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왜 신혼 여행의 체험은 아름답게 간직되는가?
이 책은 이미 사춘기나 결혼 혹은 취업이나 죽음 등과 같이 우리 인생에 있어 하나의 '통과 의례'가 되어버린 신혼 여행의 구조와 작동 원리를 밝힌 개설서이다. 저자는 사회학적인 분석의 틀 안에서 실제
사례 분석을 통해 그 답에 접근하는데, 제주도를 중심으로 한 신혼 부부와 판매원, 택시 기사들을 상대로 한 설문 조사는 저자의 분석에 상당한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저자는 신혼 여행을 결혼식 이후 집을 떠나 먼 곳에서 사랑과 성의 의례를 치를 수 있게 하는 '근대화'의 작품이라고 보고 있으며, 신혼 여행의 무대가 '전면'에 있지 않고, '후면'에 있으므로
신비화된다고 논증한다. 즉 신혼 여행 자체가 비밀스러운 무대 배후에서 가장 사적인 사랑과 성이 나누어지는 장이므로 신혼 부부는 환상적인 기대를 가지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신혼 여행이란 성(聖)과 속(俗)을 주제로 펼치는 하나의 의례이자 공연이다. 통과 의례, 역치성, 사랑과 성 등이 공연으로서의 틀이 되는데 이런 틀 안에서 신혼 여행은 등장인물에 따라
다양하고 융통성 있는 공연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예컨대 신혼 여행 동안 신랑과 신부는 왕과 왕비와 같은 일종의 성(聖)의 세계로 인입하며, 그 안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은 그들에게 복무한다. 일상의 세계에서
억압되었던 성애의 표현이나 '리미노이드' 행동이 펼쳐지는 것도 모두 그 공연상의 작동 원리인 셈이다.
그러나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간 다시 기존의 구조로 재편입되는 공연 역시 동시에 전개된다. '선물 사기'와 같은 행위를 통해 그들은 다시 기존의 가족 체제에 편입되는 절차를 밟게 되는데, 이 시점에서
성(聖)과 다시 그들이 돌아갈 속(俗)이 만나게 된다. 그러니까 신혼 여행의 과정은 기존의 결혼과 가족 제도와 재결합하는 코스이기도 하다. 따라서 저자가 보기에 신혼 여행이란 사회 제도에의 적응과 역치성 사이의
관계가 역동적으로 펼쳐지는 성(聖)과 속(俗)의 공연이다.
작가 소개
저자 : 권귀숙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 및 같은 대학원을 졸업한 후 미국 미시간 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대 초부터 서귀포에 살면서 일상과 주변에 관심을 두어 제주해녀, 이혼, 사회적 기억 등에 관련된 논문을 지속적으로 발표했다. 2006년 현재 제주대학교에서 강의하면서 탐라문화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신혼여행의 사회학>, <제주사회론 2>, <기억 투쟁과 문화운동의 전개>(공저), <항쟁의 기억과 문화적 재현>(공저) 등이 있다.
목차
001. 신혼 여행의 꿈
002. 먼 기다림
003. 출 발
004. 여행과 관광
005. 추억 만들기
006. 돌아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