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열정을 바쳤으나 역사에서 잊힌 이들의 기이한 삶을 만나다
실패와 성공의 모호한 경계에 대한 인문학적 탐험
이 책에는 전 세계, 여러 세기에 걸친 과학자, 화가, 작가, 사업가, 모험가 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한때 전도유망하게 무언가를 추구했지만 때를 맞추지 못한 탓에, 정직하지 못해서, 외고집이나 광기 때문에, 운이 따라주지 않아 삶의 종착역에서 변명과 아쉬움만을 남기고 역사 속에 사라진 사람들이다. 폴 콜린스는 논픽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글쓰기를 통해 마음을 울리는 이 기이한 인물들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는다. 열정의 위대함과 역사의 인색함, 성공과 실패의 모호한 경계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
출판사 리뷰
백만장자 예술가의 몰락
1850년대, 당시 미국 롱아일랜드 지역에 한적한 시골 마을과 어울리지 않게도 외관이 예스럽고 장엄한 성이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성 주인인 밴버드의 이름을 붙여 그 성을 ‘밴버드의 폴리’라고 불렀다. 그 말에는 다소 비꼬는 뜻이 숨어있었다. ‘폴리Folly’는 건축 용어로 주거가 아닌 장식을 목적으로 짓는 건물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했지만 ‘어리석음’이라는 뜻이 더 일반적이었으니 말이다.
존 밴버드는 미국 개척 시대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하고 부유했던 예술가였다. 하나하나 세는 것이 불가능 할 정도로 많은 동전을 수레 가득 실어 은행에 맡기는 일이 하루 일과였던 그는 유럽과 미국을 휩쓸던 공연 기획자이자 화가였다. 그를 유명하게 만들었던 것은 바로 ‘움직이는 파노라마’ 덕분이었다. 움직이는 파노라마란, 그림을 그린 거대한 천의 양 끝을 밧줄 고리로 묶어 줄을 따라 천이 움직이는 작품을 말한다. 밴버드는 이 움직이는 파노라마를 처음으로 고안했다. 당시로는 획기적인 최초의 ‘활동’사진이었다. 그는 젊은 시절 뱃사공의 경험을 살려 높이 3.6미터, 길이 800미터의 거대한 천에 미시시피 강 풍경을 그렸다. 그것은 이전의 어느 작품보다 거대했다. 거기에 특허를 받은 독특한 장치를 이용해 천을 움직여 강이 흐르는 것 같은 효과를 주고 내레이션과 피아노 연주를 더해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그의 작품을 모방한 해적판이 출현했고, 그것을 막을 수 없었던 밴버드는 다른 사업을 시작했지만 수완이 부족해 번번이 실패를 거듭하게 된다. 막대한 재산을 쏟아 부어 24만 제곱미터짜리 땅에 영국의 윈저 성과 똑같이 생긴 성을 쌓던 천하의 백만장자 밴버드는 말년에 완전히 빈털터리가 되고 만다. 밴버드는 ‘밴버드의 어리석음’이라고 시기어린 비아냥을 듣던 ‘밴버드의 멋진 폴리(성)’를 빼앗긴 채 결국 초라한 죽음을 맞는다. 그의 거대한 파노라마 천도 조각조각 나뉘어져 시골 마을 몇몇 집의 단열재로 쓰였다.
CD가 등장하면서 역사 속에 사라져가는 카세트처럼, 무성영화의 등장으로 밴버드의 ‘움직이는 파노라마’는 역사 속에 사라졌다. 밴버드와 그의 움직이는 파노라마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그의 실패와 어리석음이 단지 ‘잊혔다’는 이유로 ‘실패’라 단정할 수 있을까. 그를 기억하려는 몇몇 안 되는 연구자들조차 ‘성공할 뻔한’ 사람으로 소개하는 존 밴버드. 열정을 다해 살아간 그의 인생을 단지 성공과 실패라는 잣대로만 로 설명할 수 있을까.
열정을 바쳤으나 역사에 잊힌 이들의 기이한 삶을 만나다
폴 콜린스의 《밴버드의 어리석음》에서 만나는 이들의 삶은 그야말로 기이하고 다양하다. 그들은 대부분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입증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무언가(설사 그것이 도덕적으로 옳은 것이었든 그렇지 않든 간에)를 추구한 사람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당대를 풍미했던 유명인이었으나 지금은 완전히 잊혔다는 것이다.
