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우리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첫 작품집 복간 시리즈 '소설 르네상스'의 26번째 책. 작가의 뜻에 따라 초판에 실린 작품 중 '나의 이야기'를 제외하고, 작가가 새로 집필한 '간추려본 발자취'를 작품들 뒤에 수록했다. 작가 자신의 종교적 경험을 토대로 인간의 본질 문제를 주로 다루며, 한국전쟁이 남긴 아픔과 구도의 여정에서 존재의 근원을 탐구한다.
대표작 <만다라>를 통해 불교적 화두와 세계관을 탐구하여 문단과 독서계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 작가는 이 작품집에서도 '산란', '먼 산', '피안의 새' 등의 작품을 통해 불교적 주제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또한 경험과 기억을 상상력의 거미줄로 엮어서 자전적이고 구도적인 독특한 소설의 미학을 보여준다.
출판사 리뷰
“진실로 미친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미치지도 않았으면서 미친 척하는 것이야말로 패악하지.
타기해야 할 것은 따라서 범속한 것이 아니라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체하는 것일 거야. 타파해야 할 것은 그리하여 산신(山神) 칠성(七星) 따위 미신이 아니라, 다수가 미치면 종교가 되고 소수가 미치면 미신이 되는 이 시대의 미신일 것이라고 믿어. 언제나 돌아가 울게 되는 언덕은 결국 자기 자신일 테니까.“
구도를 향한 고뇌와 번민을 포착한 김성동 문학의 원형
우리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첫 작품집 복간 시리즈인 ‘소설 르네상스’의 스물여섯 번째 권으로 김성동의《피안의 새》가 출간되었다. 작가의 뜻에 따라 초판에 실린 작품 중〈나의 이야기〉를 제외하고, 작가가 새로 집필한〈간추려본 발자취〉를 작품들 뒤에 수록했다. 이 작품집에서 작가는 자신의 종교적 경험을 토대로 인간의 본질 문제를 주로 다루며, 섬세하고 유장한 필치로 한국전쟁이 남긴 아픔과 구도의 여정에서 존재의 근원을 탐구한다.
김성동은 불가에 귀의했던 이력과 남북한 이데올로기 대립 속에서 아버지를 잃은 성장 배경을 지니고 있는 작가다. 그와 같은 범상치 않은 이력은 그의 첫 작품집《피안의 새》 구석구석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아버지의 부재는 그의 작품에서 근원적인 결여와 고통의 양태로 제시된다. 작품 속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결여와 고통의 현실세계를 넘어서 구원을 얻고자 몸부림친다. 붙잡으려고 할수록 멀어지는 구원을 향한 방황의 여정이《피안의 새》 전체를 관통하는 서사의 등뼈이다.
이 작품집보다 앞선 1979년, 김성동은 그의 대표작《만다라(曼陀羅)》를 통해 종래 드물던 불교 문학의 새로운 원형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후, 작가는 악의적으로 불교계를 비난하고 승려들을 모독했다고 하여 만들지도 않았던 승적을 박탈당하고 다시 방랑하게 된다. 이러한 소설적 허구와 자전적 경험의 팽팽한 긴장 사이에 위치한 김성동 문학의 특성이 드러나는《피안의 새》는 마치《만다라》 이후 벌어진 사건들의 연속 같은 느낌을 준다.《만다라》의 ‘구도적 방랑’이라는 그의 문학적 화두가《피안의 새》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피안의 새’는《만다라》에서 화두로 등장하는 호리병 속의 새이다. 호리병에 갇힌 새는‘피안에 놓인 새’가 아니라‘피안으로 날아오르고 싶은 새’로서, 결여와 고통이 가득한 현실 세계에서 자기 구원과 중생 제도의 꿈을 가슴에 품고 끊임없이 방황하는 젊은 시절 작가의 자화상이다.
피안을 지향하는 한 마리 새
《피안의 새》의 주목할 만한 성과는 무엇보다도 불교적 세계관과 관련된 부분이다. 불교적 모티프를 심도 있게 다룬 작품이 드문 우리 현대소설사에서 불교의 세계에 대해 김성동만큼 조예가 깊은 작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한반도에서 1,600년 가까운 역사를 이어온 불교는 한국인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스며들어 있다. 그러나 유구한 역사에 비추어볼 때 한국 현대문학사에서 불교와 관련된 소설적 성과는 초라한 편이다. 그러한 점을 고려할 때 자신의 출가 경험을 바탕으로 불교를 내면화하여 미학적으로 승화시킨 김성동의 구도적인 소설은 우리 현대소설사에서 매우 값진 것이다.
이미《만다라》를 통해 불교적 화두와 세계관을 탐구하여 문단과 독서계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 작가는 이 작품집에서도〈산란〉,〈먼 산〉,〈피안의 새〉 등의 작품을 통해 불교적 주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
성불은 세속을 초월한 피안이 아니라, 흠과 결여를 껴안은 차안의 세계에 있다고 말하는〈먼 산〉, 불교적 깨달음의 경지가 동화와 같은 잔잔한 서사로 펼쳐지는〈산란〉에서 작가는??환(幻)과 무(無)로서의 세계??라는 불교적 세계관을 암시한다. 환속한 작가가 반영된〈피안의 새〉의 주인공 역시 진리를 붙잡으려고 발돋움하지만 끊임없는 현실적 갈등과 번뇌에 휩싸인다.
또한〈등〉,〈피안의 새〉 같은 작품에는 작가의 경험이 절절하게 묻어나는 구체적인 삶의 현장인 불교계의 부조리와 모순이 사실적으로
작가 소개
저자 : 김성동
1947.11.8 (음력) 충청남도 보령 출생.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아버지와 큰삼촌은 우익에게, 외삼촌은 좌익에게 처형당함. 어린 시절 할아버지에게 한학을 배움. 대전 삼육고등학교 3년 중퇴.1964. 서울 서라벌고등학교 2학년 2학기 편입.1965. 3학년 1학기에 학교를 그만두고 도봉산 천축사로 출가. 법명은 정각(正覺).1975. 첫 단편소설 「목탁조」가 《주간종교》 종교소설 현상모집에 당선되어 등단. 소설의 내용이 불교계를 비방하고 승려들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만들지도 않았던 승적을 박탈 당함.1978. 중편소설 「만다라」가 《한국문학》 신인상에 당선됨.1979. 「만다라」가 장편으로 개작되어 출간됨.1985. 신동엽창작기금 수상.2002. 현대불교문학상 수상.주요 작품집으로 『피안의 새』(1981) 『오막살이 집 한 채』(1982) 『붉은 단추』(1987) 등이 있으며, 장편소설 『만다라』(1979) 『집』(1989) 『길』(1994) 『국수(國手)』(1995) 『꿈』(2001), 그리고 산문집 『김성동 천자문』 『꽃다발도 무덤도 없는 혁명가들』 『염불처럼 서러워서』 등이 있다.
목차
엄마 개구리
가숙의 땅
먼 산
산란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잔월
이인을 기다리며
등
별
피안의 새
간추려본 발자취
작가후기
해설
구도적인 고백문학-김성동의 문학세계/이보영
성속의 이분법 너머/김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