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소설선집. 투르게네프-쿠프린-부닌의 문학적 전통을 계승한 작가 러시아 작가 유리 나기빈은 생전에 장모와 스캔들이 있었다는데, 그 경험이 반영된 소설이다. 생전에 발표하기를 꺼렸는지 사후에야 공개됐다. ‘반(反)롤리타’ 정서를 담았다는 의견도 있다.
출판사 리뷰
러시아 문학 전통에서 사랑을 다룬 작가로는 투르게네프, 쿠프린, 부닌 등이 있다. 이들의 문학 전통을 계승한 유리 나기빈은 사랑의 테마를 독특한 소재와 형식 속에서 발전시킨다.
1994년 나기빈 사후에 자신의 첫사랑을 소재로 했던 ≪다프니스와 흘로야. 개인숭배, 주의, 정체의 시대≫, 어머니에 대한 회고와 그 시대상을 그렸던 ≪터널 끝의 어둠≫, 장모와의 사랑을 다루었던 ≪금발의 장모≫ 등이 발표되자 과감한 성 묘사와 소재의 파격성 등이 사회와 문단에 파란을 일으키며 그에 대한 재평가가 시도되었다.
≪금발의 장모≫는 장모를 사랑하는 사위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다룬다. 이 작품은 실제로 나기빈의 세 번째 아내의 어머니와 사랑을 소재로 한 자전적 소설로 1994년 발표되었을 때, 독자들의 관심과 비평가들의 격론을 불러일으켰다. 세 번째 부인과 장모는 러시아의 전설적인 회사 ‘Gil(리하초프 기념 모스크바 자동차 공장)’의 사장이었던 리하초프의 딸 발렌티나 리하초바와 그의 아내였다. 리하초프는 스탈린의 총아로서 제2차 세계대전 후 구소련 사회의 핵심부에 자리하고 있었던 인물이다. 나기빈은 자신의 사랑을 이야기하면서 전후(戰後) 소련의 시대상과 스탈린 측근들의 생활상, 성적 자유로움과 문란함을 그대로 묘사한다.
이 작품들이 발표된 이후 나기빈은 ‘러시아의 헨리 밀러’로 불리기도 했고, ≪롤리타≫의 작가 나보코프와 비교되면서 ‘반(反)롤리타’로 ≪금발의 장모≫를 분석하려는 시도도 등장했다. 솔제니친은 2003년 ≪신시대≫지에 기고한 논문에서 “나기빈이 평생 쓴 작품들 중에서 ≪금발의 장모≫가 가장 흥미 있다”라고 평하면서 이 작품에는 “구소련 시대에서 70년을 산 나기빈의 삶과 시대상이 잘 나타나 있다”라고 말했다.
금지된 사랑과 치명적 욕망이라는 소재는 고대 신화들 속에서 그 뿌리를 찾아볼 수 있지만 러시아 작가들 중 어느 누구도 나기빈처럼 노골적이고 고백적으로 자신의 치명적 과거를 이렇게까지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작품 속에 쏟아낸 작가는 없었다.
전쟁이 끝나자 사회로 돌아온 주인공 크림은 다소의 곡절을 겪은 뒤 갈랴라는 네 살배기 아들을 둔 이혼녀와 만나게 된다. 갈랴와의 관계가 어느 정도 진척되었을 때 크림은 갈랴의 약혼자 자격으로 초대받아 간 여름 별장에서 처음으로 장모가 될 여인을 보고 운명처럼 그녀에게 빠져든다.
갈랴의 어머니인 타티야나 알렉세예브나 즈뱌긴체바는 매혹적이고 알 수 없는 매력을 풍기는 수수께끼 같은 여인이다. “금빛을 발하면서, 자신 주위에 어떤 광채를 만들어 내”면서 “꽤 큰 키에, 러시아 미인들이 그러하듯이 통통했으며, 금발에, 회청색 눈에, 약간은 사자코에, 선홍색의 건강한 입술을 가졌다”는 여인이다.
주인공은 첫눈에 장모를 사랑하게 된다. 결국 갈랴와 결혼한 후 크림은 처갓집에 살면서 장모를 더욱 사랑하게 되고 그녀를 탐하는 동물적 본능 속으로 빠져든다.
작가 나기빈은 이 작품 및 자신의 삶을 통해서, ‘결국 사람을 움직이고 살아 있게 만들고 자신을 발현시키는 것은 사랑이란 감정’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인터뷰]
김은희가 옮긴 유리 나기빈(Юрий М. Нагибин)의 ≪금발의 장모(Моя золотая тёща)≫
소련에서 살았던 70년
러시아 작가 가운데 어느 누구도 나기빈처럼 노골적이고 고백적으로 자신의 치명적 과거를 작품 속에 쏟은 작가는 없다. 왜 그랬을까? 솔제니친이 대답한다. 이 작품이 “구소련 시대에서 70년을 산 나기빈의 삶과 시대상”을 가장 잘 나타냈다고. 스탈린 시대는 부끄러움을 잊었던 것일까?
“추워.” 그녀가 말했다. “옷 입어도 돼?”
“잠깐만요.” 나는 이렇게 말하고 그녀의 눈과 입술에서부터 무릎까지 키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대가 다시 나에게 폭풍처럼 밀려왔을 때 그녀는 말했다.
“이러지 마. 여기서는 어차피 안 될 거야. 우리 장소를 찾아보자.”
“지금이요?”
“아이
작가 소개
저자 : 유리 나기빈
유리 나기빈(Юрий М. Нагибин, 1920∼1994)은 다방면에서 창조적 열의를 발산한 만능 창작인이었다. 삶과 조우한 경험들을 날것 그대로 직접적으로 드러낸 에세이스트였으며, 삶의 여러 모습을 생생한 문학적 대화로 형상화해서 우리 시대를 선도하는 문화산업에 접목시킨 시나리오 작가였다. 또한 객관적 이성을 바탕으로 냉정하고 꼼꼼하게 작품들을 읽어내는 평론가이기도 했다. 뛰어난 평론가는 뛰어난 작가가 될 수 없다는 문학계의 속설을 스스로의 존재로 반박한 작가인 셈이다.
목차
금발의 장모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