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컬트 종교와 테러라는 민감한 소재를 다룬 전작 『인센디어리스』로 미국 문단에서 주목받은 한국계 미국인 작가 권오경R. O. Kwon의 두번째 장편소설 『빛의 전시』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작가가 완성하는 데 장장 9년이 걸렸다고 밝힌 이 소설은, 퀴어 BDSM 로맨스를 바탕으로 욕망과 예술, 신앙의 상실, 인종차별, 여성성과 자기 파괴적 열망 등 여성 예술가의 삶을 관통하는 수많은 주제들을 밀도 높고 섬세한 문체로 탐색한다.사진작가 진 한은 첫 개인전 이후 슬럼프에 빠져 있다. 신앙을 잃고 상실감을 느끼던 진은 첫 개인전에서 신자들의 사진을 선보여 평단의 지지를 얻지만, 신앙을 모독했다는 오해를 사고 만다. 그 후로 마음에 드는 사진을 한 장도 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은 다음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남편 필립은 마음을 바꾸어 불쑥 아이를 갖자는 말을 꺼내는데, 진은 여전히 아이를 가질 마음이 없다. 반대로 진은 10년간 필립에게 숨겨온 마조히즘 욕망을 고백하면서 BDSM 플레이를 해보자고 제안하고 몇 차례 시도해보지만, 필립이 이를 어려워한다. 서로 원하는 것을 채워주지 못하면서 결혼 생활의 위기를 예감하던 중, 진은 파티에서 리디야를 만난다. 리디야는 대형 발레단 최초의 아시아계 수석 무용수이지만 발목 부상으로 인해 경력이 흔들리고 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예술적 야망과 상실에 강하게 끌리고, 사진 촬영을 핑계로 만나기 시작하다 점차 BDSM적 요소를 포함한 강렬한 관계에 빠져든다.
출판사 리뷰
“나는 이런 끌림에 익숙했어.
대담하고 강인한 여자의 빛은
평생 나를 매혹했지.”
슬럼프에 빠진 채 전시를 준비 중인 사진작가 진 한
부상으로 활동을 중단한 발레단 수석 무용수 리디야 정
예술을 향한 열망과 상실감, 금기로 맺어진 여자들
컬트 종교와 테러라는 민감한 소재를 다룬 전작 『인센디어리스』로 미국 문단에서 주목받은 한국계 미국인 작가 권오경R. O. Kwon의 두번째 장편소설 『빛의 전시』(김지현 옮김)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작가가 완성하는 데 장장 9년이 걸렸다고 밝힌 이 소설은, 퀴어 BDSM 로맨스를 바탕으로 욕망과 예술, 신앙의 상실, 인종차별, 여성성과 자기 파괴적 열망 등 여성 예술가의 삶을 관통하는 수많은 주제들을 밀도 높고 섬세한 문체로 탐색한다.
사진작가 진 한은 첫 개인전 이후 슬럼프에 빠져 있다. 신앙을 잃고 상실감을 느끼던 진은 첫 개인전에서 신자들의 사진을 선보여 평단의 지지를 얻지만, 신앙을 모독했다는 오해를 사고 만다. 그 후로 마음에 드는 사진을 한 장도 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은 다음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남편 필립은 마음을 바꾸어 불쑥 아이를 갖자는 말을 꺼내는데, 진은 여전히 아이를 가질 마음이 없다. 반대로 진은 10년간 필립에게 숨겨온 마조히즘 욕망을 고백하면서 BDSM 플레이를 해보자고 제안하고 몇 차례 시도해보지만, 필립이 이를 어려워한다. 서로 원하는 것을 채워주지 못하면서 결혼 생활의 위기를 예감하던 중, 진은 파티에서 리디야를 만난다. 리디야는 대형 발레단 최초의 아시아계 수석 무용수이지만 발목 부상으로 인해 경력이 흔들리고 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예술적 야망과 상실에 강하게 끌리고, 사진 촬영을 핑계로 만나기 시작하다 점차 BDSM적 요소를 포함한 강렬한 관계에 빠져든다.
