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In the Blue 17권. 비밀이 많고 수줍은 소년 같은 오타루. 여전히 바쁘고 분주한 장년의 이미지 삿포로. 인생의 황금기를 이미 흘려보낸, 그래서 소탈하고 여유 있는 노년 같은 하코다테. 일본의 북쪽에 위치한 홋카이도. 영화 <러브레터>를 통해 겨울의 도시로 알려진 홋카이도가 소설가 문지혁, 그에게는 어떻게 비추어졌을까? 그가 바라본 홋카이도. 그곳의 이야기가 지금 펼쳐진다.
출판사 리뷰
홋카이도에 오기 전까지, 외로움은 비처럼 쏟아지는 거라 생각했다.
선택지는 늘 두 가지뿐이었다. 맞거나 피하거나.
그러나 여행의 끝을 앞둔 지금, 어쩌면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걸 깨닫는다.
외로움은 샘물처럼 내 안에서 솟아나는 것.
잠시 고여 있던 그 물이 밖으로 흘러나오는 순간,
우리는 문을 열고 나가 어디론가 걷기 시작한다.
여행이란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
조금만 주의 깊게 들어 보면 알게 된다.
이 세상은 수천수만의 걸음들이 만들어 내는 거대한 화음이라는 사실을.
함께 걷고 있는 한,
우리는 누구도 혼자가 아니다.
_에필로그 중에서
* 새하얀 모래사장의 도시 오타루
오타루라는 지명은 일본의 원주민 아이누족의 언어에서 유래했다. 그들은 오타루와 삿포로 사이에 흐르는 강 주변을 가리켜 ‘모래사장 속을 흐르는 강’이라고 불렀다. 모래사장이라니. 그 속을 흐르는 강이라니, 그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눈 덮인 도시 한가운데를 유유히 가로지르며 흐르는 운하를 내려다보던 어느 밤, 그는 깨달았다. 오래전 아이누족이 붙인 이름이 얼마나 그럴듯한지를. 바로 눈[雪]이 모래였다. 눈[目]이 부시게 하얀 모래.
* 붉은 별이 빛나는 계획도시 삿포로
철저한 미국식 계획도시로 건설된 삿포로 시내는 지금도 바둑판 모양의 질서 정연한 거리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바둑판처럼 보이는 뉴욕 맨해튼 시내도 다운타운 쪽으로 내려가면 미로처럼 여러 길이 얽혀 있어 길 찾기가 어려운 반면, 삿포로는 그런 일 없이 주소만 가지고도 목적지를 쉽게 찾을 수 있어 여행자에게는 여러모로 고마운 도시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풍경이 말해 주듯, 삿포로는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단정한 비즈니스맨 같은 도시다.
* 황홀한 야경을 품은 도시 하코다테
누군가 나에게 하코다테가 어떤 도시냐고 묻는다면, 나는 가 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도시라고 답할 것이다,라고 그는 말한다. 거창하고 압도적인 건물이나 풍경은 없지만 거리마다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는 곳. 동양과 서양의 건물들이 다투지 않고 오밀조밀 모여 나지막이 속삭이는 곳. 항구를 따라 걷다가 문득 이끌리듯 올라간 산 정상에서, 세상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찬란한 야경을 선사해 주는 곳. 하코다테는 예상치 못한 선물 같은 도시다.
작가 소개
저자 : 문지혁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과 전문사를 졸업하고, 뉴욕대학교에서 인문사 회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0년 네이버 ‘오늘의 문학’에 「체이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사자와의 이틀밤』, 장편소설 『P의 도시』 『체이서』, 여행에세이 『뉴욕』 『홋카이도』가 있고, 옮긴 책으로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등이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글쓰기와 소설 창작을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