에서 만난 여인
25. 저는, 풍요로운 삶이 좋아요
26. 깻잎겉절이의 여름

4부_ 이솝 우화 속에서 만난 어머니

1. 부족해서 기도하는, 랜디 올립니다
2. 파 한 단 나눠서 들고
3. 야구 모자 밑으로 보이는 흰 머리칼
4. 형님한테 어린 양하고 싶어요
5. 순대 먹으러 오세요
6. 언어는 누가 만들었나요?
7. 고향 마을 초입初入에 있던 주막
8. 평판은 그 사람 인격이다
9. 전복 껍데기에 붙어 사는 따개비들
10. 나는 독자와 일대일 강사
11. 아침상 차려서 들고 가는 집
12. 동묘 앞 골목 시장
13. 작가님 댁 헌 냄비 싹 수거
14. 연어머리구이 점심
15. 로봇 보지 말고 공중 나는 새를 보라
16. 어떤 계약자의 마음 자세
17. 50년 노점상 할머니
18. 고소한 선비콩 먹으면서
19. 나를 보는 눈이 있다
20. 사람이 뭐 별건가
21. 내 결혼식 때, 왜 울었어요?
22. 생명의 원리를 알아야
23. 어느 강아지 입양 조건
24. 사람의 입양 조건
25. 오늘 아침 구름 보다가 30분
26. 시간은 거룩하다
27. 좋은 옷들, 옷장에 가둬두지만 말고
28. 이솝 우화 속에서 만난 어머니
29. 새해엔 따뜻하게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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