자신을 불태워 빛나는 이들의
파괴적 자기 전시
소설의 원제인 ‘EXHIBIT’은 ‘전시하다’라는 뜻을 갖는 영어 단어다. 이 제목은 진 한이 선보이는 사진 전시회를 가리키는 동시에, 억압된 자신의 욕망을 진이 마주하고 이를 드러내는 과정까지 암시하기도 한다. 욕망을 추구하는 여성은 불온하게 여겨지곤 한다. 사회는 여성의 욕망을 억압하며 이런저런 의무와 관계와 도덕관념을 덧씌운다. 더구나 진의 욕망은 마조히즘이다. 이 욕망을 추구하면 ‘동양인 여자는 순종적이라서 주체적으로 욕망을 표현하거나 추구할 줄 모른다’라는 미국 사회의 편견에 맞서기는커녕, 도리어 그러한 사회적 편견을 강화하는 꼴이 되는 것은 아닌지 진은 묻는다. 진은 욕망을 추구해도, 추구하지 않아도 자신을 배반하는 딜레마에 놓여 있다.
주인공 진의 위태로운 여정을 함께 겪어낸 듯, 작가 권오경은 인터뷰에서 이 소설을 쓰며 극심한 불안을 느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열일곱 살에 신앙을 잃은 한국계 여성인 자신이 섹슈얼리티와 퀴어성, BDSM 욕망을 공개적으로 다룬다면 공동체로부터 배제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공황 발작을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작가는 오히려 “두려움을 길잡이 삼아” 나아갔다고 고백하며, 그럼으로써 독자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유대감을 선사하고 싶었다고 한다. 문학 속에서 우리가 때때로 경험할 수 있는 그런 동료애는, 작가가 두려움을 직면하고 용기를 발휘해야만 얻어낼 수 있는 진귀한 선물일 것이다.
필립, 너는 어떻게 내가 네게도 숨긴 것을 막 처음 만난 사람에게 말할 수 있었느냐고 물을 것이다. 나는 그 답을 찾아서 내가 불태워버린 모든 것의 더미를 뒤적거렸다.
“발레의 이미지는 허상이에요. 사람들은 발레가 연약한 거라고 생각하죠. 그건 우리가 묘사하는 거짓말이에요. 님프, 정령을 연기하면서요. 진, 내가 발레를 사랑하게 된 이유는 그 힘 때문이었어요. 나는 날아올라야 했어요.”
나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에 맞서 싸우고 싶었다고 인터뷰어에게 말했다. 그런데 그때 처음으로 젠체한다는 말을 들었다. 내 말이 거짓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사람들이 거창한 퍼레이드를 벌여가며 지지해주지 않는 열망을 남몰래 간직하고 있었다. 아직까지도 나쁘고, 사악하고, 유해하고, 잘못됐다고 여겨지는 욕망을. 언론에서는 나를 용감하고 대담하다고 평가했고, 나는 그걸 내버려뒀다. 찬사를 받는 사기꾼이었던 셈이다. 나는 그런 칭송을 받을 자격도 없는데. 나는 여전히 숨어 있고 겁에 질려 있는데.
작가 소개
지은이 : 권오경
서울에서 태어나 세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예일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브루클린 칼리지에서 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뉴욕타임스』 『뉴요커』 『가디언』 『배니티페어』 등에 글을 발표했으며, 2018년 극단주의 기독교에 연루된 여성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첫 장편소설 『인센디어리스The Incendiaries』를 출간하여, 전미도서비평가협회 존 레너드상 등 각종 권위 있는 상의 최종 후보에 올랐다. 이 소설은 독자와 평단의 찬사를 동시에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40여 개의 매체와 단체에서 그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고 7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2025년 람다 문학상의 특별상으로 LGBT 작가에게 수여하는 짐 더긴스상을 수상했다. 가스 그린웰과 공동 편집한 소설집 『뒤틀림Kink』(2021)을 출간했다.
목차
빛의 전시
주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