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시리즈, 69권. 부희령의 「꽃」은 여성 성애에 대한 일종의 보고서라 할 수 있는데, 이 작품이 보여주는 섹스에 대한 슬픈 임상학에는 한국 여성, 혹은 여성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이 포함되어 있다.
이 작품에서 ‘나’는 딸만 내리 낳은 집의 ‘넷째 딸’로 태어나 축복이 아닌 ‘통곡’으로 시작된 삶을 산다. ‘나’의 죄의식, 열등감, 자기모멸에는 여성 비하의 전통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사회적 통념이 여성이 페니스를 선망하고 여성의 성을 어둠으로 스스로 몰아넣게 했다는 사실을 작가 부희령은 놓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꽃」은 이렇듯 ‘성기’를 둘러싼 몸의 생리를 냉정하게 그리고 있을 뿐 아니라, 사춘기 소녀의 감성과 성애와 관련한 심리를 해부하듯 치밀하게 파헤쳐놓고 있다.
출판사 리뷰
꽃을 해부하다
부희령의 「꽃」은 여성 성애에 대한 일종의 보고서이다. ‘보고서’라는 의미는 일체의 낭만적 시선이나 욕망의 투사를 배제하고 있다는 뜻이다. 부희령의 「꽃」은 한국문학에서 일찍이 보지 못했던 성에 대한 대담한 노출, 외설적인 장면들을 담고 있지만, 이 낮 뜨거운 문장들은 에로티시즘이나 성적 판타지와 전혀 무관하다. 오히려 그것은 일체의 낭만적 환상을 찢어내는, 냉정한 해부학자의 메스를 연상케 한다. 이 해부학자의 메스 앞에서 여성의 성기는 한낱 더럽고 퀴퀴한 냄새를 풍기는 ‘구멍’에 불과하다. 부희령은 이 ‘구멍’을 ‘꽃’이라는 수사와 대비시키면서 이 날것의 리얼리티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여성의 성억압의 기원, 즉 한국사회의 뿌리 깊은 ‘남존여비’의 사회적 풍속을 함께 드러낸다.
-정은경 (문학평론가)
해외의 독자들이 주목하기 시작한 한국의 단편소설들
영어로 한국의 우수한 문학작품을 번역하여,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국가에 한국문학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시리즈의 다섯 번째 세트(61~75번)가 출간되었다. 이번에 출간된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세트 5는 지난 세트와 또 다른 카테고리로 새로운 느낌과 깊이를 선사하고 있다. 지난 3월에 출간된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세트 4는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에서 소개되는 등 국내외로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드라마와 음악으로 시작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이제는 소설을 비롯한 문학 분야로도 널리 확대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미 해외에는 신경숙 작가와 같은 스타 작가의 작품이 번역되어 해외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만, 아직 영어권 국가에서 한국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드문 것이 현실이다.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시리즈는 지금까지 75명의 한국 대표 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우수한 작품들을 번역하여 작품에 대한 해설문까지 수록한 만큼 한국의 단편소설을 해외에 ‘본격적’으로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아시아 출판사는 올해 안에 세트 6과 세트 7을 출간하여 총 105권의 대규모 전집을 완간할 계획이다. 이 시리즈의 번역을 총괄적으로 맡고 있는 전승희 하버드대학교 한국학 연구원과 브루스 풀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 한국문학 교수는 “앞으로 나올 식민지 문학작품들은 한국의 일제 강점기를 전후로 한 중요한 문학작품들로서 전집이 완간되면 시리즈에 대한 인지도는 해외에서의 한국문학의 저변이 확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관계’, ‘일상의 발견’, ‘금기와 욕망’
현대 사회의 내밀한 부분에 존재해온 문제의식을 재조명한 3가지 키워드
시리즈는 한국 내에서 문제의식을 가진 중요 작품들을 선정한 후 카테고리별로 묶어 세트마다의 특징을 부각시켰다. 이번에 출간된 다섯 번째 세트는 ‘관계(Relationship)’, ‘일상의 발견(Discovering Everyday Life)’, ‘금기와 욕망(Taboo and Desire)’이라는 카테고리로 나누어 김주영, 윤영수, 정지아, 윤성희, 백가흠 (관계) / 오수연, 강영숙, 편혜영, 부희령, 윤이형 (일상의 발견) / 송영, 정미경, 김숨, 천운영, 김미월 (금기와 욕망) 등 한국 대표 작가들의 중요 단편소설들을 수록하였다.
세 개의 카테고리는 현대 자본주의 체제로 사회가 철저히 변모해 온 과정에 따른 여러 가지 양상을 포착하였다. 예컨대 과학문명으로 대표되는 근대화가 만든 인간의 물성화(物性化), 가족의 범주를 벗어나 다각화된 새로운 관계맺기를 시도하는 현대인의 모습 등 개인주의와 자본주의에 의해 변모해가는 21세기 한국인의 일상적 풍경들이 오롯이 작가들에 의해 재구성되었다.
또한 세기말을 통과한 한국 소설이 환상이라는 새로운 영역의 개척으로 인해 무궁무진한 소재 발굴과 한계의 극복을 이뤘다는 점에서
작가 소개
저자 : 부희령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200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어떤 갠 날」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지금은 소설 집필과 함께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장편 동화 『고양이 소녀』과 창작소설집 『꽃』을 펴냈으며, 『살아 있는 모든 것들』 『원챈스』 『모래 폭풍이 지날 때』 『새로운 엘리엇』 등 다수의 책을 번역했다.
목차
꽃 007
Flowers
해설 069
Afterword
비평의 목소리 083
Critical Acclaim
작가 소개 0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