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김이 자욱한 공기 속에서 어른도 아이도 말수가 줄어들고, 같은 물에 몸을 담그고 같은 온기를 나누는 시간. 글자 없는 그림책 《목욕탕 가는 길》은 목욕탕을 단순히 씻는 장소가 아니라 함께 머무는 장소로 바라보며, 몸을 씻는 일과 마음을 쉬게 하는 순간을 담아낸다.
숲속 친구들은 바구니를 들고 꽃길과 숲길, 작은 마을을 지나 모두 함께 목욕탕으로 향한다. 누군가는 앞서 걷고 누군가는 뒤따르지만 아무도 서두르지 않는다. 먼저 도착하는 것보다 함께 걷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 주며, 서로의 속도를 재지 않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시간을 그린다.
토끼와 고양이, 코끼리와 하마, 곰과 생쥐가 같은 물에 몸을 담그고 온기를 나누는 모습 속에서 큰 존재는 작은 존재를 기다리고, 빠른 존재는 느린 존재의 속도에 귀 기울인다. 페이지마다 동물 친구를 찾고 다음 장면을 상상하는 즐거움과 함께, 함께 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따뜻한 일이라는 이야기를 전한다.
출판사 리뷰
목욕탕을 가 본 적이 있나요? 누군가의 등을 밀어 주던 조금 따끔하고 오래 따뜻하던 순간을 기억하나요. 물이 차오른 탕에 어깨까지 몸을 담그면 세상은 잠시 느려집니다. 김이 자욱한 공기 속에서 어른도 아이도 말수가 줄어듭니다. 누구의 몸이 더 큰지, 누가 더 빠른지, 오늘 무엇을 이루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같은 물에 몸을 담그고 같은 온기를 나눌 뿐입니다. 목욕은 몸을 씻는 일이지만, 때로는 마음을 쉬게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목욕탕 가는 길》은 그런 시간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글자 없는 이 책은 첫 장을 펼치는 순간 독자에게 조용히 손을 내밉니다. 마치 오래된 친구가 건네는 초대처럼 말입니다. "자, 우리도 같이 갈까?"
숲속 친구들은 바구니를 들고 길을 나섭니다. 꽃이 핀 길을 지나고, 나무 사이를 지나고, 작은 마을을 지나 모두 함께 목욕탕으로 향합니다. 누군가는 앞서 걷고, 누군가는 뒤따르지만 아무도 서두르지 않습니다. 먼저 도착하는 것보다 함께 걷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목욕탕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사실은 함께 가는 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서로의 속도를 재지 않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한 걸음씩 나아가는 일. 그리고 마침내 따뜻한 물속에 몸을 담그듯 누군가의 곁에서 편안해지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책장을 따라 천천히 숲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우리도 친구들 곁에 서 있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때쯤에는 따뜻한 목욕을 마치고 나온 것처럼 마음 한구석이 포근하게 데워져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출판사 서평목욕탕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곳이 우리에게 남긴 감각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목욕탕은 옷을 벗는 곳입니다. 옷을 벗는다는 것은 직책도 나이도 체면도 잠시 내려놓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 안에서는 누구의 몸도 특별하지 않고, 누구의 몸도 부끄럽지 않습니다. 모두가 같은 물에 몸을 담그고 같은 온기를 나눕니다. 이 책은 목욕탕을 단순히 씻는 장소가 아니라 함께 머무는 장소로 다시 바라봅니다.
어른에게 이 책은 오래전 기억 한 장면을 불러옵니다. 김이 서린 거울, 따끔하게 등을 밀어 주던 손, 목욕을 마치고 마시던 시원한 바나나 단지우유. 빠르게 사라져 가는 동네 목욕탕의 풍경 속에서 우리는 누군가와 함께 씻고 쉬던 시간이 얼마나 따뜻한 위로였는지를 새삼 떠올리게 됩니다. 아이와 나란히 책장을 넘기는 시간은, 어쩌면 작은 목욕과도 같은 휴식일지 모릅니다.
아이에게 이 책은 글보다 먼저 그림을 읽는 즐거움을 알려 줍니다. 페이지마다 숨어 있는 동물 친구를 찾고, 누가 누구의 등을 밀어 주는지 살펴보고, 다음 장면을 상상하며 이야기를 이어 갑니다. 목욕탕이 낯선 아이에게는 다정한 첫 경험이 되고, 익숙한 아이에게는 반가운 추억이 됩니다. 그림을 읽는 힘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자라납니다.
이 책에는 토끼와 고양이, 코끼리와 하마, 곰과 생쥐가 함께 등장합니다. 몸집이 산처럼 큰 코끼리와 손바닥만 한 생쥐가 같은 물에 몸을 담그고, 똑같이 눈을 감고 노곤해집니다. 누군가는 앞서 걷고 누군가는 뒤따르지만 아무도 서두르지 않습니다. 큰 존재는 작은 존재를 기다리고, 빠른 존재는 느린 존재의 속도에 귀 기울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고 싶은 세상도 이런 모습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우리는 더 빨리 가는 법을 배우며 살아갑니다. 더 높이 올라가는 법을 배우고, 더 많은 것을 이루는 법을 배웁니다. 하지만 《목욕탕 가는 길》은 그 바쁜 세상 곁에 조용히 앉아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먼저 도착해야 할 이유도, 누구보다 뛰어나야 할 까닭도 없다고. 친구들은 함께 길을 걷고, 함께 목욕을 하고, 함께 쉬었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갑니다.
책장을 덮고 나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것은 목욕탕의 풍경이 아니라 그 길 위의 시간입니다. 누군가와 나란히 걷던 순간, 같은 방향을 바라보던 순간, 서로의 속도를 기다려 주던 순간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문득 깨닫게 됩니다.
함께 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따뜻한 일이라는 것을.
작가 소개
지은이 : 야나
한국과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며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야나(Yana Lee)’라는 이름으로 회화와 그림책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야나’는 “You Are Not Alone(넌 혼자가 아니야)”라는 문장에서 가져온 이름입니다. 혼자가 아닌 마음, 함께 있는 감각을 그림 속에 담아내고자 합니다.@yana_pictur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