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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네
문학의전당 | 부모님 | 2015.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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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문학의전당 시인선 202권. 2004년 「강원작가」를 통해 등단한 박재연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사물과 현상의 이면에 대한 고찰과 삶의 구체적인 측면을 통해 생의 본질을 찾으려는 치열한 몸짓이 화인처럼 박혀 있다는 평가를 받은 <쾌락의 뒷면> 이후 6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특유의 '수벌거리는 시'를 꺼지지 않은 전쟁의 화염처럼 이어가며 한층 능란해진 언어의 부림과 차분하게 깊어진 사유를 보여준다.

특히 죽음과 삶의 길항과 그로 인해 빚어지는 존재의 처연함에 대한 탐색은 이번 시집의 두드러진 특징인데, 그것은 존재와 그 이면을 물어뜯고 생각이 생각을 물어뜯어 낭자한 피로 얼룩진 고투의 현장이 곧 시의 현장이기도 한 까닭이다. 생사의 나루터 같은 그 경계의 선상에서 핏발이 서도록 바라본 존재와 비존재의 혼재 속에서 피어오르는 화염을 쫓아가는 길은 아마도 박재연 시인의 시를 쫓아가는 길이 될 것이다.

  출판사 리뷰

마음의 궁지(窮地)에서 부르는 노래

〈문학의전당 시인선〉 202. 2004년 『강원작가』를 통해 등단한 박재연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사물과 현상의 이면에 대한 고찰과 삶의 구체적인 측면을 통해 생의 본질을 찾으려는 치열한 몸짓이 화인처럼 박혀 있다는 평가를 받은 『쾌락의 뒷면』 이후 6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특유의 ‘수벌거리는 시’를 꺼지지 않은 전쟁의 화염처럼 이어가며 한층 능란해진 언어의 부림과 차분하게 깊어진 사유를 보여준다. 특히 죽음과 삶의 길항과 그로 인해 빚어지는 존재의 처연함에 대한 탐색은 이번 시집의 두드러진 특징인데, 그것은 존재와 그 이면을 물어뜯고 생각이 생각을 물어뜯어 낭자한 피로 얼룩진 고투의 현장이 곧 시의 현장이기도 한 까닭이다. 생사의 나루터 같은 그 경계의 선상에서 핏발이 서도록 바라본 존재와 비존재의 혼재 속에서 피어오르는 화염을 쫓아가는 길은 아마도 박재연 시인의 시를 쫓아가는 길이 될 것이다.

마음의 궁지(窮地)에서 부르는 노래

1.
박재연의 이번 시집에서 눈에 띄게 두드러진 의미망은 죽음과 삶의 길항과 그로 인해 빚어지는 존재의 처연함이다. 죽음이야말로 시인의 입장에서는 선승의 화두와 같은 무게를 지니고 있다. 존재와 그 이면을 물어뜯고 생각이 생각을 물어뜯어 낭자한 피로 얼룩진 고투의 현장이 시의 현장이기도 한 까닭이다. 생사의 나루터 같은 그 경계의 선상에서 핏발이 서도록 바라본 존재와 비존재의 혼재 속에서 시인은 되도록 몸을 가볍게 하려고 노력한다. 어차피 천둥소리처럼 한번은 오고야 말 운명을 좀 더 자연스럽게 혹 자연에 가깝게 받아들이고 싶어 한다.

