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1930년대를 중심으로 박태원 소설을 하나의 정신사적 궤도 위에서 해명하겠다는 목표로부터 출발한 책이다. 그 해명의 시작은 기법이었다. 박태원은 기법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 작가였다. 그에게 있어서 기법은 단지 형식이 아니라 내용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내세운 창작기법이 바로 '고현학(考現學)'이었고, 그것은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출판사 리뷰
<중경삼림>으로부터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로
오랫동안 박태원을 연구한 국문학자 류수연은 『뷰파인더 위의 경성』의 출간에 대뜸 “짝사랑의 마침표”라 말했다. “1995년, 세기말의 우울조차 상업화되어버린 인천의 한 극장에서 왕자웨이 감독의 <중경삼림>을 보았습니다. 꼬꼬마 새내기였던 저는(저자-인용자) ‘Hand-held Camera’가 보여주는 방황과 무질서로 점철된 도시의 네온에 매료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한 편의 영화는 소설가 박태원을 향한 필자의 오랜 짝사랑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저자는 <중경삼림>의 세기말 홍콩을 통해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의 경성을 말 그대로 ‘발견’했다. 중국으로의 반환을 앞둔 홍콩의 위태로움은 역설적으로 1930년대 식민지 근대도시 경성의 위태로움을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시야를 주었던 것. 저자가 바라본 박태원의 소설 속 경성은 <중경삼림>의 홍콩보다 더 매력적인 피사체였고, ‘구보(仇甫)’는 이미 반세기 전에 ‘Hand-held Camera’의 어지러움을 완성시킨 카메라였다.
창작방법론으로서의 고현학(考現學)
『뷰파인더 위의 경성』은 1930년대를 중심으로 박태원 소설을 하나의 정신사적 궤도 위에서 해명하겠다는 목표로부터 출발한 책이다. 그 해명의 시작은 기법이었다. 박태원은 기법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 작가였다. 그에게 있어서 기법은 단지 형식이 아니라 내용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내세운 창작기법이 바로 ‘고현학(考現學)’이었고, 그것은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모던보이 박태원이 바라본 경성의 모습은 어땠을까?
『뷰파인더 위의 경성』은 박태원에게 있어서 경성이야말로 일생을 두고 해독해야만 할 텍스트이고, 기록해야만 할 가장 매력적인 피사체였다. 그 중심에 서 있는 허구적 인물이 바로 ‘구보’이다. 구보는 소설가 박태원의 소설적 분신이며 그 자체로 박태원의 1930년대 서사를 가로지르는 창작방법론으로서 ‘고현학’이 인격화된 존재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서구식 헤어스타일, 멋스러운 유럽풍의 신사복과 단장으로 상징되는 이 모던보이 구보의 눈을 통해 식민지 근대의 서사는 시작되는데, 카메라의 시선, 질병, 유-모아, 수다, 범죄, 탐정, 기차와 근대도시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근대의 산물들이 구보를 통해 거침없이 서사 안으로 편입된다. 그 자체로 메시지가 되어버린 기법은 박태원의 능동적인 서사 실험에 한계를 두지 않게 한다. 이를 통해 박태원 소설에서 다양한 통속적 코드는 취향의 문제가 아닌 창작기법의 문제로까지 격상된다. 이 모든 것을 기록하는 고현학적 카메라로서의 ‘구보’야말로, 그의 소설을 꿰뚫는 가장 드라마틱한 기법이자 가장 매력적인 창조물임을 확인할 수 있다.
구보라는 카메라가 발견한 경성의 본질, ‘고독’
고현학이란 고고학에서 유래된 일본식 조어로, 눈앞에 펼쳐진 현재의 삶을 관찰 대상으로 한다. 그것은 눈앞의 현실을 숨김없이 기록하고자 하는 태도이다. 그런데 박태원의 고현학은 바로 이 ‘관찰’을 억압하는 식민지 파시즘의 통제 아래서 시작되었다. 바로 이 때문에 박태원의 소설은 경성을 총체적인 병증의 공간으로 파악한다. 무엇이 이 공간을 병들게 한 것일까? 경성을 뷰파인더 위에 올린 그 순간, 구보의 고현학은 그 질병의 근원을 추적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숙명과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객관적인 현실의 반영이고자 했던 박태원의 고현학이 외면 세계가 아닌 인간의 내면에 대한 탐색으로부터 시작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박태원은 이렇게 결코 권태로울 수 없는 식민지 지식인의 내면을 ‘고독’이라고 진단한다.
구보라는 카메라에 담긴 ‘소리’
카메라를 통한 극단화된 ‘보여주기’는 때로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가 되기도 한다. 그 부재를 환기하는 것이 바로 ‘소리’이다. 이를 『뷰파인더 위의 경성』은 ‘수다의 고현학’이
작가 소개
저자 : 류수연
인하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 동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음. 인하대학교와 한영신학대학교에서 강의를 하였으며 2012년 현재는 인하대학교 강의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논문으로 「박태원의 소설의 창작기법 연구」,「고현학과 관찰자의 시선」, 「병인의 나르시시즘, 파리한 근대의 두 초상」, 「영채전, 계몽적 열정과 봉인된 육체」등이 있고 공저로 『박태원과 모더니즘』,『박태원과 구인회』,『박태원 문학 연구의 재인식』,공역서『민주적 공공성』등이 있다.
목차
제1장 서설
뷰파인더 위의 경성
1. 박태원과 고현학
2. 카메라를 든 사나이
제2장 도시를 읽는 독법
1. 텍스트가 된 도시 : 적멸, 애욕
1) 기원으로서의 ‘고독’
2) 욕망이 기록된 도시
2. 카메라가 된 ‘구보’ : 피로,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거리
1) 몽타주, 텍스트로서의 도시 읽기
2) 풍경이 된 근대인의 내면
3) 모던 보이의 ‘산책’
4) 병증으로 호명된 도시
5) 주관성의 인정과 ‘밀실’의 획득
제3장 피사체가 된 ‘언어’
1. ‘유-모아’의 소설화 : 악마, 최후의 억만장자
1) 신경증과 왜곡된 위트
2) ‘유-모아’와 탐정이 된 구보
2. 피사체가 된 이야기 : 천변풍경
1) 영상이 된 서사
2) ‘수다’의 고현학
3) 선택과 배제의 공간으로서의 ‘천변’
제4장 확장된 산책
1. 유쾌한 관찰자, ‘악동’의 등장 : 특진생, 소년탐정단
2. 범죄를 통해 읽은 ‘근대’ : 우맹
1) 탐정소설과 구보형 인물
2) ‘우맹’으로부터 ‘금은탑’으로
3) ‘기차’에 반영된 근대적 양가성
제5장 ‘구보’의 소실과 ‘생활’의 고현학
1. 타락한 관찰자와 ‘통속’
1) ‘소유’, 조작된 전망:명랑한 전망
2) 교환가치가 된 애정:애경
3) 사적 애정과 공적 결혼:여인성장
2. 궁항매문의 서사 : 자화상 3부작, 재운
1) 사소설과 자화상 3부작
2) ‘생활’의 고현학
제6장 글을 마치며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