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이 책은 사코와 반제티 사건 80주기인 2007년에 출간되어 에드거 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워싱턴 포스트> 올해의 책 역사 부문에 선정되었다. 지은이 브루스 왓슨은 전작으로 1912년에 일어난 로렌스 파업의 전모를 밝힌 <빵과 장비>를 썼고, 30년에 걸쳐 재판 기록과 당시 신문 기록을 뒤지고 생존자들을 인터뷰하여 이 책을 완성했다.
저자는 단순한 사건 나열이나 유무죄를 주장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사건의 전말을 실증적으로 복원해 냈다. 무엇보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대공황이 일어나기 전인 1920년대 미국 사회의 여러 모습을 폭넓게 서술함으로써 역사적 맥락에서 ‘사코와 반제티’ 사건의 진실을 바라보게 한다.
출판사 리뷰
‘미국의 아테네’ 보스턴과 인류의 재판
1927년 8월 메사츠세츠 주 보스턴, 두 사내의 처형이 임박해 오자 미국은 물론 전 세계 노동자들과 지식인들의 사형 반대운동이 들불처럼 타올랐다. 파리에 있는 미국 대사관 밖에는 탱크가 출동하여 성난 군중을 막아섰다. 런던의 하이드파크에는 시위자들이 군집했고 제네바에서는 미국 상품이 판매되는 가게와 영화관이 공격당했다. 라틴아메리카 곳곳에서는 동맹파업이 벌어졌고 수송이 중단되었다.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 시청 바깥에서는 미국 국기가 불에 탔다. 시드니, 부쿠레슈티, 베를린, 암스테르담, 로마, 도쿄, 부에노스아이레스, 아테네, 프라하, 마라케시의 거리에 흥분한 시위대가 모여들었다. 아인슈타인은 곧바로 쿨리지 대통령에게 항의 서한을 보냈고, 작가 아나톨 프랑스는 미국 정부를 향해〈유럽 노인의 호소〉를 발표했다. 작가 존 더스 패서스는 ‘두 개의 미국’을 선언했다.
1920년대 미국은 베이브 루스와 찰스 린드버그, 잭 댐프시가 화제의 중심이던 ‘재즈 시대’였다. 가전제품과 텔레비전이 보급되었고 대중문화와 스포츠가 유행을 선도했다. 전국의 잡지 판매대에는《리더스 다이제스트》(1922), 《타임》(1923) 같은 새로운 잡지와 통속소설들이 넘쳐 났고 연예 잡지들은 유명인과 스타의 산실인 할리우드의 뒷얘기를 실었다. 한편 1920년대 미국은 러시아 혁명 이후 공산주의자와 무정부주의 혁명가들이 활약하고 노동운동이 확산되던 ‘적색공포’의 시대이기도 했다. 1919년 5월 1일 존 록펠러, J. P. 모건, 미첼 파머를 비롯한 거물급 인사들에게 폭발물이 배달되기도 했다. 곧이어 법무장관 미첼 파머와 에드거 후버(나중에 FBI를 창설하여 사망 때까지 국장으로 재직)의 지휘 아래 좌익세력을 소탕하기 위한 ‘파머 일제검거’ 광풍이 몰아쳤다.
버트런드 러셀, H. G. 웰스, 마리 퀴리,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월터 리프만, 업턴 싱클레어, 존 듀이, 버나드 쇼, 아나톨 프랑스, 로맹 롤랑, 이사도라 던컨……. 당대의 명망가들이 대거 구명 운동에 뛰어들었지만 두 사람은 결국 전기의자에 앉게 된다. 오랫동안 두 사람을 보아 온 교도소장과 교도관들은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교도소 바깥에는 기마경찰과 무장한 경관들이 ‘사선’을 지키고 지붕 위에는 기관총이 설치되었고 커다란 탐조등이 그 주변을 이리저리 비추고 있었다. 사코와 반제티는 교도소 신부의 ‘구원’을 정중히 거절하고 마지막 편지를 썼다.
“친구들과 동지들, 이 재판의 비극은 막바지에 다다랐으니 이제 모두 한마음이 되십시오. 죽는 건 우리 둘뿐입니다. 우리의 이상, 우리의 동지인 셀 수 없이 많은 여러분은 살 것입니다. 우리가 이겼습니다. 우리는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고통, 우리의 슬픔, 우리의 오류, 우리의 좌절, 미래의 전투를 위한 그리고 위대한 해방을 위한 우리 열정을 소중히 간직하십시오. 이 암흑 같은 비극의 시간 속에서 모두 한마음이 되십시오.”
엄청난 군중이 맨해튼의 유니언 광장에 모여들었다. “사코와 반제티가 살해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람들은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다.《뉴욕 월드》는 그 장면을 이렇게 묘사했다. “군중들은 크게 울부짖었다. 수십 군데에서 여성들이 기절해 쓰러졌고 어떤 이들은 옷을 찢고 손으로 머리를 쥐어뜯었다. 사람들은 서로 기대고 흐느껴 울었다.”
두 이탈리아인과 미국판 ‘드레퓌스 사건’
뒷날 늘 이름이 붙어 다니게 되는 사코와 반제티는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이탈리아에서 건너와 고된 노동의 삶을 보내고 있었다. 니콜라 사코는 1908년 미국으로 건너와 공사장과 철공소에서 일하다 구두 공장에서 제화공으로 일했다. 바르톨로메오 반제티도 같은 해 뉴욕으로 와 식당에서 접시를 딱고 공장에서 일하다 해고되어 생선 행상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었다. 두 청년은 휴일 오후가 되면 루이지 갈레아니를 따르는 무정부주의 조직 ‘그루포 아우토노모’ 모임에 나갔고, 무정부주의 신문《크로나카 소베르시바》를 구독하고 글을 기고하기도
작가 소개
저자 : 브루스 왓슨
미국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메사추세츠 대학에서 미국 역사를 전공하여 석사학위를 받았다. 바텐더, 임시직 타자수, 공장 노동자로 일했으며 로렌스, 메사추세츠 등지에서 교사 생활을 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스턴 글로브》, 《스미소니언 매거진》 같은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존스튜어트》(Jon Stewart: Beyond The Moments Of Zen, 2014), 《사코와반제티》(Sacco and Vanzetti: The Men, the Murders, and the Judgment of Man, 2008), 《빵과 장미》(Bread and Roses: Mills, Migrants, and the Struggle for the American Dream, 2006), 《사내아이들과 장난감 제조법을 바꾼 사람》(The Man Who Changed How Boys and Toys Were Made, 2002) 같은 책을 썼다.
목차
책을 읽는 이들에게
1부
프롤로그
1 착한 제화공과 가난한 생선 장수
2 강도 사건과 적색공포
3 ‘무정부주의 놈들’
4 진실과 거짓 사이
5 의심스런 증언들과 범죄의 재구성
6 피고 측 증인들
7 변론, 그리고 유죄 선고
2부
8 재심을 요구하는 양심들
9 향락의 시대, 잊혀 가는 진실
10 어둠 너머에 반짝이는 빛
11 이른바 ‘사실’이라는 것들
12 진범의 윤곽
13 스러진 ‘반역자들’에게 바치는 꽃
14. 인류의 심판
에필로그
올긴이의 말
연보
주석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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