크레바스에 빠진 사람들은 모두 코스모스로 갔을까? 카오스로 갔을까?//오 추워 너무 가려워. 저 나무들 나무나무 하면서 귀의하잖아. 나는 수목장은 안 할 거야. 사람을 먹은 성성이가 되어서 그늘이나 넓힌다면 나는 싫어요. 그냥 풀어지면 좋겠어. 흩어지면 좋겠어. 참숯가마의 굴뚝을 떠난 연기처럼. 연기(緣起) 연기(緣起) 하면서 흘러갈 거야. 구름 이쁜 염소로 흘러갈 거야. ―「에귀 뒤 미디(Aiguille du midi)」 부분

“그냥 풀어지면 좋겠어”라는 시구야말로 어쩌면 시적 화자의 죽음에 대한 참된 욕망을 보여주는 구절이다. 수목장의 나무를 전설 속의 짐승인 ‘성성이’로 표현한 이면에는 시인의 염결성이 놓여 있다. 육체가 지닌 응집성이 이생이라면 저생은 불교적 용어를 차용한 ‘연기’와 같은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하는 것이다. ‘성성이’는 한낱 짐승을 기표하는 것이 아니라 생의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관계성을 포함한 육체성을 총괄하는 의미를 띠고 있다. 시인의 꿈은 ‘구름’이 되어 흔적도 없이 흘러가고 싶은 것이다. 그 이면에는 바로 삶이 지닌 지난한 몸부림이 자리하고 있다.
생사란 인간으로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신의 영역인 바, 그것은 공평하지도 않고 예측할 수도 없으며 한 실존에게는 부조리하기 짝이 없는 측면을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서른셋에 세상을 떠난 조카와 그녀가 남긴 아무것도 모르는 다섯 살배기 혈육을 바라보다 시인이 문득 내뱉은 말은 “넌 나쁜 년이야”(「청춘마감」)라는 무심한 욕설이다. “방금 누가 이 세상에 다녀갔나?/오긴 왔었나?”(「청춘마감」)라는 물음은 장자의 나비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만약 박재연 시인의 시가 이 방향으로 더 나갔으면 이른바 노장의 시를 연출했겠지만, 시를 읽다보면 생과 사의 간극에서 도대체 이것은 무엇인가 하는, 보다 치열한 시선을 보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시인의 무심한 욕설의 어투야말로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번뇌에서 비롯된 자기 고백에 가깝다. 이 번뇌는 지상과 천상의 갈등을 의미하며 성과 속의 사이에 끼인 자의 고통을 보여준다.

하늘을 나는 새들의 거처는/딱 한 움큼/언제든 헐어버리고/날아갈 수 있는 무게다//18평 낡은 주택에/몸을 묶고/저녁이면 어김없이 돌아와/비상을 꿈꾸며 잠이 든다//봄꽃은 한꺼번에 터지

  작가 소개

저자 : 박재연
강원 인제에서 태어나 아직 강원에서 살고 있다. 2004년 『강원작가』를 통해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쾌락의 뒷면』이 있다. 현재 〈시연〉 동인과 강원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그림자
6의 자세
벚꽃나무에 걸어둔 혼잣말
단답형 대화체
모르는 맛
얼룩을 없애는 순서
홍옥분의 주방에서
생활의 달인
쥐술
통화권이탈지역
에귀 뒤 미디(Aiguille du midi)
누구시냐고 물었다
들임예(澧)
지네

제2부

뒤가 사라졌다
말빚
꽃들의 골짜기
온도의 감정
슬픈 몽족
청춘 마감
초극하는 혼
당신의 삼우제
길상사에서

시인
장화 클럽
고요갈급
하루

제3부

머리카락만
왠금으로도 환하게
햇아 같이 모르겠어요
시제
깻망아지 뿔을 쓸며
꽃구경 값
타임머신 알츠하이머호
이드르르, 복상낭구 피어날 때
잉어
들은 숭 만 숭
이 늦은 후회
어떤 전조
작은 오빠의 콩 농사짓는 법
탈수

제4부

느낌의 불편한 온도
가을 절벽
호두마루
발로(發露) 참회
마네킹
화요일의 소파
황혼의 오 분간
빙어
소년 가을
귀신사(歸信寺)
목관
성녀는 어느 바닷가에 닿고
한 열흘만 안 될까요?
경을 닫다

해설 - 마음의 궁지(窮地)에서 부르는 노래 / 우대식(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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