이들 중에는 밴버드처럼 시대를 앞서는 생각을 했지만 수완이 좋지 못해 실패한 이도 있다. 미국 최초로 뉴욕 시의 지하에 기압을 이용한 지하철을 건설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앨프리드 엘리 비치도 그렇다. 그는 영화 <갱스 오브 뉴욕>에서도 등장하는 악명 높은 정치가 보스 트위드의 악랄한 방해 공작에 밀려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실패하고 마는 비운의 주인공이다. 엄숙함이 연극판을 지배하던 시대에 멜로와 컬트적인 연기를 펼쳐 사람들의 야유를 들었던 로버트 코츠도 빼놓을 수 없다. 당시에는 오렌지 껍질 세례를 받았지만, 세월이 지나 컬트 연기가 일반화되자 그의 연기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포도 농부 이프리엄 불도 있다. 그는 값싸고 맛 좋은 포도를 개발하는 데 평생을 바쳤지만, 그 영광을 모두 웰치(음료수로 유명한 웰치스 회사의 창업자)에게 넘겨줘야했다.
그 당시에는 기발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거짓으로 판명되어 버려진 이론을 주장했던 이들도 있다. ‘지구 안은 텅 비었다’며 지구공동설을 주장
작가 소개
저자 : 폴 콜린스
우리는 흔히 역사란 이미 인과 관계로 엮인 이야기로 존재하고, 다만 기술하는 관점만 다를 뿐이라고 여긴다. 그렇지만 실제 역사 연구가들은 시간이라는 묵직한 안개를 헤치고 과거 속을 더듬는 보물찾기를 끝없이 하고 있다. 땅속 깊은 곳에 묻힌 고대 유물을 파내듯이, 아무도 들춰보지 않는 고문서를 뒤져 전혀 다른 이야기,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찾아낸다. 그러다보면 정치·경제적 거물들만 등장하는 것이 아닌, 동시대 사람들의 말과 생각 가운데 살아있는 ‘진짜 그때 이야기’가 발굴된다. 그럴 때 역사는 박제되어 박물관에 안치된 것이 아니라, 현재에 도달하기까지 필부필부의 목소리들이 모여 함께 굴려온 거대한 수레바퀴의 비틀거리는 궤적임을 절감하게 된다. 폴 콜린스는 과거에 묻힌 미스터리, 역사의 빈틈에 천착하는 습성이 있다. ‘문학 탐정’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그는 고서적과 오래된 잡지, 신문, 서신 등을 뒤져 잊힌 사건들 뒤에 숨은 사연과 의미를 밝혀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는 특히 과학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하고, 인간의 상상력이 극대화 되었던 19세기 산업 혁명 시기에 관심이 많다. 가능성과 상상력이 넘쳤지만, 지금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기술로 세상을 이해할 수밖에 없었던 인간 군상들의 웃지 못 할 해프닝들이 그의 작품 곳곳에서 세밀하고 익살스럽게 그려진다. <타블로이드 전쟁>에서는 미국 전역을 뒤흔들어 놓은 토막 살인 사건이 남긴 끝내 풀리지 않은 비밀을 추적했다. 또한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정도로 부상했으나 추락하고 잊히고 만 열세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밴버드의 어리석음》, 자폐증이라는 용어가 하기 이전에 존재했던 자폐인들의 자취를 찾아가는 《네모난 못》, 민주주의의 사상적 아버지 토머스 페인의 영원히 행방불명된 유골을 찾아 헤매는 《토머스 페인 유골 분실 사건》 등의 전작에 더해, 올해 출간 예정인 《악마와 결투》에서는 200년 동안 미해결 사건으로 남아 있었던 “엘머 샌즈 살인 사건”의 범인을 쫓는다. 최근에 폴 콜린스는 세계 최초의 탐정 소설로 알
목차
똑똑한 바보 _윌리엄 헨리 아일랜드
살마나자르 _조지 살마나자르
밴버드의 어리석음 _존 밴버드
심스 구멍 _존 클리브스 심스
N선 눈을 가진 사람 _르네 블롱들로
천재들이 일을 꾸밀 줄 알았더라면 _프랑수아 수드르
2만 2천 그루의 모종나무 _이프리엄 불
기압 지하철 _앨프리드 엘리 비치
죽었으나 말하지 않는다 _마틴 파쿼 터퍼
열렬한 패션 애호가 _로버트 코츠
A. J. 플리즌턴의 파란빛 특집 _ 오커스터스 J. 플리즌턴
영광스러운 날이 오리니 _딜리아 베이컨
토성의 고리 위를 걷다 _토머스 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